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있어. 이 둘을 A와 B라고 부를게. 이들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야. 그런데 어느 날, A가 B를 구하려다가 갑작스레 사고를 당하게 되면서 그 후유증으로 B에 대한 A의 기억이 통째로 사라져버린거야. 나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이 다쳐서 날 기억 못한다니. B는 매우 절망했어.
의사는 A가 기억을 되찾을 가능성이 정말 희박하다고 했어. 하지만 B는 A를 쉬이 떠날 수 없었어. 떠나기엔 B가 A를 너무 사랑했으니까 당연한 거였지. 그렇게 B는 자신 때문에 A가 죽을 뻔 했다는 죄책감에 A에게 다가가지는 못하고 주변만 계속 맴돌게 돼.
그렇다면 여기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A는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죽을 뻔하고 기억까지 잃게 됐어. 자신을 희생한 결과, 한순간에 소중한 사람을 잃고 행복했던 기억까지 잃어버린거야. 심지어 목숨을 걸 만큼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을 놓아버리려고 하는데 자신은 그런 상황조차도 몰라. 사고 후 깨어나 보니 마음이 계속 허전하고 이상한 기시감 같은 걸 느끼지만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는거야.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듯한 느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지내지만 알 수 없는 무력감에 빠진 A는 한없이 불안하고 우울해져서 깊은 우울증까지 생겨버려.
B는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구하려다가 대신 다치고 자신에 대한 기억을 잃어버리게 됐어. B는 그 사람과 함께 했던 소중한 기억들을 다 가지고 있지만 그 사람은 자신의 존재 자체를 아예 잊어버리게 된거야. 기억을 되찾을 가능성도 없고 죄책감에 다가가지도 못하고 할 수 있는 건 그저 멀리서 지켜보는 것뿐이야. B에겐 이런 상황이 그저 악몽이야. 요즘에는 계속해서 이런 생각도 든대. 내가 없어도 이미 너는 충분히 행복해보이는데 그냥 내가 떠나주는 게 너에게도 더 좋은 일이 아닐까? 라는 생각 말이야.
너희가 보기에는 이 두 사람 중 더 불행한 사람이 누구인 것 같아?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해!!
이름없음2021/06/26 02:32:42ID : FcmliknA2KY
B지 당연히. A가 자기때문에 사고 당한것도 A에 대한 사랑도 ‘알고있으니까’. 연인의 처참한 모습도 둘이서 만든 추억도 A는 전혀 기억 못하겠지
또 A는 그나마 상담을 받으면 개선될 수 있을 것 같지만 B는 더 어려울거라 생각해
망각은 축복이라는 말이 이 주제에 꽤나 적합한 것 같네
이름없음2021/06/27 21:41:30ID : 0k9wGk8ruk7
B 아닐까 자기가 사고를 일부러 냈다면 A가 훨씬 불행하겠지만 B는 자신이 고의가 아닌사고에도 죄책감을 가지고 있고 또 자기를 구해주고 사랑하는사람이 날 잊고 모르는 사람 처럼 행동하는걸 맨정신으로 봐야하는거잖아 내가 B였다면 하루하루 죽어가는 느낌이 들거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