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사람 결혼한다길래 썰풀이겸 그 사람에게 못 했던 말 쓸게

일단 우리 서로 알게 된지 반년이 좀 넘었을 거야 내 생각보다 시간 참 빨리 가더라고? 우리 서로 딱히 낯가림 없어서 조잘조잘 잘도 떠들었잖아 근데, 딱히 낯가림이 없던 나인데 왜인지 말실수도 많이하고 그랬어 기억나? 나 넘어질뻔해서 내 손 잡아줬잖아 난 그거 하나에 심장이 바닥으로 내려 앉는 줄 알았어

나긋한 말투에 배려심도 넘쳐서 그런 작은 실수에도 괜찮냐고 물어줬잖아 그게 그렇게나 설렜어 첫 만남부터 그러면 안 됐는데 심장이 바닥으로 쿵 떨어지더라고 입밖으로 심장이 튀어나갈 것 같다는게 뭔지 그때서야 알 것 같았어

아무튼... 그렇게 잘 떠들다가 가야한다길래 보냈잖아 언젠가 연이 있으면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농담삼아 얘기해준 것만으로도 기뻤어! 그리고 그말대로 얼마 안 가서 만났지 가을이라서 추웠을텐데 밖에서 바람 쐰다고 벤치에 앉아있었잖아 난 사실 근처 좀 돌다가 들어가려고 했거든 근데 당신 보니까... 그냥 말이 걸고 싶어지더라고 그래서 인사하니까 졸린 듯이 잠긴 목소리로 저번에 그 분이네요? 하면서 반가워해줘서 좀 놀라긴 했어 그렇게 반가워해줄 거라곤 상상도 못했거든

곧 점심시간 끝난다고 하니까 똑부러질 것 같아보였던 당신이 일하기 싫다고 칭얼거렸잖아 그거 생각보다 귀여웠어ㅋㅋㅋㅋㅋ 둘다 다 큰 성인인데 그게 뭐가 귀여웠을까

서로 또 얘기하다가 진짜 얼마 안 남아서 들어갔지 그리고 며칠정도 못 만났는데 한 4일? 뒤에 다시 만났잖아 퇴근할 때 편의점 들러서 군것질 사가려는데 당신이 먼저 말 걸어줬어 그래서 서로 피곤한데도 웃으면서 얘기했잖아 그러다 근처 사는 거 알게되어서 나 차로 데려다주고 말이야 착하다고 고맙다고 하니까 자기한테 착하다고 해주는 사람 별로 없다면서 자기야말로 고맙다며 난 그말 듣고 좀 의아했어 이렇게나 착하고 다정한 사람인데... 하면서

집앞까지 데려다줘서 고마웠어 그리고 답례한다면서 점심은 내가 샀잖아 그때 연락처 받아두길 참 잘했어 물론 지금은 지웠는데... 그럼뭐해 다 기억하는데... 아무튼... 밥 먹으면서 이번엔 내가 힘들다고 칭얼거리니까 내 손 잡아주면서 응원한다고 했잖아 당신도 바빴을텐데

손 잡는 거 원래 좋아하냐고 물으니까 그냥 그런데 내 손은 잡고 있기 좋다며 그래서 설렜어 더 열심히하고 싶다고 생각했어 밥 먹고 시간 남아서 산책하면서도 손 잡고 다녔잖아ㅋㅋㅋ 난 사실 고딩때 이후로는 누구랑 그렇게 손 오래 잡은 적이 없었어ㅋㅋㅋㅋ

내 체력이 부족해서 산책하다가 전에 만났던 벤치에 앉아서 쉬었잖아 그때 막... 얘기했는데 당신이 나랑 있는게 너무 편하고 말도 잘 나온다며 나보고 마법이라도 부리냐면서ㅋㅋㅋ 유치한 말이 너무 웃겼는데 난 그런 말하는 당신이랑은 다르게 너무 떨리고 설렜어

그리고 서로 퇴근하고 연락도 주고받았잖아 다음주에 시간 괜찮으면 둘이서 마시러가자고 해줘서 약속한 날에 다행히도 서로 일정 안 틀어져서 함께 갈 수 있었잖아 물론 내가 먼저 끝나서 30분 넘게 당신 기다렸지만 괜찮았어 왜냐면 나 보자마자 늦어서 미안하다면서 나 끌어안아줬으니까

퇴근 후에 사실 집가서 쉬는 걸 더 좋아하는데 그날따라 밖에서 당신 보는게 좋더라 서로 이것저것 얘기하다보니까 시간이 금방 가서 당신이 나랑 계속 이렇게 있고싶다고 했잖아... 그래서 조금은 걱정이었어 나 곧 관두려고 했거든...

그래서 그냥 잠자코 듣고있으니까 당신이 이제 들어가자고 했잖아 둘다 가는 방향이 같아서 같이 가는데 집 들어가기 전에 다시 안아주더라고... 오늘 시간 내줘서 고맙다고... 진짜 왜그랬어? 그냥 안고싶었어? 난 그 그냥에 설레하고 좋아라하고 그랬는데

그때 무슨 용기였을까? 내가 고양이 볼래요? 하니까 좋다면서 잠깐 들어와서 우리집 고양이랑 좀 놀다가 갔잖아 내가 집에 있는게 알로에밖에 없어서ㅋㅋㅋ 그거라도 주니까 고맙다면서 웃는게 너무 예뻤어... 우리 고양이가 나 닮았다고 사람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냐고 그러길래 내가 쟤도 나도 아무한테나 그러는 것 같냐고 그러니까 장난치지 말라고 자기 설렌다고 웃어넘겼잖아... 그거 듣고 너무 놀랐어 왜 저렇게 말하나 싶어서...

당신 가기전에 다음에도 와도 되냐길래 괜찮다니까 자기는 입사하고 이쪽 살면서 다른 사람 집에 온 게 처음이라고 했지? 좋은 사람이랑 친해져서 다행이라면서 다음에 또 오겠다고 하고 갔잖아 그 후로는 별다를 거 없이 가끔 우리집에서 고양이도 보고 가거나 그게 다였어... 난 같은 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설레했고... 때때로 안아주거나 손잡아주는 거로 심장이 터질 것 같았어...

그렇게 지내다가 나 관두고...... 한동안 연락 뜸해지니까... 당신이 먼저 우리집에서 마시자고 했잖아... 그리고 알았어 당신 애인 있다며? 나 진짜 물어보고 싶은데... 내가 너무 크게 생각한 거 아닌가 싶은데... 왜 내 손 잡기 좋다고 했어? 왜 안아주고 왜 같이 있는게 좋다고 했어?

그리고나서 당신가고 나 펑펑 울었어 애인있는 걸 축하해주고 부럽다고 자연스럽게 넘기고 싶긴한데 너무 속상했어...

난 다시 취준생이 됐고 당신은 일 계속 다니고... 당신은 내 시간 맞춰주겠다면서 만나자고도 해줬는데 내가 거절했지 어쩔 수 없었어 진짜 좋아하는데... 애인 있다는 게 너무 슬펐어

그리고 올해 3월인가? 다시 만났는데 당신 결혼한다더라고 올해 겨울이나 내년 봄에 할거래 그걸 왜 나한테 말하냐고 하니까 축하해줄 거라고 생각했다네?

그래... 그리고 인터넷으로 일주일 뒤인가? 꽃다발 시켜서 당신 줬잖아... 축하한다고... 내가 준 꽃의 꽃말이 설렘이었을거야 이제와서야 좀 오글거리고 흑역사긴한데ㅋㅋㅋㅋㅋ 내가 가진 설렘을 당신한테주면 괜찮아지겠지 싶었어

그거 선물해주고 번호 삭제했어... 보고싶긴한데 그러면 안 될 거 아니까 연락도 못하고 그러네

좋아했어요 그리고 축하해요 또... 솔직히 이런 말 하기 그런데 저는 당신이 저랑 같은 마음인 줄 알았어요 이거 볼 일은 없는 거 알아요 그래서 머릿속도 정리할겸 썼는데... 좀 울컥하네요... 진심으로 축하해주진 못해서 미안해요

이거... 이제 썰도 끝인데ㅋㅋㅋ 여기까지 읽어준 사람이 있을까 모르겠네 아무튼 있다면 읽어줘서 고마웠어~

아 맞다 이거 너무 욕심인데... 만약 그 사람이랑 헤어지면 우리집으러 다시 와주세요 제가 위로해드릴게요 그리고 당신만 괜찮으면... 처음부터 다시 친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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