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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1/02/26 02:47:38 ID : xCi6Zhe6o5e
철수는 학교에 새 게임기를 가져와 자랑을 하곤 했다. 그럴 때마다 민영이는 배알이 뒤틀려 샐쭉 입을 내밀고 하나도 부럽지 않다는 듯이 철수의 게임기를 비꼬기 일쑤였다. 또, 그럴 때면 철수는 그런 민영이에게 샘이 나서 그러는 거냐면서 다시금 놀리고는 자신의 게임기로 눈을 돌리는 것이었다. 민영이는 철수의 뒤통수에 꿀밤을 한 대 쥐어박고 싶은 심정이 아닐래야 아닐 수가 없었다. "체, 그까짓 게임기가 밥 먹여주디?" 이리 톡 한 번 쏘아주고 나면 마음이 시원하게 뻥 뚫리는 듯한 기분이었지만 그것도 잠시 뿐, 철수는 눈을 흘기며 한 마디도 지지 않으려고 비아냥대는 말투로 빈정거렸다. "너희 집은 먹을 밥은 있다니?" 철수의 놀림에는 익숙해졌다고 생각한 민영이였지만, 그날 따라 철수는 가난한 민영이의 집안 사정을 놀린 것이다. 민영이는 마치 역린을 찔린듯, 얼굴이 시뻘게져서 철수에게 달려들었다. 민영이의 주먹이 철수의 얼굴에 닿자 둘은 나뒹굴기 시작했다. 철수의 코에서는 붉은 피가 흘렀다. 철수는 피를 보자 미친 개처럼 민영이의 얼굴을 할퀴고, 때리고, 발로 차며 마구 몸부림을 치면서 민영이를 떨쳐내더니 급기야 민영이의 배 위로 올라타 주먹을 휘두르는 것이었다. 선생님이 말리러 오기 전까지 민영이는 흠씬 두들겨맞았다. 먼저 공격했는데도 졌다는 생각이 들자 민영이의 눈가에 눈물이 핑 돌았다. 선생님은 다른 아이들에게 자초지종을 듣고는 민영이와 철수를 복도로 데리고 나가 훈계하려고 했다. 선생님은 철수의 인중에 남은 코피 자국을 보더니 민영이를 매섭게 쏘아보며 말하는 것이었다. "너가 먼저 주먹질했다며? 빨리 철수에게 사과해." 무슨 이런 경우가 다 있는가, 민영이는 너무나 당황해 선생님을 빤히 바라보았다. 증오가 서린 듯한 무섭고 차가운 선생님의 눈빛과 창문에 고개를 내밀고 동물원의 원숭이를 보듯, 재미난 광경이라도 보듯이 민영이 혼나는 모습을 보며 키득거리는 반 아이들의 웃음, 하필 때가 쉬는 시간이어서 다른 반 아이들도 민영에게 조롱과 동정의 시선을 보냈고 민영의 고개는 시든 꽃처럼 숙여질 수밖에 없었다. 민영이 이 순간이 쉬는 시간임을 원망하고 자기에게만 고함을 치는 선생님을 원망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자 선생님은 다시 한 번 언성을 높이며 훈계라는 이름의 폭력을 행사했다. "사과하라니까!" 모든 아이들의 시선과 선생님의 분노와 철수의 얼굴에 남몰래 슬그머니 떠오른 미소는 민영을 분노하게 만들었으나, 동시에 처량하게, 비참하게,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며 숨통을 죄어오고 조용한 폭력을 가하고 있었다. 민영은 그 어린 머리로도 이곳에서 사과를 한다면 어떤 일이 앞으로 벌어질지 알고 있었지만 그에게 그 누구도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민영에게 이 복도는 강철로 된 사형대이며 동시에 철수의 다리 사이로 기어들어가는 입구였다. 민영은 마침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미......" 철수는 싱글벙글 야비한 웃음을 지으며 민영을 선생님 몰래 조롱했고 선생님은 민영의 말을 자기 입맛에 맞춰 요리했다. 그럼에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 어리고 어린 민영이라는 학생이었다. "미......" 민영이 사과를 한다면 선생은 훗날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나는 문제아조차 올바르게 교육한 휼륭한 교사'. 민영이 사과를 한다면 훗날 철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선생님도 거지는 싫어하나 보다'. 그리고 반 아이들은 이렇게 이야기하며 즐거워 할 것이다. '민영이가 철수한테 완전 깨졌다더라'. 민영이는 어린 머리로도 전부 알고 있었다. 지금 이것이 사회화라고 불리는 어른들의 고약하고 숭고한 취미라는 것을. 하지만 알면서, 다 알면서도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적분 존나 패고 싶다." 미적분 공부하다가 화나서 적어봤음.
이름없음 2021/02/26 03:11:16 ID : 7s9vCmFbcq5
순간적으로 민영이한테 이입했는데 레주야 제발 다음장 적어주라 와 순간 진짜 내가 민영이 된거 같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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