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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3/03/20 21:39:07 ID : Dy2LbCi4Lhs
괴담판에 쓸까하다 이게 괴담판인가 싶었고, 꿈이라 하기에는 어느날 불쑥 기억이 찾아와서 알게 된 이야기. 어차피 주작이라 할 거 같고 글 리젠 느리지만 다른 판보다 평화로운 여기를 찾아왔어. 그 사람도 여기라면 써도 된다고 허락해 주기도 했고. 주작이다 싶으면 주작이라 생각하고 읽어도 돼. 그럼 그때부터 나는 이 글을 읽어주는 너희를 위한 소설을 쓰고 있는게 되니까. 그러니까 이 판에 맞는 글을 쓰게 되는 거니까 여기 오길 잘했다고 생각할게.
이름없음 2023/04/09 12:22:08 ID : k4Gq6kqY5Pf
"서란교." 그게 내 본명이었어. 나는 백유 언니에게 다시 시선을 돌렸어. 억누르는 것 같았지만 분노와 슬픔, 애증같은 것들이 보였어. 아, 배동아. 역시 난 태어난 게 죄인가봐. 그래서 신이 나에게 벌을 내리는 건가봐. 그래도 나는 네 몫까지 살아야 하는데. 아니, 죽어서 널 만나고 엄마를 만나 물어보고 싶은 게 많아. 왜 나에게 왔어? 후회하진 않았어? 내가 당신들을 죽였어? "네 아비와 단이 언니는 모두 독립운동가셨어. 이제는 고인이 되신 두분을 위해 내가 널 지킬거야." "왜요?" 뜬금없는 말. 순수한 물음. 거기서 뭘 본건지 백유 언니의 눈이 반짝였어. 흰자가 빨개졌지만 꾹 참는 두 손을 보며 나는 눈을 내리고 땅을 봤어. 내가 밟고 있는 이 땅도 누군가의 죽음으로 만들어진 곳 아닐까. "널 데려오라 서신을 붙인 사람이 나거든." "알아요." 나는 모든 게 심드렁했어. 뻔한 말, 뻔한 상황. "반항하거나 도망갈 생각이면 접거라. 그럼 난 더이상 너를 지키지 못해." 날 지키려는 이유는 엄마와 무언가 오갔거나, 정이 남아서겠지. 스승이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아는 나는, 엄마가 백유 언니에게 얼마나 잘해줬으면 나에게 이럴까 따위의 생각을 했어. "도망갈 곳은 없어요. 반항할 힘이, 글쎄요. 내게 그럴 자격이나 있나요?"
이름없음 2023/04/09 12:32:46 ID : k4Gq6kqY5Pf
"네 이름은 여기서도 서란교야. 하지만 네가 원한다면 다른 이름을 써도 돼." 사연없는 이 없고, 그 사연에 대해 깊이 묻지 않는 곳. 내가 아는 그런 곳은 기생집 뿐이었어. "난 지난 평생 이름없이 자랐어요. 그곳 기생 언니들은 날 언제나 소화라고 불렀어요." "신애는?" 신애? 그건 또 누구란 말인가. 그런 눈빛으로 백유 언니를 보니 기가 찬다는 듯 웃었어. 백유 언니는 원망스러운 눈으로 날 보다가 고개를 돌려 다시 침착한 가면을 썼어. "널 돌본 아이 말이다." 신애. 그게 배동의 이름이었어. 아, 정말 나는 무엇도 몰랐구나 백유 언니가 왜 웃었는지 알 것 같았어. 나도 웃고 싶어졌지만 간신히 올린 입꼬리는 엉망이었어. 백유 언니는 웃지 말라고 꾸짖으며 한숨을 내쉬었어. "가르칠 게 많구나." 백유 언니도 이정도 일줄은 몰랐다는 듯한 반응이었어. 연락이 끊겼던 걸까? 그래서 내가 그곳에서 얼마나 고립된 생활을 했는지 모르는 걸까? 나는 배동 이외에는 누구도 사귀지 않았고, 수업을 받고 방에서 생활하는 게 전부였어. "신애가 너에게 알린 게 하나도 없을 줄은 몰랐어." 낭패어린 눈을 보고 알았지. 배동은 나에게 처음부터 무엇도 알려줄 생각이 없었던 거구나. 나는 배동의 곁에서 그저 행복하고 그나이대에 맞는 시간을 보냈어. 배동은 어쩌면 나의 유년을 지켜주고 싶었던 걸지도 몰라.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던 건 혹여 어린 나이에 충격을 받을 게 걱정되어 나중에, 나중에 하다 그런 일이 벌어진거고. 추측을 마친 나는 백유 언니를 째려봤어. "배동은 잘못 없어요. 내가 알고 싶어하지 않았어요. 몰라도 충분히 행복했으니까."
이름없음 2023/04/09 12:38:35 ID : k4Gq6kqY5Pf
배동이라는 말에 백유 언니는 다시 기막힌 웃음을 냈어. 전에 보았던 것보다 좀 더 사람다웠지만 그것대로 마음에 들지 않았어. "배동이 무슨 뜻인지는 알지? 네 몸종이나 다름 없다는 소리야. 왜, 그애가 널 아가씨라고 부르기라도 했니?" 나는 입을 꾹 다물고 여전히 백유 언니를 따갑게 쳐다봤어. "기막히네. 그 여우같은 게 너에게 다 숨기고 접근했다는 말이지? 너도 참 어리고 어리석하구나. 잘도 뻔뻔하게 속였어.." 배동에 대해 막말하는 그사람이 싫었어. 당신이 뭘 안다고. 그 애는 내 어린 시절의 전부였는데. 당신이 뭔데 그 애를 멋대로 평가하느냐고. 하지만 사람은 참 간사해서, 내 주변은 사실 모두 거짓투성이라 생각할 때 어쩌면 배동도 나를 속이고 접근한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긴 했어. 유난히 숨기는 게 많고 묵묵했던 아이. 그럼에도 나를 위해 살고, 나를 위해 죽은 아이. "절 살리다 죽은 친구에요.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그 애는 원래 거기서 죽었어야 했어." 난 더이상 참지 않고 백유 언니에게 다가갔어. 뺨을 때리기 위해 높이 든 손은 나보다 키가 한 뼘이나 더 큰 백유 언니의 손에 막혔지. "너야말로 착각하지 마. 널 구한 이들은 모두 단이 언니에게 은혜를 입은거야. 넌 신애가 아니라, 단이 언니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백유 언니는 점점 흥분하듯 언성이 높아졌어. 하지만 절대 소리를 지르진 않았지. 나는 그런 백유 언니의 태도를 보고 소리지르거나 화낼 수 없었어. 나만큼 백유 언니도 계속해서 참고 있었으니까. "엄마는 나에게 해준 게 없어요. 그런데 내가 왜 감사해야 해요?" "여기에 널 살려서 데려오는 일이 쉬운 줄 알았나 보구나. 단이 언니는 어떻게든 그곳에서 널 빼낼려 했어. 자신을 바쳐서라도!" 결국 소리지른 언니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어. 이해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었어. 궤변이었어. 나는 누군가에게 살려달라고 소리낸 적이 없어. 차라리 현실을 받아들이고 참수를 기다리는 사형수면 모를까.
이름없음 2023/04/09 13:32:27 ID : k4Gq6kqY5Pf
언쟁이 끊이질 않으니 나도 백유 언니도 지쳤어. 백유 언니는 먼저 돌아서 어디론가 사라져버렸고 혼자 남은 난 아까 본 나비를 손안에 가두고 짓눌렀어. 손에 하얀 가루가 묻고 나비의 몸통은 찌그러지고 날개는 찢겨 나갔어. 나도 이렇게 되어야 했나. 헛숨을 들이키며 자기혐오로 뒤덮인 웃음을 내뱉었어. 손을 털어내도 남아있는 가루가 꼭 지울 수 없는 과거 같아서, 나는 다시 우물이 있는 곳으로 가 손을 벅벅 씻었어. 그리고 다시 방으로 돌아갔어. 안은 여전히 미로여서 방까지 가는데 한참을 헤메다 지쳐 쓰러지듯 누웠어. "신애야." 낯설었어. 그건 내가 아는 배동이 아니니까. "배동아." 답해주는 사람 하나 없는데 나는 계속 누군가의 이름을 불렀어. 이양단, 이단양, 서란교... "식사하거라." 시간이 얼마나 흐른건지 벌써 중반시간이었나봐. 배고픔은 느껴지지도 않았지만 내가보기에도 너무 마른 몸에 뭐라도 먹어야겠다 싶었어.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백유 언니의 얼굴에서는 그 무엇도 보이지 않았어. 원망이나 분노나 뭐 그런것들. 나도 별 생각없이 백유 언니를 따라 걸었어. 미로같은 곳을 제집처럼 자연스레 걷는 이를 보며 충동적으로 물었어. "언니 어머니는 이곳에 계시나요?" 백유 언니는 가던 길을 멈추고 날 돌아봤어. "이곳의 누주는 소향 언니야. 쌍나비 노리개를 착용하고 다니니 알아보는 건 어렵지 않을거야. 그 다음 행수기생은 나와 유림이. 유림이는 명기이니 곁에서 보고 배울 게 많을거야. 한 쌍의 비취 가락지를 끼고 다녀. 눈과 입술 옆에 점이 있어." 그 외에도 몇 가지 더 안내를 해주었지만 별로 궁금하지는 않았어. 백유 언니는 고저없는 목소리로 말을 마치고 다시 어느 방으로 들어갔어. 원래는 접대를 하는 곳 같았지만 수십, 적어도 20명은 넘는 기생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끼니를 때우고 있었어.
이름없음 2023/04/09 13:48:11 ID : k4Gq6kqY5Pf
"어, 백유 언니다!" "어머, 언니 왜 이제 오셔요." "마저 먹거라." 나긋하고 친절한 말투였어. 백유 언니를 찾는 수십명의 기생들이 그 한 마디에 다시 각자 식사를 하기 시작했어. "나와 유림이는 25명의 기생들을 돌보고 있어 너를 포함해서 난 26명이란다. 앞으로 자주 볼 사이이니 오늘은 다같이 모여 식사를 하기로 했어. 네 자리는 저쪽." 백유 언니가 가리킨 곳은 방의 중앙이지만 벽쪽에 가까운 자리, 상석같은 곳이었어. "저기는 백유 언니 자리 아닌가요?" 나는 많은 사람들을 의식하고 조용히 말했어. "나는 이미 내 방에서 식사를 끝냈어. 얼굴도 익혀야 하니 저 곳에 앉아." 명령이었지만 부드러운 말에 나도 모르게 그곳으로 가 앉았어. 그리고 곧 밀물처럼 쏟아지는 질문에 혼이 한 번 나갔어. 어디서 왔냐고, 이름은 뭐고, 잘 하는 게 뭐냐고, 백유 언니랑 아는 사이냐 부터해서 끊임없는 질문에 밥이 코로 넘어가는지 모르겠더라. 대충 대답해주고 체하기 직전에 밥을 다 먹은 나는 몇 명의 이름을 가진 기생들과 더 대화를 나누고 방으로 돌아와 쉴 수 있었어. 그런 줄 알았어. "어, 언니가 왜 여기 계세요?" 다름 아닌 백유 언니가 내 동숙생이었지. 언니는 뭘 묻냐며 어서 앉으라는 듯 눈짓했어. "잘 알고 있겠지만, 입단속을 철저히 하거라." 자세히 방을 보니 일개 기생이 머물기에는 방이 너무나 좋았지. 애초에 그 방은 백유 언니의 방이었어. "내 입은 내가 알아서 잘 단속해요. 신경쓰지 마세요." "불필요한 질문에는 대답하지 말고, 계속 캐묻는다면 무조건 모른다 해야 한다." 누가 나 따위에게 관심을 갖는다고.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불평스러운 얼굴을 했지. "얼굴 펴. 겨우 며칠 평민 노릇 해봤다고 평민이라도 되는 줄 아니? 약점을 드러내지 말거라. 네 사소한 몸짓, 말투가 여기서는 트집잡기 좋은 먹잇감이 된다." 가르침의 시작이었어. 배동과 스승님이 무척 보고 싶은, 고난의 시간이었어.
이름없음 2023/04/09 13:52:07 ID : k4Gq6kqY5Pf
다음부터는 한 4년? 5년쯤 건너뛰고 이야기를 시작할게. 믿기지 않지만 이제야 기가 끝난 거 같아.. 아직 승전결 다 남아 있으니까 천천히 봐줬으면 좋겠어. 엄마에 대한 이야기는 좀 풀렸지만 아직도 나, 란교에 대한 건 꽤 남아있네. 앞으로도 천천히 풀어볼게. 오늘 와서 이야기를 풀 수 있어 즐거웠어. 안녕.
이름없음 2023/04/13 16:10:36 ID : Dy2LbCi4Lhs
"4년만이구나." 시간은 늘 똑같이 흐르고, 네번째인지 다섯번째인지의 봄이왔어.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 배동과 내가 만난 첫 해 봄에 우리는 뭘 하고 있었더라? 매화꽃을 꺾어 손질한 내 머리카락에 꽂아줬었던가. 처음 본 꽃을 자수에 새기고 댕기를 만들어 서로에게 선물해줬던가. 진달래의 꿀을 빨아먹고 꽃잎으로 전을 해먹었던가. 망각의 힘이란 어찌나 대단한지, 배동이 없는 시간은 괴로웠고 힘들어서 그때의 소중한 추억을 흐리게 하는데는 충분했어. "이제 와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는 중요하지 않지요." 백유 언니가 봤다면 꾸중을 하고도 남을 차가운 목소리였어. 그 사이 내 목소리는 많이 성숙해졌고, 아직도 명기인 유림이 언니가 칭찬할 만큼 예쁘게 자랐어. 엄마가 이 모습을 본다면 뭐라 할까? 의미없는 질문이었어. "잘 지내셨나요." 그것도 의미없는 질문이었어. 겉치레에 불과한 안부였지. "란교 네가 어여삐 자랄 동안 못 찾을만큼 바쁘게 지내긴 했단다." "저는 이 얼굴에 불에 달군 부지깽이를 댈 뻔 했었죠." 나는 사실 내 얼굴을 좋아하지 않았어. 크면서 엄마를 닮아갔고, 그 이유로 늘 얼굴을 숨기고 살아야했어. 차라리 지울 수 없는 흉터라도 남기면. "아직도 항간에는 제 어미가 살아있는 줄로만 아는 것들이 있으니까요." 내가 말하는 항간은 다른 이들이었어. 엄마의 얼굴을 익히 아는 것들. 그 어린 날 붙잡지 못하고 살아남은 의기의 딸. "문득 옛일을 떠올리면 주체할 수 없는 분노가 치밀곤 했었는데 말이에요." "무슨 뜻이니?" "그때 스님께서 제가 주목나무에 다가가는 걸 말리지 않으셨다면." 스님의 숨소리가 커졌어. "그날 그 냇가에서 절 구하지 않으셨다면." 내 목소리는 처음과 같이 얼어붙은 호수처럼 차갑고 잔잔했어. 그러다 웃었어. 얕은 웃음이지만 사람들은 내 그 웃음을 좋아하고는 했어. 희미하게 나타났다 사라져서 가질 수 없는 웃음이라나. "제가 어미처럼 되는 게 싫으셨나요?" 주목나무를 씹어 먹어 죽어야 했던 양단, 단양. 백유 언니는 그동안 나와 얽힌 이야기를 모두 해주었어. 모든 걸 알고 나서야 나는 모든 걸 잃었다는 걸 깨달았어.
이름없음 2023/04/26 13:10:30 ID : RyGrbA1vbil
대청 마루 밑은 쌀쌀하지만 햇볕이 들면 선선했어. 정교한 무늬가 세겨진 찻잔 속 물이 흔들렸어. 바람이 불어왔고 얼굴을 가린 두루마기가 힘없이 펄럭였어. 찻물을 마시자, 그 어릴 적 스님께서 주셨던 대추차가 생각났어. "어떠한 의도를 갖고 물은 건 아닙니다." "알고 있단다." 스님은 헤진 옷만큼 목소리도 많이 안좋았어. 그 사이 주름이 늘어난 얼굴을 꿈쩍하지 않으려는 게 조금은 불쌍했어. "경주 서씨 도자 현자. 그게 네 아비 이름이란다." 서도현, 낯설고 그립지도 않은 이름을 뜬금없이 내뱉을 줄은 몰랐어. 이제와서 회포를 풀고 엄마와 아빠 이름을 알아내 기쁠리 없다는 걸 스님도 잘 알고 있었어. "부끄럽지만 내 하나뿐인 자식이기도 하단다." 큰 충격으로 다가오진 않았지만 그때는 놀랐어. 엄마와 아빠는 그 어떤 사진도 그림도 남기시지 않았어. 백유 언니조차 내 아빠에 대한 정보는 몰랐어. "그토록 반대했으나, 단양을 만나 사랑을 하고 널 가졌지." 어렴풋이 떠오르는 과거에 내가 한 말들이 부끄러워졌어. "그것도 모르고 저는 의부 해달라고 조른 거였군요." 눈을 들 수 없어서 찻잔만 바라봤어. 내 앞에 친할아버지가 있는 거잖아. 나는 지난 과거를 곱씹다 다시 스님을 살펴봤어. 그때 스님 얼굴이 어땠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아. 스님은 그런 날 보다 한숨같은 웃음을 흘리셨어. "내가 밉지 않니?"
이름없음 2023/04/26 13:18:53 ID : RyGrbA1vbil
나는 오랫동안 고민해야 했어. 밉다라, 누군가를 미워한 적이 있었나? 나보다 먼저 죽은 엄마에게도 밉다는 감정을 느낀 적 없어. 그저 궁금증과 더 이상 내게 엄마는 없다는 슬픔 정도일까. 원망은 해본 거 같은데 연기처럼 증발했어. 그때 나에게 남은 건 정말 없었던 거 같아. "스님을 진심으로 좋아했습니다." 은연 중 갖는 기대조차 없었으니까. "미워하는 건 어려워요. 그 짧은시간 동안 스님을 좋아한만큼 미워할 힘이, 그때의 내겐 없었어요." 온전치 않은 내가 가질 수 있는 건 고작 원망뿐이었어. 개인이 아닌, 세상과 외부의 적에 대한 원망. 그리고 나에 대한 원망. "미워해도 날 미워하는 게 편했습니다. 죄책감도 내가 짊어지면 그만이니까요." 모두들 그걸 걱정했어. 내가 안고 가는 게 보이니까. 그게 남들 눈에는 그렇게 위태로워 보였나봐. 오죽하면 한때 백유언니가 그랬어. '너만한 독종이 복수란 감정을 가지지 않아 다행이구나.' 복수도 힘이 있어야 하는거지. 일개 기생이 무슨 힘이 있겠어? 그리고 난 복수보다 설이 언니의 말처럼 누군가 지키는 쪽을 택하고 싶었어. 그럼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원망하지 않아도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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