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넌 눈에 띄게 이쁜 사람이었다.
나와 넌 복도에서 마주치면 서로 인사 정도만 하는 사이일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였지. 그냥 그렇게 계속 지내야 했었는데 우린 어쩌다 이렇게 친해져버렸을까.
작년 가을쯤이었나. 어쩌다 다른 직장동료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고 그날 이후로 회사 메신저로 몇 번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었던 거 같아. 그러다 니가 내 SNS를 선팔한 그 무렵부터 급속도로 우린 친해졌지.
주로 니가 묻고 내가 답하는 식으로 연락은 계속 이어졌지만 제법 대화가 잘 통했다. 니가 뼛속까지 헤테로이며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은 어차피 직장동료이자 친구일 우리 관계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을 거라 정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어, 여태껏 친구를 좋아한 적도 없었거니와 그런 전개 자체를 생각해본 적이 없으니까.
펑
어느 순간부터 내 세상이 온통 너로 가득차버렸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내 일상에 니가 스며들어버려서 널 좋아하게 된 연유조차 설명할 방법이 없어. 하지만 이러면 안되는 거 잖아, 넌 날 제법 친한 친구로 생각하고 있는데.
직진밖에 모르는 내가 니 옆에 좋은 친구로 남을 수 있을까. 내 멋대로 널 좋아해버린 것도 모자라서 이런 내 맘을 숨기고 니 옆에 남는다면 항상 너에게 죄를 짓는 마음일거야. 그래서 내일부턴 정말이지 너와 날 위해 이 마음을 접어보려해. 좋은 친구로 남아줄게, 좋아해서 미안해.
2이름없음2023/02/11 23:12:41ID : RvfQpRBe2II
속상한 마음
3이름없음2023/02/20 15:50:09ID : 8mFg6lwk8rz
좋은 친구로 남아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것도 힘들겠다.
내가 마음을 접으려고 연락빈도와 말수를 확 줄여버린 탓일까,
니가 새로운 친구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헌 친구에겐 딱히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 일까. 어느새 우리는 서로의 일상을 궁금해하지 않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