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2/01 02:05:13 ID : cpPdBcE2pWo 0
우선, 평소에 엄마한테 못생겼다는 소리 엄청 많이 들어. 엄마 지인들도 나보면 나중에 엄마한테 딸 너무 못생겼다고 얼굴 어떻게 좀 해야겠다고 그래. 오빠도 나한테 진짜 못생겼다고 그러고 오빠 친구들, 내 친구들도 모두 그래. 그런 소리 들으면 자존감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 중학생 때까지는 내 얼굴 너무 좋아했고 내가 나여서 행복했거든. 외모로 남들 질투하는 일은 아예 없었어. 그런데 저런 소리 듣고 살다보니까 사람들한테 내 얼굴 보여주는 것도 무섭고 괜히 죄스러워. 나 이성애자인데 남자들은 여자들 얼굴 평가하는 사람들 많잖아? 실제로도 남자들이 하는 얘기 많이 들었고. 그래서 연애는 기대도 안하고 남자들하고 이야기하는 것도 무서워. 내 경험상 여자애들도 얼굴보고 왠만큼 꾸미고 예쁜 애들하고 친해지려하는 애들이 많던데 그래서 친구 사귀는 것도 무서워. 이대로 가면 죽을때까지 나혼자겠지? 남들한테 말걸 용기도, 눈마주칠 용기도 없어 매력적으로 보일 리도 없을텐데... 지금 대학생인데 집밖에 나가는 것도 무서워. 무엇을 해도 재미없고 짜증나. 내 생각에 날 좋아해줄 사람은 없을 것 같아. 성격도 별로인 것 같거든. 사실 이렇게 말해도 해결되는건 없는데 그냥 한심한 애 한명이 청승떤다고 생각해줘.
2 이름없음 2020/02/01 02:33:40 ID : nO9urbzU2E8 0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상황을 만드는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지내다가 보니까 상황이 사람을 만드는 경우가 허다한 것 같더라. 네가 잘생겼는지 못생겼는지를 정하는 건 상황이고 당시에 있는 주변 사람들의 의견이지 정말 네가 못생기거나 잘생긴 게 아닐 수도 있어. 중학교 때까지는 네 얼굴 좋아했다며. 최근 들어서 어머니랑 오빠 그리고 그 주변 인물들이 네 얼굴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 때문에 진짜 내가 못생겼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잖아. 주변에서 얘기 안 했으면 네 얼굴을 계속 좋아했을 텐데. 미적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고 아무리 잘생긴 사람이어도 혹은 남들 기준에 맞춰 잘생겨지더라도 얼굴 어디가 부족하다, 어디 고치면 더 낫겠다... 그런 소리 듣는 건 변하지 않는 것 같아. 외적인 게, 네가 주변 사람들의 미적 기준에 부합하는 게 완전히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게 가장 중요한 것도 아니잖아. 어머니랑 오빠는 네 얼굴을 안 좋아하셔도 네가 좋아할 수 있고 또 다른 사람이 좋아할 수도 있어. 가장 가까운 사람이 자주 못생겼다고 얘기하면 스트레스는 물론이고 못생긴 게 아닌데도 불구하고 못생겼다고 의문을 품다가 믿게 되는 거니까...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가족이라 내가 어떻게 얘기하는 게 좋을지 모르겠다 ㅋㅋ 만약에 가족이 아니었으면 진짜 못생긴 사람은 너한테 수시로 못생겼다고 하는 사람이라고 보거든. 너무 이상적이고 틀에 박힌 말이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정말 그렇게 생각해. 남이사 얼굴이 어떻게 생겼든 얼굴 가지고 못생겼다고 얘기하는 심성이 못생겼고 들으면 기분 나쁠 거 알면서 반복하는 태도도 못생겼어. 얼굴 평가하고 남 깎아내리는 데 혈안인 사람한테 마음 쓰지 마. 살면서 잘하는 거라곤 본인 앞가림 하나도 못 하면서 남 지적하는 데 악취미가 있는 사람이니까. 그런 데 마음 쓰면서 내가 진짜 못생겼는지 생각하고 스트레스 받으면서 지내기엔 넌 너무 소중하고 예쁜 사람임. 저런 말은 다 본인한테 돌아오게 되어 있더라. 활촉을 본인 쪽으로 하고 시위를 당기는 거래. 이후로 네가 네 얼굴이 맘에 안 들고 정말 못생겼다고 생각하게 되더라도 너 자신을 좋아할 사람이 없다거나 성격도 별로인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은 안 했으면 좋겠다. 그게 얼굴에 대한 불만족으로 생긴 생각일 경우에는 더더욱. 사람마다 있는 인상이나 분위기는 심성에서 나온다고 하잖아. 네 인상하고 분위기는 예쁜 사람일 거야. 걍 그런 확신이 든다. 좋은 밤 보내.
3 이름없음 2020/02/03 23:18:22 ID : GoGrgpgmFa4 0
정말 고마워. 나한테 이렇게 예쁜 말을 해주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전혀 모르는 나를 위로해주다니. 내가 사는 세상에도 너같은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니 말대로 내 인상과 분위기를 멋지게 만들도록 노력해봐야겠어. 그 사람들 생각을 바꾸는 것보단 이쪽이 더 효율성 있고 이득이겠지? 너가 힘들 때 위로해주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예쁜 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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