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05/07 09:40:49 ID : rcJUY5RA2Gk 0
구체적인 이야기는 시간이 날 때, 천천히 떠오르는 것부터 적을게. 지금은 그저 내가 지금 살아있다는걸 어딘가에 확인해보고 싶었고 스레딕이 좋겠다 싶었어. 현재 상황은 나는 학생이고 올해 다니면 졸업이야. 바로 취업해서 집을 나가려해(나가야해). 그때까지 버티는게 너무나 너무 너무 힘들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졸업이 목전이라 학교에선 요구하는게 정말 많아. 팀별 프로젝트만 네다섯개고, 밤을 새는게 부지기수고, 어떤 애들은 학교 교육과정을 따라가다 기절하거나 코피를 쏟고 하는데도 학교는 바뀌질 않아. 그런 압박과 더불어 난 4인 가족의 집안일을 하고 있어. 빨래, 청소, 식사 들어가는 비용 전부 내 사비를 들여서 해야해서 내 생활비는 주말 아르바이트로 해결할 수 있지만, 이건 평일에도 아르바이트를 할 수밖에 없어서 학교를 제외한 시간엔 알바를 했어. 알바를 제외한 시간엔 집안일을 하고.. 쏟아지는 학업량은 밤을 새거나 알바시간 틈틈이 눈치보며 해서 필사적으로 쫓아갔어. 그래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었지만, 최선을 다했어.. 나중에 마저 쓸게. 등굣길 지하철 안에서 적고 있었거든. 와이파이 잡을 수 있을때 다시..
2 이름없음 2019/05/07 10:09:55 ID : k3u9y47s8mH 0
3 이름없음 2019/05/07 10:12:21 ID : k3u9y47s8mH 0
그러다 아르바이트가 일하는 곳 내부적인 문제가 있어서 최근에 관두게 되었어. 관두던 날, 나는 아버지한테 "넌 철이 없어도 너무 없는 개새끼다."는 소리 함께 얼굴을 맞았어. 관두었다고 맞은 것도 있지만 우리집은 이혼 가정이라 새 어머니가 계셨는데, 나에게 자꾸 남의 자식, 걸레의 걸레 딸 같은 말을 해서 그걸 알려드렸거든. 돌아온 대답은 "부모가 그런 말을 하면 다 뜻이 있겠다하고 순응해야지 넌 그 나이 먹고 부모도 몰라보냐?", 그리고 알바까지 관두다니 철이 없어도 너무 없다고, 개새끼라고 맞았어. 그러곤 새 어머니가 일하는 식당에서 알바를 하라더라. 안하면 학교까지 찾아가서 오늘보다 더 패버리겠다고. 난 거기서 일하기 시작했어. 왕복 2시간 거리에 분주한 고깃집인데 온갖 당연한 텃세에 2019년인 오늘 시급 5천원 받는데 정말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전보다 더 힘들어, 나는 너무 힘들어. 일하기로한 시간까지 일해도 새 어머니가 "모녀간의 정이 있는데, 일 끝났다고 바로 가겠어?" 하고 큰 소리로 말하면 일하는 아주머니들 다 나를 주시하고, 그런 분위기에서 이젠 잔업도 암묵의 룰이 됐어. 오늘도 가야하고.. 쓰다보니 정말 죽고 싶다.
4 이름없음 2019/05/07 10:33:40 ID : k3u9y47s8mH 0
스스로 이런 말 하긴 창피하지만 학교 사람들이나 이전에 알바하던 곳이나 다들 내가 참 좋은 사람이라고, 오래 알고 지내고 싶다던가 너를 보면 부모님이 얼마나 좋은 분인지 인품이 다 보인다던가 주변에선 이런 말을 자주 해줘. 그만큼 바르게 살려고 부던히 노력했고 이해하고 사랑하려고 최선을 다했어. 부응하려고 힘냈어. 그치만 이젠 이 모든게 다 너무나 힘들어. 힘이 안 나. 이혼 가정이라고 했었지. 친부도 새 가정을 차렸고 친모도 새 가정을 차렸어. 옛날에 친모쪽에서 살다 범죄에 준하는 일을 당해서 그 일을 신고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합의금을 받아 그걸로 등록금을 충당하고 있었는데 친척들은 다 친부가 손수 벌어 학비 대주고 있는 걸로 알고있고 그걸로 친척들한테 더 따돌림 당하고. 아 정말 적으려니 어떤 것부터 적어야할지 모르겠다. 친부가 내가 샤워하는 동안 화장실에 들어오려고 온갖 난리를 부려서 경찰에 신고한 적도 있었는데 내가 알몸이라 화장실에서 나갈 수 없단 사실에 경찰과 친부 다같이 웃어넘긴 이야기. 등. 겪어온게 많고 겪어갈게 많아서 그냥 눈앞이 깜깜해. 하나하나에 슬퍼하고 있을 틈을 주지않고 몰아부치는 느낌이야. 자살하지 않고 살아가려면 나를 돌보면 안돼. 어제를 마주하면 내일을 살 자신이 없어. 오늘 알바가는게 너무 힘들고 벌써부터 싫다. 그래도 어딘가에 말해두니 편해지는거 같고.. 주변에선 다 그런 시선으로 보지도 않고 이런 무거운 이야기를 감당해줄 사람도 없으니 어디 말한 적이 없어. 다 읽어준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고마워. 내가 지금 여기 살아있는걸 확인시켜줬어. 정말 고마워.
5 이름없음 2019/05/07 10:57:07 ID : 4FdDy3TVcHC 0
졸업이 목전이고 나발이고 얼른 집에서 나가야지;; 저건 집이 아니잖아 부모도 아니고. 스레주 환경 자체가 사람이 위험한 정도인데 지금 학교프로젝트며 알바며 다른거 생각할때는 아닌거 같아. 어떻게든 최소한의 돈이라도 좀 모아서 당분간 고시텔 같은곳이라도 혼자 독립을 해야하지 않을까..? 솔직히 여성단체든 복지센터나 알아봐서 신고하고 처벌까지 하라고 하고싶어 자꾸 그 지옥같은 곳에서 꾸역꾸역 버티려고 하지말고 일단 벗어나... 본인 안위보다 중요한건 세상에 없어 학교나 알바는 정말 2차적인거야;;
6 이름없음 2019/05/07 11:09:17 ID : bdA1ClB9hat 0
독립이 답이네
7 이름없음 2019/05/07 16:45:50 ID : g7uq2JXy2K3 0
고마워.. 그런 국가 복지 제도 알아봤고 시도도 해봤는데 내가 복지 대상이라고 판단할 공무원이 만나서 대화하는건 결국 부모더라. 그래도 잠시 이 모든거에서 해방되는 상상을 하니 상상이나마 힘이 났어. 진짜 고마워. 고시원도 일대는 다 알아봤지만, 내 형편으론 한 달 머물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해서 보복이 무서워 차마 당장 못 나가겠어. 네말대로 안위보다 중요한건 없는데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다. 죽을 용기나 살아갈 용기나 어느쪽도 제대로 못내고 있어.. 그렇지? 환경은 무척 중요하니까.. 언젠가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겠지? 모쪼록 독립했을때 그때 내 자신이 가정으로부터 인생관 같은게 완전히 결정된 상태가 아니었음 좋겠다.
8 이름없음 2019/05/08 08:39:36 ID : 8qo43TWja9v 0
어제는 알바하다가 어버이날 이야기가 나와서, 선물 준비했다고 말했더니 그거 마음에 안든다고 소리를 지르셨어. 난 뭘 골랐는지 말씀도 안드렸기에 어떤건지 아직 모르시잖아요, 했더니 그냥 니 모든게 불쾌하기 때문에 뭘 준비하건 싫다는거야. 그럼 드리지 말까요, 했다가 식당 아주머니들과 배은망덕한 년이라면서 앞담을 실컷 까셨어. 점점 의기소침해진다. 읽고있던 책에서 부모에게 있는 그대로를 인정받지 못한채 자란 아이는 근본적으로 자신감이 부족하고 휘둘리기 쉽다는 구절이 나와서 슬펐었어. 그래도 오늘도 힘내야지. 힘내자. 다 괜찮아질거야. 괜찮아지지 않더라도 난 만족하고. 가끔 이렇게 일기 쓰듯 생존신고 해도 되는거지? 다들 좋은 하루 보내. 나도 포함해서 좋은 하루 보낼거야. 어버이날이니만큼 많은 가정이 화목했음 좋겠다.
9 이름없음 2019/05/08 21:23:32 ID : CpaoK7s05SE 0
스레주 ㅌㄷㅌㄷ 미성년자일때 죽여버려야 형량이 좀 덜나올거같아서 고민힌다가... 그래도 괜히 빨간줄긋기도 싫고 독립하면 다 끝이다 싶어서 관뒀는데... 의외의 방향으로 예상보다 일찍 끝났어. 그랬던 나보다 스레주 상황이 더 안좋네. 최대한 빨리 그집에서 나오길 바라고... 독립할때 그 식당인지 뭔지 노동청에 최저미지급으로 신고해버려
10 이름없음 2019/08/05 12:59:53 ID : xA5e2Mi8pe0 0
늦게나마 고마워.. 너도 가족들로 많이 힘들었구나.. 상황이 지금은 괜찮은거지? 오랜만에 생존신고를 남겨두려해. 상황은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아. 내가 이 스레를 적은지 아직 세 달밖에 지나지 않았다니 조금 새삼스럽네.. 그렇게나 괴롭고 길었는데 이 정도가 고작 세 달치, 이만큼을 한 번 하고도 더 겪어야 겨우 올해를 지나보겠구나 하는 느낌. 찬찬히 글을 다시 읽어보니 뭔가 참 부끄럽다. 나보다 더 힘든 상황인 사람도 많을텐데 내 고통에 틀어박혀 있었네.. 나는 방학을 맞았고, 겨우 학교 졸업비용을 다 마련했어. 현재 독립 자금으로는 30만원 밖에 모으지 못했고, 고시원보다는 원룸이나 쉐어하우스로 가려해. 목표는 다음 학기 종강 무렵. 그때까지 취업 가능한 실력을 기르는게 최대 난관이야. 어떻게든 취업한 이후엔 중소전세자금 대출받고 전세로 옮긴다, 이런 대략적인 흐름만 잡아놨어. 가능할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일단 죽이 되건 밥이 되건 이번 겨울엔 집을 나갈거야. 이 이상 여기에서 살면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산산조각나서 산 채로 죽어버릴 거라는 확신이 들어. 반드시 제대로 살아남아서, 경제력을 갖춰서 다른 학대 당하는 아이들을 돕고 싶어.
11 이름없음 2019/10/26 09:45:00 ID : 4E8oZg0k5Vh 0
마지막 레스가 8월, 지금은 곧 11월이네.. 짤막하게 생존 신고를 남겨. 이따가 여전히 그 식당에 아르바이트 하러 가. 상황은.. 늘 강도의 차이만 있을뿐 비슷해. 최근은 아니지만 전에 한 동기랑 친해지고 무심코 부모님과 지내기 힘들다고 흘러가듯 말했어. 가족을 나쁘게 말하지 말라고 엄청 혼났다. ㅎㅎ.. 바로 전 레스에는 다른 아이들을 돕고 싶다고 적어놨네.. 창피하지만 지금은 잘 모르겠어. 내가 누군가를 도울 분수가 될 수 있을까.. 살아남은 다음을 생각하기에 삶은 허망하다. 피치못하게 예정이 틀어져서 내년 봄까지는 더 집에 머무를 거 같아. 현 상황에 대해 불평할거면 최선을 다해 더 노력하고 나서 해야겠지. 살아남기 위해 모든 노력을 동반하고 그래도 안됐을때 원망하고 불평하고 싶어.. 아직은 내 위치에서 해낼 수 있는 일이 무언가 있을거라고 믿어. 내가 살아가는 이유는 꿈이나 희망보다도 살아있기 때문에 살아가는 거니까.. 나는 영어를 엄청 못하는데, 요즘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 필사적으로 하다보면 어떻게든 되겠지? 다들 잘 지내. 분명 잘 될거야. 잘되지 않더라도 거기서 또 나아갈 수 있을거야.
12 이름없음 2019/10/26 09:54:05 ID : Dy7s7dXuslB 0
레주야 글 잘 읽었어. 힘든 환경 속에서도 정말 잘 버텨줬구나. 그 동기 말은 그냥 무시해. 잘 몰라서 한 말일 테니까. 가족이라 해서 모든 걸 이해하고 좋게 생각해야 할 의무는 어디에도 없어. 레주는 무엇보다 놀라울 만큼 자신을 올바르게 잘 잡아와서 정말 존경스러워. 레주가 정말 좋은 사람, 성숙한 사람이라는 게 느껴져.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 레주 말처럼, 지금도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거니까 이렇게 조금씩 더 가보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이런 레스 남기는 것뿐이지만 그래도 응원할게. 건강하게 잘 지내고 또 소식 전해줘!
13 이름없음 2019/10/26 23:22:52 ID : 4LatuldyJPb 0
몇 번이고 읽어봤어.. 응원 정말 고마워.. 엄청 든든한 위로가 되었어! 동기에게 혼난건 쓸쓸하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화목한 가정이구나 싶어서 어쩐지 다정하게 느껴지더라고. 그렇구나.. 그렇지? 가족이라해서 모든걸 좋게 생각할 의무는 없는거지. 사실 혼나고나서 살짝 가족에게 죄책감이 들었었는데 그럴 의무는 없다는 네 말 한 마디로 거기서 자유로워진 기분이야. 지금은 알바 마치고 발이며 허리며 어깨며 안쑤신 곳이 없어서, 내일은 또 어떻게 일하고 모레는 또 어떻게 이 상태로 학교 수업 따라갈지 참 막막했는데.. 덕분에 기운이 났어.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고마워! 난 나를 올바르게 다잡아온걸까? 그렇다면 나야말로 다시금 나를 올바르게 이끌어줘서 고마운걸. 나를 높게 평가해줬지만, 그건 다 순전히 너와 같이 상냥한 사람들이 세상에 있기 때문이야. 좋은 꿈 꾸고 네가 하는 일 다 잘됐음 좋겠다!
14 이름없음 2019/10/27 22:56:35 ID : vzO8i1bba1b 0
오늘도 알바했다.. 내일 수업이 걱정이지만 일단 자아겠어. 오늘은 좀 심각한 일이 있어 적어두려해. 이후 또 나쁜 일이 일어나면 금새 잊어버리고 마니까.. 알바가.. 어제도 급여 안줬고 오늘도 안줬어. 최저시급 미지급도 증거 모으고 필사적으로 어떻게든 주겠단 약속 받아냈는데 요새 다시 기분에 따라 급여를 안주거나 적게 줘. 어제도 요구해보고 오늘도 요구해봤지만 너보다 내가 힘들게 산다, 네가 뭐가 잘났다고 돈을 다 요구하냐고 내쫓더라. 화가 나서 약속하지 않았냐 따졌지만 그런 약속 한 적 없다고 큰소리 치며 위협해왔어. 난 그런 큰소리에 약하지만 돈은 진짜 내 생존이 걸린 문제여서 기죽지않고 물고 늘어졌다. 그렇지만 감정만 너덜너덜해진채 결국 돈은 못받고 온갖 욕만 먹고 돌아왔어.. 내가 제일 걱정하는건 형법상 돈을 받아낼 수 없다는거야. 부모가 법을 잘 아는 편이 아니어서 그동안 노동청에 신고하겠다고 압박을 주면 어느정도 먹히긴 했지만, 만약 한 번 신고해보신던가 하는 태도로 나오면 지는건 나야.. 다시금 경찰이 있고 법이 있어도 마지막에 나를 지키는건 나뿐이라는걸 실감했어. 당장 11월 생활비 없고, 교통비 후불 곧 내야하고 (둘 다 모았던 독립 자금에서 차감하면 되긴해.. 완전히 돈이 없는건 아니니 행여 이 글을 읽다 너무 걱정하지는 마.) 막막하고 울적하다. 세수하다가 자는 체 할 타이밍을 놓쳐서 방금 "저녁인데 왜 빨래가 쌓여있냐, 제대로 할 줄 아는게 뭐냐?" 하고 한 소리 들었어. 원래는 아침에 하는거 알면서.. 급여 달라고 한 거에 상당히 화났다 이거지. 한동안 계속 이렇게 꼬투리 잡힐거야.. 요즘 추운데 전기장판 뺏어갈까 걱정된다. 조금만 더, 앞으로 한 달이면 종강이고 졸업이야. 어떻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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