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스레드
북마크
이름없음 2022/01/26 15:54:42 ID : 44Y4Ns3wmld
가난이 곧 불행인 나의 배경. 그러나 나에게 돈은 곧 행복이 아니었다. 돈은 바닷물과도 같다고 한다. 마시면 마실수록 목 말라지는 점에서 그렇다고 한다.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 문명은 자신의 죽음이나 삶의 지향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없게 만든다고 한다. 소비를 통해 삶의 만족을 찾게 만드는데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수행자가 아닌 소비자의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이다. 나 역시 줄곧 행복한 삶은 안정적인 삶이라며 그것을 목표 삼아 좇았다. "자본주의에 너무 익숙해진 우리는 살아서는 영혼을 팔아 돈을 벌기 때문에 죽어서는 영혼이 아닌 돈을 남기게 되는 것일까"라는 말을 듣고 삶을 위해 버는 것이 아닌 벌기 위해 사는 모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내 삶의 목표를 잃었다. 돈에 진정한 가치가 없다면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까. 내게는 아무것도 없는데. 나는 평생 무엇 하나 얻지 못 할 것이고 공백으로 가득 찬 내 삶은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 나를 낳은 사람은 나 때문에 힘들어한다. 그렇다면 나는 왜 태어난 걸까.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 궁극적인 목적이 뭘까. 절대적이고 명확한 이유를 알게되면 나는 내 존재에 대한 회의감을 지울 수 있을까. 다른 친구들은 대체로 살아야만 하는 이유에 의문을 품지 않는 것 같다. 그런데 왜 나는 자꾸만 나의 삶을 부정하고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을까. 삶이 잠식되어 있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던 것이 무엇인지,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우울한 감정들을 어떻게 떨쳐냈었는지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서 내가 조금 더 자라갈수록 더 나은 사람이 되고 더 괜찮은 감정들이 생길거라고 생각했는데, 또 그만큼 나도 노력해왔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버티고 버티다가 꾹 눌러왔던 게 한번 터지기 시작하면 한 없이 내가 너무 못난 사람 같다. 내가 아무리 기를 쓰고 애써봤자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을 거고 나는 혼자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어린시절 결핍, 그 정도 사연은 다들 가지고 있는거고 말 그대로 어린시절일뿐인데 다 큰 어른이 되어서도 얽매어있다는 게 좀 같잖기도 하다. 나는 언제까지 과거를 탓하며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어야하나. 노력없이 오로지 운으로만 정해지는 배경을 가지지 못했음에 나는 항상 괴로워 했다. 나보다 더 힘들고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그 사람들에겐 내가 운이 줗은 사람이겠지. 그렇다면 나의 우울과 불행은 오만인 것일까. 나는 왜 주어진 것에 감사하지 못하고 이미 지나가버린 순간들에 아파하고만 있는걸까. 나는 역시 어리석고 이기적인걸까. 나의 환경이 달랐다면 나는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내 천성이 부정적인걸까. 나는 왜 이런 사람인지 무엇이 날 이렇게 만들었는지 알게되면 달라지긴 할까. 달라지면 나아질까. 나아진다는 게 뭘까. 행복이라는 게 정말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는걸까. 모든 것이 무가치하고 나 자신조차 허구인 것만 같은데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숨 쉬시고 있는 것조차 거짓 같다. 그냥 태어나지 말 걸 그랬다.
이름없음 2022/01/26 17:21:28 ID : LbzO3xvdyE4
너무 예전의 나와 공감되는 글이다. 필요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남겨보자면, 내 경우는 나의 존재의 이유가 무엇인지 과거에서 비롯한 존재의 이유를 찾는 것 보다는 지금 여기에 내가 존재함으로써 어떻게 내가 살아갈 것인지에 집중했다. 이미 태어나서 존재하는 이상, 무엇 때문에 태어났든간에 내 삶을 내가 어떻게 내가 만족하며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난 삶의 목표도, 하고 싶은 것도 전부 잃어버린 인간이었기에 그저 행복해지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다음으로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어떤 직업을 가지고 싶은지 잡고, 내가 예전에 좋아하던 일이라도 꾸역꾸역 꺼내서 취미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지금 당장 지금 이 순간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했다. 나는 지금도 남들에 자랑할만한 삶을 살고 있지는 않지만 적어도 그 끔찍한 우울의 구렁텅이에서는 빠져 나왔다. 스레주도 부디 하루 빨리 벗어나 스스로의 삶을 살 수 있길 바란다.

레스 작성
10레스고어영상을 봐버렸어new 697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1시간 전
7레스퇴사하고 싶은데 이게 맞는걸까new 1065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1시간 전
17레스우울할 때 이거 하면 나아진다 하는 행동 있어?new 1757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7시간 전
7레스생일이 싫어new 414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8시간 전
576레스부모님이 나한테 했던 말이나 행동중에 제일 상처받은거 쓰고가줘new 9799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10시간 전
1레스대학에 부담스러운 사람이 있어new 119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10시간 전
3레스일본 대학 간거 너무 후회중임...지금이라도 자퇴할까?new 327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18시간 전
15레스빚 안갚고 자살하면 ..new 943 Hit
고민상담 이름 : ◆kre7vDs1dyL 21시간 전
1레스집나가면 집가고싶고 집오면 집나가고싶고new 254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1시간 전
7레스담배핀다니까 친구한테 맞았다 624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024.04.24
1레스친구들한테 자꾸 실수하는거 같아 388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024.04.24
458레스🥕 성고민 잡담/질문스레 🍇 13526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024.04.24
7레스인혐이 심한데 의료보건 계열이 맞을까? 664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024.04.24
1레스 493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024.04.24
26레스부모가 자식에게 화나면 화나는대로 '씨발년' , '개같은 년' 이런 말 막 쓴다면... 8923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024.04.23
3레스술먹고 말실수한 친구에게 어떻게해야할까 597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024.04.23
2레스내가 너무 이기적인거라고 생각해? 578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024.04.23
10레스칼답하는거 부담스러워? 1309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024.04.23
1레스20살인데 친구가 한명도 없어 592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024.04.23
3레스공부하다가 가끔 흑역사 생각나는데 다들 그래? 817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024.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