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1/03/29 05:35:46 ID : Lgi4FcnDuk5 3
우리 집에서 있었던 몇 가지 썰을 풀어보려 해
2 이름없음 2021/03/29 05:41:45 ID : tjvBhurf9fV 0
ㅂㄱㅇㅇ
3 이름없음 2021/03/29 10:07:28 ID : pgo3TSFba4N 0
보고있어
4 이름없음 2021/03/29 10:39:54 ID : Lgi4FcnDuk5 0
미안 밥 먹고 수업 듣다 오느라...
5 이름없음 2021/03/29 10:41:58 ID : Lgi4FcnDuk5 0
일단 우리 집에 대해 사전 설명을 하자면 이 집에 산지는 올해로 4년정도 됐어 2017년도에 이사 왔으니까 이전에는 유럽 어느 나라였지... 아무튼 건축가 할아버지가 혼자 사셨대. 원래는 자식들 모두 보내고 할머니와 두 분이서 사셨다는데 할머니가 먼저 떠나셔서 꽤 오랫동안 혼자셨다고 들었어
6 이름없음 2021/03/29 10:45:13 ID : Lgi4FcnDuk5 0
뜬금없이 유럽 할아버지가 나온 이유는 여기가 미국이라서 그래 1991년에 지어진, 그러니까 올해로 지은지 딱 30년된 집이야. 이런거 잘 못 외우는데 차고 비밀번호가 지어진 연도라 어찌저찌 기억하고 있어 할아버지가 건축가이신 만큼 집을 짓는데 많이 기여를 하셨대 실제로 남기고 가신 종이에 집 설계도? 같이 보이는 것도 몇 번 봤고
7 이름없음 2021/03/29 10:47:04 ID : Lgi4FcnDuk5 0
사실 외관만 보면 음침한 집은 아냐. 오히려 꽤 크고 내부나 외부나 밝은 색이라 그냥 산뜻해보이지. 이 집에 처음 이사왔을 때 주택에 사는 게 처음이기도 했지만 이렇게 넓고 예쁜 집에 혼자(가족들도 있지만) 산다는 생각에 신나서 돌아다녔던 기억이 나
8 이름없음 2021/03/29 10:48:30 ID : Lgi4FcnDuk5 0
첫 1년은 별일 없이 보냈어. 당시 중학생이었던 나는 막 미국 학교에 적응하느라 바빠서 집에 신경쓸 겨를도 없고 매일 골아떨어졌거든. 집에서는 잠만 잘 정도로 여기저기 다니느라 바빴어
9 이름없음 2021/03/29 10:52:09 ID : Lgi4FcnDuk5 0
처음 이상함을 느낀 건 생활 패턴이 망가지면서야. 지금도 딱히 정상은 아니지만 그때는 미쳐서 아예 다른 시차에서 살다싶이 했어 밤새도록 이어폰 끼고 톡을 하고 유튭을 보다 또 이것저것 하면서 놀고 숙제는 새벽 4시에 시작해서 학교 도착할 때까지 차에서 하고 학교 돌아오면 자다가 밤 11시에 깨서 다시 놀고 결국 보다못한 부모님이 밤에 전자기기를 모두 뺏어가시면서 시작됬지
10 이름없음 2021/03/29 10:54:35 ID : pgo3TSFba4N 0
디게 피곤했겠다
11 이름없음 2021/03/29 10:59:17 ID : oHyGoKY8lwm 0
ㅂㄱㅇㅇ
12 이름없음 2021/03/29 11:00:31 ID : Lgi4FcnDuk5 0
ㅋㅋㅋㅋㅋ아냐 오히려 1시쯤에 자는 지금보다 그때 더 쌩쌩했던 것 같아 잠을 8시간 가까이 잤어서 아무튼 몇달간 밤마다 한국 친구들과 떠들고 놀면서 시간을 보내던 난 갑자기 전자기기를 모두 뺏긴단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어 영어도 아직 어눌해 잘 적응하지 못하던 당시 새벽에 채팅을 하던 시간은 내 유일한 탈출구였거든 그래서 만약 내가 전자기기를 모두 뺏겨도 밤을 새는 구제불능인 모습을 보이면 부모님도 포기하시고 모두 돌려주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다른 걸 하면서 밤을 새기 시작했어. 지금 생각해보면 참 한심한데... 아무튼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나봐. 노래도 못 듣고 유튜브도 못 보니 책 읽고 그림을 그리면서 보냈지 미안 앞에 얘기가 너무 길지?
13 이름없음 2021/03/29 11:03:39 ID : Lgi4FcnDuk5 0
그날은 낮에 반항의 의미로 휴대폰을 미친듯이 하면서 반납할 시간이 돼도 반납을 안해 죽도록 혼난 날이었어. 몇 대 맞고 결국 폰을 뺏겼거든 열 받아서 그날도 침대에 엎드려서 읽었던 책을 읽고 있는데 밖에 발걸음 소리가 들리는 거야 내 방은 2층에 있는데 2층에는 침실들이 있어. 손님방, 동생방, 내 방은 모두 계단에서 올라오자마자, 그리고 안방이 계단에서 유턴해서 쭉 가야 나와 발걸음은 확실히 안방 쪽에서부터 들렸어. 집이 나무집에 30년 가까이 된지라 특정 장소들은 나뭇바닥이 끼익대는 소리가 잘 들리는데 2층은 그 자리가 바로 안방 앞에 한 곳을 제외하면 없거든
14 이름없음 2021/03/29 13:58:10 ID : pgo3TSFba4N 0
아하 ㅋㅋㅋ 그랬구나 근데 발걸음 소리 뭐야
15 이름없음 2021/03/29 22:18:21 ID : Lgi4FcnDuk5 0
미안 잠들었다 발소리는 안방 앞의 끼익 소리부터 계단 앞까지 쭉 이어졌어. 내 방은 계단 바로 옆에 있어서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걸 들을 수 있었지 그러더니 계딴으로 내려가는 거야 그땐 당연히 부보님이신줄 알았어 안방에서 나올 수람은 부모님 밖에 없고 부모님은 내 전자기기를 뺏으면 집 어딘가에 숨겨두곤 하셨거든. 요즘은 안 그러시지만
16 이름없음 2021/03/29 22:21:13 ID : Lgi4FcnDuk5 0
소리는 계단을 쭉 내려간 뒤에는 지하실로 갔어. 방이 2층이지만 집 구조가 어찌된건지 옆방 소리는 안 들리면서 아래층 소리는 잘 들리거든 지하실 계단을 살금살금 내려가더니 소리가 끊겼지 나는 옳타구나 열심히 귀를 기울이는 중이었어 아침에 어디 숨겼는지 잘 들어두면 몰래 폰을 찾아서 사용할 수 있을테니까
17 이름없음 2021/03/29 22:22:23 ID : o3Xy0nu2q5e 0
ㅂㄱㅇㅇㄷㄷ
18 이름없음 2021/03/30 00:15:41 ID : Lgi4FcnDuk5 0
지하실 계단까지는 내 방에서 잘 들리지만 그 안쪽까지는 들리지 않아. 그래서 언제 올라오시나 기다렸더니 책을 한 페이지 넘길 때 쯤? 올라오셨어. 대충 깊숙히 숨기셨구나 했지. 그리고 발걸음 소리는 다시 계단을 올라와 안방 쪽으로 들어갔어. 사실 안방으로 들어갔는지는 잘 몰라. 문을 살짝 열어두고 주무셔서 문고리 돌아가는 소리는 못 들었거든
19 이름없음 2021/03/30 00:22:53 ID : Lgi4FcnDuk5 0
다음날 나는 일어나자마자 지하실로 내려가서 온 지하실을 뒤졌는데 부모님이 압수해가셨던 휴대폰은 보이지 않았어. 숨길만한 곳은 다 찾아보았는데... 발걸음이 지하로 내려간 데에 휴대폰 숨기기 말고 다른 이유가 있을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어. 새벽 3~4시쯤에 달리 지하실에 내려갈 이유가 없잖아...? 우리집 지하실에는 기껏해봐야 작은 주방과 냉장고, 샤워실 딸린 화장실, 잡동사니랑 음식 몇 가지가 들어있는 창고, 그리고 가구 몇몇이 다야. 책 한 페이지 읽을 시간동안 할만한 게 없거든...
20 이름없음 2021/03/30 00:26:29 ID : Lgi4FcnDuk5 0
저녁 때쯤 부모님과 사이가 조금 풀려 다시 폰을 받기로 해서 전날 밤에 내가 안 자고 있어서 지하실에 숨기셨단 거 다 안다고, 어디에 숨겼길래 아무리 찾아도 안 나오냐 여쭸어. 그렇게 살금살금 걸어가셔도 어차피 다 들린다고 웃으면서 말했는데
21 이름없음 2021/03/30 02:48:18 ID : Lgi4FcnDuk5 0
지하실에 내려가신적이 없으시단 거야. 나중에 몇 번 더 묻기도 했지만 거짓말하실 이유도 없었고 휴대폰은 결국 안방 옷장에 숨겨져 있었어 부모님은 내가 잘못 환청이라도 들은 것 아니냐는 식으로 말씀하셨지만, 당시 나는 생활패턴이 제대로 망가져서 새벽 시간대에 학교에 있을 때보다 쌩쌩했고 똑똑히 들었어. 안방쪽에서 시작해 계단을 내려가 지하실까지 갔다가 다시 안방 앞에서 끊긴 소리를..;
22 이름없음 2021/03/30 02:51:01 ID : Lgi4FcnDuk5 0
밤에 나는 소리는 그 후에도 몇 번 있었지만 많지는 않아. 저 일이 있었던 이후로 찝찝해서 mp3플레이어로 노래를 듣거나 적당히 일찍 잤거든. 요즘은 깨어있을 체력도 없고... 가끔 누가 있는 것 같을 때면 그냥 얼른 자. 딱히 위해가 가해진다거나 문제가 있었던 적은 없으니까
23 이름없음 2021/03/30 02:53:09 ID : Lgi4FcnDuk5 0
다음은 우리 집 강아지 이야기야 우리집 강아지는 정말 순해. 다른 개를 만나도 그 개가 짖지 않으면 조용한 편이고 사람도 가까이 오지 않으면 조용해. 이름에 순 자가 들어가게 지어서 그런가, 지인들도 애가 참 순하다고 할 정도로 조용한 강아지야
24 이름없음 2021/03/31 02:11:55 ID : 1xDApgrutuq 0
ㅂㄱㅁ
25 이름없음 2021/03/31 02:12:01 ID : 1xDApgrutuq 0
ㅂㄱㅇㅇ
26 이름없음 2021/03/31 04:51:35 ID : Lgi4FcnDuk5 0
으아 미안 다른 판에서 놀다가 완전히 잊고 있었어ㅠㅠㅠ
27 이름없음 2021/03/31 04:53:01 ID : Lgi4FcnDuk5 0
우리집 강아지는 이상하게 자기 켄넬을 너무 좋아해서 예쁜 집이 따로 있는데도 애를 켄넬에서 재워. 처음 이사왔을 때는 켄넬을 계단 옆옆? 쯤에 뒀었어 설명이 어렵네 그러니까, 계단을 내려가자마자 오른쪽으로 유턴하면 왼쪽에 식탁 하나 놓인 식당이, 정면에는 부엌이, 좀 더 가면 오른쪽에 지하실로 내려가는 통로가 있어. 그래서 강아지 집을 식당 바깥쪽에, 계단에서 내려오자마자 마주칠 수 있는 위치에 놓았다는 거야 음 나중에 사진이라도 올릴게 대충 2충 계단과 지하실 계단 사이의 통로를 볼 수 있는 위치에 있었어
28 이름없음 2021/03/31 04:54:17 ID : Lgi4FcnDuk5 0
그런데 한국에서나 미국에 막 왔을 때 호텔에서나, 왠만하면 짖지 않는 애가 밤마다 미친 듯이 짖는 거야. 맨날 그런 건 아니고, 비 오는 날에도 자주 그랬고 그 외에도 꽤 자주 짖어댔어. 엄마가 열받아서 소리지를 정도가 되어서야 잠잠해졌지
29 이름없음 2021/03/31 04:55:22 ID : Lgi4FcnDuk5 0
걔 비를 무서워하지도 않아 천둥번개가 쳐도 안 짖고 무기력해서 그냥 눈만 멀뚱멀뚱 뜨고 있는 애야 근데 이상하게 밤마다 짖어대는 거 있지
30 이름없음 2021/03/31 04:57:41 ID : Lgi4FcnDuk5 0
그런데 1년 전쯤인가, 여기서 겨울도 벌써 두세번은 났는데 엄마가 갑자기 강아지가 추워보인다면서 켄넬 위치를 옮기신다는 거야. 결국 켄넬은 tv방의 책장 앞으로 옮겨졌어 그 1년 전 켄넬을 옮긴 이후로 강아지는 한 번도 짖지 않았어. 막 켄넬에 넣었을 때 조금 낑낑대던 걸 빼곤. 밤마다 그냥 짖는 것도 아니고 누구 하나 죽일 것처럼 컹컹대던 애가 위치가 바뀐 것만으로 조용한 게 너무 이상해서 써봤어
31 이름없음 2021/03/31 04:59:25 ID : Lgi4FcnDuk5 0
사실 이 스레가 다른 괴담들에 비해 가벼운 거 알아 밤에 가끔 누가 걷는 소리가 들리고 강아지가 짖다 안 짖느 것 뿐이니까 그치만 집이 워낙 넓다 보니 내가 보지 못한 공간들이 있으니까 괜히 기분 나쁘기도 하고, 심심하기도 해서 올려봐 순한맛 괴담들 읽어주는 레더들 고마워. 다음에는 글쎄... 또 다른 썰 생각나면 풀러 올게
32 이름없음 2021/03/31 05:01:39 ID : Lgi4FcnDuk5 0
뭐가 진짜 있다면 귀신일까 사람일까 개인적으로 귀신을 안 믿는데 사람인 편이 더 찜찜하다... 심심하니까 생각이 많아지네. 우리집 스프링클러도 안 키고 동생이 잘 안 씻어서 물도 안 쓰는데 다른 4인 가구에 비해 40퍼센트 이상 물을 많이 쓴다고 몇년째 고지서가 날아오고 있던데. 의식적으로 아껴써도 수도세가 줄어들 기미가 안 보이고 진짜 객식구라도 어디서 얹혀 살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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