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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로 2021/03/13 04:06:36 ID : rBBwHu781a3
스레딕이나 인터넷 괴담 밈 같은거 읽다가 상상력 폭발해서 쓰는 오마쥬 소설입니다. 여러 괴담을 오마쥬 해서 짬뽕한 거니 그냥 재미로 봐주세요. 회차 중간중간에 레스 써도 됩니다. 필자:도토로 프롤로그 : 전이 시 긴급 조치 행동강령 전이 시 긴급조치 행동강령 서문 우리의 행동강령은 우리의 모든 전이자들과 진실성을 보존하기 위한 지침으로 사용됩니다. 이는 전이자의 생존을 지원하도록 기대되는 행동을 이해 하도록 돕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만약 행동 규범에 위반하는 자를 발견하거나 또는 실수나 고의로 위반을 하였을 경우 하단의 조치 방식에 따르고 사고, 부상, 안전하지 않은 장비와 행위는 즉시 상황을 보고함으로써 모든 전이자들을 위한 건강한 귀환을 바라는 바입니다. 적용 범위 본 행동 강령은 모든 전이자에게 적용되고 결과적으로는 이 세계에 관계된 모든 이들의 행동에 있어 적용됩니다. 우리 아인(亞人)들도 본 행동 강령을 따르거나 본 강령의 지침과 관행에서 착안된 기준에 부합하는 자신만의 강령을 고수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주의사항 이 행동강령을 9번까지 읽으셨다면 그 즉시 소각하십시오. 절대 따로 저장하거나 이와 비슷한 행위를 저지르지 마십시오. 만약 기억하기 위해서 적어야 한다면, 작은 쪽지에 빨간색 필기도구로 간략하게 요약하여 보관하십시오. 보관 또한 외부인이 볼 수 없는 장소여야만 합니다. 행동강령 목록 1. 전이 발생 시 즉시 주변을 살피십시오. 본인의 위상, 체온, 머리색을 가장 먼저 확인하십시오. 만약 주변이 모르는 곳이라면 당황하지 말고 체온을 확인하십시오. 체온이 평소보다 매우 차갑다면 정상입니다. 만약 평소보다 뜨겁다면 그 주위에 위험한 존재가 있으니 그 자리를 즉시 이탈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머리색이 평소와 같은 색이라면 정상입니다. 만약 흰색으로 변해 있을 경우 위험한 존재에게 쉽게 노출될 수 있으니 모자나 헝겊 등으로 덮으시길 바랍니다. 흰색 머리는 위험한 존재를 끌어들이는 향기를 내뿜습니다. 2. 인간은 오직 검은색, 갈색, 노란색, 또는 흰색의 머리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이와 극단적으로 다른 색일 경우, 예를 들어 보라색일 경우 접촉하려 하지 말고 바로 그 자리를 이탈하십시오. 만약 이형의 색을 가진 자가 대화를 시도하려 할 경우 무조건 시선을 바닥에 고정한 뒤 ‘아침이 밝은 뒤 달은 푸른 색이다.’라고 말하십시오. 대부분의 경우 그냥 지나칠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은 경우, 최대한 빠르게 그 자리를 이탈하십시오. 분명히 쫓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3. 만약 전이 후 자신의 집이 보인다면 절대 출입하지 마십시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집에 들어가게 된다면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잠군 후, 세면대 또는 욕탕에 찬물을 가득 채운 뒤 체온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십시오. 그렇다면 집안의 존재가 눈치채지 못합니다. 그 상태로 월식이 진행될 때까지 기다리십시오. 4. 전이 후 어떠한 상황에서도 최대한 위험한 존재와 마주치면 회피하십시오. 그리고 적월이 월식으로 가려질 때까지 기다리십시오. 월식이 완료된다면 원래 속해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월식이 완료되어도 돌아가지 않는다면 항상 당신을 쳐다보는 것이 있는 것 같은 방향으로 걸으십시오. 그 존재를 만나게 된다면 도움을 드릴 것입니다. 만약 도망친다면 영원히 귀속되어 벗어날 수 없게 됩니다. 5. 만약 적월이 구름에 가려진다면 전자기기 또는 전기를 일시적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시적으로 위험한 존재들이 약해지며 속도도 느려지게 됩니다. 구름이 달을 가릴 동안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을 취하십시오. 6. 만약 없어야 할 곳에 이질적인 존재가 존재한다면 절대 접촉하려 하지 마십시오. 그것이 기형적으로 생겼거나 움직이지 않더라도 무시하십시오. 그것은 전이의 전조 증상으로서 무시한다면 금방 사라질 것입니다. 7. 만약 전이 후 코피가 흐른다면 아주 위험한 존재가 근처에 있고, 당신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존재가 있다고 느껴지는 방향으로 몸을 돌리고 세번 천천히 큰절을 하십시오. 그럼에도 그 존재가 물러나지 않는다면 흘린 피로 용서할 사(赦)자를 이마에 그리고 고개를 땅에 박은 채로 숨을 참으십시오. 대부분의 경우 물러날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못한 경우, 사망에 이를 확률이 높지만 눈을 감은 채 존재가 있는 반대 방향으로 전력질주 하십시오. 운이 좋을 경우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8. 노란 눈과 8장의 날개를 가지고 있는 존재와 마주쳤을 경우 무조건 7번의 조치를 취하십시오. 전조증상이 없더라도 이를 이행하시고, 만약 실패했을 경우 도주가 최선의 방법이지만, 성물(聖物)을 지녔거나 성배(聖杯)를 마셨을 경우 학습한 대로 교전을 시도하십시오. 9. 만약 월식 완료 후 원래 속해야 할 곳에 있지 않고 다른 장소에 있을 경우 전이를 연속적으로 겪은 것입니다. 이 경우 눈을 감고 주기도문이나 불경을 거꾸로 말하십시오. 대부분의 경우 원래 속해 있어야 할 곳이 이동이 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 4번의 지침을 따르십시오. 10. 4 또는 死가 적혀 있는 방에 절대 접근하지 마십시오. 대부분의 경우 문이 닫혀 있을 것이나 조금이라도 열려 있는 경우 그 자리를 바로 이탈하십시오. 만약 출입구가 그 문 밖에 없다면 문을 열면 바로 정면에 보이는 곰방대를 피고 있는 남자가 보고있네? 있을 것입니다. 그 자에게 상황을 설명한 뒤 보고있네? 그 자를 따라가십시오. 대부분의 경우 아무런 위험 없이 탈출을 할 수 봐 버렸네? 11. 컴컴한 숲 속에 서있노라. 아, 무성하게 자라고 거칠대로 거칠은. 여기 숲속의 모습을 그리기란 쉬운 일이 아닐러라. 너무 방대하여 아무도 지옥을 가득 채울. 흔들어 깨어난 자여. 일어났도다. 박쥐의 날개, 사자의 다리, 사람의 얼굴, 전갈의 꼬리, 모독. 읽었는가. 동이 트려면 아직도 먼. 이른 새벽에. 일어난 일인 것처럼 되어 있도다. 필연(必然). 또 눈이 어두운 하늘에 휘몰아쳐 오니, 이를 받는 땅은 고약한 냄새를 피운다.
도토로 2021/03/13 04:07:52 ID : rBBwHu781a3
제 1 화 폭설 속 무언가 “뭐야?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기준은 당황하였다. 아주 잠깐 전만 하더라도 그는 방안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눈 깜빡할 새에, 마치 전등의 불을 껐다 켜듯이 눈 앞의 광경이 바뀌었었다. 기준이 있는 곳은 눈이 내리는, 새빨간 달이 보이는 알 수 없는 컴컴한 도로 한 복판이었다. 주변에는 사람 한 명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여기가 어디야? 내가 꿈을 꾸는 건가? 아니면 게임을 너무 많이 해서 머리가 이상해졌나?” 기준은 두 손으로 양 볼을 쳐 보았다. 그러나 찰싹 하는 소리와 옅은 고통만이 느껴질 뿐이었다. 모든 것이 생생했다. 꿈이라기에는 주변 모든 것이 확실히 인식되고 있고, 의식의 흐름대로 주변이 바뀌거나 하지 않았다. 그러나 달의 옅은 붉은 빛과 어둠만이 존재하는 하늘, 분명 봄인데도 무겁게 내리는 눈, 한번도 본 적 없는 도로 풍경, 매 숨결 마다 맺히는 축축한 연기. 이 모든 것들이 현실이라기 보다는 꿈 속에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래... 이건 꿈이야. 꿈인게 분명해! 꿈인걸 인지하고 있는데도 전혀 컨트롤 하지 못하면서 생생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고 인터넷에서 본거 같아... 근데... 이건 정말 리얼한데...?” 기준은 고개를 숙여 눈을 한 주먹 집어 보았다. 눈의 냉기가 느껴졌다. 차가웠다. 그러나 고통스럽지 않았다. ‘볼을 때렸을 때는 아팠는데..?’ 기준은 눈을 쥔 손으로 볼을 때려보았다. 퍽! 고통이 느껴졌다. 그러나 그것은 냉기로 인한 것이기 보다는 충격에 의한 것이었다. 이상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이상한 것은 꿈이라면 주변에 누군가 다른 존재가 있어야 하는데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기준은 어두운 도로 위에서 희미한 붉은 달빛에 의지하며 앞으로 조심스레 나아갔다. 서벅 서벅. 눈을 밟을 때마다 발의 무게로 인해 소리를 내며 흔적을 남겼다. “달은 왜 또 붉은 거야? 무섭게스리...” 기준은 왠지 모를 오싹함을 느끼며 조심스레 나아갔다. 아니나 다를까, 아까는 당황해서 몰랐지만 도로 저편 어딘가에서 기준을 쳐다보는 이가 있는 듯 했다. 그 때문에 기준은 소름을 느꼈다. 그저 기분 탓이겠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걸었다. “아 개무섭네... 도대체 이 지랄맞게 무서운 꿈에서 나가려면 어떻게 해야하지?” 기준은 그렇게 말하며 다음부터는 적당히 게임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과다한 게임 플레이 때문에 일시적으로 머리가 파업상태에 들어간 것이리라.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볼을 때려도 안깨는 거면 머리가 셧다운 한 것처럼 멈추러 버린 거야. 그리고 여기는 무의식의 세계이고.’ 그는 나아가며 생각에 집중했다. 그렇게라도 해야지 누군가 쳐다보는 듯한 시선의 오싹함을 지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이 전혀 떠오르지가 않아... 뛰어내리기라도 해야하나?’ 그러나 그 방법은 왠지 모르게 매우 아플 것 같았다. ‘아냐... 분명 내가 여기에 있는 것은 이유가 있어서다. 무언가를 찾거나 누군가를 만나면 나갈 방법을 알 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하며 도로를 걷자니 기준의 눈도 차츰 어둠에 익숙해졌었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광경도 차츰 뚜렸해졌다. 기준이 서 있는 곳은 어떤 동네였다. 우리나라가 아닌 해외였다. 건물 양식과 주변 풍경을 보고 알 수 있었다. 인터넷에서 가끔 보던 미국 중산층 동네 마을이었다. “뭐야... 도대체 내 무의식은 날 왜 여기로 보낸거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서양식 주택들이 도로를 따라 줄줄이 지어져 있었다. 그런데 주택들이 전부다 정말 상세하고 세세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기준은 인터넷 사진으로 얼핏 본적은 있어도 창문의 장식이나 벽의 질감, 지붕의 모양새 등 그런 세세한 것 까지 본 적은 한번도 없었다. “내 상상력이 원래 이렇게 풍부했나...?” 점점 더 갈수록 이상했다. 아까부터 입김이 서리는 추위 속에도 추위를 못 느끼는 것도 그렇고, 모든 것들이 이상했다. “혹시 핸드폰이라도 있으려나?” 그렇게 말하며 기준은 바짓주머니에 손을 넣어보았다. 그러나 느껴지는 것은 접혀진 얇은 종이였다. 기준은 그것이 가벼운 것이라서 지금껏 알아채지 못했다. “뭐야 이건?” 기준은 종이를 꺼내어 펼쳐보았다. 어두워서 잘 안보이지만 머릿글은 크기가 커서 겨우 읽을 수 있었다. “전...이 시 긴급... 조치... 행동강령...?” 도대체 이게 왜 주머니에 들어가 있었나, 행동강령은 또 무엇인가, 쓸데없이 기준에게 혼란만 더해왔다. 그 순간, 하늘이 돕기라도 하듯 전등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타닥... 지직... 퉁! 매우 오랫동안 작동이 안되었는지 가로등이 금방이라도 터져 버릴 것 마냥 스산한 황색 빛을 쏟아내었다. 기준은 갑작스런 변화에 놀라 주변을 살폈다. 하늘을 보니 맑았던 하늘에 구름이 껴 있었다. 주변의 건물은 오랫동안 방치된듯 군데군에 파괴되었거나 녹슬어 있었다. 완전히 폐허 동네였다. 그래서 기준은 더 소름이 끼쳤다. 그러나 기준은 일단 불빛이 있으니 읽던 것을 마저 읽기로 하였다. “서문... 9번 까지 읽어라... 머리색... 날개... 보고있네?...썩은 내... 뭐야 이게?” 천천히 읽으면서 기준은 황당함과 소름을 느꼈다. 이 종이에 적혀 있는 말대로라면, 기준은 전이를 당한 상태이고, 원래 세계로 돌아가려면 붉은 달이 완전히 월식으로 가려질 때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몇 시간은 아무도 없는 어둠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거... 설마 꿈이 아니라 진짜라는 건가...?” 미칠 노릇이었다. 갑자기 이상한 세계로 전이라니. 그리고 아까부터 느껴졌던 시선은 정말로 누가 쳐다보고 있다는 것이 된다. 기준은 최대한 그것이 있는 방향은 쳐다보지 않으려 애썼다. 쳐다보면 왠지 눈이라도 마주쳐 버릴 것만 같아서 였다. 게다가, 종이에 적혀 있는게 사실이면 괴물이 근처에 있을지도 몰랐다. 기준은 황급히 행동강령 1번을 떠올리며 체온을 재 보았다. 차갑기보다는 미지근 했다. 그렇다고 따뜻하지도 않았다. “평소보다 매우 차갑다면 정상이라고 했는데...?” 기준은 주위를 둘러 보았다. 그러나 아무도 없었다. 다시 체온을 재 보았다. 분명 차갑기 보다는 미지근했다. 공포감이 밀려왔다. ‘제발 꿈이라면 이제 그만 좀 깨라...’ 기준은 벌벌 떨며 그 자리에서 못 박은 듯이 멈추어 서 있었다. 그것은 추위가 아니라 공포 때문이었다. 알 수 없는 무언가에 대한 공포감. 기준은 미칠 것 같았다. 아까부터 느껴졌던 이 모든 생생함에 더해진 짙은 공포감은 단순한 꿈이 아님을 실감하게 하였다. 기준은 신경질적으로 고개를 돌리며 주변을 살폈다. 아까부터 느껴졌던 시선감은 옅어졌으나, 알 수 없는 괴물이 주변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숨을 장소를 자연스레 찾게 되었다. 그러나 행동강령에 적혀진 대로 자신의 집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다른 집에도 충분히 괴물이 있을 것 같았고, 그게 아니더라도 모든 집들이 들어가기 싫을만큼 스산하기 짝이 없었다. 차라리 지금 이 가로등 밑이 더 나을 정도였다. 그때였다. 서벅. 분명 들렸다. 30m 앞의 교차로. 어둠이 깔린 고요 속에서 누군가 걷는 소리가 들렸다. 기준은 숨이 멎은 것 마냥 그 방향을 쳐다 보았다. 아무도 안 보였다. 서벅. 그것은 교차로의 집에 가려져 아직 보이지 않았다. 서벅. 가로등이 껌뻑였다. 그러자 발걸음이 빨라지는 듯했다. 서벅. 가로등의 불빛이 옅어져 갔었다. 서벅. 서벅. 눈처럼 새하얀 무언가가 교차로의 지붕위로 보이기 시작했다. 기준은 그것이 나타나는 장면이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느껴지는 듯했다. 이어지는 발소리, 점점 나타나는 거대하고 길쭉한 사지를 가진 눈사람. 그리고 긴 목에 누가 붙여 놓기라도 한 듯 하얀 해골. 그 괴물은 교차로를 지나고 있었다.
도토로 2021/03/13 04:09:04 ID : rBBwHu781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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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로 2021/03/13 04:09:36 ID : rBBwHu781a3
기준은 그것이 완전히 보이자 황급히 차 뒤로 숨었다. 그러자 그것은 기준의 발소리를 들었는지 발걸음을 멈추었다. 기준은 공포에 덜덜 떨며 차창 너머로 살펴보았다. 괴물이 옅은 가로등 불빛을 받으며 기준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들킨 것인가? 기준은 눈이라도 마주친 것 같아 황급히 바닥에 엎드렸다. 그러자 그것의 발이 보였다. ‘가만히 있다.’ 기준은 숨을 멈춘채 가만히 지켜보았다. ‘도대체 저 괴물은 무엇이란 말인가?’ 기준은 공포에 떨며 생각했다. 지금 조금이라도 더 소리를 내면 분명 자신 쪽으로 올 것만 같았다. 매 초 매 초가 매우 느리게 가는 듯 했다. 괴물은 그 자리에 조각상 마냥 서 있었다. 기준은 눈치를 못 챘지만 체온이 따뜻할 정도로 올라가 있었다. 다행히도, 기준이 숨을 참는데에 한계가 올 무렵에 괴물은 다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프하아...” 기준은 안도감을 느끼며 매우 조심히 신음을 내었다. 체온이 다시 천천히 내려가는게 느껴졌다. 그러나 가로등의 전등 빛은 이제 완전히 꺼져 버렸다. 다시 어둠이 밀려왔다. 그리고 무언가가 다시 쳐다보는 느낌이 강해졌다. 기준은 소름을 느끼며 차 밑으로 기어들어갔다. 중형 차라 다행이었다. 몸을 숨길 공간은 충분하였기 때문이었다. 기준은 최대한 시선이 오는 방향을 쳐다보지 않으려 애쓰며 바닥에 몸을 붙인채 하늘을 보았다. 불행히도, 월식은 지구의 본영에서 매우 조금 벗어나 있었다. 다음화에서 계속...
이름없음 2021/03/17 14:05:26 ID : BdSK5f84FeH
우와아ㅏㅇ 재밌다 추천 박고 갈게!
도토로 2021/03/18 01:16:27 ID : 5bxCmFfXvA4
추천 고마워! 계속 읽어줘 ㅋㅋ!
도토로 2021/03/18 01:18:05 ID : 5bxCmFfXvA4
1.2 폭설 속의 무언가. (계속)
도토로 2021/03/18 01:18:57 ID : 5bxCmFfXvA4
기준은 하얀 입김을 내뱉으며 차 밑에서 한 시간 가량 꼼짝도 않고 누워 있었다. 그것이 다시 돌아올지도 모르기에, 기준은 한 시간에 겪었던 공포감의 여운을 느끼며 완전히 안전하다고 판단할 때까지 기다린 것이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한 시간 동안 가만히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추위로 몸이 덜덜 떨린다거나 추위로 고통스럽지 않았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다. 기준은 생각했다. 그러나 근육은 뻣뻣해지기 시작한지 오래였고, 특히나 턱과 목 주변 근육이 매우 저려왔었다. 그는 다시 고개를 살짝 내밀어 달을 보았다. 거의 그대로였다. 기준은 절망의 한숨을 쉬었다. 아무래도 월식은 기준이 알고있는 것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 듯 했다. 기준은 몸을 비틀어 눕기 편한 자세로 돌아 누웠다. 비록 빠르게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이 편이 훨씬 더 누워있기 편했다. 기준은 시선을 천천히 좌우로 흔들며 양측 도로를 살폈다. '아무도 없네. 제기랄. 이 세상에 인간은 나 하나 밖에 없는 건가?' 기준은 도대체 어떻게 이 빌어먹을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너무도 막막함을 느꼈다. 그리고 외로움도 느껴졌다. '월식이 몇 시간이 아니라 몇 달, 몇 년씩 걸리는 거라면?' 생각만해도 끔찍했다. 이 괴물들이 사는 기괴한 세계에서 혼자라니. 게다가 아까부터 계속 느껴지는 기분 나쁜 시선은 정말 익숙해지지 않았다. 지금 기준이 누워있는 기준으로는 기준의 머리쪽 맞은편 집에서 시선이 느껴졌다. 마치 차를 투과해 직접 기준을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월식은 둘째치고, 도대체 날 쳐다보는 저것은 뭐하는 놈이지?' 기준은 천천히 행동강령을 떠올려 보았지만, 그저 전이가 계속되면 시선이 느껴지는 곳으로 가라는 지침이 얼핏 떠오를 뿐이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그저 쳐다보기만 할 뿐인건가...' 기준은 왠지 모르게 저것을 의식하자 시선이 더 강해지는 기분이 들어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래서 기준은 다른 생각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것은 기준의 무심코 왼쪽으로 돌린 시선에 잡힌 무언가로 인해 방해되었다. 불빛이었다. 촛불의 그것과도 비슷했으나, 아주 조금 더 크고 밝았다. 분명 기름등이나 비슷한 무언가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딱 사람의 어깨정도 높이에서 보였고, 그걸 잡은 인간의 형체가 희미하게 어둠속에서 보였기 때문이다. '사람? 괴물? 아인(亞人)?' 기준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분명한건 일단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멀리 있어서 안보일지도 모르나, 거리가 좀 더 좁혀진다면 차 밑에 숨어있는 기준의 모습이 보일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일단 피하기로 판단한 기준은 허겁지겁 꿈틀대며 저것이 오는 반대방향으로 빠져나왔다. 그리고 뒷바퀴 옆에 웅크린다음 차창너머로 도로를 보았다. 불빛은 딱 사람이 걷는 속도로 다가오고 있었다. 기준은 문득 행동강령이 생각나 체온을 재었다. 차가웠다. 그렇다면? '일단 괴물은 아니라는 소리군. 그럼 말이라도 걸어야 하나? 만약 머리색이 보라색이나 빨간색이면 어떻게 하지?' 기준은 그런 생각을 하며 만약 그게 단순히 염색한 것에 불과하다면 꽤나 짖궂은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기준이 그렇게 여러 생각을 하고 있자 불빛은 충분히 가까워졌고, 그것을 들고 있는 것의 형체도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키는 160 후반, 마른 몸매, 검은 터번을 두른 머리, 검은 반다나로 가린 입과 코. 그리고 검은색 상하의. 그러나 오히려 눈이 가는 것은, 기름등일줄 알았던 것이 손잡이가 달린 해골이었고, 불빛은 두 눈두과 뚫린 입에서 나오고 있었다. 게다가 저것은 다른 손에는 뭔가 새까맣게 말라 비틀어진 인형같은 무언가를 쥐고 있었다. 저것은 경계태세를 취하며 사방을 주위깊게 둘러보며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마치 괴물을 경계하는 것 같았다. '사람인가?' 기준의 마음속엔 호기심과 왠지모를 경계심, 그리고 다른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안도감이 섞이기 시작했다. 이윽고, 저것은 열 몇걸음 거리까지 접근했다. 그리고 기준은 뭔가 확신이 들었다. 저것은 적어도 여자라는 것을 느꼈다. 해골랜턴에 비추어진 터번과 반다나로 가려진 얼굴에는, 비록 눈 밖에 안보였지만 새하얀 피부, 그리고 쌍꺼풀과 긴 속눈썹이 내려앉은 눈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체형으로 보아 남자라고 보기에는 덩치가 작았었다. 기준은 저것의 행동거지나 체형으로 보아 말을 걸어도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인간이 아니라면 행동강령대로 하고 도망치면 될 일이고, 만약 싸운다 하더라도 덩치는 기준이 더 컸기 때문에 이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저것이 든 해골랜턴과 정체모를 오른손의 무언가는 말을 걸기 꺼려지게 만들었다. 자세히 보니 해골은 불빛 뿐만 아니라 희미한 하얀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그리고 기준은 저것이 더 가까이 왔을 때 어떤 향기나는 풀을 태운 연기임을 알 수 있었다. 기준은 심장이 뛰었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만약 잘못된다면 살아남을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기준이 그렇게 망설일 동안 저것은 차를 지나치고 있었고, 기준은 소리가 안나게 트렁크 쪽으로 숨었다. 이제 저것은 기준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한채 멀어져가기 시작했다. '에이 모 아니면 도다!' 기준은 결심을 하고 저것의 뒷모습을 보며 일어섰다. 스륵. 기준이 갑작스레 일어나며 옷이 펴지는 소리가 퍼졌다. 그리고 저것도 그 소리를 느꼈다. 저것이 고개를 채 돌리기 직전에 기준은 말을 걸었다. "저... 저기요!" 저것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검은 눈동자. 기준과 저것은 서로의 눈을 응시한 채 몇 초동안 침묵에 빠졌다. 저것은 대답하지 않고 정체모를 무언가를 든손에 힘을 주고 있었다. "사... 사람이세요?" 기준의 소심한 목소리가 정적을 깼다. 그러자 저것도 힘을 주는 것을 멈추었다. 그리고 기준의 눈을 얼마정도 더 응시하더니, 경계자세를 풀었다. "사람." 젊은 여자의 목소리였다. 여린 듯하지만 차갑고 도도한 목소리였다. "하아..." 기준은 안도의 짧은 한숨을 매우 작게 내었다. 사람이라니, 자신 말고도 또 다른 사람이 있었다! 그것도 한국인! 그러나 저것이 계속 째려보고 있자 기준은 당황해서 말을 계속했다. "아... 저, 저도 사람입니다." 그러나 저것은 대답 없이 째려볼 뿐이었다. "호, 혹시 도와줄 수 있나요?" 기준은 왠지모를 긴장감과 어색함을 느끼며 질문했다. "너 여기 처음이야?" 처음으로 저쪽에서 말을 걸었다. 기준은 약간 놀랐으나 대답하였다. "아, 네. 처음이에요. 그래서 계속 숨어있다가 그쪽이 오는 걸 보고 말을 걸었어요." 그러나 돌아오는 것은 또 다른 침묵이었다. 또 다시 어색함이 기준을 고통스럽게 할 찰나, "너 행동강령 몇 번까지 읽었어?" 차가운 목소리로 저것이 말했다. "네?" 기준은 당황했다. 몇 번까지라니? "다, 다 읽었는데요?" 기준이 멍청한 표정으로 그렇게 대답하자 저것은 한심하다는 한숨을 푹 쉬었다. "다 읽으면 안되는 건가요?" 기준은 저것의 반응에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분명 9번까지 읽으라고 적혀있었잖아. 멍청하게 그걸 다 읽어버리면 어쩌자는 거야." "에? 다읽으면 어떻게 되, 되는데요?" 기준은 당황해버려 무심코 한 걸음 저것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저것은 동시에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빠르게 주위를 둘러보며 대답했다. "일단 저 쪽 집으로 들어가서 말하자." 그리고는 저것은 기준과 거리를 유지한 채 왼손의 정체모를 것을 앞으로 내밀며 경계태세를 취한채 기준 뒤쪽의 집으로 향했다. 기준은 몇 초간 가만히 저것이 집으로 가는 것을 보고 있다가 조심스레 따라 들어가기 시작했다. 저것이 문을 열자 오래된 경첨이 끼익 소리를 내며 열렸다. 그리고는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갔다. '겁도 없네.' 기준은 생각하며 따라 들어갔다. 들어가자 마자 오래된 버려진 집의 곰팡내와 쿰쿰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무언가가 안에서 썩고 있는 듯했다. 기준이 집 안에 들어가자 바닥은 끼익 끼익 신음을 내었고, 소리는 집안에 울려 펴졌다. 그래서 기준은 최대한 조심스레 집을 둘러보며 저것을 따라 현관 복도 맞은편의 거실로 향했다. 저것은 거실에 들어가자 마자 모든 창문의 커튼을 쳐서 밖이 안보이게 하였다. 그리고 품에서 작은 항아리를 꺼내어 기준이 들어간 방문에 걸어갔다. 퐁! 소리를 내며 항아리 뚜껑이 열리더니 저것이 바닥에 기울이자 하얀 가루가 천천히 쏟아져 나왔다. 소금이었다. 기준은 직감적으로 알았다. 인터넷 괴담글에서 본 적이 있었다. 저것은 문지방을 따라 소금을 부었고, 항아리의 뚜껑을 닫은 뒤 허리에 찬 작은 가방에 넣더니 다시 작은 물병을 꺼내 소금에 뿌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바람에 날려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인것 같았다. 기준은 거실 한 구석에 우두커니 서서 신기하다는 듯이 저것이 하는 것을 관찰하였다. 그리고 방안은 해골랜턴에서 나오는 연기로 인해 태운 풀냄새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저것이 소금진을 다 쳤을 무렵, 반다나 사이로 말을 시작했다. "너가 읽은 행동강령, 본래라면 9번까지 읽고 태웠어야 했어." 기준은 대답않고 가만히 서 있었다. "그리고 너가 10번을 읽는 순간, 너는 몇 번이고 전이를 하는 저주에 걸렸어." "네? 저주요?" 기준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당황했다. "9번까지 읽고 태웠으면 이번 전이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겠지만, 너가 10번을 읽은 순간부터 영원히 주기적으로 이곳에 와야 한다는 소리야." 기준은 저것의 황당한 말을 듣고 머리가 백지가 되어 버렸다. 누가 알았겠는가? 그저 헛소리 같았던 행동강령이 그런 저주를 지니고 있을 줄이야. "행동강령은, 지침서이면서 동시에 초대장이야. 많은 초보 전이자들이 9번 이상을 읽은 실수를 범해. 너가 그런 것처럼." 기준은 저것의 말에 거의 우는 듯한 신음을 내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움쿠려 앉았다. 그렇게 침묵이 흘렀다. 기준은 한동안 얼굴을 손에 파묻고 있다가 살짝 고개를 들었다.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러나 저것은 그저 차가운 눈빛만을 던질 뿐이었다. "너, 이름은?" 침묵을 깨며 저것이 물었다. 기준은 몇 초 더 흐느끼는 듯한 숨소리를 내다가 겨우 대답했다. "기준이요... 김기준...." 다시 이어지는 침묵. 기준은 움크린 다리에 쥐가 나기 시작하자 뒤로 무게중심을 옮기며 벽에 기대어 앉았다. 기준은 반쯤 운듯한 눈으로 우두커니 차가운 시선을 던지는 저것에게 말을 걸었다. "그쪽은요? 이름이 뭐에요?" 그러자 저것은 몇 초동안 망설이는 듯하더니 대답하였다. "이소희." 예쁜 이름이면서 평범한 여자이름이었다. 그러나 지금 중요한건 그게 아니었다. "월식, 월식은 얼마나 지나야 끝나는 거죠?" 기준이 힘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짧으면 일주일, 길면 보름." 소희가 답했다. "그나마 다행인건가..." 기준이 고개를 숙이며 한숨을 푹 쉬었다. 그러자 소희도 거실에 있는 식탁 쪽으로 움직이더니 조심스레 의자에 앉았다. 그러나 기준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서로 그렇게 말 없이 같이 앉아 있자, 기준은 절망과 슬픔이 휘몰아치던 가슴이 왠지 모르게 진정되고 있었다. '이미 저지른 실수는 그렇다 하더라도, 다행인건 소희라는 사람을 발견했다는 거고, 월식도 길어야 보름이라는 거다.' 기준은 애써 마음을 진정시키려했다. 그러나 말이 보름이지 여기서 혼자서 버틸 수 있을 지는 의문이었다. 그래서 기준은 문득 생각이 떠올라 고개를 들어 소희를 보았다. 다시 눈이 마주쳤다. 소희는 눈이 마주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전혀 없는 듯했다. 다시 눈이 마주치자 당황한 기준이었지만 다시 말을 걸었다. "저, 저기... 괜찮으시다면 같이 다니면 안될까요?" 기준은 어색해하며 조심스레 물었다. 소희는 몇 초간 조용히 기준을 바라보다가 해골랜턴과 정체모를 무언가를 식탁에 조용히 내려놓았다. 그리고 천천히 머리에 두른 터번을 풀기 시작했다. 스르륵. 스륵. 부드러운 천이 풀리며 소리를 내었다. 그러나 기준의 얼굴은 경악으로 인해 얼굴이 굳었다. 천천히 드러나는 찰랑거리는 길고도 새하얀 긴 머리카락. 터번이 풀리며 소희의 머리카락이 드러났다. "희, 흰색머리?" 기준은 놀라서 그만 큰 목소리로 답했다. 그러자 소희는 기준의 조심성 없는 목소리에 짜증이 섞인 듯한 말투로 답했다. "그래. 이래도 같이 다니고 싶어?" 소희가 똑바로 기준의 눈을 바라보며 답했다. 기준은 순간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몰랐다. 기준이 기억하기에는, 분명 흰 머리는 괴물들에게 노출되기 쉽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풀 타는 냄새 말고도 희안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기준은 뻥찐 표정으로 소희의 머리카락을 계속 쳐다보았다. '만약 행동강령이 사실이라면, 저 여자랑 같이 다니면 목숨이 위험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행동강령을 읽어봤으면 알겠지만, 난 이곳에서는 머리카락이 하얘져서 계속 터번을 두르고 있어야 해. 아니면 괴물들이 멀리 있어도 냄새를 맡고 오니까. 완벽하지 않지만 이 터번이 향기를 막아주고 있어. 그리고 이걸로 냄새를 완전히 뒤덮어 버리고 있고. 괴물들이 싫어하는 냄새야." 소희는 식탁에 놓여있는 해골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녀의 말이 맞다면, 충분히 조심만 한다면 어쩌면 안전할지도 몰랐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는 뭔가 이 세계에 많이 알고 있는 듯했다. "그, 그렇다면 안전한거 아닌가요?" 기준은 말했다. "그래. 일단은. 그렇지만 이 향로가 다 타버리면 어떻게든 냄새는 새어나오게 되있어. 다시 피안화를 구한게 아니라면." 피안화. 기준이 기억하기로는 희안하게 생긴 빨간 꽃이었다. 희안하면서 향기로웠던 풀 태운 냄새는 피안화 냄새였던 것이다. "그, 그래도 지금은 충분히 있는 거죠?" "일단은." 소희가 답했다. 기준은 고민했다. 이 여자와 여기서 헤어질지, 아니면 동행할지. 그러나 확실한건 그녀는 선택권을 주는 듯했다. "그, 그래도 괜찮으시면 같이 다니고 싶어요." 기준은 일 분정도의 고민 끝에 대답했다. 어차피 혼자라도 죽을 확률은 높았기 때문이었다. 소희는 말 없이 기준의 눈을 응시하다가 답했다. "그럼 일단 이 집에 있는 쓸모있어 보이는 건 다 챙겨. 난 더 소금진을 치고 둘러보고 있을 테니까." 그러면서 소희는 자리에서 일어나 해골과 정체모를 무언가를 다시 들었다. 기준도 소희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 잠시 머뭇거리다가 집을 뒤지기 시작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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