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2/06/09 00:24:20 ID : knwnB9eIJXz 0
그림 좀 그릴 줄 안다고 예체능 계에 발을 들여서 방황한지 5년.. 중간에 불안해서 공부하고 따 놓은 자격증은 수두룩하고 실무에 써 먹질 못하니 장롱행이고 이상을 포기하고 현실을 제대로 마주하질 못하니 철이 덜 들은 걸지도 그치만 알바도 하고..돈은 많이 모아뒀지만 이것조차 남들은 취업하고 진작에 돈 벌어놨다며 나는 대충 살았다고 낙오자로 치부당하고.. 올해 아빠 암 진단 받고 한 달도 안 돼서 돌아가시고 코로나 때문에 임종도 못 지켜드리고 49제 날엔 내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보러가지도 못하고 왼쪽 다리는 시퍼렇게 멍 들고 온몸이 아프고 올해는 내게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냐며 자기연민에 빠지고 매일 아침이 오는 게 무섭고 엄마가 날 경멸하듯이 구는 것도 무섭고 오빠의 단념한 어투도 무섭다 오늘 교통사고 합의금을 받았는데.. 액수가 적었나봐... 엄마가 겨우 이것밖에 못 받았냐고... 내가 그때 죽어버렸어야 생명보험 든 걸로 돈 받고 남은 가족들 그 돈으로 잘 살았을 거라고 상상을 하고.. 당장 생계가 흔들릴 정도로 어렵진 않아.. 아빠가 남겨주신 유산과 각자 모아놓은 돈은 충분하고도 남은데... 돈을 모아둔 걸로.. 당장 독립해서 방 구하고 살고 싶지만 혼자 남겨지면 칼 들고 자살할까봐.. 유튜브에 자살, 부모 등등 다 검색해보고 영상을 다 감상했어.. 그 영상에서 위로도 받고 울고 불고.. 엄마를 미워해도 될까요? 이런 주제의 영상이었는데.... 예전부터 미워하긴 했어.. 딸이 같은 여자고 대하기 편하다고... 그치만 난 너무 불편했지.. 아빠 장례식 때 통곡하던 엄마의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아 엄마의 우는 모습 떨리던 손 수척해진 뒷모습을 떠올릴 때마다 난 너무 죄책감이 들어... 이런 와중에 나는 내 주관이 옅어지는 게 싫은건지... 정신이 나간 건지 현재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심신이 너덜너덜해진 걸레짝인 느낌이 들어.. 지금 당장 취직이나 알바할 지경이 아냐..현실도피라고 욕을 먹는데 정말 지금 돈을 벌 때가 아냐... 몸과 뇌가 넝마야...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안 되니까 ... 자기계발 중이랍시고...회계를 배우고 있어... 이것도 전에 따 둔 자격증처럼 써먹지 않고 장롱에 내쳐진...그런 미래로 갈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이게 최선이야... 날 위한 게 맞겠지...
2 이름없음 2022/06/09 00:32:49 ID : knwnB9eIJXz 0
나 때문에 불안해하는 가족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칼 들고 팔 안쪽을 그을까도 생각했었어.. 내가 왜 불안하고 괴로운 것에 대한 형태가 불분명하니 내가 괴롭고 아프구나 하고 보일 수 있는 고통의 흔적이 있어야만 했어.. 교통사고를 당하고 물리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갔는데 이 더운 날 반팔 차림으로 양팔을 드러내고 그걸 간호사가 봤을 때 자해를 생각만 하고 실천을 하지 않은 건 다행이었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 피 묻는 휴지도 남잖아 자해를 했으면 ... 걱정은커녕 더 경멸받았을 것이고.. 그런데 자해를 하면 나에 대한 기대치가 떨어질테니 내 몸이 너덜너덜해지는 것쯤이야 하고 나를 포기하는 생각을 하면 할수록 내가 편해지는 느낌이야. 안 아프고 죽는 방법을 알면 진작에 실천했을 거야
3 이름없음 2022/06/09 00:38:29 ID : knwnB9eIJXz 0
살아가는 게 너무 힘들다.. 아빠가 너무 보고싶다... 아빠 미안해 내가 힘들게 해서 아빠 몸이 다 상한 것도 내 탓이야... 진짜 너무 미안해 날 용서하지 마... 아빠 혼자 보내서 미안해 마지막 통화에서 나한테 사랑한다고 얘기해줘서 기뻤어 나도 사랑해 아빠 나 열심히 살기 힘들어 아빠처럼 멋진 어른이 되길 나도 바랐는데 난 .. 지금 아무것도 책임지고 싶지 않아. 나 때문에 주위를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아.. 아빠 너무 보고싶어... 정말 미안해
4 이름없음 2022/06/09 00:43:47 ID : knwnB9eIJXz 0
내가 죽으면 오빠랑 엄마는 처음엔 슬퍼하다가도 뭐 쟤는 살아 생전에 쓸모도 없었다고 후련해할 것 같아 나도 내가 쓰레기인 것을 알고 세상에서 지워지고 싶어 난 이런 걸 여기다가 한을 풀고 이게 살고 싶다고 발버둥을 치는 것일까 오늘도 잠들기 전에 부디 날 데려가달라고 애타게 기도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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