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프러포즈 받았어 아직도 안믿긴다 정말 추억회상도 할겸 올때마다 썰 풀어보려고

일단 남자친구랑 나는 초등학교때부터 친구였어 1학년때 같은 반이었고 성격이 잘 맞았던 우리는 친하게 지내면서 잘 지냈어 서로 집에도 놀러가고 하니까 부모님들끼리도 친해지시고 매주 두 가족이 같이 저녁을 먹을 정도로 친해졌었어

초등학생때는 별 일 없었어 중학생이 되면서 주변 어른들도 너희 너무 잘어울리는데 사귀는거 아니냐며 말씀하셨지만 6년동안 서로의 흑역사들도 다 보고 자란 나로서는 그때 그 애한테 호감이 느껴지지 않아서 아니라고 딱 잘라서 말했어

그렇게 같이 중학교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우리는 1학년때 다른반이었어 쉬는시간이나 이동수업 시간에 틈틈히 만나서 수다도 떨고 그랬어 내가 바나나 우유를 좋아했어서 맨날 그걸 사주고 그랬어 어떤날에는 겨울이었는데 치마가 짧아서 추운거야 그래서 춥다고 말했더니 아무것도 안하길래 원래 이럴땐 자켓 벗어주는거라고 했더니 그딴거 안한다고 하길래 그럴줄 알았다~~ 뭐 이런식으로 넘어갔었는데

다음날에 같이 등교하려고 하는데 그 애 손에 종이가방이 하나 있는거야 뭐냐고 물어봤더니 말을 안해주길래 들여다봤더니 담요가 들어있더라 자기는 자켓보단 담요가 더 편할것 같아서 준비한거라고 하는데 그때는 오 니가 왠열~~ 뭐 이런식으로 넘어갔던거 같아

또 어느날 내가 단발을 하고 앞머리를 잘랐어 심경에 변화같은건 없었지만 여름맞이 헤어스타일 변신이었지 앞머리가 망해서 친구들에게 놀림도 받고 시무룩해져서 그애 한테 가서 하소연을 했더니 내 앞머리를 톡톡 치고 뒷머리를 살짝 쓰다듬어주면서 장난식으로 귀여워 귀여워~~ 이렇게 말하는데 여기서 처음으로 설렜던것 같아

그때부터 지독한 짝사랑을 시작했지 그 행동 하나로 그애를 보는 시선 모든게 바뀌었어 평소처럼 같이 걸을때도 괜히 긴장되고 그애가 하는 모든 말들에 의미부여를 하고 그랬지 하지만 우린 친한 친구사이였으니까 난 선을 지키려고 노력했어 그렇게 몇달간 짝사랑을 계속했어

시간이 지나 겨울이었어 겨울방학이 시작됐고 나랑 그애는 같이 가기로 한 고등학교가 있어서 둘이서 열심히 공부를 시작했어 매일 같이 도서관에 갔고 밥을 먹었고 같이 걸었지 그 시간이 나에게는 꿈만 같았어 방학에도 매일매일 심지어 주말까지도 그애를 볼 수 있었으니까 어느날에는 같이 길에서 호떡을 먹었던 날이 있었어

내가 뜨겁다고 잘 잡고 있지도 못하니까 자기 장갑을 벗어주면서 끼고 있으라고 하고 내 호떡을 잡아들며 식혀주고 나보고 먹으라고 웃는데 그렇게 예쁠수가 없었어 그때 심장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처음으로 경험했던것 같아 겨울이라 춥다는 핑계로 얼굴이 빨개진걸 감출 수 있는게 다행이었지

내 짝사랑은 점점 더 심해져갔고 난 그 마음을 고백해야겠다고 결심했어 정말 그대로는 살수가 없었거든 친구사이가 죽이 되던 밥이 되던 일단 질러보자고 마음을 먹었던것 같아

평소처럼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를 하고 밥을 먹고 밤늦게 집에 가고 있었는데 그날따라 용기가 샘솟았어 집에 들어가기 전에 그애 얼굴을 똑바로 마주보고 목소리가 떨리지 않게 노력하며 말했어 널 좋아한다고

눈이 소복하게 쌓여있던 겨울밤이었고 달은 환하게 떠있었어 아마 분위기에 취해서 고백을 해버렸는지도 몰라 그렇지만 난 내 결정에 후회가 없었어 영원한 비밀은 없으니까 언제든 말하는게 낫다고 생각했으니까 내가 그 말을 하고 난 직후 그애가 나를 보던 눈빛이 흔들리던걸 난 아직도 기억해 추위 때문인지 내 고백 때문인지 빨개졌던 코와 귀가 너무나도 사랑스러웠어

갑자기 현실을 직시한 나는 그대로 집으로 돌아가다가 하지 못한 말이 있어 그애 에게로 돌아갔어 아직도 안가고 있더라고 그래서 아까 한 말 다 진심이었고 지금 여기서 듣긴 쪽팔리니까 문자로 너는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와 어떻게 하고 싶은지 말해달라고 했어 난 내 감정이 친구사이를 망칠까봐 그제서야 겁이 났지만 다시 씩씩하게 집으로 돌아갔어

집에 들어와서야 긴장에 얼어붙었던 심장이 뛰기 시작했어 어떻게 멈추어야할지 엄두도 나지 않을만큼 빠르게 뛰었어 그때부터 약간의 후회를 하기 시작했지

>>17 >>18 >>19 >>20 >>21 어젠 혼자 맥주 한잔 하다가 잠들어서 더 못풀었네 시간 날때마다 틈틈히 풀도록 할게

>>23 뽤리 와.......ㅠㅠ

그날 밤 그애의 연락을 기다리느라 밤을 샜지만 새벽 5시까지 아무리 기다려도 아무 연락이 오지 않았어 기다리다 지친 나는 잠이 들었고 오후 2시나 되어 잠에서 깼어

깨어나 핸드폰을 보니 선물처럼 그애에게서 걸려온 전화 몇통과 메세지가 있었어 전화를 할까 고민하다가 메세지부터 보기로 했어 그 메세지를 보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렸지 그 안에 있는 내용이 좋은 내용이길 바랐어

마음을 단단히 먹은후 메세지를 열었어 엄청나게 긴 내용이 있었지만 다행히 나와 연을 끊자는 말은 없었어 자신은 나와 계속 친한 친구사이로 지내고 싶은데 나에게 그게 어렵다면 잠깐 거리를 둬준다고 했지

그치만 하루도 그애와 떨어지기 싫었던 나는 내 마음을 금방 접을수 있다며 그냥 평소처럼 지내기로 했어 그 이후로 다행히도 별로 어색해진건 없었어 그치만 평소에는 잘만하던 어깨동무를 신경쓰는걸 보면 말을 괜히 했나 싶기도 했지

그렇게 또 몇달이 지났고 내 마음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어 그애를 향한 내 마음은 점점 더 커져만 갔고 그애와 불편해지지 않기 위해 내 마음을 다 접은척했어 그애는 그 말을 철썩같이 믿었고 다시 예전의 어색하지 않은 사이로 돌아갔어

몇주 뒤에 여름방학이 왔어 부모님 끼리도 친하셨어서 우리 가족과 그애의 가족끼리 함께 해외여행을 가기로 했어 난 너무나도 설렜지 좋아하는 사람과의 여행이라니 꿈만 같잖아 비록 단 둘이서는 아니어도 함께 여행을 간다는 사실이 좋았어

하루종일 만나서 여행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옷과 수영복같은것도 함께 사며 여행가기 전 일주일을 그렇게 보냈어 비행기를 탈때 나와 그애가 옆자리에 붙어서 탔는데 나한테 일부러 창밖 풍경을 보라고 창가 자리를 양보해준것도 설렜고 기내식을 먹을때 입에 맞냐고 물어봐주고 간식을 사준것도 너무 설렜었지

그렇게 여행지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수영부터 하러갔어 호텔에는 엄청나게 큰 수영장이 있어서 바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갔는데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어 영어를 잘 하지도 못했던 나는 겁이 나서 나보다 영어 성적이 높았던 그애의 뒤만 졸졸 따라다녔어 여행지의 여름 하늘은 파랬고 날씨는 쨍쨍했어 옆에는 야자수들이 있었고 사람들이 떠들고 물속에서 첨벙거리는 소리가 울려퍼졌지 나는 그 순간이 정말 영화같았어

그렇게 물속으로 들어가서 놀고 있었어 수영을 잘 하지 못했고 깊었던 수영장에 발을 디디기에도 키가 작았던 나는 튜브에 몸을 의존해서 놀고 있었고 평소에 수영을 배웠고 중학생이 되고 키가 훌쩍 큰 그애는 내 손을 잡아서 이끌어주며 함께 놀고 그랬어

한번은 슬라이드를 타는데 그 슬라이드가 한명은 앞에 앉고 한명은 뒤에 앉아서 타는 그런거였거든 그때 내가 앞에 앉았었는데 높은곳에서 떨어질때 그애가 뒤에서 나를 꽉 안는데 엄청 설렜었던 기억이 나 그때 심장이 뛰는 이유가 슬라이드가 무서워서였는지 그애가 나를 안아서 였는지 인지도 인지할수 없을만큼

>>35 >>36 >>37 아 미안 조금씩 이어서 풀게!

그렇게 한 3일 놀았나 투어도 가고 물놀이도 하며 신나게 놀았어 7박 8일짜리 여행이었는데 4일차가 되니까 벌써 아쉬웠지 그날엔 디너쇼가 있어서 그아이네 가족과 함께 디너쇼를 보며 저녁을 먹기로 했어 디너쇼는 뷔페였고 관중석과 음식이 있는곳 사이에 경사진 부분이 있어서 손을 일부러 더 꼭 잡았던 기억도 나

그렇게 어른들은 맥주도 마시며 조금씩 취해갔지 둘다 외동이었던 우리는 디너쇼를 보며 수다를 떨려고 했지만 음악 소리가 너무 커서 서로의 말이 잘 들리지 않았어 밖으로 나가서 말을 하기에는 배가 부른 상태라 움직이기가 귀찮았고 우리는 냅킨과 영수증에 음식을 주문하는 펜으로 글씨를 쓰며 수다를 떨었어

한참을 그러다가 그 아이가 뭔가를 쓰는데 평소보다 오래걸리는거야 쓰고 있지는 않은데 이걸 줄까 말까 고민하는듯 하면서 잡고 있길래 내가 먼저 뺏어서 봤더니 "너 아직 나 좋아하는건 아니지?" 라고 써있었어 난 또 얘가 날 놀리려는줄 알고 당연히 아니라고 했지 그때 그 아이의 귀가 빨개졌던걸 알았어야 했어 조명 때문에 구분이 잘 안갔었거든

그렇게 아니라고 하고 다시 평소처럼 장난을 치려는데 그애가 정말로 아니냐고 물어보는거야 이때부터 난 분위기가 이상하다는걸 느꼈지 그래서 그건 왜 물어보냐고 되물었더니 "난 아직도 네가 날 좋아하는것 같은데 만약 그게 아니라면 나도 이제 내 마음을 접으려고" 라고 하는데 아직도 그 말이 생생하게 기억이 나 그애도 날 좋아한다는 뜻이잖아

헉... 미쳤다 개설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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