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미칠 것 같다 (3)
2.와! 정신과에 갈까 말까 고민중이야! (3)
3.리스트컷 아니 (6)
4.친구들이 갑자기 나를 피해 (4)
5.나만의 특별한 짝사랑 이야기 좀 들어줘 ( 중간중간 사진 첨부 ) (58)
6.오늘 소개팅상대 엄청 무섭고 이상해, 얘기 좀 들어줘 (19)
7.정신줄 놓고 사는데 어떡하면 좋지? (10)
8.내 얘기 들어줘 (3)
9.불효가 두려우면 내 인생을 어떻게 살아 (16)
10.담배 끊는법 팁좀!! (9)
11.엄마에게 협박한 게 미안해서 울었어. (11)
12.26살 먹고 이러는 내자신이 싫다 (5)
13.내가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5)
14.. (5)
15.그냥 내 마음대로 못사는게 짜증난다 (2)
16.귀 (1)
17.파리가 날라다녀 (51)
18.안녕 심심하면 들어줄래? (2)
19.나의 이야기 좀 들어줘 (44)
20.다들 진짜 하고싶은거 있어? (5)
스레 제목은 '너무 외로워서 레즈비언 업소에 간 리포트'라는 에세이 만화 부록으로 들어있는 마우스패드에 적힌 말이야.
그걸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됐어.
지금 나는 첫직장 퇴사를 고려하고 있어서 그런지 더 깊게 말이야.
지금보다 집안사정이 엄청 안좋을때 내가 태어났어.
아버지가 친한 사람에게 큰돈을 빌려드렸는데, 그 사람이 도망갔거든.
매일매일 아버지 사무실로 빚쟁이들이 찾아오고 엉망으로 만들고.
나를 임신한 어머니 배는 자꾸만 불러오는데, 아버지는 어디에도 하소연을 못했어.
나한테 해가 갈까봐 집안에선 조용히 분을 삭히고, 술 한모금 마시지 못하는 분이라 개인 사무실에서 담배만 주구장창 피우셨지
내가 생기고 성별을 구분할 수 있던 때는, 여아낙태가 심했어.
나도 낙태를 당할뻔했지만 어머니 나이가 많으셔서 낙태는 무리였고, 의사가 나를 남자라고 속여서 태어났지.
내가 태어나고 집안은 난리났지. 남아선호 사상의 할머니가 살아계셔서 당장 병원에 고소하러 간다는 말도 있었데.
하지만 아버지가 그때 돈이 없었는데 고소는 불가능했지.
그래도 아버지가 내가 태어나고 여자인걸 알고, 나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살아야지 하셨데.
할머니도 내가 커가면서는 상냥하게 대해주셨어.
맞벌이가 드물던 시절에 맞벌이를 하시며 내옆에 없는 부모님 때문에 철없이 울었던 적이 많았는데, 곧 적응되더라
빚쟁이들이 찾아오지 않을만큼 빚을 갚았을때 나는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내가 초등학교때 언니오빠는 둘다 대학생이었음
대학도 돈이 있어야 가는 곳이니, 나는 그때부터 대학을 안가기로했다.
공부도 싫었고, 차라리 돈을 벌자라는 생각이었어
중학교 올라가서는 변호사를 꿈꾸기도 했는데 곧 접고 특성화고를 지망했어
특성화고등학교는 학교 취업율 올리려고 학생들이 대학가는걸 안좋아해
나도 대학갈 생각은 없었고 적성에 맞기도하고 선생님들도 날 좋게봐주셔서 취업했지
아버지는 나에게 모자람을 느끼게하기 싫으셔서, 내가 알바를 하게두질 않으셨어.
차라리 용돈을 달라고 하라고 하셨어.
그렇게 말씀하신 순간부터 나는 '힘든 부모님께 용돈을 타는건 염치없는짓'이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부모님 동의가 필요한 알바는 하지 못하고, 부모님이 교통비로 주시는 용돈을 쪼개면서 썼어. 부모님 동의없이 친구를 따라서 할수있는 알바는 악착같이 했어.
그리고 고3때 나는 학교에서 제일먼저 취업을했어. 지금 다니는 회사야. 개성을 존중해주는 곳이라서 오래 다녀야지 생각했어.
개성은 존중해주는 회사라도 어린애가 하는 실수에는 가차없을수 밖에.
나는 빠른년생으로 고3때 취업을 한거니까 18살에 취업을한거야.
나랑 비슷한 처지의 친구도 있었지만 그 친구는 군대가 발목을 잡았지.
그래도 이빨을 갈아가며 다녔어. 아직도 빚이 남아있는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그리고 나를 좋게봐주고 취업자리를 추천해주시고 응원해주신 선생님을 위해서.
그게 당연한거라고 생각했어.
이대로 자기 의지대로 쳇바퀴속을 달리는 햄스터가 된거지.
대학을 가고싶다는 아직도 안하고 있어.
언젠가 여유가 생겨서 공부가 하고 싶을때 가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어.
그때쯤이면 교수보다 내가 나이가 많은 상태로 대학생활을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조금씩 웃었고.
하지만 아직은 돈에게 좇기고 있고, 부모님한테 손벌리게 될것 같은 상황에서 가고 싶지는 않아.
이 원인은 어떻게보면 언니오빠 때문일 수도 있지
언니와 오빠모두 대학을 2번 나왔어.
언니는 아빠가 직업대학을 다니는걸 반대해서 2년공부한걸 포기하고 공대에 편입하고,
오빠는 공부가 싫다는 이유로 서울권대학을 자퇴하고 직업대학을 들어갔어.
둘다 입문계를 나와서 할 수 있는건 알바뿐인데 대학 등록금이 어디서 나오겠어.
부모님 주머니지.
나라도 대학을 안가고 지금처럼 용돈을 드리면 부모님 부담이 적어질것 같았어.
이걸 부모님께 말했다간 집안 엎어지겠지만.
늦게 태어난 여자아이라서 나는 성인이되도 집안에선 어린애 취급이야.
18살때부터 다달이 용돈을 드리고 혼자 돈을 관리하는데도 말이지.
이 생활이 질리고 부당하다고 느낄때는 항상 부모님은 누가 챙기지라는 마음으로 버텼어
하지만 회사에서 큰 실수를 하고 상사에게서 집에가라는 말을 들었을때, 내 속이 뒤집혔어
회사생활한지 2년정도. 나는 20살이야.
상사의 집에 가라는 말은, 퇴근시간이 아니면 퇴사하는 뜻이지.
겨우 2년밖에 일을 하지 않아서 돈걱정도 했어.
그런데 이제는 안하기로 했어.
내 나이는 20살이야. 집안에서도 그렇고 사회에서도 어리다고 하지.
하지만 그런 어린애에게 바라는건 많아.
노력하면 뭐든 될수있다고 하면서, 무리한걸 요구해.
그러니까 이 나라에서 어른은 되지 않을꺼야.
방금전에 좋은 소식이 하나 들어왔어.
거의 1년동안 논의중이던 50억짜리 프로젝트하나가 우리회사로 넘어왔어.
내년의 회사따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거야.
이번년도에 결정난 사안이고 제품에 문제가 있을리가 없는 프로젝트니 이번년도에는 성과금도 나올꺼야.
나는 이제 이 회사에서 성과금이며 보너스며 사원복지 쪽쪽 빨아먹고 발빼면되.
이제 더이상 이 업계엔 안돌아올꺼야.
친구도 없고 반년정도 전까지만해도 미성년자라 술담배 안하고.
밖에 나가는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취미는 책읽기.
돈이 모이는건 당연하지. 2년 모은거치고는 꽤 많이 모았어.
이 돈의 반이상을 아버지를 드릴 생각이야. 그리고 집안에 낡은 전자제품도 좀 사드리고.
그리고 이제 돈으로 하는 효도는 그만 할꺼야.
남은 돈으로 내인생 진로나 다시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지.
아버지, 아버지가 사람을 신뢰할줄 아는 사람이셔서 그 새끼한테 돈을 드린거 알고있습니다.
그 새끼는 도망치고, 아버지는 사람을 못믿는 사람이 되었지만 덕분에 딸은 잘 컸습니다.
어려서 아버지 등만 보고 있던것을 아버지 원망만 했습니다.
저도 다 컷습니다.
아버지가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제가 알아도 감히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아버지는 그 일을 털어버리기 위해서라도 제가 드린 돈을 받으시고, 어리다고 느낀 딸 걱정없이 믿어주는 노후를 보내셨으면 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덕분에 잘 컸습니다. 어디가서 자랑해도될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이후에 다 털어낸 아버지께 어리광부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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