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11/13 11:22:46 ID : pcLhy3VeY2s 0
우리 회사는 작은 곳이었어. 산 속에서 하는 아주 작은 숙박시설이었지. 3년 전에 C라는 여자애가 새로 입사했어. 작고 귀여운 아이였어. 성격도 맹랑하고 활기찬 것이 회사사람들에게 이쁨받았지. 나도 그 애가 좋았어. 그 애는 자취를 했어. 산길이 어두워 집이 가까웠던 나는 항상 그 애를 집까지 바래다주고는 했어. 그렇게 세달이 지났을까... 처음엔 귀여운 여동생 같았던 그 애가 점점 여자로 보이기 시작했어. 하지만 그 애가 내게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 그래서 고백은 안하고 있었지. 그저 퇴근길에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질 때, 잘자 하는 인사에 나는 만족했어. 그 여자애는 손님들한테도 인기가 많았어. 친절하고 싹싹한 그 애는 노인분들께 특히 인기가 많았고 사장님도 그 아이를 눈여겨 보고 계셨지. 솔직히 말하면 일 자체는 그리 잘하는 편은 아니었어. 그 애 기억력이 안좋았거든. 큰 사고는 아니지만 자잘한 실수가 많은 편이었어. 그리고 어느 순간 부터 B씨가 그걸 꼬투리 잡아 그 애를 괴롭히기 시작했어. '괴롭힌다'라고 표현한 것은 실수한 것이 비해 터무니없는 폭언을 내뱉었기 때문이야. 혹은 다른사람이 실수한 것을 그 아이에게 덮어씌우고 화내다가 "그거 C가 아니라 내가 한거야. 미안"이라고 다른 사람이 사과를 하면 B씨는 C에게 사과하지도 않고 홱 돌아서 나가고는 했어. B씨의 괴롭힘을 상세히 적을 순 없지만 꽤나 심했어. 1년동안 천천히 아주 심하게 괴롭혔어. 창피하고 부끄럽지만...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아니 안한다는게 맞겠지. 왜냐면 점점 모든 여직원들이 그 애를 무시하기 시작했고 결정적으로 사장님의 아내분도 그 아이를 은근히 무시하기 시작했거든. 자연스레 그 아이를 집으로 데려다주는 것도. 같이 퇴근하는 것도. 이야기 하는 것도 그만두게 되었어. 그 애는 철저히 고립되어가고 있었어. 그 애가 입사하고 1년이 조금 지났을 때. 그 아이는 출근하자마자 B씨에게 큰 소리로 혼나고 있었어. 전 날, 퇴근하기 전에 정수기에 종이컵을 안채워놨다는 걸 이유로...근데 그거 꼭 그 애가 해야 할 일은 아니거든... 그냥 발견한 사람이 채우는 식이야. 근데 그걸 빌미로 B씨는 그 애에게 아주 큰 소리로 질타를 했어. 사무실 안의 모두가 조용히 하고 있었지. 그 애는 넋나간 표정으로 가만히 들으며 '죄송합니다'만 반복하고 있었어. 그럼에도 그 애는 다음 날, 죄송했다면서 간단한 간식거리를 사왔어. 다음부턴 더 주의하겠다면서... 그런 나날이 반복되고 있을 때, 어느 순간부터 사장님의 아내분이 조금씩 그 애를 챙기기 시작했어. 그 애가 B씨에게 혼나고 난 다음이면 사장님이 B에게 한소리를 하곤 했어. 그러자 다른 여직원들도 조금씩 그 애를 챙기기 시작했어. 뭐 별건 아니고 그냥 말 걸어주는 정도...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냥 보여주기식이었던 것 같아. B씨가 그 애 다음으로 막내인데 아무도 B씨를 제지하지 않았거든. 그러다 사건이 터졌어. 그 애가 최근 두달간 들었던 B씨의 폭언을 녹음해서 사장에게 들려주며 사직서를 낸거야. 사장님은 처음에 그 애를 말렸대. 자기가 B를 주의주고 다신 너를 괴롭히지 못하도록 할테니 조금 만 더 힘내주면 안되겠냐고... 그때 그 애는 "사람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라며 강경하게 나왔다더라. 처음엔 B씨도 사렸어. 갑자기 그 애에게 친절히 굴며 간식을 주거나 했지. 근데 그것도 딱 일주일이었고. 그 다음부턴 전보다 더 심하게 폭언을 내뱉었지. 사장님도 솔직히...처음 한번 말고는 아무 말도, 제지도 하지 않았던 것 같아. 그 심한 폭언 속에서도 그 애는 3개월을 더 버티다가 그만 두었어. 그 애가 그만두고 나자 B씨는 세상 온화한 사람이 되었어. 좀... 무섭더라. 그렇지만 그 애에 대한 험담은 계속되었어. B씨는 "그 애는 여우같다. 전에 K씨(유부남)한테 꼬리치는 걸 봤었다"라는 둥 험담을 하고다녔고 다른 여직원들도 그에 동조했어. 그 즈음. 이상한 일들이 벌어졌어. 큰 사고들은 아니었지만 자잘하게 여직원들이 다치는 일들이 많았지. 혹은 차가 펑크가 났다던가 하는... 사장님 아내분이 화병을 정리하다가 놓쳤는데 하필이면 그게 발등에 떨어져서 골절이 된 일. B씨가 퇴근하던 중, 고라니가 튀어나와서 부딪혀서 차 수리비가 많이 나왔던 일. 다른 여직원이 마당을 쓸고있는데 새가 날아와 얼굴에 부딪힌 일. 등등... 여직원들 사이에서 그 애가 저주를 한거다 라는 소문이 돌았어. 그렇게 정확히 그 애가 퇴사하고 한달 지났을 무렵. 사고가 났어. 회사 봉고차를 타고 여직원들이 시내로 간식을 사러나갈 때, 좁은 산길에서 맞은 편 올라오던 트럭이랑 사고가 난거야. 솔직히 산길이라 두 차 모두 속도를 내고 있지 않았고 실제로 부딪힌 차도 그다지 파손되지 않았거든. 근데 차에 타고 있던 전 여직원들이 다리가 부러지거나 팔이 부러졌고. B씨의 경우 안전벨트의 압박으로 갈비뼈가 부러졌어... 그 때가 겨울이라 경찰은 그저 빙판길에 의한 추돌사고 쯤으로 처리했고, 여직원들은 모두 병가처리 되었어. 사무실에 남아있던 사장님의 아내분과 다른 여직원 1명을 제외하고는 말이야. 그렇게 또 몇주가 지나고 그 애가 찾아왔어. 회사로. 케이크랑 커피들을 들고 그 애는 웃으면서 사무실로 들어왔고 우리들은 조금 주춤했어. 여자애도 그 분위기를 눈치챘는지 어색한 표정을 지어보이더라. "다른 회사에 취직했더니 여기가 생각나서 찾아와봤어요. 막상 떠나고 나니 다른 분들께 감사하더라구요. 좋은 추억도 많았고... 그래서 간식 사왔어요." 라면서 테이블 위에 케이크와 커피를 올려놓았어. 솔직히 그 애는 더 많은 얘기를 횡설수설 얘기했는데 좀 당황하고 긴장했던 터라 잘 기억은 안나. 그 애는 손수 케이크를 잘라 종이접시에 담아서 돌렸어. 하나 둘 그 여자애에게 경계를 풀었지. 그러던 중 B씨가 그 애에게 잠시 이야기를 나누자며 뒤뜰로 불러냈어. 무슨 이야기를 할까 궁금했지만 차마 따라나가지는 못했어. 그리고 잠시 뒤, 그 애와 B씨가 돌아왔어. 둘은 웃으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지. 그러고는 그 애가 말했어. 사실 오늘 온 것이 꿈을 꿨는데, 꿈 속에서 회사가 검은 연기로 둘러쌓여있는 것을 보았고 무언가 불안한 마음에 찾아와봤다고. 이 회사에서 B씨와 사이가 안좋아 모두에게 폐를 끼쳤었고, 퇴사한 이후에도 B씨 원망을 하기도 했었다. 근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자기는 실수많은 막내였으니 B씨가 화냈던 것들이 이해가 갔다고. 그래서 지금은 원망보다 그저 쓴소리 해준 고마운 선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그 얘기를 듣고 나는 속으로 '얘는 진짜 멍청하다'라고 생각했어. 나였으면 절대 용서못했을 테니까. 그렇게 그 애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한시간을 수다떨다가 돌아갔어. 모두 그동안 여직원들이 다쳤던 것은 그저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했지. 문제는 그 다음이었어.
2 이름없음 2020/11/13 11:33:13 ID : pcLhy3VeY2s 0
그 애가 다시 일주일 뒤에 찾아왔어. 그리고는 사장님 아내분과 단 둘이 뒤뜰에 나가 얘기를 나눴어. 한시간정도.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 애가 돌아간 뒤, 사장님 아내분이 얘기를 해주셨어. 그 애가 회사를 다녀간 날 밤. 꿈을 꿨는데 또 회사가 나오더래. 그러더니 어느 순간 자신이 회사 사무실 의자에 앉아있었는데 사무실 바닥에 뱀이 가득 꿈틀거리고 있었고 놀라 책상 위로 뛰어오르자 뱀들이 슬금슬금 의자를 타고 오르더래. 그때까진 몰랐는데 책상 위에 회사 직원들의 사진이 올려져있었고 뱀들이 그 사진을 삼켜버렸대. 그 뒤 꿈에서 깬 그 애는 부모님이 아는 스님을 찾아갔더니 스님이 "회사에 업이 많다" 하시고는 자신이 아는 무속인을 소개시켜주었대. 처음엔 고민을 많이 되더래. 그 무속인이 자신이 사는 곳과 거리가 꽤 떨어져있었기 때문에 솔직히 귀찮았데. 그래서 며칠 고민을 하다가 회사 사람들이 큰 변을 당하면 죄책감이 생길 것 같아서 토요일날 그 분께 찾아갔더니 그 무속인이 "스님께 얘기 다 듣고 미리 부적 써놓았다"라며 부적하나를 턱 내밀더래. 그 애가 복채 때문에 망설이자 무속인이 "거기 사장에게 말해라. 그럼 주실게다" 하며 그냥 주시길래 "얼마를 받아야 하나요?" 물었더니 "알아서 챙겨줄거다" 라더래. 그래서 사장님 아내분이 그 여자애 통장으로 70만원을 이체했대. 왜 70이냐 하니 자기도 모르겠다고. 그냥 그래야 할 것 같았다고...
3 이름없음 2020/11/13 11:48:13 ID : pcLhy3VeY2s 0
그 뒤 회사 여직원들이 황당하게 다치는 일은 줄어들었어. B씨 빼고는... B씨는 하루가 멀다하고 다쳤고 버티다못한 B씨는 회사탓을 하며 사직서를 제출했지. 그리고 B씨가 퇴사하던 날. B씨가 휴게실에 있던 자신의 캐비넷을 정리하다가 소리를 빼액 지르기에 달려갔더니 B씨가 바닥에 주저앉아 바들바들 떠는거야. 놀란 여직원들이 B씨를 진정시키며 달래고 있는데 B가 자신의 캐비넷 안을 가르켰어. 캐비넷 안쪽에 작은 종이봉투가 들어있었는데 그 안에서 머리카락과 쌀. 그리고 작은 메모가 삐죽 나와있었어. 그 뒤로는 뭐...별거없어. 그 꺼림칙한 물건은 주임님이 쓰레기통에 버렸고 B씨는 도망치듯 짐을 갖고 돌아가버렸어. 그 뒤, 그 애나 B씨가 어떻게 됐는지 들은 바 없어. 시시한 결말 미안해. 우리는 직접 겪은 일이었으니 무서웠지만 글을 읽는 입장에서는 별로 안무서운것 같네ㅋㅋ... 그 일은 작년에 있었고 지금은 그 애와 B씨 이외에는 여전히 회사에서 일하며 잘 지내고 있어.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혹시 이 글을 B씨가 읽게 된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 정ㅎㄱ씨. 남 괴롭히면 천벌 받는 건 당연한 거에요. 지금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제발 다음 회사에서는 자기보다 어린 여자애라고 무시하고 괴롭히지 않기를 바랍니다. 27살이면 어린 나이 아니고 어른스럽게 행동할 나이입니다.
4 이름없음 2020/11/13 13:32:07 ID : Mi8oZhcK6pd 0
헐 뭐야.. 결말이 시시하긴하네..엄청 흥미롭게 읽고 있었는데ㅠ근데 메모에 뭐가 적혀있던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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