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처음 들어왔을 땐 그냥 일 잘하는 무뚝뚝한 오빠였는데 언제부터 좋아하게 된건지 기억도 안나요 ㅋㅋㅋ 하나로 묶은 머리 스타일이 너무 잘 어울려서 신기했고 무뚝뚝한 말투에 묻어나오는 다정함도 좋았나봐요 처음 말 놓고부터 쭉 성 떼고 이름 불러주는것도 솔직히 전 좋았어요 다른 사람들한테도 그렇게 불러주긴 하지만서도… 어쩌면 처음 알바 들어왔을때 첫눈에 반한거면서 이악물고 무시했던걸수도 있겠네요 ㅋㅋ 서먹서먹하고 단 둘이 일 할 땐 할 말 없어서 휴대폰만 봤는데 지금은 그렇지도 않잖아요?? 뭘 건네받을 때 손이 살짝씩 스치는걸로도 전 하루종일 심하면 그 다음날까지도 그 생각 뿐이었는데ㅠㅠ 냉장고에서 뭘 꺼낼때 문을 잡아주던것도 뜨거운 걸 만질때 조심하라고 넌지시 말해주는것도 제가 말 할 땐 무조건 눈을 쳐다봐주는것도 전부 다 의미없다고 생각하면 참 씁쓸해요 저도 충분히 아무한테나 할 수 있는 일들인걸 생각하면… 회식날 다 모이는 자리에 항상 오빠 먼저 찾고 문으로 뒤늦게 들어오는거 보면 괜히 머리한번 더 만지고 그러는거 아시려나 모르겠어요 2차때 갔던 술집에서는 알게모르게 오빠 웃는거 몰래 쳐다보고 말하는거 쳐다보고 그랬는데. 가장 최근에 있던 회식에서 저 술 많이 취했었어요 티만 안냈을 뿐이지 근데 춥다고 했던 저한테 겉옷은 왜 던져주셨어요 왜… ㅠㅠ 다른거 다 조각조각 기억나도 그 때 만큼은 너무 생생하게 기억나요 평소에도 좋은냄새나던 오빠였는데 얼굴에 가까이 덮혀있던 겉옷에서 난 섬유유연제 향이 아직도 기억나요 전. 이것도 아무 의미 없는 행동인걸 알지만서도 똑같이 설레는건 어쩔수 없나봐요
유독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만 바보같은 짓도 많이 하게되고 제 자신이 너무 초라해보인 적도 많았어요. 오빠를 좋아하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 그러면 그냥 편하게 알바하면서 지낼 수 있었을텐데
이번달을 마지막으로 그 알바를 그만두면 제가 오빠 좋아하는 마음도 결국 없어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