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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2/06/25 13:39:56 ID : FjwNs4Mp81d
내게 한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정의롭고 윤리적이며 성실하고 모범적인 생활을 하는 바른생활 길라잡이야. 가끔씩 보면, 몇몇 부분에 대해서는 아예 나쁜 짓을 하고 싶은 충동이나 욕구 자체를 안 느끼는 것처럼 보여. 오랫만에 그 친구랑 만나 놀고 먹고 잡담하는 와중에 걔가 중고등학교 교사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애라서 그런지, 학생에게 손 댄 교사들 얘기를 하면서 미성년자에게 성적 욕구를 느끼는 사람들, 소아성애자는 교사가 되면 안 된다고 얘기하면서 목소리 내리깔고 얼굴 찌푸리며 혐오심과 단호함을 내비치더라고 근데 나는 그 얘기를 들으면서 떨떠름함과 꺼림칙함을 느꼈어. 나에 대해 조금 얘기하자면, 그 친구처럼 모범적이고 윤리적이고 성실하게 살지 않고(그렇게 사는게 좋고 옳다고는 생각해) + 과거에 피해자도 된 적이 있고 가해자도 된 적이 있고 + 정신질환을 갖고 있으며 + 비윤리적이고 성적인 충동을 거의 항상 느끼지만 거의 항상 참으며 살아 그래서 그런지 걔랑 헤어지고 난 뒤에 그 친구의 의견에 대한 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더라고, 그래서 그 생각들을 핸드폰 메모장에 적어봤고 다른 사람들은 내 생각에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해서 이 스레를 올려봤어. - 메모장에 적은 내 생각 똑같은 환경과 상황에도 성공하는 사람, 착하게 사는 사람이 있고, 똑같은 환경과 상황에도 실패하는 사람(게으른 사람), 나쁘게 사는 사람이 있다. 사람들은 성공하고 착하게 사는 것을 기준값으로 설정하고 그러지 못한 사람들을 비난하고 무시하며 그들의 행동은 전적으로 그들의 탓이라 한다. 똑같은 환경과 상황에도 사람이 각기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고 그저 그들을 처벌하고 격리하기만을 원한다. 하지만 똑같은 환경과 상황에 개인이 각기 다른 행동을 취한다면, 환경과 상황이 개인이 특정 행동을 취하게 만드는 전적인 원인이 아니라는 뜻이다. 나는 그 원인들 중에 하나가 개인 그 자체, 개인의 선천적이고 신체적인 특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개인의 행동의 원인이 개인일지언정 그것이 개인의 전적인 책임인가? 이해할 수 없는, 일어날 리 없는 절대악인가? 극단적인 예로, 타인들이 숨 쉬고 물 마시는 행위를 비윤리적이고 혐오스런 행위라고 여기며, 당신이 물을 마시지 않고 숨을 참으며 살길 바란다고 해보자. 당신은 그러지 못할 거이고 그러지 못한 당신을 사람들이 '왜 이 사람은 숨 쉬는 것을 참지 못할까' '이 사람은 왜 물 마시고 싶은 충동을 느낄까' '이 사람이 숨을 쉬고 물 마시고 싶어하는 욕구를 어떻게 잠재울 수 있을까' '물 마시고 숨 쉬는 것이 정말 잘못된 일일까' 등의 고찰을 하며 이해하려 하는 대신 당신을 경멸하고 혐오하고 처벌하고 격리하고 무시하고 외면한다면, 자신들의 눈앞에서 당신이 사라지기만을 바라며, 당신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를 원하고, 실제로 당신이란 존재를 세상에서 없애려고 한다면, 그것이 당신에게 정의로운 행동으로 느껴지는가? 공정한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그런다고 당신이 숨을 참고 물을 마시지 않고 살 수 있는가? 또한 당신같이 숨 쉬고 물 마시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당신 혼자가 아니라 여러 명이며, 끊임없이 나타난다면 당신 같은 사람들이 생길때마다 처벌, 격리, 사형시키는 것은 끝없는 두더지 잡기 게임, 밑 빠진 독에 물붓기와 같다고 생각한다. 거부감과 혐오, 역겨움 때문에 감정적으로 눈앞에서 문제를 치우는 것일뿐,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대 사람들은 자연재해를 신의 분노로, 정신질환을 신내림이나 저주로 해석했다. 지금의 우리는 자연재해와 정신질환의 실제 원인을 어느 정도는 안다. 자연재해를 막기 위해 정신질환자를 제물로 바치는 대신, 자연재해와 정신질환을 예방하고 그 피해를 최소화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자연재해와 정신질환을 이해할 수 없는 영역으로 남겨두어 무시하지 않고 그 실제 원인을 탐구하고 알아내려 했기 때문이다. 감정적인 이유로 사건과 현상의 실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을 외면하면, 사건과 현상에 대처하기 어려워진다. 결론을 내리자면 선천적으로,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뇌의 구조 차이 등) 타인과 다르게 태어나, 비윤리적이거나 혐오스러운 충동, 욕구,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며, 그런 충동과 욕구를 자제하지 못하고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죄값을 치른다는 의미로, 행동을 교정한다는 이유로, 피해자에게 위안이 된다는 이유로 단순히 처벌, 격리, 사형시키는 것은 부당하고 불의하며, 그런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예방하는 것에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벌 준다고 물 마시는 것을 참을 수는 없다) 어떤 원인 때문에 이런 사람들이 태어나며 무슨 원리로 저런 충동과 욕구가 들게 되는지, 그 충동과 욕구를 어떻게 하면 없앨 수 있는지, 자제시킬 수 있는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충족시킬 수 있는지 등 직접적이고 물리적이며, 신체에 영향을 주는 방법과 대안을 알아보고 처방하는 것이 더 공정하며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범죄로 인한 피해자의 객관적이고 물리적인 피해와 손실을 법정에서 책정하고, 벌금과 징역살이 등으로 본보기를 위해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주관적이고 심리적인 피해와 손실과 그로 인한 보상을, 법정의 중재 하에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직접 얘기하고 요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이런 방법이 피해자에게 더욱 위안이 되며, 가해자가 피해자의 고통과 슬픔을 조금이라도 실감해, 범죄의 재발을 막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더 있다고 생각한다.
이름없음 2022/06/25 17:17:05 ID : gqkmq7vA6ru
내가 지식의 끈이 그렇게 길지는 못해서 써놓은걸 다 이해하고 반응을 하지는 못하는데, 대충 내가 알아들은걸로만 말해보자면 사람마다 다 다른게 맞고, 그걸 억지로 본보기식으로 벌을주기 위해 내리는 징역이나 벌금, 사형이 완벽한 솔루션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인간이라는건 사회를 구축해서 그 사회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합의점을 찾을수있는 법을 만들어서 살고 있잖아. 만약 사회의 일원으로서 공존을 하기 위해서라면 그 법이라는 규칙을 따르는게 맞다라는 거지. 만약 신체적, 정신적차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직접적인 처벌인 사형이나 징역이 부당하거나 불합리하다라는 결론은 좀 유토피아적인 상상같기도 해. 왜냐면 신체적 정신적 차이가 있는만큼 세상에는 상상도 못할만큼에 미친인간들이 존재하니까. 그사람들이 일으키는 피해도 레주가 말한 과정을 거쳐야할까? 그리고 만약 레주가 말한 과정이 더 효과적이라고 단정 지을수 있을까? 절대 나쁜 생각은 아니지. 근데 실현가능성은 어려울거같긴해
이름없음 2022/06/26 05:35:53 ID : 81fO647xTVd
처분 주체도 인간이기 때문에 최대한 합리적인 답을 찾은 것 뿐이다 신처럼 전지전능해서 모든 인간의 가능성을 꿰뚫을 수 있다면 니 말도 맞을지 모르나 그런 존재가 없다
이름없음 2022/07/04 02:54:50 ID : 6ry41vip9eN
스레주의 결론에 대해 내가 이해한 것을 중심으로 내 의견을 말하자면, 피해자의 '주관적인 피해' 만큼의 처벌은 오히려 불합리적이지 않을까? 피해자가 꼭 '선'이라 볼 수 없다는 문제도 있고, 피해자가 의사 표현을 못 하는 경우는 어째야 하지? 예를 들어 죽었다거나. 피해자 유가족은 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었지만 당사자가 아니기도 하고, 피해자가 가족 등이 없다면? 또 다른 부분으로는 피해자가 다수라면? 각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할 텐데? 그리고 법정의 중재도 결국 기준이 있어야 중재를 하지. 기준이 없다면 뭘 근거로 어떻게 중재를 할까? 그래서 스레주 결론 속 방안이 과연 더 효과적이긴 할지에 대해 의문이 생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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