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째 굶고 있어(우울한 이야기 주의) (5)
2.나를 성추행했던 사촌오빠를 다시 만나야 해 (4)
3.중 3 겨ㅌ... (21)
4.진짜 너무 수치스러워 (15)
5.집에 있는 게 너무 힘들어 죽을거같아 (1)
6.성인인데 (2)
7.어렸을때 트라우마 때문인지 친구관계가 너무 힘들어 (2)
8.이 미친넘을 어떡해야할까.. (22)
9.과 동기한테 실수함.... (8)
10.펑 (3)
11.부모님이 모르는 친구 만날 때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2)
12.좋아하는 사람이 애인생겼대 (4)
13.. (6)
14.부모님이 너무 능력자여서 고민되는 스레더들 있나 (3)
15.공부 진짜 못하는데 (1)
16.나 예고 온 거 잘한 걸까? (9)
17.. (7)
18.집안이 너무 좆같음 (40)
19.안죽으면 뭐해? (14)
20.적면공포증 극복한 사람 도와줘… (5)
1
이름없음
2023/05/17 18:19:35
ID : askq46jdyK4
0
나는 지금 고2고, 예고에서 클래식 악기를 전공하고 있어. 이렇게 말하기 조금 민망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또래보다 말도 잘하고 습득도 빠르고 꽤 똑똑한 편이었어. 책 읽는 걸 좋아해서 유치원 때도 초등학교 때도 또래에 비해 아는 게 많았고 성숙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 학원 하나 다니지 않았지만 중학교 성적도 되게 좋았어. 시험 평균이 내 기억엔 항상 97-99점 사이로 나왔던 것 같아. 친구도 많고 나서는 것도 좋아해서 반장도 매년 했고... 당연히 선생님들께 예쁨도 많이 받았고 진짜 우등생 모범생 그 자체였어 ㅋㅋ 중학교 때 학교생활 잘한 게 별일인가 싶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중학교 때까지 나는 내가 꽤 이상적인 학생이었다고 생각해.
그러다가 중3때 진로를 음악 쪽으로 결정하면서 예고 입시를 준비하게 됐고, 전공을 늦게 시작했음에도 기적처럼 합격했어. 물론 내가 하고 싶어서 시작한 길이고 내가 오고 싶어서 온 학교지만... 이제 대입도 얼마 안 남았고 하다 보니까 이게 내 길이 맞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어.
고1때는 학교생활을 그렇게 잘 해내지 못했어. 전공을 늦게 시작했다는 게 나한텐 엄청난 컴플렉스였고, 자존감은 날이 갈수록 바닥을 쳤어. 빠르면 5살 전에 악기를 잡고 늦어도 초5에는 전공을 결정한 내 친구들에 비해 늦어도 한참 늦은 나는 당연히 실기가 부족할 수밖에 없었어. 악기 전공을 결정한 그 순간부터 나는 이쪽 사람들이 요구하는 '잘하는 애'의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애가 되어 버린 거야. 지금 생각해 보면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도 나는 스스로 나를 못살게 굴었던 것 같아. 게다가 예고 분위기는 일반 학교와 너무 달라서 적응하기가 더 힘들었어.
어찌저찌 힘든 시기를 잘 버텨내고 1학년 2학기 때는 조금 정신을 차렸어. 바닥을 찍을 뻔했던 실기도 끌어올렸고, 친구관계도 안정되면서 서서히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회복되어갔어. 지금은 오히려 전보다 더 성숙해진 것 같기도 해.
그런데도 문득 그냥 일반고에 갔으면 전처럼 학교생활 잘 하면서 칭찬받고 인정받으며 지낼 수 있었을 것 같고, 중학교 때 친구들과 너무 다른 여기 애들에게 아직도 가끔은 거리감이 느껴지고... 뭐 그런 생각이 들어.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알아준다는 예고에 다니는데,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 여기 애들은 그렇게 좋지 않은 것 같아. 시끄럽고 예의없고 이기적인 애들이 많고 선생님들은 실기만 잘하면 예뻐라 하고. 이런 학교 분위기 때문에 '내가 왜 이 학교에 오고 싶어 했나?' 같은 회의감도 들어.
가장 큰 문제는 내가 앞으로 뭘 해야 할지 확신이 안 선다는 거야. 과연 우리나라 음악계에 내가 설 자리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너무 커서, 자신감이 생기질 않고 뚜렷한 목표를 정할 수가 없어. 차라리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직업을 가지는 게 더 나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난 아직도 악기가 너무 좋고 악기를 할 때 행복하지만, 이게 내 미래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뭔가 아쉬운 기분이 들곤 해... 지금와서 그만둘 생각도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없지만, 입시가 가까워질수록 성인이 되어 갈수록 이런 고민이 계속 드네.
2
이름없음
2023/05/18 16:03:26
ID : zbwoJO2msks
0
예체능 쪽으로 아는 거 하나 없는 내가 참견하긴 뭐하지만 나라면 다른 길 선택할 거 같아 내가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고 해도 애초에 예체능은 재능이 반은 먹고 가는 분야에다가 레주는 상대적으로 늦게 시작한 편이라며.. 취미 정도로만 삼고 나라면 내가 잘할 수 있는 거 할 거 같아
악기가 너무 좋고 악기를 할 때 행복하다는 게 너무 맘 아프다.. 난 이제 고3인데 어디 과를 가야할 지 진짜 모르겠더라 다시는 번복하지 못할거라고 느껴지는 내 선택 하나가 내 미래를 통째로 좌우할 것만 같고 그러네… 레주 아직 시간 많아!! 여러 사람들하고 이야기 해보면서 고민 잘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다
3
이름없음
2023/05/18 16:13:33
ID : rs8mK59fXs8
0
악기 연습은 악기 연습대로 하면서
이걸 안하면 내가 뭘 하고 살면 좋을지 뭘 공부해서 이루고 싶은지
고민해보는게 좋겠네 바로 결정할거 없으니까
4
이름없음
2023/05/18 20:43:01
ID : A5dWi1ijfO1
0
나도 예고 다녀. 전공은 다르지만. 그런 입장에서 어느 정도 공감돼서 레스 남겨. 음악쪽은 내신 스트레스도 다른과들보다 적다보니 항상 활기차보이던데 꼭 그런 거만은 아니구나. 다른 전공이면 몰라도 음악쪽이면 늦게 시작한 게 타격이 꽤 있겠네. 예중때부터 갈고 닦아온 애들도 있고 재능이 출중한 애들도 있으니. 이제 곧 1학기도 끝나가는데 최소한 방학 전에는 다른 거 할 거면 다른 거로 그냥 틀어버리고 음악할 거면 확실히 선택을 하는게 미래에 너한테도 도움이 될 거 같아. 나도 1학년때 힘들고 재능도 없는 거 같고 그래서 진짜 고민하고 우울해하고 전과 자퇴 전학 다 생각해봤는데 결국은 여기 남아있어. 난 그게 맞는 길이라 생각했거든.
그리고 악기할 때 행복한 거는 정말 축복아니야? 즐기는 것도 재능이라 생각하거든. 너가 악기를 좋아한다면 주구장창 앉아 공부만 하고 대학가는 갓보단 악기로 대학가는 게 더 수월하지 않을까? 이미 다른 자사고 일반고 애들은 너가 레슨 받는 시간에 죽어라 공부했을텐데 말이야.
5
이름없음
2023/05/19 10:53:20
ID : mMoZjwLhwFd
0
안녕 나는 일반고 -> 음대 진학한 피아노 전공이야
물론 졸업한지도 꽤 됐고 지금은 음악과 전혀 다른일을 하고있어
미래의 후배님께 한 말씀드리자면
우리의 전망은 항상 상위 1% 라는거야
그 외에는 음악선생님을 한다던지, 학원을 차린다던지..
나도 시립오케가 목표였고 면접도 보고했는데 뭐 개인사정으로 못가긴했지만 말야..
세상엔 재능있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고
이 좁아터진 대한민국 땅덩어리 안엔 더 많더라
대한민국 사람들 참 대단해
정말 네가 하고있는 그 악기를 사랑한다면
대학도가고 목표도 잡고 나아가는걸 추천해
하지만, 그게아닌 그냥 해볼까? 의 마음으로 놓지 못하고 붙잡고있는거라면
취미로 악기를 하고 빠르게 다른 진로 생각해보는게 나아
이게 현실이더라
잘 생각해 보길 바라!
6
이름없음
2023/05/19 11:08:35
ID : vjzbDze0r82
0
악기를 할 때 행복하다는 것도 재능인 것 같아! 나도 어릴때부터 미술, 운동, 악기 같은 예체능도 해보고 뭔가 많이 해보긴 했는데 어느정도 잘하긴 했지만 그걸 할 때 행복함은 딱히 안 느껴지고 내가 이걸 하는 게 맞나? 다른 애들은 이걸 할 때 행복해하는데 난 뭐지.. 같은 감정만 느껴져서 그냥 접고 평범하게 공부 쪽 진로로 갔거든. 늦게 시작했는데도 우리나라에서 알아주는 예고에 진학했다는 것만 해도 재능이 있는 편 아닐까? 보통 그런 예고 가려면 예중-예고 테크 타고 초등학교 때부터 준비하는게 대다수니까..
7
이름없음
2023/06/29 17:45:44
ID : 01eE007hBBz
0
내가 아는데 스레주 니가 예고 붙은 거 성적으로 간 거임
예고 합격한 애들 보면 공부는 못 하지만 전공 분야는 존나 잘해서 합격한 경우도 '드물게'기적처럼 있거든.
근데 보통은 중학교 성적 일정 점수+ 실기로 가는데 실기가 별로여도 성적이 좋으면 합격율이 겁나 높아
예고 합격 보면 실기 별론데 성적이 좋더라..
스레주 너는 이미 예고 다니는데 재능도 없고 그냥 악기 연주가 좋다는 거잖아.근덕 재능이란 흥미로 시작하여 계속하면서 잘 하게 되는거라 생각해. 너가 악기로 계속
연습하다보면 어느순간에 실력이 폭풍성장할때가 있어.
빡대가리인 친구가 공부 죽어라 하다 어느순간에 똑똑해지는 것처럼.
8
이름없음
2023/06/29 19:48:49
ID : 9teHxAZeLdV
0
그건 나도 알아 ㅎㅎ 입시에서 다른 애들 잘해봐야 4등급 나올 때 난 1등급이었으니까 성적에서 적어도 3점 이상의 점수 차이가 있었다는 거고, 실기에서 3점은 꽤 큰 차이니까 내가 85 86점을 받아도 89점 이상 받은 잘하는 애들과 총점에서는 차이가 없었겠지. 입시 때는 선생님들이 기를 쓰고 애들 죽어라 연습시키니까 다들 비슷하게 잘하기도 하고...
그런데 내가 재능이 없다는 말은 안 했어! 재능과 실력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난 전공 기간이 다른 애들에 비해 많이 짧아서 실력이 부족한 거지, 재능이 부족해서 못하는 건 아닌 것 같거든? 뭐 일찍 시작한 것도 재능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고, 어떤 재능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만나는 선생님들 다 내가 받아들이는 것도 빠르고 음감도 좋다는 이야기를 항상 하셨어.
솔직히 말하자면 네가 이 레스를 왜 달았는지 잘 모르겠어. 내가 이 글을 쓴 건 과연 내가 이 길을 선택한 게 맞는 결정이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의문과 회의감이 들었기 때문이지 내가 예고에 왜 붙었는지, 실기를 어떻게 해야 잘 하게 되는지 궁금해서가 아니거든...ㅎㅎ
9
이름없음
2023/06/29 19:52:35
ID : 9teHxAZeLdV
0
스레 올리고 정신이 없어서 레스 확인을 이제야 했네...ㅎㅎ 지금은 좀 생각 정리가 된 것 같아. 다들 의견 남겨줘서 고마워! 레스 하나하나 다 읽어봤는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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