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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3/02/24 17:53:12 ID : xBfgo59jBAq
제목 그대로 이전 상황, 혹은 다음 상황이 미친듯이 궁금해지는 이야기들을 써 보자😏 나부터 몇 개 올리고 갈게! 어떤 작품들이 달릴지 너무 기대된다!! 히히
이름없음 2023/02/24 18:02:09 ID : xBfgo59jBAq
"말했지, 돌아오겠다고." 내 시선은 멍했다. 네가 시야에 들어온 직후까지도 그랬다. 창틀에 네 하얀 두 발이 깃털처럼 내려앉는다. 분별이 서지 않는다. 숙인 고개의 떨림이 느껴진다. 심장을 쥐어 비트는 희망의 손아귀, 이것이야말로 형벌이다. 제발 이제 그만해. 제발. 제발. "나 약속 지켰다. 그러니까, 한 번만 안아 주라. 응?"
이름없음 2023/02/24 18:12:59 ID : xBfgo59jBAq
망원경으로 살펴본 전방은 고요했다. 간간이 바람에 모래가 날리기는 했으나 그뿐, 오늘은 날씨가 아주 훌륭하다. 나는 병을 꺼내 냇의 입에 갖다 댔다. 냇은 배가 고팠는지 세 모금씩이나 들이켰다. 그리고는 잔잔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냇의 컨디션도 좋아 보이니 평소보다 멀리까지 나가도 될 것 같다. 일몰 전까지 서쪽 10번 폐허로 이동해 보자. 그렇게 생각하며 냇의 스카프를 조여 줬다. 그녀를 내 쪽으로 붙게 한 뒤 팔짱을 끼고, 우리는 함께 걸음을 내딛었다. 항생제를 몇 알 발견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군.
이름없음 2023/02/24 18:25:24 ID : xBfgo59jBAq
"Bravo!" 짝. 짝. 짝. 일정한 손뼉 소리가 홀에 울렸고, 이내 흡족한 미소를 띈 그녀가 기둥 뒤에서 걸어 나왔다. 그는 차가운 바닥에 주저앉은 채였다. "멋졌어, 허니. 이건 정말이지 놀라운 결과야! 내 탐구에 굉장한 도움이 되겠는걸!" 그는 죽을 힘을 다해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번들거리는 빨간 입술이 눈높이로 내려왔다. 그녀는 쭈그리고 앉아, 피로 떡진 그의 머리칼을 사랑스럽게 쓰다듬었다. "축하해. 지금 어때? 마지막으로 남은 기분 말이야. 마음껏 말해 봐." 그가 꺽꺽거렸다. 다 헐고 쉬어버린 목구멍에서 희미한 소리가 비집고 나왔다. "당신은 악마야..." "오, 악마 따위에 견주다니 자존심 상하는데." 그녀는 빙긋 웃으며 그를 가슴팍에 안았다.
이름없음 2023/02/24 21:15:40 ID : hAjfPcla3Dw
-꿈을 꿨네, -무슨 꿈이었습니까? 원수 각하. -우리 대한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고, 반백년 동안 수탈 당하다가, 독립을 쟁취했건만 나라가 반토막이 나고, 그래도 다시 대한이 부유해지나 싶더니 또 다시 전쟁이 터져 대한이 망하는 꿈이었네. -참, 개꿈이십니다. 안원수님, 우리 무적 제국군의 충군애국 정신으로 왜인들에게 질리가 없잖습니까? "그래도...날 죽이면..." 안중근은 자신이 죽는것에 원망하지 않았다. 다만, 저 일본인을 걱정하였다. 저 일본인은 결국 처형 당할 지언데, 저 일본인의 목슴과 내 목슴을 맞바꿀 가치가 있던가. 차라리 황제나 총리를 노려서 쏘는게 저 일본인의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더 좋을 것이었다. 아무렴 자신이 죽는다고 이 제국이, 그 끔찍한 악행을 멈추겠나, 따라서, 안중근은 슬퍼하였다, 제 조국의 악행이, 끝날 기회를, 자신이 가져가버렸기에, 그는, 더이상 아무것도 볼수가 없었다. 안중근이 바라는 것은 딱, 하나, 동아의 평화와, 저 일본인의 조국이 반으로 나누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나는 천국에 가서도 기꺼이 일본의 독립을 위해 힘쓸 것이오, 일본 독립의 함성이 천국까지 들려오면 나는 기꺼이 춤을 추면서 만세를 부를 것이오.'
이름없음 2023/02/24 21:30:36 ID : lA5hs1g7s8m
밤은 텅 비었다. 군홧발 소리가 울린다. 청소도구함 속의 어둠이 차갑다. 무릎에 닿아오는 대걸레가 축축하다. 찝찝해, 예림은 생각한다. 발소리가 가까워진다. 오늘 4번초를 최지희가 맡았다. 1반장 김다빈의 암묵적인 동의다. ‘안 돼. 지난 주에 초번초 넣어 줬잖아.’ 예림은 예, 알겠습니다, 이렇게 대답하고 탕비실 문손잡이를 잡았다. 복도로 나서기 직전 김다빈이 말했다. ‘어차피 10시에 가봤자 당직 눈 말똥말똥하게 뜨고 있을 거다. 새벽 2시로 바꿔. 얘들한테 밤에 싸돌아다니지 말라고 잘 일러둘 테니까.‘ 별안간 들리는 목소리가 맑다. “지금 몇 시지?” 예림의 심장이 진정된다. 나와도 된다는 암호다. 문짝을 열고 나와 구겨졌던 몸을 편다. 그리고 예림 위로 웃음소리가 떨어진다. 날카롭고 높은 폭소다. ”아, 예림아. 서류 도둑질은 이적행위란다.“ 젠장할. 이민아 소위다.
이름없음 2023/03/26 22:08:32 ID : IIFjvzWphAl
나 이거 너무 너무 궁금한데..쪼매만 알려주면 안돼??
이름없음 2023/03/27 01:20:04 ID : xBfgo59jBAq
헉 그다지 자세한 설정은 없지만...이미 죽은 소중한 사람의 환영을 매일 밤 보는 벌을 받게 된 사람을 연상하면서 썼어!!
이름없음 2023/03/30 12:07:24 ID : 2E9wFikq6o5
그의 시선이 아래로 내리깔렸다. 발 밑에 치이는 누구의 것인지 모를 시체가 나의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밖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비명소리 따위는 더이상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이제 머릿속에 남아있는건 오로지 눈 앞의 피로 얼룩진 저 사람 뿐이였다. 그 강렬한 자극이 척추를 타고 나의 머리로 흘러들어오는 것이 느껴졌고 나는 그제서야 내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알 수있었다.
이름없음 2023/04/01 15:30:04 ID : nWmJPjxWnU1
어느 날 갑자기 거울을 보니 온 몸에 뼈밖에 남지 않았다. 어떡하지. (위즈키즈 잡지의 도전! 주니어작가 코너에 실린 줄거리를 발췌함. 아래부터는 이어 쓴 글임.)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급히 전화를 돌렸으나 아무도 받지 않았다. 이러다 신고당해 정신병원에 실려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일었다. 서둘러 짐을 싸고 위장한 뒤 길을 나섰다. 음식을 잔뜩 먹으면 돌아올까 싶었지만 소용없었다. 한참을 남의 눈을 피하다 인적이 드문 숲으로 들어섰다. 숲 속에는 오두막이 있었다. 아무도 없었지만 오랫동안 방치된 집은 아닌 것 같았다. 여기서 머물며 원래 모습으로 돌아올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집을 둘러보니 전에 살던 사람도 해골로 변해 돌아올 방법을 찾아 떠났구나 싶게 만드는 단서가 몇 있었다. 그러다 어떤 지도를 발견했다. 그것은 더 외진 곳을 가리켰다. 그곳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걷다보니 호수가 보였다. 호수 가운데에 들어가면 통로가 나오는데 그곳이 입구라고 했다. 무슨 말인가 싶었지만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고 싶지 않았기에 그대로 따라갔다. 그러자 온몸이 쑥 빠지는 곳이 있었고, 당황할 틈도 없이 빨려들어가고 말았다.
이름없음 2023/04/01 16:04:14 ID : nWmJPjxWnU1
언제부터인지 엘리베이터를 타기만 하면, 전에 구입한 물건이나 먹은 것들의 포장지가 놓여져 있었다. 누군지 몰라도 그에게 위화감을 주려는 목적인 것 같았다.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그는 종이에 뭔가를 쓰고 엘리베이터 벽면에 붙였다. 다음날. 그 쪽지가 사라졌다. 그리고 정체모를 누군가도 행적을 감추었다. Tmfprlfmf dlfqnfj qjflwl aktpdy. -alghkdnjs eoqusdls qor.
이름없음 2023/04/01 16:30:43 ID : nWmJPjxWnU1
일주일 후. 범인이 남긴 듯한 쪽지가 붙어 있었다. 그는 읽고 난 뒤 헛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Tmfprlfmf dlfqnfj aksemfwl aktpdy. -qothdrltk eoqusdls qor.
이름없음 2023/04/02 03:27:18 ID : nWmJPjxWnU1
눈을 뜨니 밀실이었다. 수면제라도 먹인 걸까. 이렇게 깊게 잠이 든 건 실로 오랜만이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장기매매 당하나? 저만치 쇠창살이 있는 창문이 보인다. 뛰어서는 절대 닿을 수 없을 것 같다. 주위를 보니 열쇠는 온데간데없고. 녹슨 커터칼, 빛 바랜 전단지, 쇠파이프가 뒹굴고 있었다. 어떻게든 저 굳게 닫힌 철문을 열거나 창문을 깨서 나가야만 했다. 뭐가 좋을까, 아니 일단 가능할까.
이름없음 2023/04/02 03:47:01 ID : nWmJPjxWnU1
창문을 닫는데 반대쪽이 열려. 닫으니까 또 이쪽이 열려. 뭐가 문제야? 하고 봤지. 그래서 그 틈 사이에 뭐가 있었냐면... . . . < qktjstod! >
이름없음 2023/04/02 19:18:02 ID : TU6p9jBs3zQ
에드워드는 어린 시절을 함께하던 그 인형을 아직까지도 기억한다. 인형, 아마 1900년 초반에 나왔을 법한 인형은 어린 시절 그의 눈에도 저와는 꽤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그때는 인형을 만지는데에 조금 주의를 기울이는 정도에서 그친 생각이었지만, 아무래도 20년이라는 시간은 어렴풋한 감상을 또렷한 심상으로 바꿀 수 있을만한 시간이어서, 그는 유산 문제로 다시 찾은 친가에서 발견한 인형을 보곤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대체 저 인형을 누가 어린애 손에 들려준거냐고.
이름없음 2023/04/03 14:04:34 ID : pXzatyZbiji
화장실도 있고 휴지도 있는데 똥구멍이 막혔다면
이름없음 2023/04/04 17:06:42 ID : nWmJPjxWnU1
자라는 너무 괘씸한 나머지 벽보를 붙인다. 토끼도 이에 지지 않고 정면으로 맞섰다. 결국 둘은 공방을 벌이게 되는데...
이름없음 2023/04/10 05:55:01 ID : lcmpSK7xV88
네가 사랑하는 것들을 나는 사랑해보기로 했어. 그러더니 정말 그것들이 사랑스러워져서 그게 견딜 수 없이 괴로워서 나는, ... 아아, 미첼. 이런 기분이었어? 너는 홀로 억겁의 시간을 늘 이런 심정으로 버틴 것이었어?
이름없음 2023/04/10 06:30:34 ID : 6nSNy5cMlzU
나는 그들에게 붙잡혀 있었고 그들은 나에게 점점 다가왔다. 나는 아무런 저항도 할수없었다. 그들은 나에게 '이것'의 정체를 물어왔다. 조국의 기밀이 그들에게 알려진 것이다.
이름없음 2023/04/10 20:38:27 ID : cFfTU3VdSKZ
수술도구 세트. 산 사람. 피웅덩이. 셋 모두 하나씩 존재하는 곳. 그곳에서 B는, 사람들이 자신을 발견했을 때 어떤 표정으로 이야기를 해야 할지 시연해보고 있었다. 실연이 완벽하면 완벽할수록 자신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누군가의 인생을 자기 것처럼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아는 것처럼.
이름없음 2023/05/05 16:08:57 ID : mq43TV85U3Q
눈 앞이 흐려졌다. 나는 도대체 언제부터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온 것일까. 백 년? 천 년? 혹은 그 전보다 아득한 과거에서부터?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것은... 그런 평범한 행복 속을 영원히 누릴 수만 있다면 결코,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눈물이 하염없이 뺨을 타고 흘렀다. 아득한 어둠의 끝에서 보이는 것은 단 하나였다. 외치고 싶은데. 부르고 싶은데 목소리가 차마 나오지를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해야할 말은 하나뿐이었다. 마치 갓 태어난 아기가 첫 울음을 터트리듯, 작지만 강렬한 목소리로. "...살고 싶어요." 살고 싶다고. 그리고, 이런 나지만 부디 함께, "살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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