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랑은 중학교때부터 같은 학교였는데 모든 사람이 그렇다시피 같은 학교여도 한 마디도 안 해본 애 있잖아. 우리 학교는 다른 학교보다 학생 수도 많아서 코로나 이후로 반에서조차도 한 마디 안 해본 애가 꽤 있을 정도였음.
여튼 그래서 같은 고등학교에 가게 됐는데 마침 학교에서 하는 프로그램 조가 같은 거야. 처음엔 몰랐는데 점점 친해지면서 애가 너무 순수하고 귀여웠어. 처음에는 그냥 친구로서 친해지고 싶다 생각해서 그냥 어색하지만 말도 걸어보고 보이면 인사하고 딱히 얘가 엄청 이쁘다 생각하지도 않았고 그래서 편하게 다가가서 인스타 맞팔했어
근데 몇 주 전에 걔가 우리 반에 뭐 볼 일 있었는지 쉬는 시간에 우리반에 왔는데 나랑 딱 눈이 마주친 거야. 그때 진짜 눈이 너무 이뻐서 놀랐어. 쓰레기 버리는 척하면서 걔 가까이 보러갔는데 수업 종 치길래 잘가라고 했어. 그 뒤로 그냥저냥 활동할 때 같이 지내고 하다가 진짜 보면 볼수록 너무 이쁘고 순수하게 생겼고 내가 추천해준 노래도 좋다고 해주고 나랑 취향도 잘 맞아
그러다가 걔가 나한테 존나 뜬금없이 이상형 물어봤거든. 걔 이상형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나 그냥 키 큰 남자 좋아한다 했어. 그 뒤로 연락 안 하고 지내다가 걔가 몇 일 전에 내 번호 물어보더라. 그래서 번호 교환했는데 걔가 문자로 막 뭐하냐고 물어보고 공부 많이 했냐 오늘 학원 가냐 막 물어봐서 그냥 존나 설레고 혼자 신났었음
걔 학원 온다해서 2일만에 머리 감았어. 갑자기 드러운 얘기 미안
그리고 나한테 교과서 빌리러 옴. 막 엄청 친한 사이는 아니야. 아니 보통 그렇게 안 친하면 안 빌리지 않나? 나 혼자 의미부여하는 거겠지
뭔가 나는 엄청 친한 사이 아니면 책도 안 빌리고 인사도 안 하고 연락도 먼저 안 하고 노래 추천해줘도 내 스타일 아니면 안 듣고 그러는데 걔는 내 플레이리스트 다 듣고 내가 추천한 거 이것저것 다 먹고 인사도 먼저 해주고 연락도 먼저 해주고 하니까… 솔직히 친구로서 이 정돈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인데 걔라서 그냥 이렇게 망상 때리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