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중학교 2학년이고 겨우 도서부 추가모집 떨어져서 쓰는 글인데 너무 가볍게 보지는 말아줘
1학년 때는 도서부 지원 안 했었어 솔직히 책에 관심도 별로 없고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아서
근데 2학년 될 때까지 생각이 많이 바뀌고 책을 좋아하게 돼서 도서부 추가모집에 지원했어
1명 뽑는데 10명이 지원했고 1차 서류지원 -> 2차 면접 이렇게 됐어
서류를 쓰고 냈을 때 작년에 같은 반이었어서 좀 친했던 완전 모범생인 친구가
서류 진짜 엄청 잘 썼고 10명 중에 제일 잘 쓴 3명 안에 있다고 했어
그리고 우리 학교 여자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 많은 예쁘고 착한 또 다른 도서부 친구가
도서부 지원해줘서 너무 좋았고 힘내서 같이 도서부 했으면 좋겠다, 더 친해지자
라고 써져있는 쪽지와 젤리를 줬어
이래서 솔직히 기대가 생긴 게 맞아
진짜 해야할 거 엄청 많고 바쁘고 피곤한데도 새벽까지 면접 준비하고
예상 질문 만들어서 답 쓰고 그랬어
다음날 면접이었어 근데 체육이 들어있어서 체육복을 입어야하는데
또 면접이 있어서 교복 완전 차려입고 가고 싶었거든
그래서 가방에 마이, 셔츠, 조끼, 치마, 다 챙겨서 갔어
면접 전에 갈아입고 엄청 떨면서 도서부 친구가 줬던 젤리 먹으면서
그 친구 기 받아서 꼭 붙어야지 했어
진짜 내가 썼던 서류 지원서 본 모든 사람들이 이건 안 붙이는 게 이상하다
내가 떨어지면 다른 지원자들은 추락하는 거다.. 그랬어 떨어지는 게 말이 안 된대
면접을 봤고 떨렸지만 목소리를 떨거나 제스처를 한다거나 하지 않았어
목소리가 조금 작았나 싶기도 한데 차분해 보이지 않았을까 생각했어
면접관들 눈도 계속 맞추며 얘기 했고 예상 못했던 질문도 꽤 잘 답변 했어
떨어졌어
핸드폰을 보고 있었는데 불합격 통보 합니다 라고 왔어
처음엔 아 역시 싶다가 갈수록 우울해져서 어제 하루를 날렸어
상심하고 있었는데 면접 봐줬던 도서부 친구한테 연락이 왔어
문자 봤는지 모르겠지만 진짜 아쉽게 떨어졌고 정원 2명이었으면 붙었을거라고
자기가 면접 봤을 때보다 더 잘 했다고
진짜 연락 받고 눈물 날 뻔 했는데 옆에 친구 있어서 겨우 참았어
너무 슬프고 낙담하고 실망하고 좌절하고 우울하고 그래
진짜 너무 들어가고 싶었던 것 같아
중학교 와서 이룬 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고 가고싶은 고등학교도 못 갈 것 같고
시험도 못 볼 것 같고
어떻게 해야해
2이름없음2023/03/25 12:26:57ID : clhe7timLfg
아하.. 레주가 처음으로 열심히 준비한건데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더 그렇게 느끼는것 같아.. 근데 레주보다 1n년 더 산 내가 느낀 바로는 인생을 살다보면 이번 도서부같은 순간이 분명 몇번 더 찾아온다는거지. 그게 나중에는 대학입시가 될 수도 있고 취업이 될 수도 있어. 나는 심지어 수시 6개를 다 떨어져서 정말 너무 비참하고 슬펐는데 그해 수능을 잘봐서 결과적으로는 수시로 쓸 수 없던 대학에 갔어.
내가 개인적으로 레주에게 바라는건 일이 이렇게 흘러가는건 더 좋은 결과가 찾아오기 위한 발판이라고 생각해주는거야. 아직 중학교 2학년밖에 안되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3이름없음2023/03/25 13:48:04ID : 7fe6i1eFfSL
감정 때문에 힘들다면 몇 가지 추천하는 방법이
지금 감정을 글로 써보는 거야. 어떤 느낌이고 어떤 감정, 생각을 그냥 적고 싶은대로 적고적고 또 적으면서 감정을 다 풀어줘.
아니면 슬픈 영화, 영상 보고 울어보는 것도 좋아.
여기 공통점은 지금 느끼는 감정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게 감정해소에 가장 빠른 길이라고 많은 책에서 그러더라. 지금 상황을 ‘떨어졌구나..! 어쩔 수 없지 뭐’ 하고 쿨하게 인정하고 울고 싶으면 울고 화가나면 글로 적어보면서 시간을 보내봐. 책에선 2주만 해도 효과가 나타난다고 해. 스레주야 지금은 그런 생각이 들어도 시간이 지나면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를 정도로 괜찮아 질수도 있고. 이 시기를 넘기는 방법을 알면 앞으로 좌절을 해도 버티고 넘어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거야 기운내.
4이름없음2023/03/25 14:05:05ID : y0lbdyKZck7
나도 그런적 있어. 우리학교는 학생자치법정이라고 벌점 매기고 재판 비슷하게하는게 있었거든. 나는 그때 꿈이 법조인 쪽이었고 검사 역할이 엄청 하고싶었어. 그래서 엄청 열심히 준비했는데 결국 나는 떨어지고 내 친구가 붙었더라. 그때 엄청 서럽게 울었던것같아.
근데 진짜 살다보면 이런 순간은 누구에게나 몇번이고 더 와. 그걸 극복하느냐 좌절하느냐가 성공한 사람과 아닌 사람을 구분짓는거라 샹각해.
5이름없음2023/03/26 06:37:10ID : pPhfe3Qnwtz
>>2>>3>>4 고마워 다들
진짜 중학교 들어와서 제일 열심히 했던 것 같아 상심이 크지만 잘 이겨내야지
그리고 내가 원래 일기를 쓰는데 일기 쓰고 보니까 확실히 감정이 정리되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4 너도 힘들었겠다 많이 특히나 친구가 붙었으니까
정말 열심히 준비해서 그만큼 실망하고 힘들지만 나같은 인재를 놓친거라고 생각하려고 해
후회해라!!!!!!!!!!!!!!!!! 휴
고진감래라고 이번에 이렇게 힘들었던 것 만큼 아니면 그것보다 큰 행복이 올 거라고 생각해
또한 도서부 떨어진것만큼 더 많은 것들로 날 채워야 하니까 더 열심히 해야지
6이름없음2023/03/26 19:45:05ID : rupVgmFhar8
좌절감이 사나이를 키우는 것ㅅ이다
중 2에 처음으로 진짜 뼈를 갈아서 준비하고 도전한 시도가 해피하게 끝나지 않았다니....ㄹㅇ 슬플듯 레주는 잘 버티는 편이야 나같으면 엉엉 울었다....실제로도 울었었어 방송반 면접에서 되도않은 애국가 부르는 바람에 면전에서 아.....소리 들었을 때......
이렇게 글 쓰는 것도 레주가 감정도 잘 다스리고 강한 사람이라는 증거임 그리고 그렇게 열심히 한가지 목표를 향해서 노력할 수 있는 사람이면 뭐가 되었든 다 할 수 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엽떡 먹고 힘내고 방송반보다 더 잘나가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