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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쉴 새 없이 밤과 눈이 마주친다. 사랑하고 있는 시간 동안 나는 하루에도 수백번 밤을 맞이한다. 하늘을 봐. 달은 하나도 없어. 나는 거렁뱅이처럼 빛을 구걸한다. 조금의 희망도 없는 밤이다. 단 하나의 빛도 새어들어 올 수 없는 밤이다.
귀를 기울여봐. 이건 우리의 몇번째 밤일까. 침묵하는 너를 앞에 두고, 나는 쉴새 없이 감각했다. 밤이 앗아간 말을 되찾기 위해 빛을 구걸한다. 감각까지 빼앗긴 나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꺼낼 수 없다.
단절의 세상으로 떨어진 너와 내가 있고 서로의 손이 쥐어졌다. 놓지마. 단절이란 너무 커다란 공백이기에 너는 손을 놓았다. 공백속에서 네가 들려온다. 나는 그것을, 감각이 빼앗겼다고 말한다.
사지의 말단부터 서서히 감각해 나간다. 이제는 나 혼자만의 일이다. 불구의 세상은 너무나도 고요하고, 나는 그 속에서 아득히 너를 들었다.
청각은 죽어서도 존재한대. 그래서 나는 내가 죽은 줄 알았다. 그러나 결국은 죽을 때 까지 너를 잊지 않겠다는 말의 반증이 되었다. 나는 죽어서도 너를 들을거야. 분명 그럴거야.
암흑의 중간은 생각이 가장 많아지는 장소였다. 세상이 원래 공백이었던 건 아닐까. 그러니까, 네가 나의 소음이었을까. 나는 오로지 너 하나만을 감각하고 있던건 아닐까.
이 기억은 알고리즘이다. 시선과 시선의 사이를 끝내 입력한다. 이 시선과 시선이 사랑이야. 공기 중에 맞닿은 감각을 기억해. 이게 사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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