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기부정, 자기혐오, 우울증 같은게 심하게 오는 디나이얼이었어.
그런데 최근에 굉장히 친절하고 공감잘해주는 사람 'A'를 만나서
정말 나도 모르게 가랑비에 옷 젖듯이 감정이 커진 것 같아.
익명사이트지만 특정 되는게 무서워서 어떻게 만난건지는 적지 않을게..
처음에는 내가 힘들어하는 모습 때문에 먼저 다가와주려고 한것같은데
본인이 느끼기에도 나랑 성격이 잘맞는다고 생각했는지
A랑 나는 대화가 잘 통한다고 느껴졌어.
그런데 A가 ㅠㅠ 사람이 너무 다정하다보니까..
동성을 짝사랑해본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A는 그냥한 말인데 나는 일희일비하는 상황이 자주 오는거야.
이성애자들은 불쾌할 수도 있는 표현이겠지만
속된말로 '여지주는 헤테로' 같은 행동알지?
이렇게까지? 싶게 잘해주고, 사랑한다는 농담 자주하고..
그외 의미심장한 농담이나 사람 설레게하는 행동들 ㅠㅠ
그런데 A는 모두한테, 혹은 동정의 마음으로 그러고 있었던거지!
그런데 나는 최근까지 자기부정이 너무 강했던 극심한 디나이얼이었어서
내가 느끼는 감정 자체가 수치스럽고
티났을까봐 부끄러워서 너무 괴로워 ㅠㅠ
혼자 A를 신경쓰고 행복해하고 음침하게 질투하고
SNS 찾아보고 그랬던 내 행동들도 부끄럽고..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려 했을때 누구나 어리거나 젊을때
일반적으로 겪는 짝사랑의 아픔인건 알고 있는데도
나는 정신과에서 치료받고 있는 심리가 취약한 상태라
스트레스에 많이 예민해서 그런것같아..
동성에 대한 호감, 연애적 감정을 처음 느껴본 것 또한 당연히 아니야.
다만 이렇게까지 커져본적이 없다고할까?
무엇보다 나는 외모에 자신감이 제로인 디나이얼이었어서 더 그렇네..
내가 상대를 좋아한다는거, 성소수자라는게 티났을 것 같은게 너무 두려워...
내가 A를 이런 연애적 감정으로 대했다는 걸 알게되면 불쾌해하거나
최소한 불편해할 거라는 확신이 들어서 진짜 힘드네 ㅠㅠ
심지어 A가 대놓고 특정 이성을 좋아하고 있는게 엄청 티가나 에휴..
나는 우울감 극복하고 주변 사람들과 두루두루 잘 지내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영고받거나 심리적으로 의지가되던 관계에서 의도적으로 멀어져야 하거나
둘중하나를 고르기가 어렵다..!
결국 다 내 지향성 때문에 오는 불안에서 비롯된 것 같은데
이런 감정을 잘 해소하는 방법이 없을까? ㅠㅠ
갑자기 성소수자들의 소통공간이라던지 모임이라던지라도 참여하고 싶어져.
유치한 감정이라 어디 하소연하기도 그렇고, 여기에다가 라도 올려볼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