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내가 소설을 한번 써볼까해 (7)
2.하늘에 수놓은 별빛 (1)
3.자작시 한편씩 올리고 가기 (1)
4.>> 릴레이 추리 소설 << (31)
5.사랑을 (1)
6.대충 요즘 소설 트렌드를 물어보는 스레 (4)
7.최근 글쓰면서 가장 중점으로 두고있는 목표 있니?? (12)
8.뭐가 그렇게 무서울까요 (9)
9.망자가 끄는 수레. 2 (2)
10.문장 연습/쓰던거 백업 (9)
11.창작소설에 일본 이름 넣는거 (5)
12.주제 추천 (1)
13.이런거 될까 (2)
14.다들 글 쓴거 어디다가 올리니 (2)
15.희곡을 쓸건데 주인공 이름 추천좀 (8)
16.처음 와봤는데 혹시 여기 자작 소설 올려도 되니? (2)
17.Xx (3)
18.. (1)
19.💡[잡담] 관전러는 지금부터 야광봉을 흔들어 주세요 💡 (20)
20.바벨의 별 (2)
재탕한적 존나게 많으니까 딴데서 봐도 스루부탁
그림러가 멀티달고싶어서 글쓰던거 완결목표라 소설판왔는데 결국 한개도 완성못(안)할것같은 안좋은 예감이 든다
※ Prologue.
※ 숨이 턱까지 차올랐지만 고집이 센 편인 나는 멈출 수 없었다. 금방이라도 검을 놓아버릴 것 같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바로 오기와 자존심 때문이었다. 쉬지 않고 연결되는 동작의 수가 스물이 넘는 검법 수련이라도 그가 지도한 것을 완료하기로 약조한 상태였다. 나는 한번 약조한 것을 어기기 시작하면 결국 계속해 쉽게 어기게 되어버린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한 번을 포기하게 되면 곧 두 번째도 포기하게 되어버린다. 두 번째는 세 번째가 되고 그것은 또 다른 포기를 낳는다. 스케어 경은 넉 달 전 처음 목검을 쥐어주면서 그렇게 말했었다. 그의 말을 아직 경험한 바는 없지만 사실일 것이 틀림없었다. 그는 허언을 하지 않는 사람이니까. 또한 기사단장이라는 무거운 직책 속에서 바쁜 시간을 짬내어 가르침을 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더욱. 나는 그런 스케어 경도 어머니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하아, 하아⎯.”
“아주 잘 하셨습니다, 전하.”
오랜만에 듣는 칭찬이었다. 스케어 경은 칭찬에 인색하지는 않았지만 그 대신 나의 행동에 대한 호불호가 확실했다. 이것이 내가 검을 든 지 넉 달째가 되어 고작 두 번째로 들어 본 칭찬인만큼 내게 자랑스러울 수밖에 업었으며, 나는 어떻게 해서든 어마마마께 이 소식을 전하고 싶었다. 내가 들떠 있다는 것을 눈치 챈 스케어 경은 나지막히 한숨을 내쉬며 팔의 힘을 뺐고 그의 검이 천천히 허리춤의 검집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아무래도 이 이상의 수련은 무리일 것 같군요.”
그는 인색하지도, 융통성이 없는 사람인 것도 아니었다. 스케어 경은 ‘그 시절의 나’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내 웃으며 검을 놓아도 좋다고 허락했다. 가벼운 목례를 한 후, 그대로 뛰어가던 내게 스케어 경은 자신의 아들에게 충고하듯, 하지만 예의를 지켜 말했다.
“그대로 후궁에 가시면 황후마마께서 별로 좋아하지 않으실 겁니다.”
약조를 어기는 것에 대한 충고와 같이 멀리서 살짝 윙크하는 경이 보였다. 확실히 그건 맞는 말이었다.
*
그 누구도 어머니보다 아름답지는 않았다. 적어도 7살의 내게는 그렇게 보였다. 다른 귀족 영애들이 가졌던 도발적인 미소라거나, 따뜻한 시선들은 어찌되었든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미소가 없어도, 따뜻한 시선이 없어도 아름다웠다. 그래서 내색하지는 않았으나 한 때는 아버지에 대한 치기어린 질투심도 가졌던 적이 있었다.
“아직인가?”
조바심이 나서 묻자 나의 시중을 드는 하녀, 베티는 고개를 저었다.
“전하께서는 이 대륙에서 가장 강인한 핏줄을 가지신 폐하와 아름다우시고 현숙하신 황후마마님의 적자시랍니다. 고귀하신 분이 미천한 아랫것들 앞에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시면 아니됩니다.”
머리를 말려주던 베티는 푸른 눈을 내리깔며 나직하게 충고했다. 그리고 몇 번의 빗질을 반복하고 옷을 걸쳐 주고서야 두어 걸음 물러섰다. 그것은 암묵적인‘완료’의 표시였다. 지난 몇 년간 그녀와 함께해 왔던 나는 잘 알고 있었다.
달려가려던 나는 그녀의 말을 상기하며 속도를 늦추었다. 그녀의 말대로다. 어머니가 나 때문에 흉을 보아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복도를 달리는 것은 황가의 장자로서 옳은 행동이 아니다.
정원이 보이는 백색의 복도를 지났다. 지나가던 시녀들과 병사들은 허리를 굽힌다. 간단하게 시선을 주는 것만으로 그들의 인사를 받고 로비아궁으로 향했다. 그 곳은 대대로 황제의 아내가 기거해왔다는, 천 년 가까이 존재해온 고궁이었다. 겉에 새겨진 문양들이 빛이 바랜 것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희고 고풍스러운 궁으로 후궁들 중 가장 큰 곳이었다. 아름답고 현숙하신 어머니께 그 곳보다 잘 어울리는 궁은 황궁에서 찾아볼 수 없다.
“어마마마를 뵈러 왔다.”
평소같았다면 문을 열어주었을 기사 둘은 어째서인지 난색을 표하며 꾸물대었다. 기사 중 하나가 베티에게 뜻 모를 시선을 주었다. 곧 그녀의 표정이 기사들처럼 나빠졌다.
“⋯⋯폐하께서 안에 계신 모양입니다, 전하. 폐하의 친위기사 케이니스경이 밖에 서 계신 것을 보면 말이죠.”
“그럼 아바마마께도 인사를 드리면 되겠지. 비켜라.”
꾸물대던 그들은 나의 명령에 문을 열었다. 베티는 손가락을 주억거리다가 먼저 달려나가는 나를 쫓으며 답지 않게 조금 허둥대었다.
어째서인지 복도엔 시녀도 시종도 보이지 않았다. ㅡ그리고 굳건히 닫힌 문 너머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대체 어떻게 하길 바라나?]
지난 회의에서도 얼핏 들은 적 있었던 아버지의 노성이었다.
[제가 바라는 것은 단 한 가지 뿐이랍니다, 폐하.]
반대로 어머니에게서는 침착하고 단조로운 미성이 흘러나왔다. 싸우는 걸까? 어머니의 목소리는 조곤조곤했지만 문 너머 응접실의 분위기는 적어도 화기애애하진 않았다. 좀 더 귀를 바짝 대었다.
[폐하께서 시키신 대로 혼인하였고 아들도 낳았습니다. 원하시던 대로 에스필드 가를 얻으시고 적자도 얻으셨단 말입니다.]
에스필드 가(家)라 하면 어머니. 그러니까 자신의 외가였다. 어머니의 말대로라면 아버지는 7살짜리 어린 아이도 알고 있는 거대한 세력가를 얻기 위해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와 혼인했다는 말이 된다.
“전하.”
하얀 손이 어깨를 붙잡아온다.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자 차분한 표정을 짓고 있는 베티가 보였다.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천천히 문에서 떨어졌다.
[⋯⋯유폐되기를 원하는 건가? 당신이 이렇게나 완고하다면 나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듣고 싶지 않았다.
“도이첼 공.”
“예, 전하.”
“폐하께서는 어마마마를 사랑하시는 게 맞을까?”
“...물론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어찌 전하께서 존재하실 수 있겠습니까?”
*
그 일이 있은 후로 얼마 가지 않아 대제국 에인샤로트의 마리안느 황후는 피의 황제의 명령 아래 장미궁으로 유폐되었다. 그리고 후에 찾아온 디멘트의 2공주는 황제와 정략혼을 맺었다. 18살 차이라는 경이적인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디멘트의 2공주 로렌시아는 황제의 마음을 얻었고 곧이어 로비아궁도 차지했다.
“안녕하세요, 전하?”
그녀와 나는 고작해야 여덟 살 밖에 차이나지 않았다. 그녀는 어머니만큼 아름답진 않았지만 어머니에게 없었던 활발함이 있었다.
“참, 제 소개를 깜박했네요. 저는 디멘트에서 왔답니다. 로렌시아 델롯 Z. 디멘트에요.”
그녀가 친근하게 웃으며 내게 손을 내밀어왔다. 그녀는 어머니와 정 반대였다. 어머니보다 키도 작았고 어머니보다 왜소했다. 어머니보다 피부색이 어두웠고 어머니처럼 푸른 보석같은 눈동자를 지닌것도 아니었다. 고상하게 차를 마시는 것을 즐기지 않았을 뿐더러 왕족다운 위엄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어머니보다 미소가 많았고 어머니보다 더 따뜻한 시선을 가지고 있었으며 어머니보다 친절했고 또한⋯⋯
그녀는 어머니와는 다른 사람이다. 그녀는 착했고 죄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도 그녀를 증오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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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때 블로그 뒤지다 찾은거 수정
[01]Prologue-1.서호운
1.서호운
불쾌한 표정을 짓는 남자의 손끝에서 마치 짐승이 으르릉거리듯 불꽃이 살짝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남자의 표정은 무덤덤했지만 그 조그마한 불길은 아무리 참으려 해도 참을 수 없다는 듯한 남자의 기분을 나타내고 있다. 남자는 주먹을 콱 쥐며 불길을 잡아내고 빈정대듯 웃으며 앞에 얌전히 서 있는 소녀를 내려봤다.
“감히 내게 그 따위 말을 지껄이는 건가?”
“당연하죠. 시골에서 올라온 사람한테 촌놈이라고 한 게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그리고 지껄이다니요. 너무 교양 없는 단어를……꺼내시는 거 아닌가요?”
소녀는 성난 듯한 앞의 남자를 보고도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살짝 웃으며 그에게 대답했다.
분위기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소녀의 말을 들은 남자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코웃음을 치듯 말했다.
“……사파의 서호운이라는 이름을 듣는다면 그런 말을 꺼낼 수 없을 텐데 말이야.”
“심지어 이렇게 쉽게 화을 내시다니……그쪽같은 분 덕에 지역감정이 심해는 게 아닐까요?”
호운의 말은 듣지 못했다는 듯 먼지 한 톨 묻지 않은 값비싼 드레스의 치맛자락을 터는 시늉을 하며 호운을 바라보던 소녀의 비웃음이 한껏 깊어졌다.
“아가씨! 은리 아가씨! 어디 계시나요!”
그 때 주인의 명에 은리를 찾으러 나온 하인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많은 하인들이 울며불며 은리의 안위를 걱정했고, 은리에게 은리의 가출 때문에 뒷목을 잡고 쓰러진 아버지의 이야기를 꺼낸다.
“다시 인사드려요. 연(燕)상단의 연은리라고 합니다. 놀라셨죠?”
웃으며 인사하는 소녀의 말에 호운의 표정이 조금 굳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어이없다는 듯 은리에게 날카로운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인사? 인사는 무슨. 속에 처음 했던 비꼼이 담겨 있는 주제에.
“그래. 연 가는 상단으로 일어선 가문이었지. 그런데 지금의 가주는 자식 교육을 이 따위로 시키나? 처음 본 사람한테 시비를 걸라고?”
“왜 제게 그런 말씀을 하시죠? 무례하다는 생각은 안 드시나요? 아빠한테 다 이를 거예요!”
“…….”
은리는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 은리의 아버지는 연 대상단의 주인이고 지금 이 여관 또한 연가가 관리했다. 호운은 이미 여관의 숙박비를 지불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호운은 은리에게 한 수 접고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방으로 올아가던 호운은 열사지대가 시골이 아니다, 촌놈 소리를 한다고 은리와 싸우며 화를 냈지만 속으로 시골뜨기가 돈 벌려고 서울 온 주제에 그 정도 말을 들었다고 무슨 성질을 부리냐고 울컥 서러움이 쏟아지는 것과 그런 자신의 성질머리를 한탄하며 침대에 엎어져 일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01
이 집은 넓고 깨끗하다. 일반인이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바닥에는 먼지 한 톨도 보이지 않았고, 평범한 집과는 다르게 문턱은 존재하지 않았다.
여기를 설명할 만한 단어를 꺼내보자면 ‘흑(黑)’이라고 말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보다 더 알맞은 것은‘무채(無彩)’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었다. 집 안의 채도는 칠해진 벽 뿐만 아니라, 가구들과 바닥을 포함하여 시야가 닿는 범위 전체의 빛깔 모두가 바닥까지 떨어져 있었다.
여기서 시야 전체를 감싼 벽지에는 아무것도 묻어 있지 않았다. 순흑의 바탕이라면 백색보다 먼지와 흠집의 자국이 더욱 쉽게 보인다. 이런 완전한 흑색을 청결하게 보여주는 것은 밝은 색을 띈 다른 물품들을 깨끗이 관리하는 것보다 더 큰 노력이 필요했다. 주인의 재력을 보이는 것 중에 하나이다.
“앉아라.”
잔잔했던 호수에 물방울이 떨어져 파동을 일으키는 것처럼 정적을 깨며 차가운 목소리가 벽에 닿았다. 가내의 바탕이 되는 무채색은 마치 주인의 완고한 성격을 나타내는 듯했다.
“...예.”
목소리의 주인은 자신의 발 밑에 무릎을 꿇은 은발의 남자를 보면서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무뚝뚝한 표정을 유지했다.
조금 뒤 눈앞의 남자를 내버려두고 눈길을 돌렸다. 본인의 시선이 닫는 곳에는 역시 집의 분위기와 유사한 검은 색의 원목으로 된 고급스러운 책상이 있었다. 쭉 뻗은 직선 형태로 디자인된 단단한 책상 위에 올려진 이름은 몇 년 전 차 사고로 은퇴한 의사 이진태였다.
진태는 뒤의 명판을 보고 고개를 살짝 숙이며 헛웃음을 지었다. 이제 와서 자신에게 왜 자신의 다리가 이렇게 되었는지, 왜 사고가 난 것인지 묻고 화내어봤자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아내와 아들마저 없는 세상에서 자신이 살아갈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고 자살하려 마음먹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손에 잡았던 그 모든 것을 포기하고 털어냈으니 휠체어를 타는 것도 진태에게 익숙한 일이 되었다.
“언제 움직이라고 했지?”
잠시 괴거를 생각하던 중 남자의 자세가 흐트러졌다. 진태의 날카로운 지적에 앞의 남자가 잘못을 깨닫고 움찔하는 것이 보였다. 흘러내리는 은백색 머리칼이 마치 눈물처럼 보일 수도 있었겠지만, 진태에게는 그런 식의 변명이 통하지 않았다. 시선을 피하려는 남자의 턱을 잡아채 고개를 끌어올렸다.
“알렉세이. 내 눈을 봐라.”
***
푸른 눈동자가 진태 자신을 마주한다. 그것이 며칠 전인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그는 지인이 소개시켜 준 ‘시장’을 보았다. 절망. 검은. 어두운. 눈을 떠도 차오르지 않는 새벽. 진태는 지인의 안내에 의해 밤길을 가는 듯 그 공간 속으로 스며들었다.
알렉세이.
칠흑 속에서 명휘(明輝)하는 단 하나의 빛이 그 곳에 있었다.
그 빛이 심장을 찔렀다. 그는 진태에게 빛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더럽고 먼지가 묻은 머리칼, 제대로 가꾸지 않은 피부. 전 주인을 심하게 폭행하여 가게로 반품되었다는 점원의 설명. 하지만 진태가 보기에 그는 달랐다. 원석을 가만히 두면 그저 하나의 돌멩이일 뿐일지라도 아름답게 가꾸면 무엇보다 가치있는 아름다움이 될 것이다.
진태는 이 상관을 놓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였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이용해 그를 구입했다.
그가 두려워하는것은 추위가 아니었다. 그가 추워하면 1그의 몸에 달라붙어있는 나쁜 것들이 2ㅇㅇㅇ를 잡아먹는 것이었다. 그는 수북한 짚 속에서 살았고, 그는 따뜻하게 자신의 몸을 감싸는 그것이 좋았다.
그는 태양을 볼 수 있는 곳을 알았다. 그의 어릴 시절은 언제나 태양빛이 가득했으며, 그 곳에는 그와 같은 이들이 살았다. 그는 그 곳에서 행복한 일을 매우 많이 겪었다.
-이 멍청한 것 같으니! 왜 뭔가를 가르쳐도 알아먹지를 못하는거야!
그는 멍청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그런 말을 들으면 매우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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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나온 문장 보이던건 코끼리 1인칭이던데 루시드드림인듯 ㅇ은 깨자마자 적었어도 기억안나던거
*02-1
굳게 닫힌 방 안에서 뻐근한 숨소리가 들려왔다. 본인의 힘으로 아무리 소리를 죽이려 하더라도 막혀 있는 공간 속에서는 뜨거움이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까지 발정하다니.”
상대의 행동이 익숙하다는 것처럼 진태가 느긋하게 말을 꺼냈다. 새파란 정맥이 비칠 정도로 흰 피부에 마치 전류가 오른 듯 붉은 열기가 살짝 감돌기 시작했다. 진태의 시선이 파들거리는 따스한 등줄기를 느리게 쓸어내렸다. 그 자그마한 반응을 보며 진태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
진태는 몸이 불편한 만큼 집안일은 가사도우미게 맡기고 있었다.그리고 그녀가 자신의 이런 뒷모습을 모르는 평범한 한국 여성인 만큼 알렉세이가 가내에 거류(居留)하는 이유를 이해시키려 진태는 매우 큰 노력을 해야 했다. 결국 알렉세이가 자신이 과거에 맡던 환자라고 둘러대긴 했지만 그녀가 영 못미더워하는 표정을 보였고,어쩔 수 없이 그녀의 출근 시간에는 알렉세이를 숨겨놓기로 했다.
그런데 지금…전에 가정부가 갈아 놓은 희고 부드러운 시트 위에서 이런 식으로 고양이처럼 뒹굴거리는 알렉세이의 형상을 보고, 진태는 정신적으로 피곤한 듯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진태 자신이 상품으로 구입했던 ‘성노’이니 성교 외에 다른 작업은 하지 않아도 자신이 할 말은 없다만서도. 주인이 노예를 이런 식으로까지 일일이 챙겨야 할 줄은 몰랐다. 첫 인상이 명석하고 총명했던, 바지런해 보였던 그이니 알렉세이의 현재 모습을 볼 때마다 진태는 속으로 후회하며 고개를 저었다. 진태는 자신이 마치 큰 개를 키우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불을 덮고 껍질 안의 달팽이처럼 몸을 웅크린 알렉세이에게 말을 걸었다.
“……알렉. 일어나라”
진태가 어깨근육의 통증을 무시하고 힘겹게 이불을 끌어내리자 다시 그 흰 천을 당기며 웅얼거리는 입 모양이 보였다. 귀를 가져다 대야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였다.
진태는 어이가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진태는 이런 삶을 살 수 있다면 적어도 자신의 지은(至恩)에 보답하지 않아야겠냐는 말도 여러 번 하고 싶었다. 지금도 이 머리채를 잡고 다시 바닥으로 끌어낼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매번 자신보다 몇 배는 어린 나이의 아이가 무엇을 알겠냐는 생각을 하고 넘기고 있었다. 그보다는 노예시장에 있었던 알렉세이의 과거사를 생각하기도 했고.
진태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무늘보처럼 누워 있던 알렉세이를 바라보았다. 도중 청회색 눈이 살짝 떠지며 시선을 진태 쪽으로 돌렸다. 막 일어난 알렉세이는 진태가 무슨 생각을 하냐는 듯 천천히 고개를 들며 진태가 무엇인가 말을 꺼내려는 것을 기다렸다.
“밥 먹어야지.”
“귀찮아요.”
“…….”
대화 도중, 진태의 말이 끊겼다.
뭔가 지금의 분위기가 조금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것을 느낀 알렉세이는 번뜩 침대에서 일어나 온 몸이 쑤시다는 것처럼 기지개를 펴고. 진태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조금 늦었다는 듯이 피곤한 눈을 비비며 자리에 앉았다. 이런 몸짓들은 알렉세이가 자신에게 변명이라 표현하는 방식 중 하나였다.
조금 뒤 알렉세이의 얼굴에 살짝 웃음이 감돌았다.
알렉세이는 과거를 떠올린다면 이곳은 천국이라고 생각했다. 밖으로 나가지는 못 하지만, 그것은 예전도 똑같다. 맞는 것과 묶이는 것도 같지만 시장에 있을 때도 그랬다.
그렇지만 진태의 집에서는 달랐다. 지금도 진태와 섹스를 하지만 러시아 남창 새끼라는 말을 듣지도 않고 섹스를 매일 하는 것도 아니다. 또한 섹스 외에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 자신을 구매한 주인이 의사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진태가 식사와 건강도 챙겨 주었다. 심지어 진태한테 말대답과 변명을 할 수 있다. 매일 살아갈 이유가 생긴다.
알렉세이가 지옥을 떠올리고 있을 무렵, 다시금 진태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안락한 삶이다.
[01]Prologue-2.연은리
2.연은리
[아빠! 다녀올게~! 사랑해♡!!]
‘음…편지도 쓰고 왔으니까 괜찮겠지?’
풍국의 수도에 발을 딛은 은리는 충격받은 듯이 고개를 한껏 돌리며 머리를 가로저었다. 곱게 정리된 결 좋은 은색 머리칼이 목덜미에서 살랑였다. 은리가 주위를 살펴보았지만 그 어디에도 몇 십 층짜리 높은 건물 따위는 존재하지 않고 초대형 상점들도 없었다. 여기는 소녀가 상상하던 도시가 아니었다. 이런 작은 옷가게에 도시 내에서 제일 유명한 옷가게가라는 간판이 달린 곳인 줄 알았으면 아빠 몰래 도망나올 이유가 없었잖아!
꿈이 깨졌다. 도시에서 왕자님을 만나고 싶었는데…….
아빠한테 어떻게 사과해야 할까?
괜히 주위에서 아버지의 말씀을 귀담아 들으라는 훈계를 하는 게 아니었다는 생각을 하며 은리는 수도에 대한 마지막 희망만을 남긴 채 떨어지지 않는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
아.
저 멀리 가판대에서 아무 것도 아닌 싸구려 물건을 가지고 주인과 옥신각신 가격 싸움을 벌이고 있던 붉은 머리의 청년을 보고서 은리는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아마도 꽤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은리는 청년을 향해 다가가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무슨 일이지?”
은리 쪽으로 고개를 돌린 청년의 눈빛은 방금 전의 상황과는 전혀 관계없다는 듯 날카로워졌다. 오만한 표정과 격식을 차려 단정하게 차려입은 양복은 청년의 성격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러나 소매 끝에 살짝 일어난 보풀과 유행을 조금 뒤따른 듯한 차림새를 보자니……?
“옷에 먼지가 꽤 많이 묻으셨네요. 혹시…….”
“본론.”
“아, 네! 제가 입으실만 한 옷을 좀 사 드려도 괜찮을까요? 그런 옷은 입고 다니기 불편하실 텐데…….”
“뭐……!”
불쌍하다는 투로 울먹이며 말을 꺼내니 청년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듯 한 것이 보였다. 화를 참는 듯이 떨리는 황금빛 동공을 보며 은리는 활짝 미소를 짓고는 다시 말을 꺼냈다.
“얘기하시는 걸 들으니까 열사지대에서 올라오신 분 같은데……. 아빠가 시골 사람을 돕는 건 교양인의 의무랬어요!”
“씨발년이!”
모아 쥔 손을 올리고 까르르 웃으며 새침한 박수를 치니 결국 청년의 화가 폭발한 것 같았다. 나 참. 겨우 이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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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운 개새끼 맞음 은리도 썅년 맞음 그래서 은리랑 서로 첫인상 좆같아서 서로 못생긴년><거지 라며 남녀사인데도 서로 개실어함
*02-2
굳게 닫힌 창틈으로 깨끗한 아침햇살이 스며들며 밤새 쌓인 어둠을 걷어내었다. 새벽을 알리는 새소리가 울리고 구름이 사라졌다. 오랜만의 맑은 하늘이었다.
알렉세이는 진태의 눈 앞에서 곤하게 잠을 자고 있었다. 진태는 팔을 늘어뜨리고 인상을 푼, 이런 알렉세이를 볼 때마다 과거 알렉세이의 이목(耳目)을 처음 봤을 때를 떠올렸으며 지금 현재에는 알렉세이가 크게 달라졌다는 것 또한 깨달았다.
또한 진태와 함께 거주한 뒤로는 알렉세이가 조금 더 편안해 보이는 상황이 잦아졌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진태의 행사들로 하여금 지금까지 알렉세이의 마음 속에 내장되었던 공포를 조금 완화킬 수 있었던 듯했다.
이제 알렉세이가 눈꺼풀을 찌르고 들어오는 강력한 빛살에 인상을 찌푸렸다. 그가 투명한 유리창을 무시하면서 다시 눈을 감고 졸고 있을 무렵 진태는 알렉세이의 흐트러진 하얀 머리칼 쪽으로 가지런히 손을 가져다 대었다. 알렉세이의 속눈썹에 진태의 손가락이 다가가자 몸이 크게 움찔하는 반응이 일어났다.
이렇게 이야기한다면 진태의 속과 알렉세이의 속은 하지만 지금도 알렉세이가 ‘그 때’를 부정하고 있다는 것을 아직 벗겨내지 못 히고 있다고 봐야 한다.
“……?!”
“알렉세이!”
진태가 알렉세이에게 손을 댈 수 있게 된 것도 매우 최근의 일이다. 전을 생각한다면……알렉세이가 거실의 소파에 얌전히 잠들어 있던 상황에도 갑자기 깨어나 날카롭게 진태를 공격하는 일은 이미 비일비재했으며, 알렉세이의 손짓 때문에 진태의 몸에도 흉 자국이 가실 날이 없었다. 가정부에게도 이에 대한 변명이 힘들었고 진태가 이런 식으로 자신의 가내에서 눈 앞에 널부러진 타인의 몸뚱아리를 건드린다는 것도 진태에게 이미 위험한 행동이 되었다.
알렉세이는 자신의 과거를 아예 말하지 않았다.
무엇이 되었든 어린 시절에 심리적으로 겪었던 끔찍한 경험은 확실히 큰 스트레스와 우울감·초조감·죄의식·공포감이나 성격 변화 등의 큰 정신적 장애(PTSD)를 가져다 준다. 현재 그 자신의 위치가 남창이 아닌 진태의 집에 얹혀 사는 지인과 동급이라 할 수준이라도 정신적인 압박과 고통은 동급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처음 알렉세이를 만났을 때, 그는 마음 속에 깊은 절벽을 새겨 놓은 듯했다. 알렉세이는 진태에 의해 구매되고서도 과거를 잊지 못하고 트라우마에 잡힌 채 지냈다. 아슥한 수면 중에 빠진 상태에서도 타인이 건드린다면 바로 새된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고, 남의 말을 듣지 못하는 것처럼 완전히 겁먹은 티한 를 내고 있었다.
자신의 몇 배나 어린 나이의 미성년자가 온갖 성적 범죄를 당했다.
이런 그를 보며 진태는 자신의 능력이 닿는 곳까지는 최대한 알렉세이의 상황을 알아주고, 그가 원하는 것에 대해 맞춰주려 많은 노력을 다했다.
***
어두운 방 속에서 키득거리는 웃음소리와 아직 변성기가 채 가시지 않은 고통이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열자 각종 성교를 위한 도구들과 고문도구들이 있었다. 안에서 울음이 들어찬 비명과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
사실 진태는 알렉세이에게 제대로 손을 댈 수 없다. 눈이 뜰 때마다 그의 과거가 생각났다.
알렉세이가 아무리 경계를 풀었다고 해도 아직 자신의 손으로 그의 진심을 캘 용기가 나지 않았다.
지금도 진태가 그를 보았을 때 알렉세이의 표정이 기억났다.
진태는 지금까지도 남아 있는 상처자국을 보면서 그의 과거를 떠올렸다.
첫 날, 둘째 날.
그리고.
--------------
아 근데 다시 말하는거지만 알렉세이 공임... 얘가 박는건데 왜케 수같이보이지
*03
고통이 영원했다. 밤이 계속된다. 그가 찾아왔다. 새벽이 시작된다. 나는. 내가. 나
어둠.
어둠.
□ 둠.
□□.
어
디선 가.
빛이 스며든다.
아침이 밝아온다.
***
당신은.
***
벽이 검었다. 벽에 대소변이 말라붙은 자국이 있다. 천장은…….
인간을 말라버린 혈흔은 대개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그리 크지 않은 공간. 한 남성은 자신이 오랜만에 장만한 검은 구두의 밑창이 마치 소를 키우는 축사보다 못한 곳―의 바닥에 닿는다는 것에 매우 불쾌해하며 눈살을 찌푸렸다.
패자의 결말. 종말.
긴 속눈썹을 살짝 내리깔며 다리를 쭈그린다.
눈을 살짝 휘며 미소짓고는 자신의 발 밑에 피투성이로 쓰러져 뒹구는 이에게 말을 걸고, 등 뒤로 손을 살짝 까닥여 뒤따르는 부하 중 한 명에게 담배 한 개비를 받아낸다.
“그래, 그는 어디에 있지?”
자신은 전혀 상대를 혼낼 의지가 없다는 상냥한 어조로 말을 걸었다.
“…….”
하지만 눈 앞의 이는 손가락을 잘리고 눈을 마주친 상태로도 말을 꺼내지 못했다.
눈을 가늘게 뜨고 상대를 바라본다.
지금 러시아 내 가장 강력한 마피아 카르텔의 수장인 블라디미르 게르첸의 별명이 메두사라는 것에서 볼 수 있듯, 블라디미르는 그 능력 자체뿐만이 아닌 미모로도 유명한 사람이었다. 바다 깊은 곳으로 빠져드는 것 같은 푸른 눈빛과 은백으로 빛나는 것 같은 머리카락. 눈을 마주치면 움직일 수 없게 된다는 전설 속의 미인.
지금 그가 입은 값비싼 아톨리니 수트 안 느껴지는 근육이 탄탄하게 짜인 몸은 우람한 체격까지는 아니지만 절대로 귀엽고 아리따운 소녀를 상대할 작은 체격도 아니다. 하지만―이렇게 보자면 블라디미르의 아름다움은 그 힘과 더해져 여성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남성, 심지어 자신을 적대시하는 이들까지도 짓밟고 올라갈 수 있게 해 준 무기로 덧붙여진 존재 중 하나였을 것이다.
그의 머리채를 강하게 쥐어올렸다. 정신을 좀 차리라는 의미로.
그래, 카르텔 내에서 보이는 놈들이나 본인의 측근들도 처음에는 이랬지. 블라디미르는 계속 상대의 상황이 바뀌지 않자 혀를 차며 잡고 있던 이를 바닥에 거칠게 내팽갰다. 아니, 내팽개치려 했다.
“.....산.”
그 때 아래쪽으로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정도의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부, 부.....산…….”
블라디미르는 속삭이듯 뱉는 그 대답을 놓지 않았다.그가 시간을 낭비하며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서려다 패자에게 다시 대화의 기회를 주자 이번에는 확실한 답이 들려왔다.
“정말인가?”
“예……예……!”
“그래, 고맙군.”
블라디미르는 깊은 미소를 지었다.
마치 신을 숭배하는 듯한 광경. 앞의 남자는 눈 한번 깜빡이지 못하고 블라디미르를 우러다본다.
이것은 자신의 오만이 아니다. 성공을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기틀을 더욱 더 용이하게 사용하는 종류 중 하나이다. 블라디미르의 입꼬리가 더욱 진히게 올라갔다.
인간의 눈동자를 덮고 있는 각막의 상피층은 수분이 존재해 재떨이로 쓰기 편하다. 블라디미르의 손이 내려간다.
블라디미르는 잡고 있던 것을 바닥에 내려두고 어딘가로 전화하며 등을 돌렸다.
쾅.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어둠.
바닥에 흩어진 담뱃재.
그가 걸어가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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