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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5 23:25:38 ID : bA0pPjBthgq
— 사람은 수많은 죄를 지으며 살아가기에 죄를 멸하는 벌이 존재한다 사람의 가장 큰 벌은 침묵이오니, 가장 큰 죄를 지은 사람에게는 죽음 이라는 침묵으로 그 죄를 씻어낼 지어다. — -남들과는 조금 다르게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일생을 담은 일기 -난입은 상관없음 -글이 조금 우울해서 주의바람 -좌우명: 악마를 믿는것보다 완전한 선을 믿는것이 더 어리석은 일이다
2019/06/15 23:33:23 ID : bA0pPjBthgq
어렸을때부터 사람이 무서웠다. 죄를 고하면 날 바라보는 어른들의 붉고 경멸스러운 눈빛이, 어느날 갑자기 없던 죄를 지어내어 수군거리는 친구들의 입가의 웃음이, 성적표를 들고 오면 한숨을 쉬는 부모님의 표정 하나하나가 어린 나에게는 그 누구도 감당할 수 없는 공포로 다가와 내 목을 옥죄었다. 내일도 모레에도 있을 그들의 시선과 표정과 감정을 나는 견뎌내야한다.
2019/06/16 22:45:12 ID : bA0pPjBthgq
나는 잠을 꽤 좋아한다. 꿈을 꾸면 두리뭉실한 기분을, 꿈을 꾸지 않아도 잠을 자면 느껴지는 특유의 느낌을 좋아한다. 현실도피 수단으로 잠을 많이 잤는데 무적인줄만 알았던 잠도 단점이 있긴있더라. 사람마다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잠을 자면 잘수록 머리가 멍청해지는 것 같다. 희미한 느낌이 아니라 확실히 느껴진다. 평소 멍때리는 횟수가 늘어나고 수학문제를 푸는 시간이 늘어난다. 시험이 코앞인데 이러고 있을 순 없으니 잠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박혔다. 취침시간은 12~1시, 기상시간은 7시가 적당한것 같다. 밤에는 공부하자. 그때 나를 공포에 빠뜨렸던 그 눈빛을 다시 보고 싶지 않으면 성적을 올려야한다.
2019/06/19 00:14:16 ID : bA0pPjBthgq
발표는 나에게 공포 그자체의 존재이다. 지금은 발표에 조금 익숙해진 것 같긴하지만 음악은 예외이다. 선생님, 친구들의 시선이 모두 나에게로 꽂혀 내 손가락동작 하나하나를 살펴보고 틀린걸 찾아내려는 눈빛의 공포는 말할 수도 없다. 그러기에 악기연주 발표를 시작하면 시선을 참지못하고 손 다리를 벌벌 떤다. 오늘만큼 떨었던 날을 없었으리라. 주체할 수 없이 떨리는 손, 다리. 멎어버릴것 같은 심장박동때문에 하마터면 손에 든 악기를 집어던지고 당장이라도 쓰러질 빤했다. 친구들이 왜그렇게 떠냐고 물어보면 나는 ‘원래 수전증이 있는데 긴장해서 그래’라는 말밖에 할 수 없다. 어렸을 때부터 저체중에 살이 많은편이 아니라 그렇게 말하면 친구들은 이해했다.
2019/06/19 00:18:46 ID : bA0pPjBthgq
이대로라면 다음 발표에선 진짜 심장이 멎어버릴지도 모르겠다. 도데체 언제부터 나는 사람들의 그 눈빛을 무서워했던가. 어디서부터 잘못된것일까. 짐작은 가지만 해결방안이 떠오르질 않는다. 주어진 기간은 많지않다. 길어야 2~3달 안에 찾아야한다. 그 공포만 통제할 수 있다면 내세상은 완전히 뒤바뀔것이다. 완전히.
2019/06/21 23:31:34 ID : bA0pPjBthgq
이제 곧 완전한 여름이 다가온다. 햇볕이 쩡쩡거리는 낮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한여름의 밤은 매우 좋아한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산이랑 꽤 가까워서 여름밤만 돼면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세차게 울려퍼진다. 그사이로 오토바이가 지나가는 소리나 꼬마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소리, 고양이 울음소리가 쌀쌀한 여름밤 바람과 함께 창문으로 들어와 피부를 간지럽히는 느낌을 좋아한다. 예쁜 달이 떠있으면 더 좋고. 아 이느낌이 다시 느껴지는걸 보니 여름이 왔구나. 연인들은 사랑이 불타고 친구들은 꿈에 불타는데 차갑게 식어버린 눈빛으로 하릴없이 책장만 넘기는 나는 한여름에도 불타지 못하는구나.
2019/07/29 23:52:47 ID : bA0pPjBthgq
공포를 즐기는 편이다. 공포영화, 공포게임 전부 좋아하는 편이라 왠만한 공포에는 잘 놀라지 않는다. —아, 정정한다— ‘대중적인 공포’에는 잘 놀라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대중적인 공포는 귀신, 살인마 그런것들을 뜻한다.) 남들이 귀신의 스릴로 공포영화를 볼때, 나는 주인공이 숨죽이고 걸어가는 발소리가 좋아서 공포영화를 본다. 내게 있어서 ‘공포’란 조금 다르기 때문에 대중적인 공포는 잘 안느껴지는 걸지도. 전에도 이야기했듯이 나의 공포는 사람 그자체다— 는 예전 이야기이고, 요즘엔 질 모르겠다. 내가 무서워하는게 사람인지 시선인지 하여튼간에 그게 뭔지. 조금은 극복한줄만 알았던 공포는 밤만되면 나를 찾아와 벌벌떨게 한다. 나랑 친한 친구 여러명, 선생님, 악기만 준비하면 내 공포는 완성된다. 아아, 그 공포는 나를 반쯤 미쳐버리게 만들고 주체할수 없는 눈물을 흘리게 한다. 도데체 내가 무서워하는게 뭔가. 사람? 발표? 시선? 공간? 뭐든간에 제발 사라져.
2019/09/20 00:31:32 ID : bA0pPjBthgq
오랜만에 일기를 쓴다. 그래도 공백기간동안은 조금 행복했다. 모르는 사람과의 접촉은 최소화되고 내사람들과의 시간은 즐거웠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건 내 공포의 정체가 조금은 보인다는 것이다. 앞에서 내 공포는 사람이라 했는데 틀린말은 아니다. 내가 그리도 두려워하는 공포의 정체는 나였다. 사람의 시선이 무서운게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소리는 낸다는데 무서웠던 것이다. 내 목소리든 내가 부르는 악기든 나는 내가 너무 무서워 내소리에 덜덜 떨었다.
2019/09/20 00:33:15 ID : bA0pPjBthgq
아 인증코드 잘못달아서 일부가 보여져버렸다...
2019/09/20 00:35:27 ID : bA0pPjBthgq
아무튼 간에 문제는 해결방법인데 나도 내가 왜 무서운지 모르겠고 이게 내 공포가 맞는지도 극복할 용기도 없다. 그냥 자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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