1 이름없음 2022/01/04 21:17:06 ID : du4NBs3Cjin 0
본인은 올해 예비고2 임. 나는 한부모가정의 장녀고(어머니가 어릴때 돌아가심), 그렇기에 철없는 동생들을 어릴때부터 돌보면서 살아왔어. 아빠는 직업상, 일하는 시즌이 있고 집을 한번 나가면 다음날에 들어오시시고 또 오전에 아침만 드시고 또 나가시기 때문에, 동생들 케어는 내 담당이였어. 집안일을 포함해 장을 봐오는것도 내 담당이였기에 나는 돈에 관해 좀 민감한 편이고, 내가 빨리 철이 드는것이 당연한거라고 생각하고 지내왔지. 근데, 내가 친구 부모님 댁에 갔거든. 근데 거기서 친구 부모님 말을 들으니까 너무 혼란스러워. 친구 부모님께서 하시는 말이 마치 내가 살아온 모든 인생과 가치관이 틀렸다는듯이 들렸거든.
2 이름없음 2022/01/04 21:20:16 ID : du4NBs3Cjin 0
친구네는 공부에 많이 민감해. 친구는 진짜 하루종일 공부만 하면서 살아. 부모님이 일하고 계셔도, 일어나서 도와드리지 않고 가만히 공부만 해. 나는 그게 상당히 놀랐어.(나쁜 의미ㄴㄴ) 친구부모님도 공부만 잘하면 모든게 용서된다? 그런 가치관을 가진 분들이시고. 실제로도 나를 첨 보고 성적이나 공부에 관련해서만 물으셨어.
3 이름없음 2022/01/04 21:23:58 ID : du4NBs3Cjin 0
우리집은 공부에 관해선 상당히 느슨한 편. 아빠는 시즌에는 항상 바쁘시지만, 언제나 가족끼리 모여있을때는 나에게 "공부는 못해도 괜찮으니 사람이 되어라. 아무리 공부 잘해도 약한 사람 괴롭히고 사회생활 못하는 사람은 헛일이야. 인성을 갖추어라."라는 말씀을 언제나 하셨음. 근데 친구 부모님들은 "인성이 아무리 좋고 사회생활을 아무리 잘해도, 공부를 못하면 쓸데가 없다. 사람은 조금 이기적일 줄도 알아야 한다. 내가 올라가기위해선 다른 사람을 짓밟을줄도 알아야한다."라고 하심.
4 이름없음 2022/01/04 21:29:35 ID : du4NBs3Cjin 0
친구는 뭐라고 해야할까.. 착한 애이긴 한데, '얘 진짜 사랑만 받으면서 집에서 오냐오냐 자랐구나..' 하는게 느껴지는 애임. 어린아이같다고 해야하나... 편식하는것도 많고, 손에 물을 묻혀본적이 단 한번도 없고, 공부는 정말 잘하지만 솔직히 좋게말하면 꽃밭같은 애고, 나쁘게 말하면 사회성이 좀.. 부족한 편이야.(본인이 첫만남에서 그걸 먼저 나한테 말했고.) 조금만 기분 나쁘면 얼굴과 태도에 바로 드러나서 반 아이들을 무안하게 만들기도 하고, 분위기를 잘.. 읽을줄 모르는 아이임.(뒷담 아니야ㅠㅠ 난 걔 좋아해ㅠㅠ) 친구 부모님들이 말씀하시길, 애가 어렸을때부터 집밖에 안내보내고 공부만 시키면서 키웠대. 초중학교 때도 "주위 신경쓰지말고 네 공부에만 신경쓰라"고 가르쳤다고... 그래서 내가 처음 사귄 친구라더라.
5 이름없음 2022/01/04 21:37:54 ID : du4NBs3Cjin 0
난 솔직히 공부를 잘 하는 편은 아니야. 4-6등급. 중하위권 정도지. 동생들이 학원을 다니고 있거든? 근데 학원비가 비싸. 한달에 학원비로 거의 70만원이 나가. 거기다 내 기숙사 비까지... 울 아빠가 말하길 고등학생인 너는 이제 머리도 컸으니 혼자 공부할 수 있지만, 동생들은 아직 초등학생이니 기초가 중요하다, 기초를 잡고가야 하기때문에 동생들은 학원을 꼭 다녀야 한다고 말씀하셨어. 학원을 안다니고 싶었던건 아니야. 욕심은 있었어. 근데 어쩌겠나. 내가 거기서 철없이 학원보내달라고 떼를 써? 동생 학원비랑 내 기숙사 비 얼마 나가는지 알면서? 그건 아니야. 그래. 혼자 공부해서 대학 잘 가는 사람 수두룩 빽빽하니까 나도 노력하면 할수 있다고 생각했어.
6 이름없음 2022/01/04 21:39:52 ID : ta08i62Gnva 0
걍 불쌍하게 사는 애네
7 이름없음 2022/01/04 21:43:32 ID : du4NBs3Cjin 0
기숙사에 있는동안은 공부만 시키니까 공부할 시간이 많았어. 근데 집에오면 공부할 시간이 없어. 아빠는 아침을 꼭 먹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사람이라서 아침 6시 30에 일어나서 밥 챙기고 이불 정리하고 청소기 돌리고, 세탁기돌리고 빨래 널면 점심이야. 그럼 점심먹고 교복을 빨아. 100% 손빨래로. 그다음엔 신발과 실내화를 세탁하고 다시 청소기를 돌려.(우리집에 결벽증 환자가 두명이나 있어서.) 그럼 한 3시 쯤 되. 그리고 공부 한 3시간 하면 또 6시야. 저녁 지어야되. 그럼 저녁먹고 밥상 치우고 설거지하고 그다음에 샤워하면 또 9시가 돼.
8 이름없음 2022/01/04 21:45:54 ID : du4NBs3Cjin 0
솔직히 욕심이 왜 없겠어? 나도 학원 다니고 싶어. 근데 시간도 없고, 내 기숙사비에 동생 학원비까지 하면 학비로만 한달에 거의 100만원 가까이 지출이 나가. 아빠도 지금 충분히 힘든데, 더 힘들게 하고싶지 않아. 근데 친구부모님은 그걸 이해를 못하시는거야.
9 이름없음 2022/01/04 21:54:14 ID : du4NBs3Cjin 0
학생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공부이고, 너희들은 인생이 10할이라 친다면 그중 9할이 공부라고 하심. 미래를 위해선 지금 현재는 좀 미뤄도 되지 않느냐고 하는거야. 그리고 덧붙이신 말씀이 너는 아직 애래. 그러니 떼를 써도 되는 나이라고 하시는거야. 아버지께 떼를 써서라도 학원은 다니고, 공부는 잡아야한다고 하시는거야. 정 학원비가 없으면 우리 가족들이 먹고입는걸 줄여서라도 공부를 하래.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공부하느라 생활비가 없어지면 기초수급 신청을 하시란다. 걱정해서 하신 말씀이시겠지. 근데 난 좀.. 친구부모님께는 죄송하긴 한데 어이가 없는거야. 내가 여길 왜 왔지 걍 집에나 갈걸이란 생각도 들고.
10 이름없음 2022/01/04 21:58:17 ID : du4NBs3Cjin 0
그래. 내가 애인건 맞아. 근데 친구 부모님이 말씀하신건 '어리광을 부려도 되는 아이'가 아니라 걍 '철딱서니 없는 놈' 이잖아. 나 좋다고 내 가족들이 피해를 보면서 산다고? 고작 큰언니 학원비때문에 온 가족이 기초수급 신청을 하라고? 괜찮다고 거절해도 계속해서 붙잡으시는 말씀에, 슬슬 짜증이 나면서 어이가 털렸음. 근데 어쩔 수 있나. 어른한테. 걍 "네.."하면서 듣고있었지.
11 이름없음 2022/01/04 22:04:28 ID : du4NBs3Cjin 0
그리고 모아둔 돈이 있냐고 물으시는거야. 있긴 있었음. 내가 5살때부터 차곡차곡 모아온 내 저금통장. 한 690만원정도. 그건 내가 만약을 대비해서 모아둔 돈이였거든. 나중에 급하게 필요할때, 혹은 집에 큰일이 났을때, 문제 생겼을때, 그것도 아니면 미래 대학 등록금&독립자금 정도로 쓰려고. 지금도 모으고있긴 한데, 매달 통장에 돈 입금할때마다 항상 생각하지만 5살짜리가 집에 큰일 날걸 대비해서 13년동안 돈을 모아둔다는게 참...ㅋ
12 이름없음 2022/01/04 22:07:51 ID : 5dUY2skpVhx 0
나는 스레주가 인생을 틀리게 살고있다고는 생각하지않아 상황이 팍팍한 것은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또 그 팍팍함을 가족에게 하소연 해봤자 가족들도 알고 있는 부분일테니까 인생은 불공평하다잖아 첫 스타트라인이 저마다 다르니 친구네 부모님은 자신이 겪어보지 못했거나 가치관이 달라 이해할 수 없는 걸거야. 나는 스레주의 가치관이 공부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래도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인성보다도 학벌이나 공부를 더 중요시 보는 분들도 있겠지. 하지만 개인적으로 공부해서 좋은 곳에 들어가더라도 이러나저러나 집단 생활이야. 한 조직내에서 자신이 맡은 업무를 담당하면서 사람들과 섞여서 사회생활을 해나가야 하는데 어느정도의 사회성과 인성, 사람됨됨이가 되어야 한다고 보거든. 일을 잘해도 사회생활 못하면 주변사람에게 인정못받고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어. 물론 안맞는 사람도 있을테고 싫은 사람이 생길 수도 있지만, 그것마저 융퉁성있게 대처하고 처신하는게 사회생활이니까. 그러니 너무 걱정마러 저마다 보는 관점이 다를 뿐, 틀린게 아니야. 나는 스레주가 제대로 살고있다고 생각하니까, 공부는 환경이 그런거니 뭐라 해 줄수 있는 말이 없지만 분명, 스레주가 성인이 되서 집에서 독립할때까지 많이 고된 길이 되더라도, 그 만큼 웬만한 일에는 잘 대처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될거야. 원래 인생에 풍파가 심하고 욕심있는 사람들이 위로 올라가면 나중에 더 잘 버텨. 그러니 너무 신경쓰지말고 스레주는 다른 사람보다 늦더라도 자신만의 인생 목표관을 잡아서 천천히 나아가자. 응원할게!
13 이름없음 2022/01/04 22:09:38 ID : du4NBs3Cjin 0
그럼 그걸 쓰시라고 하셨음. 우리집 ○○이(친구 이름)도 적금 깬 돈으로 학원다니고 있는거라고. 미래를 위해선 그정도 투자는 할 수 있지 않느냐는.. 물론 쓸순 있겠지. 근데 뭐라고 해야할까...그돈은 내돈이지만 사실상 아빠 명의로 되어있기 때문에 내돈이라기 보단 가족 비상자금에 가까움. 거기 내돈만 들어있는것도 아니고 아빠돈도 들어있는거기 때문에... 약간 비상자금or 대학 등록금or독립자금에 가깝게. 그래서 일단 생각은 해본다고 했음.
14 이름없음 2022/01/04 22:15:15 ID : du4NBs3Cjin 0
위로 정말 고맙다ㅠㅠ 솔직히 난 내 가족이 지금 현재를 사는게 세상에서 제일 중요해. 근데 자꾸 나를 붙잡고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짜증도 나고.. 근데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까 이제 고2니까 공부에 대해서도 생각해야하는 시기잖아. 이제 점점 고3에 가까워 지다보니 혼란이 오더라고. 내가 진정 이렇게 사는게 맞는가. 내가 지금껏 배워오고 가꿔온 가치관이 틀린게 아닐까 하는 혼란이.... 솔직히 확신이 있다고는 못하겠어. 친구 부모님말도 아예 틀린건 아니란걸 알고있거든. 근데 나 좋다고 내 가족과 가정을 버리긴 싫어. 그게 너무 심란한것 같다.
15 이름없음 2022/01/04 22:19:07 ID : du4NBs3Cjin 0
근데 솔직히 그 돈 쓰기엔 조금 꺼려진다. 그리고 친구 부모님들은 공부뿐만 아니라, 인생관이나 윤리같은 것에서도 나랑은 좀 차이가 있었어. 앞에서 친구 부모님께서 '조금은 이기적일줄도 알아야한다.'고 하셨잖아? 그얘기는 좀 나중에 쓸게. 지금 아빠가 1시간 내로 곧 올것 같아. 힘들게 잠도 못자고 일하고 오시는데, 오시기전에 저녁 밥상 차려드려야지.
16 이름없음 2022/01/04 22:34:09 ID : 5dUY2skpVhx 0
스레주가 가족을 얼마나 생각하는지 어렴풋이나마 보일 정도로 글에서 느껴져. 분명 가족을 소중하게 생각하니 더 혼란이 오는 거겠지. 괜찮아 당연한거야 스레주가 하는 생각들, 전부 하나도 틀린 것 없이 당연한거야. 왜냐하면 자신이 처한 환경이나 고려해야할 것들이 많을 수록 나 자신이 원하는것은 멀게 되어있거든. 그러니 차분하게 생각하면서 너가 최대한 공부할 수있는 시간을 만들어 내는 것 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지금 보면 스레주 일상이 너무 빡빡하니까 그 일상과 수험 공부를 병행하면 분명 몸에도 무리가 오고 스트레스도 생각 이상으로 받게 될 거야. 동생은 너가 케어한다고 했지. 그럼 아버지한테 차분하게 이제 고3이니 공부에 조금 더 몰두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해봐. 아버지가 지금도 충분하지 않냐고 말하실수도 있어 아무래도 스레주의 일상을 직접 눈으로 옆에서 보는게 아니기에 쉽게 생각하시고 말할 수도있는데 그런 부분 감안해서 너가 차분하게 학교갔다와서 무얼하면서 시간을 보내는지 하나하나 말하면서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씀드려봐 학교에서만 공부하는 걸로는 한계가있고 적어도 집에서 지금 공부에 할애하는 시간 이상으로 쏟아 붓고 싶다고, 그런식으로 얘기가 오고가고 하다보면 아마 너가 해나가야 할 방향성이 보일거야 부정적인 답변이 오더라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너가 자기 주장있게 말해보는게 좋을 것 같아. 무작정 떼를 쓰는 것이 아닌 타협선을 보는거니 오히려 스레주가 몰랐던 사실들도 알수 있게 될 수 도있고.. 일단 진중하게 얘기가 오갈 수 있도록 말해보자
17 이름없음 2022/01/04 23:03:50 ID : du4NBs3Cjin 0
진심어린 조언 정말 고마워. 솔직히 말하면 아빠한테 그런 얘기를 꺼내는것도 망설여. 진중한 얘기를 안해본건 아냐. "미안하지만, 아빠가 지금 너에게 신경을 쓸 수있는 겨를이 없다. 나중에 아빠 일 잠잠해지면 괜찮은데, 지금 시즌은 아빠가 집에서 꼴랑 5시간 자고 아침에 나가는거 알지 않느냐. 네가 큰언니니까 조금만 이해해달라."라는 얘기를 어린시절부터 항상 듣고 자랐거든. 아빠를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지만, 내가 아빠 손길을 많이 타고 자랐다는 말은 절대 못하겠다. 초등학교때부터 운동회때도, 학예회때도, 졸업식에도 아빠는 오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친구집에 갔을때, 곱게곱게 부모님 사랑받으면서 온실의 화초같이 자란 친구가 조금 부럽기도 했고 질투가 나기도 했어. 그래도 지금은 아빠가 일하는 시즌이라 일상이 빡빡한거고 봄이 되어서 일이 없을 때면, 아빠가 집에서 많이 도와줘! 그때가 되면 공부할 시간이 많아지니까 그때까지 조금만 참으면 아마도 괜찮을거야.
18 이름없음 2022/01/05 00:08:05 ID : 5dUY2skpVhx 0
스레주가 언제나 꿋꿋하게 이겨내길 화면 넘어로 응원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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