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7/11/04 20:48:08 ID : Clu5XunyK1y 0
제목을 뭐라고 써야할 지 모르겠다 내가 이 스레를 세운 이유가 정말 볼 것 없고 하찮은 나만의 넋두리인데 모든 주제 중 그나마 가장 여기가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왔어 흔히들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치유 효과가 있다고들 하니까 언제고 어디든 털어놓고 싶은 마음 뿐이라 일기장을 사봤지만 금방 누구에게 들킬까 싶어서 한참을 고민하고 고민했어 그러다 익명 사이트라면 괜찮으리라 생각했고 몇 년 만에 스레딕에 다시 왔네 아무도 내가 누군지 모를 거란 생각에서 오는 안정감이 오랜만이라 그게 그나마 기쁘다 아래로는 그저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 날 괴롭히는 나의 이야기들 침울하고 더러울 뿐인 것들... 그저 말하고 싶었을 뿐이니 너희들은 보지 않아도 상관 없어 여기까지가 혹시나 여길 볼 누군가를 위해 남겨둔 첫 스레
2 이름없음 2017/11/04 21:07:25 ID : Clu5XunyK1y 0
어디부터 말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나는 어릴 적부터 엄마한테 항상 맞고 살아왔다 가정폭력이 아니라 그냥 혼나면서 매 맞는 거... 특히 오빠를 귀찮게 하면 맞았고 또 그냥 많이 맞았던 것 같다 우리 엄만 육아에 서투르고 너무 속에 불이 많은 사람이라 나한테 그리 좋은 엄마는 아녔다 맞는 게 무서워서 회초리를 숨겼고 너무 무서워서 거짓말을 했어 아마 그 때부터 시작일 거다 내가 가진 가장 나쁜 습관 중 하나인 거짓말은
3 이름없음 2017/11/04 21:09:46 ID : Clu5XunyK1y 0
지금 생각하면 어릴 적의 나는 정말 구제불능이었으므로 많이 이상하진 않다 그치만 그 기억들과 경험은 나한테 흉으로 남았어 학습된 폭력은 이다지도 무섭다 마음은 엄마한테 대드는게 상상이 가는데 막상 앞에 있으면 화내는 얼굴 어조 목소리 그리고 결론적으로 맞을까봐 두려워서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 하고 그저 꿀먹은 벙어리가 된다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입을 못 열겠어 맞고 맞는 아픔이 두렵다 난 아픈 게 무서워
4 이름없음 2017/11/04 21:13:06 ID : FcskmlfO3Dx 0
나는 아빠한테 많이 혼나면서 살아왔어 내가 조금만 실수해도 표정이 굳으면서 인상을 쓰는데 지금도 그게 너무 무서워
5 이름없음 2017/11/04 21:13:41 ID : Clu5XunyK1y 0
두서없이 글이 새는 느낌인데 뭐 상관 없나 초2인가 초3때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아빠가 친구 보증을 서줬다가 사채에 쫓기게 됐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우리 집은 아파트에서 살았는데 빌라로 옮겨갔고 이후에는 이모 댁에 신세지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가난해졌다 가세가 기울었다... 부모님은 우리한테 그런 티를 내지 않으려 애썼지만 어린 나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것 같아 집이 힘들다는 거... 그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사채업자한테 자꾸 쫓기니까 아빠는 엄마랑 우리라도 지키려고 서류 상 결국 이혼을 했다 몇 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이혼인 상태이다 나는 아빠가 있지만 여타 어느 서류에도 아빠 이름을 기입하지 못 한다 사실 그건 상관 없다
6 이름없음 2017/11/04 21:19:05 ID : Clu5XunyK1y 0
초등학교 때의 나는 잘 씻고 다니는 아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왕따를 당했으나...... 본인은 전혀 자각하지 못한 점이 아이러니했다 사실 초등학교를 어떻게 지냈는지 기억에 남아있지 않지만 아이들이 날 호의적으로 대하지 않은 것 정도는 기억하고 있다 근데 정말 우습게도 난 자각이 없었으므로 초등학교 때에는 상처받지 않았다 정말로.. 가끔씩 나한테 막말하고 주먹을 드는 남자애들이 있었는데 왠지 엄마가 아니라면 크게 두렵지 않았다 그러다 6학년 때쯤 사촌에게서 빌린 멜로디언을 가져오기 위해 학교를 다녀와야 했는데 일찍 다녀오고 싶어서 롤러스케이트를 탔다 우리 학교는 오르막에 지은 거라 경사가 무지 심했고 내려오다 사고가 났다 차를 피하려고 옆으로 꺾었다가 간판이랑 부딪혔고 그대로 몇 바퀴 구르고 쓸렸다... 내 팔꿈치랑 양 무릎에선 피가 철철 났고 소음에 나오신 가게 주인 분이 얼른 물로 안으로 데려와 상처 부위를 씻겨주시면서 엄마한테 전화하라고 했으나 난 싫다고 했다 무서워서 싫다고 엄마한테 혼날 거라고...
7 이름없음 2017/11/04 21:23:11 ID : Clu5XunyK1y 0
지금 생각하면 정말 우습다 왜냐면 그 때의 나는 혼날 거란 두려움 때문에 고통을 못 느꼈었다 엉엉 울면서 싫다고 했다 엄마한테 혼날까봐 맞을까봐 너무 무서웠다... 어떻게 엄마랑 연결이 되서 병원에 갔는데 마찰열 때문에 양 무릎의 살이 전부 없어진 1도 화상을 진단 받았다 큰 일은 아니었다 별로... 그치만 화상은 보험도 잘 안 되서 그냥 돈이 나갔는데 난 그게 너무 미안했다 지금도 미안하다 사실 다치지 말 걸 롤러스케이트 타지 말 걸
8 이름없음 2017/11/04 21:25:49 ID : FcskmlfO3Dx 0
부모님이 어떻게 혼내셨어? 글 읽어보니까 심하게 때리는 편이야?
9 이름없음 2017/11/04 21:30:05 ID : Clu5XunyK1y 0
중학교 때에 나는 정말 본격적인 왕따를 당했다 이유도 어처구니 없었다 1학년 반 2학기 내내 일진이라 불리는 그룹에게 놀림 받고 그 애가 아니더라도 날 엄청 싫어하는 애가 있었는데 나랑 짝꿍이 되자마자 질겁했다 내가 그 때 버틴 건 학기 초에 사귄 친구들이 계속 계속 내 곁에 있어준 덕이겠지 연락은 끊겼지만 언제든 감사하고 있다 언젠가 고맙다고 전할 수 있었으면 해 2학년 때 짝꿍과 나쁜 일이 있었다 날 엄청 싫어하는 아이랑 같은 반이 되어서 자리도 앞이었다 짝꿍과 나쁜 일이 벌어지고 난 이후 짝꿍은 날 싫어하는 애와 둘이서 대놓고 내 욕을 하기 시작했다 물론 면전에선 아녔지만... 티가 나고 눈치챌 수 있을 정도의 괴롭힘이었다 가령 둘이 무슨 말을 하며 날 보다가 킥킥 웃는다던가 하는 거... 되돌이켜보면 진짜 유치하네 이런 기억 때문에 사람을 사귀는 게 점점 두려워졌다 사람들의 시선이 여전히 신경 쓰인다 앞으로도 영원히 이럴 거야 누군가 계속 날 흉보고 싫어하고 미워할 것 같다 이상하게 입고 나가면 이상하다고 씹고 살이 찌면 살이 쪘다고 씹고... 점점 변화하기가 두려워진다 내가 변한 만큼 누군가 날 욕하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니라고 되뇌여보지만 인생에서 떨쳐낼 수가 없는 게 사실이라 엄청 피곤하고 엄청 슬프다 난 왜 항상 이 모양일까 나도 잘 지내고 싶다 너무 피곤해
10 이름없음 2017/11/04 21:32:44 ID : Clu5XunyK1y 0
성인이 되어서 회고해보면 어린아이가 감당할 수 있을 정도는 아녔다고 생각해 파리채도 그렇고 집 안의 가느다랗게 긴 건 언제나 매로 쓰는 도구였으니까... 내가 당신 기준으로 잘못하면 언성을 높이면서 스스로 매를 들고 오게 시킨 다음 항상 종아리를 열 대 정도 때렸던 것 같아. 말했다시피 이젠 기억이 흐릿해서 그보다 적을 수도 혹은 많을 수도 있고.
11 이름없음 2017/11/04 21:34:11 ID : FcskmlfO3Dx 0
나는 이렇게 생각해 누군가를 괴롭히는 이유는 자신이 못나보이기 때문에 만만해 보이는 사람을 괴롭히면서 자신을 높이려는 사람이라고, 내가 겪어보니까 남을 깍아내리면서 자신이 올라가고싶은 그런 사람들은 그냥 무시하는게 좋더라
12 이름없음 2017/11/04 21:36:26 ID : FcskmlfO3Dx 0
나는 대걸레가 휘어질정도로 맞아본적있어 기본적으로 20대는 넘어가지
13 이름없음 2017/11/04 21:43:45 ID : Clu5XunyK1y 0
맞는 거라고 하니까 생각난 건데 중학교 3학년 때쯤인가 있었던 일이다 엄마랑 별로 좋지 않은 주제로 통화를 하며 혼을 나다 끊을 때쯤 옆에서 횡단보도를 같이 기다리던 옆 고등학교 여학생이 이유를 알 수 없이 씨발년 하고 욕을 했다 대화가 끝난 나는 그냥 전화를 끊었다 나는 횡단보도를 건넜고 집에 가려는데 엄마한테 다시 전화가 왔고 받았더니 지금 전화 끊기 전에 자기보고 씨발년이냐고 했냐고 그랬다 나는.... 아니라고 했다 아니었으니까 옆에 있던 사람이 그런 거라고 내가 그런 거 아니라고... 그치만 엄마는 자기가 내 목소리도 못 알아들을 줄 알았냐고 집에 와서 보자고 하셨고 나는 집에 돌아가는 길이 흡사 지옥 같았다 울면서 오빠한테 전화해서 이런 일이 있었는데 안 그랬다고 오빠가 엄마한테 이야기 좀 해달라고 사정했으나 오빠는 타 지방에서 기숙사를 살던 고등학생이라 별 도움이 되어주진 못 했고 집에 안 들어갈 수 없었던 나는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배를 차이고 혼나다 뺨도 맞았다 아마 그 날 엄마한테 별로 좋지 않은 일이 있었던 것 같아 하지만 그 때의 기억은...... 다시 떠올려도 괴로워 우리 엄마는 항상 그런다 왜 날 못 믿냐고 그러면 이걸 누가 만들었는 지 생각해보라고 다 나 때문이란 식으로 말을 해 난 확실히 거짓말을 많이 했고 많이 들켰고 많이 혼났다 한 때는 정말 내가 다 잘못한 것처럼 느껴졌지만 이제는 의문이야 내가 거짓말을 하기 시작한 건 맞았던 기억 때문인데 그럼 대체 누가 지금까지 이어진 이 긴 신용의 문제에서 먼저 잘못한 걸까...
14 이름없음 2017/11/04 21:48:46 ID : Clu5XunyK1y 0
나도 그렇게 생각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보는데 잘 안 되네... 그래도 상태 좋을 때는 그렇게 넘길 수 있더라 무시하고 넘어가는 것도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더라
15 이름없음 2017/11/04 21:50:29 ID : Clu5XunyK1y 0
많이 아팠겠네 난 폭력은 아이교육에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분명 불필요할 거라고 여기는데... 네가 나한테 뭘 바라는지 모르겠어 싸가지 없고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면 욕해도 괜찮은 말인데 난 그냥 이런저런 내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을 뿐이지 내가 더 맞았느니 네가 더 맞았느니 하면서 서로를 짓뭉개는 불행배틀 하고 싶은 게 아니야 그게 얼마나 의미가 없는데
16 이름없음 2017/11/04 21:50:54 ID : FcskmlfO3Dx 0
나도 맞는거 하니까 생각난건데 우리아빠는 항상 자신말이 옳고 자신의 말에 따라야한다고 생각했어 나도 무서우니까 그냥 맞쳐줬지 어느날 너무 억울해서 내말을 터놓은 적이 있었는데 쌍싸대기를 맞고 발로 차더라 이때 진짜 공포였어 다른사람이 보면 학대아니냐도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많이 좋아졌으니 걱정하지말고
17 이름없음 2017/11/04 21:53:18 ID : FcskmlfO3Dx 0
맞아 진짜 의미없는 일이지 나도 불행배틀하고싶은거 아니야
18 이름없음 2017/11/04 21:53:58 ID : FcskmlfO3Dx 0
지금도 어머니 많이 무서워해?
19 이름없음 2017/11/04 21:57:45 ID : Clu5XunyK1y 0
그렇다면 지레짐작해서 미안 이런 이야기 터놓을 때마다 항상 상대방이 그런거 별 거 아니라는 식으로 말할 때가 많아서 일반화 해버렸어... 응 아직도 무서워해 많이까진 모르겠지만 무섭긴 무서워 그치만 의외로 엄마랑 내 관계는 겉보기엔 나쁘지 않다 그게 제일 웃기지
20 이름없음 2017/11/04 22:09:30 ID : FcskmlfO3Dx 0
내가 그런 말을 한것은 나도 비슷한 일을 겪어봤으니까 물어본거야 뭔가 내 상황이랑 비슷한거같아
21 이름없음 2017/11/05 16:22:53 ID : xO3yHwq7wMk 0
그러게. 너도 아빠랑 겉보기엔 사이가 좋아?
22 이름없음 2017/11/05 16:27:50 ID : xO3yHwq7wMk 0
오랜만에 꽤 푹 잤다. 어디까지 말했더라.... 중학교 때 일화도 그리 생각나지 않네 고등학교는 나름 평탄히 지낸 것 같다 날 죽도록 싫어하는 애 둘이랑 떨어진 고등학교에 배치 됐거든 1학년도 2학년도 그냥 그렇게 지냈다 아니 사실 2학년 땐 정말 편하게 지냈어 우리 반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중학교 때 날 왕따시키며 괴롭히던 애랑 같은 반이 됐는데 걔는 날 너무 당연하게 대했다 더이상 괴롭히지도 않고 스스럼 없이 인사도 걸고 나는 걔 볼 때마다 무서웠는데
23 이름없음 2017/11/06 01:09:45 ID : i07gnU5fe4Z 0
레주 글 읽고 나니까 내 10살때 생각나네.. 너무 매일매일.. 일상이 아빠 엄마 형에게 두들겨 맞는거라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높은곳에서 뛰어 내려서 죽어버릴까? 하고말야.. 나중에 형이 군대가기 전까지 상황이 바뀌지 않아서 난 성인되자마자 바로 자취를 시작하고 지금도 계속 혼자살아.. 가끔 내자신이 대단하다고 느끼는게.. 그런 생활을 버텼는데 지금 내 정신이 멀쩡하다는게 가끔놀라워.. 막연한 소리는 못하겠지만..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말, 그거 좀 맞는거 같기도 하더라.. 뭐 물론 예전일의 상처까진 깨끗하게 치유되는건 절대 아니더라..다만 조금씩 잊혀질 뿐. 난 아직까지 어릴때 집에서 인상쓰고 있으면(무표정) 맞았기 때문에 지금도 사람들 사귈 때 무심코 나도 모르게 웃어버려. 정말.. 정말 토할 것 같아 내자신이 말야. 암튼 힘내라 이 소리밖엔 못하겠다.
24 이름없음 2017/11/06 16:04:38 ID : yKY7dXs8pfg 0
이 스레를 세운 계기는 이르지만 말하자면 난 항상 죽음에 시달린다 그러니까 별 이상한 말이 아니라 그냥... 나는... 서른 살 안에 스스로 죽을 것 같단 생각을 많이 해 병이 든 걸까
25 이름없음 2017/11/06 16:06:10 ID : yKY7dXs8pfg 0
그냥 문득문득 생각한다 과연 내가 어느정도까지 살까 하고 하지만 언제나 서른살을 넘지 못 해 사고 때문이 아니라 그 전에 내가 죽음을 택할 것 같아 이때까지 자해는 한 번도 해본 적 없지만 아픈 게 무서워서 그렇다 현재의 나는 아픈 게 죽는 것보다 무섭고 그걸 다행으로 여기는 수준이다 만약 내가 아픈 걸 두려워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나는 어떻게 됐을까 이 스레를 세울 수 있긴 했을까
26 이름없음 2017/11/06 16:18:18 ID : xDwJPh9h9fR 0
스레주 이야기 들으니 우리집도 꽤나 보수적이고 엄한 편이어서 나도 어렸을 때 많이 혼났고, 가족이 사업을 하기 때문에 뭐든지 과정보다는 결과가 전부였어 돌이켜보면 난 살면서 실패란 걸 거의 한 적이 없다 가풍이 그랬으니까 실패를 용납하지 않았거든 우리 부모님은 그때보다 많이 유해지셨지만 난 가끔도 부모님께서 내게 애정을 표시하실 때나 우쭈쭈 하실 때 그걸 잘 받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때 나한테 그렇게 했으면서.. 만약 더 강해지고 커진 내가 여기서 당신을 밀친다면.. 그 이상의 것을 한다면.. 하고 문득 생각하곤 해 나보다 더 끔찍한 경험을 한 스레주는 어떨지 상상이 안 가네
27 이름없음 2017/11/11 04:47:59 ID : 5aq59eFba9t 0
사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어 서른 전에 죽으리란 생각... 한동안 너무 상태가 안 좋아서 여기 들를 정도로 심적 여유가 나질 않았네 지금은 좀 괜찮아졌어... 아마도. 스레주 맞아.
28 이름없음 2017/11/12 18:25:27 ID : dCjjtdBbu4E 0
그리고 어제도 바빴다. 어디까지 이야기했더라... 고교 시절은 나름 윤택하게 잘 보냈어 부족한 것 없이... 막상 수시가 되었을 때 난 하고 싶은 것도 잘 하는 것도 없어서 고민만 하다가 이 상태론 4년제 인문대를 가도 제대로 하는 게 없겠구나 싶어서 갈 수 있고 붙은 인문대 전부 멀리 하고 2년제 전문대에 갔다 2년제라 무지 빡셌다 한 학기에 22학점 정도 들었고... 그래도 성적 관리는 나름 잘 했던 것 같네 4.0이만점이면 3.5정도는 채웠다 지금은... 다 의미 없게 됐지만 1학기를 그렇게 보내고 2학기가 시작됐고 중간고사를 마친 이후부터 내 주변이 전부 흔들렸어 가족 중 한 명이 췌장암 3기 말 판정을 받았다 고작 스무 살이었다
29 이름없음 2017/11/12 18:27:24 ID : dCjjtdBbu4E 0
난 버틸 수가 없었어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 가족에 대한 애정은 그리 크진 않았지만 이십년이나 알고 지낸 사람이 그렇게 아프리라고 생각하지 못 했어 모든 걸 손에서 놨어 주변에서 닥쳐오는 것들이 너무 힘들어서 그렇지만 시간은 흘렀고 나는 중간고사 치기 이전에 신청한 프로그램 때문에 이학년 일학기엔 실습을 다녀오게 됐다 물론 잘 될 리는 없었고 엄청 혼나고 엄청 잔소리 들었어 말도 제대로 안 통하는 나라에서
30 이름없음 2017/11/12 18:28:47 ID : dCjjtdBbu4E 0
당연히 성적은 떨어졌다 떨어지고 떨어져서 2점대가 되었다 아 나는... 나는 정말 구제불능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야 모든 걸 놓은 일학년 이학기에 받은 F가 총 합해서 네 개가 넘었다 적고보니 정말 쓰레기 같은 삶을 살았네 왜 살아있을까 나는
31 이름없음 2017/11/12 18:29:39 ID : dCjjtdBbu4E 0
요새 자꾸만 생각이 든다 죽는 게 사는 것보다 나을 거 같아 나한테 드는 돈도 아깝고 내가 앞으로 닥칠 일도 무서워 얼굴을 맞대고 하는 사람과의 대화도 오래 하면 지치고 갈 수록 어휘력은 떨어진다 가장 자신 있었던 과목이 국어였는데
32 이름없음 2017/11/12 18:31:47 ID : dCjjtdBbu4E 0
익명이라 솔직히 말하자면 자꾸.... 자꾸 죽고 싶어져 그런 충동이 최근에 심하게 들어 내년이 오기 전에 사라지고 싶어 사고사라도 하면 보험금이라도 타겠지....... 이런 생각을 막아주던 고삐가 전부 풀린 기분이야 날 좋아해주는 사람은 있겠지만 내가 없어도 잘 살 사람들이 아닐까
33 이름없음 2017/11/12 18:33:08 ID : dCjjtdBbu4E 0
말하지 않았으므로 아무도 모르는 생각이지만 어디다 이야기할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 다들 왜 그렇게 의지박약이냐고 날 쏘아붙일 것 같다 이 세상에 사람은 많지만 이런 상황에 놓인 날 이해해 줄 사람은 몇이나 될까? 형태가 없는 다정함은 싫어 가장 날 위로해주고 이해해주었으면 하는 인정받고 싶은 사람과의 대화는 오래전에 포기했다 그래 엄마
34 이름없음 2017/11/12 18:34:35 ID : dCjjtdBbu4E 0
정말... 나는 정말 망가졌다고 생각해 정신이 그나마 괜찮을 땐 병원에라도 가봐야지 싶지만 괜찮은 날이 없기 시작했다 그냥 웃고 그냥 떠들고 그냥 지내는 날들이 태반 속이 빈 껍데기가 되어가는 중이야
35 이름없음 2017/11/13 16:12:07 ID : 0k8nQpQmrcJ 0
추가. 죽자가 입버릇이 된 것 같다. 장난식으로라도 자주 말하고 있음... 조금 기록용이 된 것 같기도 하네.
36 이름없음 2017/11/14 01:00:18 ID : e2LeY8nQqZa 0
나는 자주 혼난건 아니었고 맞은 것도 아니지만, 침묵으로 나를 대하셨지. 암묵적인 본인의 룰에 나를 맞추셨어. 아직도 어머니가 무섭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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