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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9/07/03 19:01:33 ID : TRu03vg5fgr
나도 그럴 거니까. 말을 하고 싶은데 남의 이야기에 난입하는 것 같고, 그 사람의 이야기에 눈치없이 내가 가지고 있는 걸 털어놓고 있는 것 같을 때 써. 우리 서로 신경쓰지 않기로 하자. 담장에 있는 낙서를 전부 읽지 않는 것처럼 그냥 여기에 있는 말들인 거야. 아무도 울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러기 어려울 거라는 건 알지만.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만 조금이라도 늦추고싶어. 근데 아프기는 또 싫어. 물쿠션을 산속에서 하면 어떨까? 그럼 내가 아는 사람이 발견할 일도 없고, 나도 좀 덜 아프지 않을까. 곧 적금 만기야. 남길 수 있는 돈이 있어서 기뻐. 누구도 나를 몰라서 아무도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살아있다는 건 그런 게 아니겠지. 어쩔 수 없는 거잖아. 돈이라도 남겨두면 그걸로 장례식을 할 수 있을 거야. 나는 아는 사람이 많이 없으니까 조의금이 얼마 없을 거거든. 그러니까 돈을 남길 거야. 아마 끝나고도 남은 돈이 좀 있을 거야. 비밀번호를 적어두려고. 유서를 남긴다면 슬퍼할까? 남기지 않는 쪽을 더 슬퍼할까? 조금이라도 덜 슬프게 만들고싶어. 이런 이야기를 하고싶지 않아. 보여주기도 싫어. 사람들은 슬픈 사람을 좋아하지 않아. 알고 있어. 근데 왜 자꾸 그럴까. 내 삶은 온전하게 나만의 것이 아니기에 그들을 힘들게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아.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를 그렇게 여기지 않아도 돼. 좋은 모습만 기억한 채로 이별하자. 그래서 그냥 여기에 써. 이런 곳이 있었다는 걸 떠올렸거든. 전부 미안해.
이름없음 2019/07/03 20:07:48 ID : dTO4NzeY3Cn
살아있는 시간에 뭐가 가장 괴롭니 뭐가 널 가장 괴롭히니

레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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