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취미는 살아 있기, 특기는 고요하기 °.+:。*🍀 (393)
2.. (651)
3.야구 보는 사람 특) 성격 이상함 (299)
4.죽을 때까지 살아갈 생각이다 (426)
5.It doesn't take a killer to murder (116)
6.만두로 2행시 해본다 🥟 (402)
7.토마토 홀로서기 (381)
8.승리가 비현실적이라면 현실로부터 도피하기 (143)
9.살민 살아진다 (625)
10.난입x 6 (795)
11.daisuki♡diary (290)
12.수능까지 169일 (86)
13.꿈을 좇는 무리들의 (129)
14.다시 일기를 쓰자 (77)
15.🌱 온몸으로 온몸으로 혼자의 시간을 다 견디고 나서야 (702)
16.아무튼 살아가는 중 (924)
17.어쩌고저쩌고 4판 (965)
18.추구미도달스레 (84)
19.성하(盛夏)의 6월 🌊🌹 (136)
20.의미가 심장함. (238)
내 나이 서른하나.
용도 지렁이도 이도 저도 아니게 된 정신병원 간호사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모든 방학의 마지막 날을 부모님 기억에도 없는 일로 텅 빈 일기장을 채우는데 허비하곤 했던 No계획 No근성 꼬맹이었고, 개 버릇 남 못 준다고 여전히 뭐든 저지르고 보며 내일의 나를 희생하는 어른(?)이 되었다.
저렇게 매사에 대강대강 살았던 탓에 어중간한 성적으로 천상계 학과와는 이별을 하고 간호사가 되어, 그 업보를 톡톡히 받고 있는 중이다.
(간호사라는 직업이 싫다기 보다 간호사 특유의 포지션이 내가 간호사였는지 교도관이었는지, 혹은 유치원 선생님이었는지를 잊게 만들곤 한다)
더 큰 이유는 필자의 욕망으로 가득 참과 동시에 빙빙 꼬인 내면을 가족과 지인에게 차마 보여줄 수 없기에... 익명을 빌어 "나"라는 인간을 빙자한 짐승의 발자취를 남겨본다.
이어질 일기는 어느 우울하고 무기력한 날, 엉뚱한 곳으로 뻗쳐 나가는 욕망과 쓸데없는 헛짓거리를 보며 끅끅 대고 필자를 비웃거나 자기 반성을 위한 도구이기도 하다.
공부 흔적도 남겨 나를 칭찬할 겸, 일기를 써 꾸준함을 유지하는 습관을 만들 겸, 나이를 먹으며 퇴화해가는 기억력에 대비해 지금부터 일기 시작한다.
일기를 읽고 궁금한 점이 있는 분들 질문 달달히 받는다.
말 나온 김에 지금부터 일기 쓴다.
내가 굳이 나 자신을 욕망 그득한 인간형으로 묘사하는 이유는 내 성격 탓이다.
갖고 싶은 건 꼭 가져야 하고 나보다 잘난 사람 못 참아서 꼭 따라 잡아야 하는 통에 지금은 피아노, 노래, 그림, 운동 실력은 칭찬을 받고 사는 편이다.
하긴 피아노 반주자 교체됐다고 하루에 몇 시간 씩 피아노 연습을 하고 나보다 친구가 노래 더 잘 하는 거 같아서 미친 듯이 노래 연습을 해대는 등 거의 집착을 방불케 하는 수준이니...
하지만 편식이 너무 심해 관심 없는 영역에서는 승부욕이고 뭐고 무참하게 놔 버린다.
그래서 대학 가기 전까지 평생 떠올려본 적도 없던 간호과를 졸업한 내 학점은 4.5점 만점 중 2.9점이 되었다.
고3 때 내신을 평균 95점 내외를 받아 온 사람이 받을 학점은 아닐 것이다.
사실 내가 간호과를 들어가서 공부를 놓은 이유는 그것이 나에게 엄청난 "추락"이었기 때문이다.
체대를 준비하는 동안 소위 말하는 SKY만 꿈꿔왔던 내가 발목에 치명상을 입고 체육을 그만두게 되며
새로 연을 맺게 된 남부지방의 간호과는(심지어 원해서 쓴 것도 아니다) 나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것이 아닐 수 없었다.
이후 내게 쏟아진 것은 지들끼리 자가증식하는 과제와 퀴즈, 꼭 하루씩은 과제 때문에 밤새워 하는 실습, 취업 압박이었다.
취업했으면 끝날 줄 알았지, 하지만 현실은 어림도 없다.
업무와 절차에 대한 원칙과 현실과의 거대한 괴리감은 나에게 자괴감을, 병원상의 행정적인 미흡함은 수치를 안겨주었다.
짧게 설명하자면,
전자 : 간호사가 의사 아이디 비번 도용해서 대리 처방은 기본에, 환자 발작해서 밤에 전화하면 왜 카톡으로 보고 안하냐고 지랄하는 의사도 있다.
후자 : 새벽에 환자 상태 안 좋아서 응급실 보내야 하는데 119에게 우리 병원은 당직의가 상주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야 하는 상황이나
2층에서 뛰어내려 허리가 심하게 다쳤을지도 모르는 환자를 사건과 연루될 수 있다며 119를 못 부르게 하는 부장 성화에 못 이겨 코딱지만한 레이에 태워 보낸 상황이 되겠다.
본인은 4년차인데 그 시간 동안 일을 하며 든 생각은, 말 그대로 "내가 이따위 치닥거리까지 하기 싫다"였다.
그래서 지금은 의사 혹은 수의사가 되기 위해 집을 나와 일과 병행하며 독학으로 수능 준비 중이다.
사실 이전부터 조금씩 준비 하고는 있었지만 나이도 있고 일과 병행하는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내가 해낼 수 있긴 한가.. 하다보면 되겠지" 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깔짝대기만 했다.
하지만 4년치의 유쾌하지만은 않은 경험치가 쌓여가며 의사/수의사에 대한 소망이 절실해지는 요즘이다.
ps) 혹시라도 이 글을 어린 학생분이 읽게 된다면 본인의 인생은 스스로 정하고 오로지 그것만을 위해 살길 바랍니다.
남이 내 인생을 대신 살아주지 않으며 타인에 의해 결정된 인생을 살아가는 데 낭비한 시간은 다시 되돌아 오지 않습니다.
"결정된 인생"에서 벗어나려고 해도 추가적인 시간이 더 필요하며 그만큼의 시간은 본인의 삶에서 희생하는 것이지 본인의 인생을 결정지은 사람이 책임질 방법은 없어요.
🌡욕망 check🌡
지방을 불태웠는가 ❌️
제 시간에 일어났는가 ❌️
공부는 좀 했는가 ✔️
식단은 건강히/소박하게 챙겼는가 ❌️
욕망지수 ❄️ 1/5
⚠️ 아침에 자야하는데 동료간호사랑 얘기하다 잠을 너무 늦게 잤다. 거기에 베라 아이스크림 원샷 한 건 덤.
늦게 잤으니 제때 일어나서 운동은 개뿔이 식단도 감자가 아니라 분식집 가서 김치찌개 먹었다.
공부도 슬슬 연계지문 총정리 했는데 아직까지 수학 편식이 심해서 좀 걱정...
저 네개중에 하나만 한 게 사람새낀가요...?
환자가 외출갔다가 시계를 하나 사왔다.
3000만원 짜리라고 하지만 전혀 그 무게를 담고 있지 못한 시계이다.
그 환자랑 같이 어울려 다니는 꼬마환자는 역시 형이라며,
부러움에 가득찬 얼굴로 간호사실에까지 자랑(?)을 하러 온다.
10대 중반인, 앳된 티를 채 벗지 못한 그 아이는 스스로 돈을 벌어 고가의 금액을 소비해 본 적이 없기에, 시계의 실제적인 가치가 본인이 믿고 있는 가치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듯 하다.
간호사들은 이미 그 시계가 모조품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필자는 직업 특성 상 거짓말이든 망상이든 사실과는 다른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을 남들보다 훨씬 자주 대면한다.
그래서 저러한 일화는 정신병동 간호사들에게 소소한 웃음거리일 뿐, 배신감이라던가 분노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여기서 "거짓말쟁이" 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첫째, 정말로 남들이 같은 시간과 장소에서 인지할 수 없는 현상이 본인의 오감에는 현실로서 작용하는 부류.
둘째, 타인에게 본인을 우월한 인간으로 각인시키기 위해 고의적인 과대포장을 하는 부류.
두 부류 모두 병원 내에서 마주치거나 단발성의 거짓말로 이야기가 끝난다면 괜찮지만 필자가 가장 골치 아파 하는 경우는 상대방의 말에 조금이라도 타당한 의문을 제기하면 불같이 화를 내는 상황이다.
전자처럼 정말로 현실 감각이 없어 스스로 생활하기 조차 힘든 환자들이야 마땅히 치료진으로부터 보살핌을 받아야 할 대상이므로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환자의 망상이 업무를 심하게 방해하거나 폭력성을 보이는 경우 조치를 취하기도 한다. 이러한 조치와 약물을 통해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는 환자의 행동이나 망상적 사고를 관리할 수 있다.
만약 상습적인 거짓말쟁이가 병원 밖에서 생활하는데다 망상과 비뚤어진 자의식과 함께 고의성을 띠고 있다면 그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일기가 너무 길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필자가 직접 목격했던 사례와 그에 대한 고찰은 다음 스레로 남겨두겠다.
역시나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지옥의 퐁당근무를 마치고 무려 7일 뒤에 다시 돌아온 일기장이다.
예전에 타로카드 점을 교환하던 언니 한 명이 있었다.
그 언니가 좋아하던 사람과 얽힌 일에 대한 언니의 주장과 함께 필자가 자주 들었던 말을 정리 해보자면
1. 본인은 기억이 없는데 10년쯤 전에 그 남자와 한 것 같다
2. 연락, 대화, 데이트는 하지 않지만 그 남자가 여행을 가자고 권했으며 결혼하자 했다.
3. 농구선수가 본인에게 꽂혀서 쳐다보는 것 같다(동영상을 봤으나 선수들은 작전타임 가지고 경기 하기 바빴음)
4. 대학 때 학생회장이 본인을 위해 파티를 열어 선물을 돌리고 본인에게 공개고백을 했다
저런 이야기들을 들었을 때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몰랐다.
끊임없는 의심이 들었지만 근거가 없는 말은 아니겠지, 라는 생각으로
진지하게 이야기를 들어주며 최대한 믿어보려 했다.
한 번은 그 언니가 연락을 하게 되었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는데,
뭣 때문이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그 언니와 이야기 하면서
추궁 아닌 추궁을 한 것 같다.
그제서야 그 언니는 본인이 나에게 거짓말 했다는 것을 실토했고 사과까지 했기 때문에
더 이상 그 언니에 대해서 추궁하는 짓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며칠 뒤 언니에게 고양이 키우면 보여줄 수 있냐고 했을 때
언니가 고양이는 키우고 있지 않다는 말에 그제서야 신뢰가 처참히 깨졌다.
왜냐하면 몇 달 전 그 언니는 답장이 늦은 것에 대해
키우던 고양이가 모래를 쏟아서 늦었다고 변명했기 때문.
그 언니에게는 적잖은 실망감이 들었다.
서로 점을 교환하면서 상담자와 내담자의 역할을 오가며 나눴던 이야기와 그 시간들이,
잘 믿기지는 않았어도 나에게는 현실로 받아들이려 했던 그 상황들이
전부 다 거짓일 수 있다는 점이 배신감을 들게 했다.
사실 병적인 내용도 많이 들어가 있어 신경정신과 내원을 권유하고 싶지만
더 이상 그 당시의 나에게는 그런 권유를 할 만한 의리는 남지 않았다.
또 다른 사람 한 분도 나보다 언니인 사람.
이 분은 본인을 모델 겸 배우라고 소개를 했다.
모델로서 활동은 짧게라도 했던 것 같으나
배우로서 활동한 것은 없어보인다.
자세히는 말하지 않겠으나 본인이 배우로서 활동이 없는 이유를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억울하게 괴롭힘을 당해서' 인데
필자는 당사자의 말을 들어보긴 했지만 당사자의 과실도 없다고는 못하겠다.
물론 괴롭히는 사람들이 더 나쁘긴 하지만..
그렇다고 이 언니를 무지성 쉴드를 쳐 줄 수 없던 것이
연기 실력이 너무 처참했다....
게다가 그 언니의 이야기에 신빙성이 많이 없다는 것을 지적하자
공통으로 친하던 오빠에게 손목을 긋고는 필자 때문이라며 사진 찍어서 보내질 않나,
본인의 주장에 조금이라도 의문을 가지면 그 사람을 무서운 사람 내지는 예비 살인마로 낙인 찍곤 한다.
필자는 망상장애 환자를 마주하는 것이 일상임에도 불구하고
위 두 가지 일로 거짓말이라는 것에는 치를 떨게 됐다.
처음에는 둘다 망상 섞인 거짓말이니 조금이라도 측은함을 느끼기는 했으나
전자의 사례 같은 경우에는 본인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필자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거짓말을 하고 다닌 점에서 굉장히 화가 났다.
굵직한 내용은 정말로 그렇게 믿고 있는 듯 하지만 말이다.
흔히들 거짓말에서 그 사람의 열등감이 드러난다고 한다.
이 두 사람은 사람과의 관계나 타인의 시선에 본인의 자아를 온전히 맡겨두고 있는 듯 하다.
그래서인지 외모에 과한 집착을 하며 다른 사람들보다 본인이 우월하다는 어필을 자주 한다.
필자도 저 두 사람에게 쌓인 것이 있던지라 상당히 부정적으로 쓰여있지만
아마 누구보다 본인이 가장 힘들 것이다.
본인 스스로 현실을 그려나가기 위해 물감을 아무리 덧바른다 해도
그것이 허상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닫는 날이 분명히 있을 것이며
받아들이고 현실을 직시하는 것은 본인의 몫이다.
하지만 받아들이지 못했을 경우,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에 짓눌려
본인을 포장하는 행동을 반복한다는 것은
타인에게는 허세, 본인에게는 학대에 지나지 않는다.
필자에게는 저 굴레를 일종의 방어기제로 여기고 불쌍히 여겨야 하는지,
단순히 남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우월감을 느끼고싶어하는 관종으로 봐야하는지,
그리고 이 사람들의 헛된 말을 수용해야하는지,
아니면 망상이 강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지적을 해야하는건지
이러한 모호함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대응을 찾는 것이 숙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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