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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름없음 2023/11/20 00:25:45 ID : DwE4JTQrhtg
평생 나의 집안은 왜 이럴까 하며 불우한 가정만을 탓했어 물이 새고 바닥에 구멍이 난 집, 바람피는 엄마, 연이은 사업 실패로 빚밖에 남지않은 아빠. 올해초까지 난 그런 부모님과의 트러블에 성인이 되자마자 정신과를 다녔고 무엇보다 가장 싫었던건 집에 돈이 없는게 싫었어 오로지 그것만 괜찮아지면 다 괜찮아질 줄 알았어 근데 기적처럼 올해중반부터 가계 사정이 말도 안되게 좋아졌어 그러니까 내가 근본적으로 뭐가 싫었고 뭐에 고통받았는지 며칠전에... 드디어 깨달았어 나는 저런 환경을 탓하며 내 능력 부족을 언제나 감췄던 거였어 항상 트러블과 가난에 고통스러웠음에도 죽지 않았던 이유가 궁금했는데 이거였어 눈에 보이는 문제들이 진짜 문제가 아니었으니까 죽지 않았던 거야 진짜를 보니까 차원이 다른 고통을 느껴 너무 고통스러워 여태 내가 일궈온 가족을 제외한 모든 인간관계, 환경을 보고 나도 괜찮고 멋진 사람인줄 알았는데 난 그중에서 아니었어 내 최고 능력은 척이었던거야 여유로운 척, 잘하는 척, 멋있는 척... 척이란 척은 다 해서 주변에 이렇게도 멋진 관계와 환경을 만들어냈던 거였어 처음 깨달은 날은 제정신이 아니었고 그 다음날부터는 그냥 해탈했어 아무 생각도 하기 싫고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나며 혼자 있는게 미친듯이 두려워 너무 고통스러워 너무 고통스러워서 죽을 거 같아 이렇게 고통스러운 이유도 그 사실을 못 받아들여서겠지 끝까지 발전이 없는게 내 수준을 보여주는 거 같다
2 이름없음 2023/11/20 12:41:23 ID : Apbu5SE2rak
조금씩 작은 일부터 바꿔나가보면 어때 처음부터 크게 바꿔나갈 필요는 없어 작은 일을 해보면 점차 큰 일도 바꿔나갈 수 있을 거야
3 이름없음 2023/11/20 12:42:15 ID : Apbu5SE2rak
네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일을 찾아서 그거 하나에 집중해보는 건 어때
4 이름없음 2023/11/21 00:34:17 ID : DwE4JTQrhtg
>>2 >>3 사실 대학가서 공부를 하고 싶었고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고 싶어서 재수를 했는데 수능 날 모든 걸 쏟아부었음에도 결과가 안 좋을 거 같아 확인하기 무서워서 가채점도 안했어 작년의 나와는 정말 달라졌지만 내 목표에는 하나도 미치지 못한 과정과 결과가 충격적이야 처음으로 집중하고 도전하고 노력한건데 너무 큰 기대를 가져서인지 말도 안되게 덤덤하고 내 모든게 죽은 거 같아 다시 도전할 힘도 없고 그렇다고 내 1년의 결과를 마주할 자신도 없어 애매하게 노력하고 멘탈은 약해서 정신과까지 다니며 고통이란 고통은 다 받아서 다시는 그걸 느끼고 싶지 않으면서도 한번 더 해야할지 혼란스럽다 너무 목표가 확실해서 꼭 이루고 싶긴한데 그동안 버틸 수 있을까 그리고 곧 성적표 나오는데 내가 그걸 감당하고 살아있을 수 있을까?
5 이름없음 2023/11/21 00:46:28 ID : zQmpSGlfSHC
>>4 그래도 너가 공부를 함으로서 얻은 것도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해. 잃은 것만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작년의 너와 달라졌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발전한 거잖아 너는. 더 발전해나갔으니 앞으로의 기회도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해. 분명 기대치만큼 되지 않는 일들도 있을 거야. 그렇지만 너가 여태껏 한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해. 일단 마음을 좀 편하게 가졌으면 좋겠어. 좋아하는 활동 같은 거나 노래 같은 거 있으면 틀어놓고 좋아하는 것 있으면 먹고 그렇게 해봐.
6 이름없음 2023/11/21 05:56:56 ID : A1zRDxWo7xS
스레주 가정 환경을 내가 자세히 아는 건 아니지만, 적은 내용만 봐도 숨이 막히고 답답해지네... 거기에서 안 죽고 버텨서 살아남은 것만 해도 너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런 끔찍한 상황에 네가 놓여있어야 했다는 게 너무 화가 나...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숨이 막혔을까. 사실 세상 일이 마음대로 안 되는 건 너무너무 당연한 일이야. 실패는 인간의 삶에 있어서 떼어놓을 수 없는 거거든. 그런데 어떤 사람은 단 한 번의 실패가 너무나도 뼈 아프고 다시 일어서기가 힘들어. 그건 그 사람이 지쳐있어서 그런 거야. 네가 너무 지치고 힘들어 보여서 마음이 쓰여. 수능을 보는 건 진짜 진짜 대단한 일이야. 노력하는 게 멋진 일이다, 이런 걸 말하려는 게 아니야... 솔직히 너무 비인간적이잖아. 수능이라는 거. 그게 너라는 사람을 평가할 수 있을까? 평가원은 줄세우기 하려고 문제를 만드는 거야. 인생을 사는데 아무 쓸모도 없는 지식을 머릿속에 억지로 우겨넣게 해. 그리고 말도 안 되는 난이도로 문제를 만들어. 분별력이 있어야 하거든. 그런 시스템에 맞춘다는 건 대단한 거야. 그러니까 너 자신을 충분히 대견하게 생각해도 돼. 그리고 수능 망쳤다고 네가 모자란 게 아니라는 것만 알아줘. 비정상적인 건 네가 아니야. 수고했어. 진짜 고생했어. 난 진짜 수능이 싫어. 왜 우리나라 학생들, 재수생들이 이런 말도 안 되는 경쟁으로 자괴감을 느끼고 자기 자신을 쓸모 없다고 느끼고 괴로워하고 슬퍼해야 하는 건지 하나도 모르겠어. 수능은 상위 등급에 드는 소수의 학생들을 제외하고 전부 패배자로 만들어버리는 쓰레기 시스템이야. 그러니까 진짜 마음 쓰지 마.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너 자신을 탓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줘... 그럼 내 마음이 편할 거 같아. 결과가 잘 나와서 원하는 대학에 갈수도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서 다시 한 번 도전할 수도 있겠지. 아니면 다른 길을 찾아볼 수도 있겠고. 어떤 선택이든 다 좋아. 그런데 입시에 다시 도전하는 건 좋은데 배수진은 치지 마. 인생을 수능에 걸지 말아줘. 수능을 잘 보고 대학에 잘 들어가고 좋은 직장에 들어간다는 계획이 있다고 해보자. 그렇게 하면 인생이 행복해질 거라는 보장이 있나? 계획이 아무 문제 없이 이뤄질 거라는 보장이 있나? 없어. 세상은 변수 투성이라서 삐끗하면 어그러지는 게 계획이고, 계획이 이뤄진다고 해도 다른 문제가 생기는 게 인생이야. 나는 스레주가 좀 쉬었으면 좋겠어... 성인이 되고나서야 힘든 마음을 돌아보기 시작했는데, 곧바로 재수까지 했으니 얼마나 멘탈이 너덜너덜하겠어... 음... 너무 의식의 흐름대로 적었는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실패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거라는 거야. 이 세상은 실패자를 만들어야만 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어. 사실 스레주에게는 능력이 있어. 아니, 사실 없을 수도 있어. 근데 알빠야? 나는 스레주가 능력이 있든 없든 상관 없이 행복하길 바라. 그게 맞다고 생각해. 원하는 꿈을 포기하라는 게 아니야. 근데 급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는 거지. 천천히 이뤄도 괜찮아, 꿈은. 요즘 사회초년생 평균 나이가 30살인 거 알아? 내가 아는 언니는 30살에 대학 편입해서 들어오고 그랬어. 대학 입학 지금밖에 못 하는 거 아니야. 그것보다는 스스로의 삶을 먼저 단단하게 만드는 게 중요해. 지금 스레주의 삶은 단단하지가 않은 것 같아. 위태로워 보여. 재수해서 또 실패하면 큰 좌절에 휩싸일 것 같다. 버틸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그런 마음 상태라면 내년이 너무 힘겨울 거야. 스레주 상황이 어떨지 모르겠는데, 일단 쉬면서 다른 일도 좀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 뭐든 좋아. 알바를 해도 좋고 하고 싶었던 일을 해도 좋고, 그것도 별로면 아무 것도 안 해도 돼. 그리고 마음을 잘 가다듬었으면 해. 살아가면서 개인에게 가장 필요한 지식은 수학도 영어도 아니야. 지금 스레주처럼 마음이 괴로운 상태에 빠졌을 때 벗어나는 방법을 아는 거... 그게 가장 필요한 지식이지.
7 이름없음 2023/11/21 06:10:49 ID : A1zRDxWo7xS
책 많이 읽고 사람들이랑 대화도 많이 하면서 답을 찾아야 해. 내가 왜 이렇게 힘든 건지 알아내고 대처방법을 마련하자. 병원에 계속 다녀보는 것도 좋을 거야. 나는 법륜 스님 즉문즉설을 유튜브로 자주 봤어. 도움 되는 말이 많았어. 실패자가 된 것 같고 끔찍한 기분이 드는 건 스레주가 무능하기 때문이 아니야. 그냥 세상이 이 모양 이 꼴이라 그런 거야. 지금이라면 도전할 수 있겠다, 도전해서 실패하더라도 내 인생 포기 안 하고 계속 살 것 같다... 그런 마음이 들 때 도전해. 살아있는 건 죄가 아니야. 그리고 살아있다고 해서 뭔가 대단한 걸 이뤄내야 한다는 건 오만이고 착각이야. 나도 오랜 시간 동안 도전하고 있는 게 있어. 인생이 너무 긴데 아무 것도 안 하고 있기는 심심할 것 같더라고.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간절해지더라. 근데 실패하더라도 괜찮아. 난 그렇게 대단한 인간이 아니라는 걸 받아들였어. 그렇기 때문에 끝내 실패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어. 언제나 그런 가능성을 생각하고 마음을 편히 먹으려고 노력해. 노력한다는 말의 의미는 여전히 잘 안 된다는 거야. 잘 하고 싶고, 실패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절망스럽고 슬픈게 사람 마음이지. 그게 당연한 거지. 그래도 의연하게 살려고 노력해야 돼. 세상이 날 용서 안 해도 나는 날 용서해 줘야 돼.
8 이름없음 2023/11/21 06:21:13 ID : A1zRDxWo7xS
왜 용서해줘야 하냐면 ... 난 짱이니까. 그리고 스레주 너도 짱이야.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게 돼. 반대로 생각하면 반대로 되는 거고. 앞으로 너 자신을 짱이라고 생각하고 지냈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은 존나 살기 힘들고 세상은 뭣같은 게 맞아. 환경 탓 많이 많이 해. 근데 바꿀 수 없다고 한탄하는 게 아니라 바꾸자고 생각하면 돼. 이미 지나버린 과거라서 바꿀 수 없다면 현재에 영향을 안 끼칠 방법을 찾아보고, 내 능력으로 바꿀 수 없는 일이라면 이렇게 비슷한 고민으로 힘들어하는 애들한테 말이라도 한 마디 적어주는 거야. 나처럼. 공감 못 하는 경우도 있을지도 모르지만 공감하고 조금이라도 위안 받을지도 모르잖아. 그러다 보면 나 자신도 위안을 받게 되더라고. 그래도 너는 환경 탓 안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 보여서 멋있다. 괜찮을 거야, 스레주. 정말로. 푹 쉬고 맛있는 거 많이 먹어. 정말 고생했어. 수능도 그렇고 지금까지 산 것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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