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사실 고등학교 때부터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다 오히려 못하는 학생이었다고 해야 맞겠지 내신은 항상 4~5사이였고 아주 가끔 시험에서 2등급을 받는 과목도 있었으나 그때뿐이었다

난 공부할 때 뿐만 아니라 본인이 흥미 있는 활동이 아닌 거의 모든 활동에 전반적으로 집중을 잘 하지 못해 어릴때부터 그래왔고 지금도 특별히 다를 건 없지 심지어 다른 사람이 하는 얘기를 앞에서 들을 때조차도 집중하지 못하고 딴생각을 하는 일이 종종 있다

ADHD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닐지 몰라도 AD의 성향은 확실히 있다 그럼에도 경기권 대학에 입학할 수 있을 정도의 실기력을 키워낸건 기적이 아닐까 지금은 생각해

모든 예체능계 학생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예체능계 아이들은 공부를 잘 못하는 게 사실이다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가장 큰 것은 실기에 대한 믿음이지 공부를 그닥 열심히 하지 않아도 실기로 그만큼을 메꿀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리고 대부분이 수능이 끝난 실기철에 조금이든 크게든 후회를 하게 된다

나 역시 그런 학생들 중 하나였고 그 결과 지금은 이렇게 반수생이 되어있지 후회도 물론 했고

어째 사설이 길어서 미안하네 스레딕은 일기가 아니지만 나는 하루하루 공부하고 느낀 것을 정리하기 위해 이 스레를 세웠어 관심 없는 사람은 무시해도 좋고 흥미가 있는 사람이 있다면 지켜봐주길 바란다

아...나는 의대 목표로 반수하는데...요새 더워서 공부를 안해서 큰일이다 흑흑... 같이 100일동안 열심히 해볼래? 나 다른 스레에 있었는데 다들 덥기도 하고 왠지 풀어져버렸어ㅠㅠㅠ

으으 원래 이 시간에 스레딕 있으면 안되는데!!! 맘만 급하고 스트레스 받는다...

공부하러 갈게!

>>8 일단 관심가져줘서 고마워 이제 고작 100일 하고도 일주일이 남았다는걸 실감하네 턱없이 모자란 시간이지만 결심한 이상 같이 열심히 해보자

마음이 앞서서 스트레스받는건 나만 그런게 아닌모양이네 마음먹은대로 일이 따라주면 좋을텐데 현실은 늘 매정하지

오늘은 간단히 복습만 하고 잘 예정이다 내일부터 세운 계획은 잘 지켜졌으면 좋겠어

그래...계획한거 못지키면 잠 줄여가며 하자 마지막 기회기도 하고! 후회는 안남게 해야지 잘자

어제는 아침에 피곤하단 핑계로 공부를 얼마 못한것같다 기초가 턱없이 부족해서 문법공부도 처음부터 다시 하고있는 마당에 남들보다 배로 열심히 하지 않으면 따라갈 수 없는데 자꾸 마음을 놓는 것 같아서 불안하다

ㅠㅠㅠ지금부터 스퍼트 내자ㅠㅜㅠㅠ스레딕도 공부판 말고는 들어오지 말고!

>>16 그래야 하는데 몇시간째 앉아있으니 더이상 글자가 눈에 안들어온다... 30분 쉬었는데도 계속 집중이 안되서 지금은 가고싶은 학교 강의표 훑어보는중이야

마음의 준비는 그런대로 됐다고 생각해 카톡도 지운지 꽤 됐고 자주 들어가던 커뮤니티 사이트들도 이젠 전보다 생각이 덜 난다 페북 인스타 트위터같은 sns는 애초부터 하지도 않았고 가끔 유투브 들어가긴 하지만 기분전환으로 노래 몇곡 듣는 정도야

그런데 쓸데없는 시간을 줄이고 줄여도 결국 하루에 두세시간정도는 놀게 되더라 사람이라 어쩔 수 없는건지 아니면 결심이 약해서인건지...

친구 한명을 제외한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지만 사실 난 지금 정신과 치료중이다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달에 한번씩 상담도 하고 매일 아침저녁으로 약도 먹고있어 아침에 먹는 약은 흔히들 집중력 강화제로도 알고있는 ADHD치료용으로 많이 쓰이는 약물이고 저녁엔 신경안정제를 먹는다

지금 재학중인 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때는 별 생각이 없었다 애당초 가고싶었던 학교는 아니었지만 그때의 내 성적으로는 감히 꿈도 못 꿀 학교였기에 실기학원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냥저냥 다니고 있었지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나만 혼자 떨어져 있는 기분이 들더라 학과공부는 한 차원 다른 세계의 일 같았고 교수님이 수업시간에 뭘 말씀하셔도 머릿속에 들어오질 않았다 당연히 성적은 바닥을 치고 동기들이랑도 늘 거리가 있었지 나 자신이 굉장히 비참하게 느껴졌고 항상 불안했다

그때쯤 내가 망가졌다고 느낀 것 같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더이상 못견디겠다고 생각해서 결국 등교거부를 시작했고 종강할때까지 전공과 교양 모두 쭉 결석했어 치료는 그때부터 시작했고 지금은 그나마 조금 나아진 편이다

집중이 안되서 쓰기 시작한 잡담인데 너무 길어져 버렸네; 여기가 하소연판도 아닌데 좀 자중해야겠다 미안

공부 얘기를 하자면 원래부터 집중력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약을 먹어도 다른사람들보다 집중을 더 잘하게 된 것 같지는 않다효율도 많이 떨어지는 것 같고 영단어 외울때도 남들보다 시간이 배는 더 걸린다 계속 하다보면 나아질지 모르겠지만 초조한 건 사실이지

계획은 조금 쉽게 세우는 편인데도 완벽하게 지키는 날이 거의 없는듯하다 책상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진 않으니 이것도 아마 효율의 문제겠지 집중력 좋은 사람들이 정말 부럽다

반수하는 이유는 정확히 뭐야? 나도 계획을 지킬 때...진짜 완벽히 지킬때는 없어 의지가 좀 약한 편이어서...ㅠㅠ 공부시간이나 집중력은 훈련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해 근데 계속 놀다가 다시 공부하려고 앉으면 떨어지더라고(대학 물 좀 먹었다고...ㅜㅜ) 공부시간도 집중력도 차차 늘려나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너무 마음 급하게 먹지 말고 하면된다! 이런 마음가짐으로ㅎㅎ

>>26 두서없는 얘기에 정성스레 답변해줘서 고마워.. 반수는 사실 연초부터 생각하긴 했었어 지금 학교도 나쁘지 않지만 가고싶은 학과가 따로 있었거든 그 학과는 우리학교엔 없고, 근데 지금 학과가 그렇게 싫은것도 아니라 절실하게 옮겨야겠다는 결심은 안하고 그냥저냥 지내고 있다가 학교 안나가고 집에만 있던 기간동안 고민을 좀 많이 했다 대학에서 공부하는건 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인데 이렇게 목표도 생각도 없이 그냥 다니기만 해서는 안될것같더라 어차피 동기들이랑도 잘 어울리지 못했고 무단결석 기간이 길어서 죄다 낙제점인데 차라리 처음에 가고싶었던 학과를 목표로 해서 다시 시작해보자고 생각하게 됐어 무언가 뚜렷한 계획이나 의식이 있어서라기보단 그냥 지금보다 나은 사람이 되고싶다는 되게 추상적인 이유야

상담사 선생님도 집중력은 그렇게 하루아침에 느는게 아니라고, 조금씩 적응해가면서 늘리면 되니까 지금은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더라 근데 100일이라는 엄청 짧은 시간이 명시되어 있으니 감정 조절을 못하고 자꾸 지금 당장의 상황에 목매면서 조바심을 내는 것 같아 남들은 약점을 보완하고 시간단축 훈련을 하면서 말 그대로 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시기인데 난 기초도 제대로 안 잡혀있는 주제에 집중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로 절절매고있는게 한심하기도 하고...

이제부터라도 꾸준히 훈련하면서 집중하는 시간을 차차 늘려 나가야지 너무 버거울 땐 네 말처럼 마음을 좀 더 편하게 갖는 게 좋겠어 그렇다고 풀어져서도 안되겠지만 계속 얘기 들어줘서 정말 고마워 너도 공부 잘됐으면 좋겠다

오늘 1800개짜리 단어장 하나를 끝냈다 근데 독해하는중에 외웠는데 기억 못하는 단어가 꽤 많아서 2~3회독 더 해야할것같다 단어장은 다른것도 많이 있지만 이제 단어장으로 외우기보단 지금까지 외운거 꾸준히 복습만 하고 연계교재에서 모르는 단어 위주로 외울 생각이다

근데 어휘가 너무 딸려서 그렇게만 해도 하루에 5~60개는 나올듯...

100일이 긴 기간은 아니지만...본인이 맘 먹고 공부하면 역전이 가능한 기간이야!! 집중력도 집중력인데 너 자신을 너무 못믿는거 같아. 나도 처음에 공부할때 그랬어서 공부 집중도 안되고 시작도 못했었어 솔직히 100일 안에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 거의 다들 늦어도 고1때부터 공부 시작해서 꾸준히 상위권이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야... 100일 안에 공부해서 너가 역전하면 얼마나 배알이 꼴리겠어. 그니까 그런 말 별로 신경쓰지 않아도 돼 근데 100일 안에 너가 계획한거 무슨 수를 써서든 다 끝내면 너가 원하는 성적 반드시 나올거라고 장담해!(나도 성적 단기간에 빠르게 올랐던 사람이라) 100일 안에 역전하는거 당연히 힘들지만 솔직히 수능이란게...어차피 될놈될이라고 생각해 기간은 아주 중요하진 않아 그 안에 얼마나 계획을 잘 세워서 착실히 다 집중력있게 공부하느냐가 제일 중요한거 같아 목표를 확실하게 세우고 비전있게 같이 공부하자!

>>32 고맙다... 일단 해낼수있을정도의 계획을 세우고 그것만 꾸준히 지켜나가는것부터 시작해볼게.. 근데 넌 어떻게 단기간에 성적이 빠르게 올랐는지 살짝 물어봐도 될까..?

>>33 이과야 문과야?

난 이과였었어서 사탐은 잘 몰라... 사실 나는 국어는 원래 잘했었어서...국어도 도움은 못 줄거 같아 공부 시작하기 전에는 이관데 국어를 제일 잘했었어 수학은 나는 이관데도 고1 수학부터 차근차근 다시 봤었어 내가 성격이 좀 완벽주의적이여서 진도 처음 나갈때부터 어려운 문제도 많이 접해봤었어 막 처음부터 푸는데 집착하진 않았고 여러번 시도해보려고 노력했어 그리고 시간을 많이 들였지...자투리시간같은데도 수학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복습했어 의자에 앉으면 이미 배웠던거 부터 다시 복습했고 진도 나가다가 하기 싫으면 전에 배웠던 내용중에서 어려웠던 문제를 다시 시도해봤었어 하루에 자투리시간까지 합치면 수학만 한 7~8시간 공부했을거야 그렇게 한달정도 하니까 4에서 1로 올랐어!

>>35 수학만 7~8시간이라니 진짜 대단하다...ㄷㄷㄷ 난 문과야, 예체능이라서 수학은 안들어가고 지금 가장 크게 어려움을 느끼는건 국어보단 영어인데 기초가 없는데다 학원다닐 형편이 못되서 도움받을사람이 없으니 더 힘들더라고... 혼자 ebs강의 들으면서 하고있어 지금은 기초만 공부중이라 특별히 막히는 부분이 없지만 나중에는 어떻게될지 모르겠네...

사실 부모님이 재수나 반수만큼은 지원해줄수 없다고 하셨거든... 작년에 실기학원때문에 너무 큰돈이 나가서 경제적인 부담이 크셨던모양이라 올해는 안될것같아 정 힘들면 영어 잘하는 친구들에게 물어보면서 혼자 어떻게든 해보려고

>>37 영어...영어는 무조건 단어하고 듣기가 먼저야!! 그거하고 구문하고 문법 병행하면서 요즘엔 ebs강의도 질이 좋아. 책 한권 사서 독학도 괜찮은데 영어는 책을 진짜 잘골라야하는거 같아 그다음에서야 기출하고 ebs...강의 들으면서 직독직해하려고 노력하면 돼 영어 생각보다 빨리 올라 힘내 국어가 괜찮다니 안심이다 국어가 진짜 안오르는 애들은 안오르더라고 수학은 안한다니 한시름 덜었네

>>38 단어는 스스로도 중요하단걸 정말 많이 느껴.. 지금도 꾸준히 외우고 있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듣기는 의외로 괜찮은 것 같아 가끔 실수로 하나씩 틀릴 때도 있지만 대체로 나쁘진 않아 책이 중요하다니 책 추천좀 받을 수 있을까? 나한테 맞는지는 나중에 판단할게

사실 국어가 영어보다 그나마 나은 편이지 괜찮지는 않아...ㅠ 알아서 맞춘다기보단 감으로 맞춘단 느낌이라 점수변동 폭이 엄청 커 주로 고전이랑 비문학이 약하고 필요하다면 사설강의도 생각중이야

내가 책을 추천해주기엔 쫌...너무 광고같기도 하고 좀 부담스럽다...! 난 ebs강의 추천해 선생님은 그냥 스레주가 가장 끌리는 선생님 고르면 돼 물론 얼굴말고 수업방식이

정줄놓고 오후까지 쭉 놀고 뒤늦게 정신차려서 지금까지 못끝낸 공부 하는중이다... 이렇게 될줄 알고있었으면서 생각없이 빈둥거린걸 보니 나는 진짜 멍청한사람인가보다 에휴...

그래도 요즘은 마음이 꽤 편해졌다 물론 스트레스는 받지만 전처럼 감정이 극한에 치달은 듯한 느낌은 거의 안든다 근데 지금은 좀 긴장해야 될 시기가 맞는것같은데ㅠ 디데이가 벌써 두자릿수라니 믿기지 않는다...

개과천선해서 꾸준히 할 확률이 낮아서 그렇지 그러기만 하면 솔직히 중위권이고 공부 안했던 애들이 상위권으로 오르는건 딱히 기적은 아니더라... 최상위권으로 오르는건...공부머리가 조금은 받쳐줘야함ㅇㅇ 3개월이 반수,재수면(현역은 혼자 공부할수 있는 시간이 적어서...)생각보다 많이 남은거야 진짜 다 포기하고 컴퓨터 핸드폰 하지말고 공부하고 운동만 하고 재밌게 공부하려고 노력해봐 1등급이 안된다는 건 아니지만 2등급은 나올거라고 생각함...이과는 수학은 3등급은 나올거야(1등급이 안된다는건 아님) 나머지는 2등급

>>44 그렇구나... 자기 하기 나름이란건 알지만 3개월안에 2등급까지 오르는건 기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고마워 좀더 힘내볼게

이제 가능성 여부로 불안해하는건 그만해야겠어 가능할지 불가능할지를 따지는것 자체가 나한테 확신이 없다는 뜻이라던데 정말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아 고민할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공부해서 이뤄내야지

같이 열심히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