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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8/01/03 08:36:40 ID : BwGldClyJSL
쓰레딕을 처음 해봐서 스레를 어떻게 쓰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이 칸에 글을 쓰는 게 맞는 걸까?
이름없음 2018/01/03 08:38:03 ID : BwGldClyJSL
아 맞구나, 그럼 그냥 내 혼잣말 하고 갈게. 친구한테도 인터넷 친구한테도 그리고 상담사한테 찾아가고 싶지도 않아서 그냥 익명의 힘을 빌려볼까 해. 나는 아버지가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암투병하다 돌아가셨어.
이름없음 2018/01/03 08:40:57 ID : BwGldClyJSL
그 때 기억났던 건 없는데, 그 날 아침은 유별나게 상쾌하고 부모님 둘 다 깨어난 나를 포근하게 안아주셨지. 특히나 아버지가 유독 나를 많이 껴안으셨던 것 같다. 나는 외동이었는데, 초등학교 수업을 받다가 친척이 왔어. 나는 아는 사람이 복도에 보이니까 좋다고 쫄쫄 친척에겐 가서 왜 왔냐고 물어봤지. 선생님이랑 잠깐 이야기 하시더니 나를 데리곤 지하상가에 대려가셨어. 아버지의 영정사진을 뽑으러 간 거였지.
이름없음 2018/01/03 08:43:30 ID : BwGldClyJSL
나는 친척의 그 비통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던게 잊혀지지가 않아. 그 날 아침 아버지가 내게 무얼 말씀하셨는지 기억은 하지 못해도, 그 표정만은 기억나. 친척은 인쇄를 끝마치고 나와 함께 장례식장에 갔지. 장례식장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거기에는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친척들이 있었어. 나는 왜 다들 모였냐고 물어봤는데 어머니께선 갑자기 우시더라고. 난 갑자기 어머니가 우니까 따라 울었지. 그 이후로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에 대한 기억은 없어.
이름없음 2018/01/03 08:47:03 ID : BwGldClyJSL
나는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문제아였어. 수업시간에 교실에 들어가지 않고 운동장의 놀이터에서 놀거나, 수업시간에 화장실을 가는 도중 친구랑 싸우거나. 교실을 난장판으로 만들거나(예를 들어 책상을 전부 엎어버리는 거지) 내가 왜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정말로 현재의 내가 초등학교 1학년 때의 나를 보면 "문제아구나ㅡ" 생각할 정도였을 거야. 내 기억상으로 자아 성찰을 해보건대, 내 흐릿한 기억으로도 이정도였다면 아마 선생은 미칠정도였다고 생각해. 아무튼 1학년때 선생이 내 앞에서 내 어머니에게 짤막한 한줄평을 남기신 것만 기억난다. "지체장애인을 낳으셨다."
이름없음 2018/01/03 08:50:36 ID : BwGldClyJSL
초등학교 2학년때는 기억나는게 몇 개 있는데 다들 어릴 때 한번쯤 연필로 교과서 한 페이지 구석에 죽어라 연필을 비벼서 뚫어보지 않았어? 난 그 행위를 엄청나게 좋아했어. 그래서 선생님의 음악 수업 따위는 무시하고 계속 교과서를 뚫어버렸지. 선생님은 뚜벅뚜벅 내게 걸어오더니 내 교과서를 들고는 반 애들에게 공연히 말했어. "하, 참. 드디어 정신 차리고 필기를 하는 줄 알았더니 연필로 교과서를 뚫고 있네!" 뭐, 기억은 흐릿해서 이 대사인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정확한 기억만 추려서 써봤어.
이름없음 2018/01/03 08:54:20 ID : BwGldClyJSL
아무튼 그 선생은 앞에서 엎드려뻐쳐를 시켰지. 그 플랭크 자세에서 손을 뻗는 거 말이야. 그걸 몇 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선생님이 내 자세를 지켜본다. 제대로 해내야한다. 같은 생각이 들어서 꼼수도 부리지 않고 엎드려뻐쳐를 했어. 엎드려뻐쳐라는게 은근히 힘든지라 내 시야에 있는 땅바닥은 땀으로 범벅됐고 눈물 콧물 다 흘리게 됐어. 꼼수같은 행위는 하지 않았어, 지켜본다라는 행위가 내게는 크나큰 공포였거든. 가정교육은 단언컨대 최고의 교육을 받았다고 자부한다.
이름없음 2018/01/03 08:56:46 ID : BwGldClyJSL
아무튼 그정도로 체벌 받은게 기억나고, 나머지는 정수기 앞에서 한 친구가 입에 머금은 물을 내 몸 전체로 뿜었을 때랄까. 3학년 4학년 5학년 6학년,,, 뭐 전부 평탄히 흐른 것 같다. 그냥 반애들 사이에서 아웃사이더 라인을 타고 일진들이 툭툭 건드는 정도의 생활을 했던 것 같다. 중학교 이후로부터는 찐따 라인에서 일반 아싸 정도로 레벨업해서 잘 지냈었다.
이름없음 2018/01/03 08:59:47 ID : BwGldClyJSL
학교생활은 평탄했는데, 그놈의 가정사가 항상 문제지. 초등학교 5학년때 어머니가 일하시는 근무처에 자주 놀러갔었어. 근무처에 내 1살 아래 애가 있었는데, 그 애랑 자주 만나더니 이제 내가 살고 있는 집에서 자기 시작하더군. 나는 싫었지 왜 남이랑 잠을 자야하는가. 싶고 그 애 아버지가 내가 살고 있는 집에 침입한 것은 순식간이었다.
이름없음 2018/01/03 09:02:33 ID : BwGldClyJSL
내 인생은 초등학교 5학년때 불가항력으로 찾아온 요인에 이해 철저하게 수라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지. 신이시여 저는 내면의 평화를 적어도 제 주변인들보다는 더 빠르게 다스릴 수 있습니다... 그 애의 아버지는 곧 내가 살던 집에 정착했고, 나는 어머니에게 반발이 심했지. 어머니는 짤막한 한마디를 하시며 내 입을 다물게 하셨어. "엄마도 엄마 인생이 있어." 확실히 어머니는 젊으셨다. 혼자 살면서 나를 키우시는 것은 정말 힘들겠지.
이름없음 2018/01/03 09:05:44 ID : BwGldClyJSL
내면속에는 도대체 새아버지가 될 작자가 집은 커녕 이 조그마한 집에 왜 들어오는 것인가. 지는 집이 없는 것인가? 싶었지만 리얼 없더라고. 어머니, 저는 아직도 궁금합니다. 어떻게 저딴 남자를 배우자로 지목하셨습니까... 20대에 집 있어라 차 있어라 한 것도 아니고 30대 중반이었습니다...! 로맨티스트이신가... 아무튼 나는 이유도 모른체 어머니의 배우자 될 사람을 받아들여야했다. 물론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빠라고 호칭을 바꾸라 했지만. 난 죽어도 아빠라 부르지 않았다. 정말 필요할 때만 남들 앞에서 아빠라 불렀지.
이름없음 2018/01/03 09:07:44 ID : BwGldClyJSL
내가 왜 받아들이지 않았냐면 갑작스레 들어온 외부인에게 갑자기 "아빠!" 라 부를 수 있는 사회력이 있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내 잘못이라 하면 내 잘못이지만 나는 되돌아 생각해보니 나의 혜안에 나 자신이 좋았다. 그 인간은 사람이 아니었다. 이른바 노름꾼. 도박쟁이었습니다ㅡ! 짜잔ㅡ!
이름없음 2018/01/03 09:09:51 ID : BwGldClyJSL
도박쟁이, 라고 해보면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오는 잡졸 도박쟁이들 있지? 손 발발 달달 탈탈 오덜덜 떨리며 도박질을 하는 그런 놈들 말이야. 영화나 드라마같은 거 나는 과장된거라 생각했는데 정말로 그꼴인 사람이 있긴 있더라고. 웃길 노릇이야. 몸뚱아리로 들어오고 빚쟁이에다 노름꾼. 그리고 그의 자식은 자그마치... 짜잔! 도둑이었습니다! 어쩐지 내 지갑의 돈이 사라진다 했다.
이름없음 2018/01/03 09:13:12 ID : BwGldClyJSL
그렇게 몇 년이 흐르고 나는 지금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다. 그 몇 년이 얼마나 즐거운 시간이었는지는 되돌아보고 싶진 않다. 어머니는 왜 아직도 이혼을 안 하는지 이해는 안 가. 하지만 이혼은 아직도 안 하고 계신다. 나는 인생을 충실히 산 것 같은데 말이야. 내가 살고 있는 이 주변은 내가 아무리 성실히 살아도 그닥 내게 호의적이진 않다.
이름없음 2018/01/03 09:17:37 ID : BwGldClyJSL
이쯤에서 그만둘까ㅡ 하고 인터넷을 닫았었는데 아무래도 이걸 읽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다음 글을 기다릴 수도 있겠다 싶어서 내 이야기는 여기까지야. 질문하고 싶은 건 질문해도 돼. ===============================
이름없음 2018/01/03 09:22:17 ID : U0tAi8oZeNy
질문은 아니지만... 스레주를 둘러싼 환경이 스레주를 힘들게 하네. 공무원 시험 합격이랑 성공적인 독립을 기원할게!
이름없음 2018/01/03 09:25:45 ID : BwGldClyJSL
고마워. 다만 독립을 원하고 있진 않아. 어머니가 걱정되어가지고. 하하.
이름없음 2018/01/03 09:30:40 ID : U0tAi8oZeNy
그렇구나... 어머님께서 별거나 이혼을 원하신다면 스레주랑 둘이서 있을 수 있을텐데. 스레주네 새아버지? 계부?는 아직도 도박에 손을 대고 있어?
이름없음 2018/01/03 09:32:12 ID : BwGldClyJSL
지금도 바깥에서 절찬리 도박중이십니다.,
이름없음 2018/01/03 09:53:12 ID : U0tAi8oZeNy
지져스... 설마 그 1살 아래의 애는 스레주 물건에 아직도 손대고 있어.......?
이름없음 2018/01/03 10:02:20 ID : BwGldClyJSL
들킨 이후 손 대지 않고 있습니다.
이름없음 2018/01/03 10:07:10 ID : U0tAi8oZeNy
그럼 다행이다 ㄷㄷㄷㄷ 왠지 계부가 스레주나 스레주 엄마 돈에 손댈 것 같아.... 돈 얘기는 집에서 가장 민감한 주제야?
이름없음 2018/01/03 18:14:00 ID : BwGldClyJSL
넵.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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