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 엄청 좋아한 오빠가 있어.
좋아한 계기는 없는데 그냥 과묵하고 공부할 때 집중하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스며 들은 것 같아.
근데 첫사랑이었고 그런 감정을 처음 느껴서 잘못 되면 어쩌지 하고 한 번도 티를 낸 적이 없거든?
정말 아무도 눈치 못 채고 나 혼자만 멀리서 지켜보는 그런 짝사랑이었어.
그러다가 그 오빠가 이번에 전학을 가.
그래서 나도 잊으려고 노력 많이 했어.
노력 엄청 했어, 그러면 안 되는 거 알지만 일부러 험담도 하고 나 혼자 이유 만들어서 정 떨구려고 노력 정말 많이 했어.
그러다가 올해 되니까 점점 잊혀가는 것 같더라고.
원래는 잠 잘 때 아니면 맨날 그 오빠만 생각하고 그랬는데 올해부터 그 오빠 생각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됐어.
같은 학원에 다니는 오빠인데 말 걸어본 적도 없고 같은 수업 듣는 오빠도 아니야.
근데 과묵하고 공부하는 모습만 보이는 게 참 그 오빠랑 비슷한 것 같아서 좋아하는 것 같아.
그래도 학원 오빠는 그 오빠보다는 한참 못 미쳤어.
아무튼 새로운 사랑을 찾아서 더 이상 안 힘들어도 된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는데, 며칠 전부터 매일 꿈에서 나와.
처음에는 그냥 우연인 줄 알았어.
근데 그 다음 날에도 나오고.
그 다음 다음 날에도 나왔어.
아직 그 오빠를 좋아하는 건가 싶지만 이젠 학원 오빠를 좋아하게 되었으니 새사랑을 찾은 거라도 생각해도 될까?
근데 학원 오빠를 보면 기분이 좋은데 안 보이면 바로 그 오빠 생각하고 학원 오빠는 딱 만날 때만 기분이 좋아.
좋아하는 게 맞긴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