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8/12/14 15:02:02 ID : lxyL81eNz9b 0
내 인생에 큰 영향을 주지도, 내가 힘들었던 기억도 아니지만 이따금 생각이 나서 써본다. 아무한테도 말할 순 없으니.
2 이름없음 2018/12/14 15:05:44 ID : lxyL81eNz9b 0
벌써 십몇년쯤 된 이야기 우리집은 목욕탕을 한다. 나도 학교를 마치곤 목욕탕일을 도왔다. 표 받고, 음료 드리고, 그러는... 시골 동네 목욕탕이다보니 이름은 몰라도 얼굴은 아는 사람이 대부분이었고 어르신들은 나에게 살갑게 대해주셨다.
3 이름없음 2018/12/14 15:08:05 ID : lxyL81eNz9b 0
1시쯤에는 마감하기 위해 문을 닫는다. 욕탕 청소를 하고, 마무리를 하다보면 2~3시쯤. 그 시기에는 아버지가 몸이 편찮으셔서 내가 대신 마감을 했다. 매표소에 불을 꺼놓고, 남은 욕탕청소를 내가 하던 날. 여름이었다.
4 이름없음 2018/12/14 15:09:46 ID : lxyL81eNz9b 0
힘들어서 캔음료나 꺼내먹으며 언제 다하지, 하고 있는데 문에서 똑똑똑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불꺼진 목욕탕에 누가 들어오겠어. 놀란 마음에 입 안에 담긴 음료수조차 다 삼키지 못하고 문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 시기쯤에 동네 주변에서 토막 시체가 발견됐었기 때문에, 정말로 무서웠다.
5 이름없음 2018/12/14 15:11:19 ID : lxyL81eNz9b 0
그쪽도 안에서 아무 대답이 없으니 망설였는지 한참을 조용히 있었다. 그러다가 다시 똑똑똑. 난 옆에 세워뒀던 밀대를 들고 누구세요? 라고 말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빨리 돌아갈걸.
6 이름없음 2018/12/14 15:13:00 ID : lxyL81eNz9b 0
내가 누구세요, 라고 말하자 웬 남자애가 문 사이로 빼꼼 머리를 내밀었다. 혹시 지금 영업 하시나요, 라고. 괜히 쫄았던 게 창피해서 아니, 이제 마무린데. 일부러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남자애는 한참을 자기 발만 보고 있다가 죄송합니다 라며 돌아가려했다.
7 이름없음 2018/12/14 15:14:38 ID : lxyL81eNz9b 0
그 애는 초등학생처럼 보였다. 왜소하고, 마른. 그 정도 나잇대의 애가 이 시간에 목욕탕에 온 게 이상해서, 잠깐만하고 불러세웠다. 지금 목욕 해야해? 라고 물으니 조그맣게 네...라고 대답했다. 날 올려다보는 눈망울이 건드리면 툭 터질 것 같았다.
8 이름없음 2018/12/15 04:43:31 ID : fXAmLcLalju 0
그렂데??
9 이름없음 2018/12/15 22:28:55 ID : dBdU3U6qjfR 0
아 뭐야 너무 궁금하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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