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난 지금 21살이고, 8년 전인 중학교 1학년에 내가 했던 행동때문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어…
그냥 하루 24시간 내내 눈 떠 있으면 이 생각밖에 안나고 너무 괴로워
길지만 한 번 읽고 의견을 말해줬으면 좋겠어..
일단 간단하게 내 이야기를 할게
나는 초등학교 4학년때 다른 학교로 전학을 왔는데, 4학년때는 잘 지냈는데 5학년때 친구들 무리에서 겉돌았고, 6학년때도 같은 무리에서 겉돌았었어…같은 무리에 있지만, 그 무리가 홀수일때는 이미 자기들끼리 짝을 이뤄서 어중간한 위치에 서게 되는 그런 포지션이었어 항상.
그리고 중학교를 올라가게 되면서 생긴 일이야
(중학교의 나는 겉으로 보기에는 반에서 잘 놀고, 활달해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항상 무리가 홀수일 때 혼자 떨궈질까봐 속으로 전전긍긍하고 , 어떤 행동을 학교에서 하고 나서 집에 오면 자기 전까지 그 행동때문에 그 친구가 나를 싫어하면 어떡하지 이렇게 생각하는 소심한 애였어)
1. 첫 번째 일
(8년 전 일이라서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는 부분이 있는 것 감안해줘)
중학교 1학년에 입학하게 되고, 나는 우리 반에서 한 무리에 끼게 됐어
나. A,B,C,D,E 이렇게 6명으로 이루어진 무리었는데
어느날 c랑 e랑 싸웠어
그 둘이 왜 싸웠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사실 e가 c랑 싸웠는지 다른 친구랑 싸웠는지도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
아무튼 그 무리 안에서 e랑 다른 친구 한 명이 다퉜고, 그 무리 안에 있는 친구들은 다 e의 잘못이라고 했어
근데 나는 e랑 친했거든
그래서 e한테 가서 너가 사과하고 한 번만 봐주라 이런식으로 말 했는데
책상에 화난채로 앉아있던 e한테 가서 사과하고 너가 한 번만 넘어가주라 이런식으로 말 했었는데, e는 그렇게 말하는 나한테 아 싫다고! 이렇게 말하면서 화를 풀지 않았고, 그때 다른 친구들은 복도에서 나를 부르고 있었어… 이동수업을 했었나 아무튼 어디로 가야되는 상황이었는데
나는 책상에 화난채로 앉아있는 e와 복도에서 나를 부르는 무리 친구들 사이에 잠시 끼어있다가 더 이상 e를 달래지 못하고 나머지 친구들에게로 갔어
그걸 끝으로 그 친구는 아마 그 학기 동안 혼자였던거 같아…
이 일에 대해서 너무 죄책감이 들어… 그냥 그 친구한테 미안하고 사과하고싶은데 받아줄지도 모르겠어…그냥 하루종일 죄책감에 짓눌리는 느낌이야
2. 두번째 일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내가 죄책감을 느끼는 사건인 두 번째 일이 일어났어.
첫 번째 일이 있고 나서, 우리 무리는 나, a, b, c, d 이렇게 5명이서 다니게 됐는데,
여기서 잠깐 개개인 설명을 해야 될 거 같아
나 : 무리에서 떨궈지는 것 무서워함
A : 무리에서 목소리 큰 애, 자기 주장 강함, 약간 어린애같은 성격
B : a가 편애하는 친구. A가 항상 b는 자기꺼라고 말하고 다님. 무리에서 a가 단짝친구로 찍어놓은 친구. 성격은 순하고 그냥 평범한 반 친구
C: 웃겨서 반 애들이랑 두루두루 잘 지내는 친구, 이 친구도 무리에서 목소리 좀 컸음
D : 무리에서 목소리 큰 애22, 소위 전교에서 잘나가는 애
다른반 잘나가는 애랑 친구고,,,예쁘고,,,대충 어떤 느낌인지 알겠어?
아무튼 어느날 집 가는 길에 나, a, b, c 이렇게 네 명이서 집에 같이 걸어가는 일이 있었어
근데 a가 먼저 말문을 트더라고
요즘 d 짜증난다고, ~점도 맘에 안 들고 ~ 점도 별로라고…
그러니까 c도 d에 대한 평소에 가지고 있던 불만을 말하더라고
그리고 나도 a랑 c만큼은 아니지만 불만을 말했지
그러니까 a랑 c가 그럼 내일부터 d랑 놀지말자! 이러는거야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학교에 갔을때, a랑 c는 d를 무시하고 데면데면하게 대했어
그 와중에 나는 a랑 c 눈치가 보여서 d에게 데면데면하게 대했지…
그냥 d가 묻는 말에 대답만 해주고…a,c 눈치나보고…근데 그게 옳지 않은 건 알아서 그냥 고개만 숙이고 있었어
그러자 d도 눈치를 챘는지 우리를 한 번 노려보고 반 밖으로 나갔어
근데 그 와중에 나는 걔한테 빌려줬다가 못 돌려받은 펜이 있었거든
그거 돌려달라고 했다 그 와중에…진짜 쓰레기같지
그 다음날 d가 그 펜을 내 책상에 탁 내려놓으면서 야 됐냐?
이렇게 말한 걸 끝으로 그렇게 우리 무리랑 d는 갈라졌어.
그 이후로 D는 다른 반 잘나가는 친구들이랑 함께 다녔어
그때도 이러면 안 되는데 라는 생각은 계속 했어
그리고 며칠 뒤 페이스북에 저격글이 올라온거야
D의 친구가 d의 페이지에 쓰는 글? 이었나 아무튼 그랬는데
(페이스북 한 지도 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안 난다 미안)
그 글엔 벌레같은 년들 신경쓰지말고 우리 행복하자
이런식으로 써져있었는데, 나는 그걸 보고 너무 무서워졌어
그 학년에서 잘나가는 애들이 그렇게 저격글을 써서 올리니까 그냥 학생1인 나는 그 잘나가는 애들이 무서워서 사과도 못 하고…그냥 그렇게 지나갔어
그리고 중학교2학년때는 또 무리에서 겉돌았고, 중학교 3학년때도 무리에서 겉돌았어…ㅋㅋㅋㅋ
무리가 있었고, 그 무리 친구들과 친하긴 했지만 그 무리가 모두 홀수여서 그 안에 내 짝은 없는..그런 포지션이었거든..ㅋㅋㅋㅋ
그래서 남들이 보면 그냥 친구들 무리에 들어가 있는 그런 애 처럼 보이지만 안에서 보면 붕 떠있는…
그래서 중23학년 내내 엄마한테 울고 자퇴하고 싶다고 막 그랬었는데…
그 이후로 우리 중학교 출신이 몇 명 없는 고등학교로 가게 돼서 그 이후로는 중학교일을 생각하지 않았는데
고3막바지 부터 그때 일이 슬그머니 생각나더니 21살이 된 지금까지도 이 생각이 나를 떠나지 않아
특히 이번주 일주일간은 공부를 하던, 침대에 눕던, 밥을 먹던 계속 죄책감이 나를 짓눌러…
어떻게 해야할까
지금이라도 그 친구들에게 사과하면 받아줄까?
하지만 사과하는 것도 이기적인게 아닐까?
요즘에 계속 이 생각만 하면서 살아
계속 죄책감이 들어…
기분좋아야 하는 일이 생겼는데도 불구하고 맘 편히 기뻐할 수가 없고
이런 내가 너무 싫고
그냥 툭 치면 눈물이 주르르 흘러
어떻게 해야할까
2이름없음2023/09/24 03:01:12ID : nyLak9ze7Bw
스레주가 의견을 달랬으니 내 생각을 말해보면
일단 이제 스레주는 21살이니 충분히 미성년자는 지났지? 성년의 시선으로 보면 첫 번째나 두 번째나 솔직히 큰 잘못이 아님. 둘 다 무리에서 누군가를 배제한 기억인데, 스레주가 주도한 건 아니지. 그리고 무리에서 누군가 배제하는 것 자체도 크게 악한 건 아님. 특히 학창 시절이므로 여러가지 감안할 수 있음. 학창 시절에는 육체적으로 싸우는 일도 꽤 있잖아.
그리고 그 일들 외에 얘기해주고 싶은 건, 죄책감도 갖고 갈 필요도 있다는 거야. 그 일들을 후회하는 것으로, 앞으로는 행동에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주도적으로 살든지, 어떻게 하든지 스레주 본인이 생각하기에 더 나아질 수 있는 원동력을 가질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나아가는 길에 그 친구들에게 사과를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중요한 건 스레주가 하고 싶은 대로 해야 한다는 거야
3이름없음2023/09/24 03:08:43ID : k1dA1Dy3Xza
8년이나 지난 일 사과할 생각 ㄴㄴ
그리고 그렇게 잘못했는지도 모르겠음
중1이면 그럴 수 있고 그런 애들 많음
본인이 좀 유약해서 주변에 잘 휩씁리는 거 같은데
죄책감 들면 과거는 그랬지만 앞으로는 그러지 말자 생각하고 그냥 앞으로 잘 살아
1번애는 자기가 싸웠고 너가 화해하는게 어떻겠냐고 말했는데 걍 무시하고 자기가 화해하지않길 선택한거고
2번애는 대응이나 멘탈보니까 8년뒤의 사과가 필요할 만큼 상처받지않았을 거 같은데 이미 잊고 잘 살 거 같음
근데 혹시 고3때 힘들어서 멘탈 흔들리거나 우울증 왔음?
이거 아니면 완벽주의자 성향임?
사과도 사과인데 과거에 있었던 일이 미래에 영향을 줄 거같다는 불안이 올라오는 거 아님?
본인이 이 경우에 해당하는지 생각해봐
4이름없음2023/09/25 22:43:13ID : 89uty3SIFbb
>>3
일단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맞아… 특히 초등학교때 많이 겉돌아서 중1때도 내 의견을 내는것보단 친구들이 하자는대로 휩쓸렸던거같아
인터넷 뿐만 아니라 엄마나 다른 사람들한테도 말했는데 다 앞으로 잘 살면 되지 않겠냐고 하더라고…
그런 말을 들으면 아 내가 그정도까진 아닌가 싶다가도
또 엄청난 잘못을 한 것 같은 기분도 또 들어
내가 봐도 질리는데 남들은 어떨까싶다 ㅡ…ㅎㅎ
우울증도 맞는거 같아
중학교 3학년때부터 아빠 알콜중독 문제가 시작되고 고등학교가서는 아빠 알콜중독 + 엄마 암 으로 집안이 박살났거든
완벽주의자는 아닌거같고..,,
이 댓글 읽고나서 깊이 생각해봤는데, 내가 이 생각에 빠져서 계속 죄책감을 느끼고 있을때 더글로리가 방영시작했거든
그거 보고나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든거같아..
5이름없음2023/09/25 22:51:31ID : vDs4NunwtAp
>>2
먼저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맞아.. 엄마나 동생한테 물어봤는데 둘 다 이게 그렇게 큰 잘못은 아닌거같대…근데 나는 왜 이렇게 크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ㅜㅜ
공부하다가도 알바하다가도 이 생각이 계속 나서 피곤해지고 우울해지는데 이런 나도 내가 싫어ㅜㅜㅜ
너무 징징거리는거 같아서 미안해…!
아직 사과하는게 나을지 안 하는게 나을지는 결론을 못 내린 상황이야
근데 사과를 하려면 직접 만나서 해야할지, 아니면 그냥 sns같은걸로 연락해서 사과해야 할 지 모르겠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봐도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