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요즘엔 나름 행복하다 생각하는 일이 많다 생각했는데 밤만 되면 모든 게 허상처럼 눈 앞에만 아른거리지 전혀 내 일이 아닌 거 같게 돼 내가 손만 되면 사라져 이상하지? 내 것도 아니면서 왜 내 앞에서 일렁거리는지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내가 많은 걸 바란 건 아니잖아 살짝 손 끝으로 느껴보기만 한다고 아 이것도 안 되는 거야?

뭘 해도 재미가 없고 뭘 해도 의욕이 없어 주변에서 뭐라고 해도 난 들을 힘도 없어 내 앞가림도 제대로 못 하는 지경인데 그리 말 해대면 어디에 영혼을 쏟아붓어야 될 지 모르겠어 그러니까 그냥 냅둬줘라

사람들의 반응이 상상이 돼 내가 이걸 말 하면 저런 반응이겠구나 이것도 말 하면 안 되는 걸까? 이 생각만 빙빙 도니까 난 오늘도 하고 싶은 말은 고이 접고 그냥 형식적인 말만 해 또 다른 친구가 내가 하려다 접은 말을 하고 서로 웃는 모습을 보면 아 저런 말은 해도 되는거였나 내가 할 걸 이 생각만 빙빙빙빙 무한의 굴레야

사람들이 날 너무 힘들게 해 뭐 이런 말을 해봤자 내가 밤마다 하는 상상들이 나의 목을 조르는 정도랄까? 사람들은 아무 죄가 없어 평소엔 잘 돌아가지도 않는 머리가 내가 힘들 때만 열심히 돌아가는 마당에 풍부한 상상력까지 덧붙여지는거지 그 상상 속 사람들은 난 증오해 죽이고 싶어 해 난 도망쳐 죽을 힘을 다해서 그 상상 속 나는 달리기가 꽤 빨라 현실 속이랑 많이 다르지 현실 속 나는 달리기도 느리고 스스로를 죽이고 싶어 해 근데 왜 죽음에서 도망치는 걸까 이상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