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어디 말할 곳이 없어서 여기에 하소연 좀 할게
초등학교 때 아버지께서 암 판정을 받으셔서 그때부터 벌써 6년째 이렇게 살고있는데 갈수록 내가 내 감정을 못 느끼고 있는 것 같아
친구들이랑 놀면 가벼운 일에 웃기고 하고 일이 틀어지면 짜증이 나기도 하는데 진지한 일에 정상적인? 진심으로 나오는 반응을 못 해
2이름없음2023/09/28 14:21:32ID : 0re1AZdCqmH
초등힉교, 중학교 때부터 우리집 상태랑 아빠 몸상태가 어떤지 계속 들으면서 자랐고 계속 모르는 것보단 차라리 알고 힘든게 낫다고 생각해서 오히려 이게 더 편하다고 생각했어. 근데 그 스트레스 때문인지 이젠 무슨 말을 들어도 딱히 놀랍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아 그냥 답답하고 화만 나
3이름없음2023/09/28 14:27:22ID : 0re1AZdCqmH
최근들어 아버지께서 계속 몸이 안 좋으셔서 지역 병원에 갔다가 서울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하시면서 이런저런 일들 때문에 어머니께서도 일을 제대로 못하시고 힘들어하셨어. 나도 부모님 서울 올라가계시는 동안 동생 봐주느라 고3인데 9월 모의고사도 못봤고. 아무튼 그러다 어제 저녁에 일주일간 병원에서 있었던 일들이랑 아버지 가족들이 어머니께 한 얘기, 힘들었던 얘기, 이것저것 말씀하시면서 우시더라
4이름없음2023/09/28 14:30:27ID : 0re1AZdCqmH
근데 그걸 들으면서 너무 내가 아무렇지도 않더라. 입원하게 된 날 당일에도
5이름없음2023/09/28 14:33:40ID : 0re1AZdCqmH
그냥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 가려고 안방에 잠깐 들어갔는데 아버지께서 엄청 떨고 계시고 어머니께서 119 부르고 계샸는데 그 때도 그냥 그랬던 것 같아. 문 열어드리고 안방까지 안내해드리고 동생 방 문 닫아주고 다 가시면 동생 깨우고 학교 가고.. 걍 학교 가서도 자습하고 친구들이랑 놀고 진짜 아무렇지도 않다는듯이 보냈어
6이름없음2023/09/28 14:38:09ID : 0re1AZdCqmH
어머니, 아버지 두 분 다 아무튼 여러 일이 있어ㅆ는데 그때마다 어머니께서는 나한테 저녁에 말씀을 해주셔. 위에 말했다시피 나는 우리집 사정을 모르는게 더 불안해서 엄마 말씀 들으면서 차라리 더 편해지고 나는 들으면서 위로해드려서 조금이나마 진정하시고 그랬는데 이제는 위로도 잘 못하는 것 같아. 그냥 감정이 안 느껴지고 위로할 말도 생각이 안 나.. 병원비 때문에 학원 못 간다는 얘기를 들어도 내일 아침에 비 온다는 얘기 들은 거 마냥 덤덤해
7이름없음2023/09/28 14:41:13ID : 0re1AZdCqmH
중학교 때부터 좀 무뎌지긴 했는데 이만큼 심해졌다는 걸 어제 어머니랑 대화하면서 느꼈어. 전부 다 개인적인 일이라 자세히는 말 못하지만 아버지 가족들 때문에 어머니께서 힘들어하는 걸 보니까 순간적으로 결론이 빨리 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러면 안된다는 거 당연히 나도 잘 알지만 끝이 안 보이니까 나을 거면 빨리 낫고 아니라면
8이름없음2023/09/28 14:44:59ID : 0re1AZdCqmH
모르겠다.. 그냥 무슨 일이 일어나도 상관이 없어진 것 같다
길 건널 때도 차에 치이면 치이는 거지 싶고 물론 주변에는 전혀 티 안 내고 잘 지내고 있는데 가끔 내가 하는 생각에 나도 놀라게 돼
9이름없음2023/09/28 14:46:39ID : 0re1AZdCqmH
이렇게 무덤덤한데 또 화는 나.. 특정한 사람이나 사건 때문에 화가 나는 건 아닌데 사소한 일 때문에 짜증이 자주 나는 것 같아 이것도 티는 안 내지만
10이름없음2023/09/28 14:48:17ID : 0re1AZdCqmH
두서도 없고 무슨 말을 한 건지 모르겠네.. 아무튼 내가 생각하고 인지하는 방식이 정상은 아닌 것 같은데 뭘 어떻게 고쳐야 할 지 모르겠어서 이렇게나마 글을 남겨봐 읽어준 사람이 있다면 고마워
11이름없음2023/09/28 18:09:48ID : tAjbcrdV9a9
충격적인 일을 겪어서 정신력 소모가 극심해지니까... 스레주 정신이 그 일에서 감정을 분리시키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정신적으로 고통받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게 아니니까, 정신적으로 고통받지 않는 것이 낫다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있을지도 몰라. 그리고 내가 느끼기엔 스레주가 모든 고통이 어서 끝났으면 좋겠다고 바라고 있는 것 같아. 아버지께서도 힘드신 상황이고 스레주를 포함한 주변 가족들도 힘겨운 상황이니까. 무덤덤해져야 버틸 수 있으니까 무덤덤해진거라고 생각해. 감정이 무의식에 억압된 상태라서 분노나 짜증 등의 감정으로 표출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나는 전문가가 아니라 정확하지는 않고... 언제든 마음 어딘가가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면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아보면 좋을 것 같다.
12이름없음2023/09/29 00:53:03ID : 7BArvyGoGsi
>>10 내가 식견이 짧아서 감히 뭐라고 말해주지는 못하겠지만 레주가 왜 그런 기분을 느끼는지 어렷품이 이해가 갈 것 같아...
이왕이면 레주가 상담받아봤으면 좋겠는데 오프라인은 비용이 부담스러울 테니 마인드카페라는 앱 깔아서 거기 커뮤니티에 글 남겨보면 어때?
그냥 스레딕에 글 쓰듯이 게시하면 상담선생님들께서 댓글로 이런저런 분석과 조언을 해주셔. 나도 거기에 도움 많이 받았고. 나도 기숙사학교 자퇴 전 그리고 그 이후에도 오랫동안 레주와 비슷한 상태로 지냈었어서 레주가 많이 힘들어보이는 것 같아. 그곳에서 레주의 마음이라도 좀 풀어졌음 좋겠다
13이름없음2023/09/29 11:58:00ID : hBwJO9wKY9u
나도 뭐라고 말해주지는 못하겠지만... 나도 스트레스 엄청 받은 이후로 감정이 잘 안느껴졌었거든 그러니까 웃기도 하고 슬픈표정도 지을 수 있는데 예전처럼 가슴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느낌이 아니라 그냥 겉보기식으로만 보여지는 느낌? 상황 풀려가면서 스트레스 덜받고 우울증 약 먹으니까 조금씩 나아지더라...
레주 그거 우울증일 수도 있어 한번 병원가봐
14이름없음2023/09/30 07:40:55ID : beHCo1yIGtz
힘든 일이 많아서 방어기제가 강해졌나 봐
감정표현불능증도 가능성 있고 상담 받으면서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재활치료가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