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노력 없이 얻고 싶다 대충 모든 것을

가족과 종종 과일 사러 가는 도매상가가 있는데 매번 나를 공주라 부르심 호칭 자체는 익숙하다만 아무래도 어디 가서 공주 소리 들을 나이는 아닌지라(당연함. 스물 넘음.) 감사하면서도 웃기고 그래

어떻게 한국 장마가 스콜성 소나기의 연속 이쯤되면 장마가 아니라 우기임 기후 위기 도대체 어디를 향해가고 있는가(멸망이요)

알바 지원한 팝업스토어에서 연락 와서 간단하게 유선 면담 치렀는데 인상 괜찮게 남긴 것 같아서 햅삐함 우하하하하 면접 일정 잡혔으니까 기대해본다

쓰다 내버려둔지 한참 된 글 다시 들춰봤는데 도무지 이어서 쓸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개강 전까지 완결내려고 했는데 가능할까 글 재활이라는 건 대체 어떻게 하는 거야 무언갈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는 걸 어떡해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아무것도 못하겠어 이게 내 의지박약의 문제인지 유구한 뇌의 문제인지 분간할 길이 없다 쌤은 내가 열심히 달려왔으니 좀 쉬어도 괜찮다 했지만...난 무언갈 하지 않으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조차 잊어버리는 것 같음

>>507 나도..뭐를 해야만 살아있는 거 같은데 뭐를 할 의지가 사라져간다..의지도 소모품인가봐

>>508 의지는 소모품이 맞아 근데 사람마다 타고난 총량이 다른 게 큰 것 같음...나처럼 한 바가지 용량인 사람은 우케 살라고 이 미친 한국 사회야

최근 면담 할 때마다 자신이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 따위의 질문을 받았는데 어렵지 않게 "독립적인 어른"이라는 답이 툭 튀어나오더라 머리 좀 굵어진 시점(최소 중딩)부터 무/의식적으로든 바라왔던 것 같음 경제/정서적으로 자립하여 1인분 만큼의 자신을 건사할 수 있는 어른이야말로 이상적인 삶의 과제 아닐지

별개로 내가 회피형 애착을 형성하게 된 것과 원인을 같이하는듯 >>463 이후로 엄마와 대화를 좀 나눠봤는데 내 유년기 주 양육자의 태도가 큰 영향을 끼쳤다는 데서 의견 일치를 봤거든 난 개인적으로 이에 큰 유감이 없음 내가 가정 내 학대: 정서적/신체적 폭력의 피해자임은 맞지만 한국 평균에 속하는 수준이라 생각함 그 당시의 엄마를 이해하기도 하고(용서한다는 뜻X) 현 관계가 매우 우호적인데다 일부 제외 대다수의 기억이 망각 or 퇴색된 채 뒤섞여 있는 탓이 크다

그러니까 내 성향적 베이스의 원인을 파헤치는 건 보이는 곳에 꺼내놓지 않아도 지장 없는 물건을 여기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어디 있는진 모르는 상태로 어지러운 방을 뒤져 찾아내야 하는 상황과 비슷함 요컨대 어지간히 시간과 마음이 여유로울 때 아니면 굳이 할 이유가 없고 설령 안 한대도 사는 데 지장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걍 살기로 함 급하면 언젠가 찾겠거니

나와 똑같은 대상을 애정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시기하고 질투하고 동경하고 갈망하고

친구들 블로그에 mbti 문답 유행하길래 냉큼 탑승함 과몰입은 아니고 재미 추구하느라

알바 경력 있는 사람을 우대함 신입 경력을 쌓아야 하는데 안 뽑아줌 영원히

2024.07.24. Q. 레주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것 세 가지 A. 찬란이라는 단어의 어감 썬캐쳐에서 반사된 빛조각 종이 위에서 말라가는 수채화 물감 너무 많은데 가장 먼저 떠오른 것 3가지들 아니 근데 너무 취향 보이는 것 같아서 부끄러워

고딩 때 만든 썬캐쳐 수명이 다해서 손수 해체함 분리수거 겸 비즈 부자재들만 따로 분리해서 유리병에 담아놨는데 반짝반짝 예쁘다 의도치 않게 까마귀적 욕망 재발현 on

오늘은 날이 습하고+뮤트톤 룩이라 클린하게 화장해봄 전체적으로 블러셔 깔아주고 눈 음영 가볍게 넣고 아이라인 대신 밑트임 컬러로 눈꼬리 연장함 산뜻하니 괜찮네요

오늘(7/25) 언니와 함께 티코스를 감 여름이라 냉차와 화채, 밀크티 등 종류가 다채로워져서 좋았다 생각보다 담백하고 산뜻한 맛 위주였고 우롱밀크티와 초당옥수수컵케이크가 제일 맛있었음 오늘따라 담소도 티키타카가 잘 맞아서 즐거웠다 이후 서점 두 군데를 들렀는데 하나는 티하우스 근처였는데도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북카페였음 책들을 보니 주 고객층 연령대가 약간 높은 것 같더라 시집이 매우 많아서 골라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 다음은 종종 방문하는 독립 서점이었는데 앞선 곳에서 미리 봐뒀던 시집(진은영/우리는 매일매일)을 구매함 좋아하는 시인이기도 하고+이번이 벌써 3번째 방문이라 한 권이라도 사야할 것 같아서 마침 백희나 작가 관련 행사로 고양이를 주제로 한 이벤트 중이길래 참여했다 큰 기대는 없지만 당첨된다면 기쁠 것 같아 여기서 받은 부채는 오늘 하루 잘 사용함 글고 다이소 4층부터 쭉 훑고 내려오며 이런저런 코멘트와 함께 둘러봤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스쿠터 미니어처를 구매한 뒤였음 <내 고양이 인형의 거치대로 쓰일 예정 유명한 맛집에서 웨이팅 끝에 냉우동을 먹었는데 그닥이었고요 그냥 이때부터 수다 필리버스터 시작함 공통의 지인에 대한 코멘트와 각자의 경험에 대한 교차증언과 오타쿠의 감정에 대한 고찰과 기나긴 슬럼프에 대한 한탄을 늘여놓으며 식사하기 마지막으로 카페를 가다 그리고 하염없이 떠들다 진짜 목 나가기 직전까지 떠들었음 이 언니만 만나면 대화가 끊이질 않는다니까 정신차려보면 3시간은 순삭임 그리고 귀가한 뒤 씻고 세풋보 보고 여운 곱씹으며 일기 쓰는 중 알찬 하루였다

앞으로 살아갈 나날을 가늠하다 보면 조금 아득해짐 물론 닥치면 어떻게든 해내겠지만서도 제자리 유지만으로도 닳아버리는데 그 이상을 해내야 상향평준화된 평범에 닿을까 말까 하다는 사실이 아.........안 살면 이런 거 다 안 해도 되는데 안 살면 <라는 표현이 웃기지만 딱히 죽고 싶은 게 아니므로 저쪽이 적합한듯

삶을 떨쳐내고 싶은 건 아니다 나름 행복하고...대체로 만족함 소중한 것도 있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 그런데 내가 이 모든 것에 가지는 애착이 충분한가에 대한 의문은 종종 드는 듯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가 아님 <당연히? 살고 싶죠? 견딜 수 있는 고통의 총량에 달린 것도 아니고 <그야 난 삶이 좃같을 수록 이겨낸다 시발아 하며 이 깍 깨물고 견디는 습성이 있기 때문 그냥 살아가는 행위에 동반되는 피로감과 막연함을 내려놓을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적어도 고민은 해볼 것이고 혹여 이를 고르게 될 시 그 선택은 꽤 산뜻하게 이루어지리라는 짐작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어렸을 때부터 애착과 집착이 신기할 정도로 따로 노는 인간이긴 했던 것 같다 내가 그 대상을 얼마나 아꼈고 아끼는지와는 무관하게 한 번 손에서 놓고자 하면 선뜻 털어버리는 습성이 있다니까 미련이 없는 건 아니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는 점도 유구함 근데 그게 삶까지 적용되는 건 좀 심하지 않나 이것도 지독한 회피형의 본능 어쩌구인가

지랄 말고 자야지 개쓰잘데기없는 자아모에화 할 시간에 수면 패턴이나 바로잡아야 함

어제 어깨너머로 본 급랭법대로 우롱차 우려봤는데 매우 성공적이다 처음이지만 온도를 잘 맞췄는지 쓰거나 떫지 않고 적절함 소소한 시도들이 성공할 때마다 기분이 좋아

아슬아슬하게 시집 한 권 더 꽂아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다행이야 어제 진은영 시인의 시집 3권을 출간 순으로 펼쳐봤는데 당연한 말이지만 편집부터 문체까지 시간의 흐름이 느껴져서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최근으로 올 수록 취향이었어서 나도 어쩔 수 없는 젊은 세대구만... 싶었달지

운영자님 이거 너무 길 한복판의 반투명 화장실에서 볼일 보는 기분인데요

의도치 않게 이웃분들과 눈 마주침 안녕하세요 저도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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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한강에 사람을 빠트려본 적이 있으신가요↓↓↓

대전 여행 룩북

초록색 사과를 깨물던 내가 있고 사과를 네 쪽으로 갈라서 깎기를 좋아하던 당신이 있고 나는 구름이 변하는 모습을 구경하다가 구름의 발목이 사라지는 광경을 바라본다. 발목이 발목을 데리고 가는 순간에 당신의 전화가 울린다. 여름의 구름은 대기의 규칙을 따른다. 오른발을 먼저 내미는지 왼발을 먼저 내미는지 하얀 선 앞에 서보고 싶었는데, 멀리서 시작된 누군가의 달리기. 당신의 자동응답기는 여름의 목소리만 담고 있다. 그리고 당신의 달력은 월요일부터 시작한다. 구름과 초록은 대기로 스며들고 사라지고 내 여름의 달력은 일요일부터 시작한다. /하재연, 여름의 달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