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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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름없음 2023/02/18 23:53:25 ID : PdDzdWkrfd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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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름없음 2023/02/18 23:55:02 ID : sqphvwlcl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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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름없음 2023/02/18 23:56:31 ID : sqphvwlcl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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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름없음 2023/02/18 23:59:19 ID : sqphvwlcl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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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름없음 2023/02/19 00:01:32 ID : sqphvwlclcn
여름에도 생활복 대신 와이셔츠에 치마, 검은색 덧신을 신던 너는 덥지 않냐는 질문에 춥다는 말을 했어. 시간이 흘러도 너는 반에 있기 싫다며 우리 반에 와서 친구들을 만들었지. 공부를 안 하던 너는 나를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처럼 치켜세워줬어.

6 이름없음 2023/02/19 00:05:59 ID : sqphvwlclcn
난 살짝 우쭐해진 기분으로 네 손을 잡고 수다를 떨었어. 네 손은 내 손과 다르게 길고 예쁘더라. 손조차도 주인을 닮아가나봐.

7 이름없음 2023/02/19 00:07:39 ID : sqphvwlclcn
너는 수업시간에 계속 자는 애였어. 수업이 끝나고 찾아가면 잠들어 있어서 흔들어도 잘 깨지 않았지. 나는 그런 너를 붙잡고 밤에 잠들라는 말을 했어. 무책임하게 말이야.

8 이름없음 2023/02/19 00:08:11 ID : sqphvwlclcn
어느날 너는 내게 작은 약상자를 하나 내밀었어.

9 이름없음 2023/02/19 00:08:16 ID : sqphvwlclcn
수면 유도제

10 이름없음 2023/02/19 00:09:14 ID : sqphvwlclcn
그렇게 적혀있었어. 약국에서 4~5개를 한꺼번에 샀다고 했어. 밤에는 잠이 잘 오지 않는다고, 그래서 먹는 거라고 했어.

11 이름없음 2023/02/19 00:10:41 ID : sqphvwlclcn
나는 또 멍청하게 아침에 자니까 잠이 안 오는게 아니냐고 물었어. 너는 담담하게 고개를 저었어. 악몽을 꾼다고 했어. 이젠 약도 잘 안 들어서 2알을 한꺼번에 먹어도 잠이 오는 걸 버틸 수 있다고 했어.

12 이름없음 2023/02/19 00:13:45 ID : sqphvwlclcn
어느날 너는 내 귀에 대고 고백 계획을 속삭였어. 내가 중학교에 올라와서 처음으로 사귄 남사친이었어. 나는 몰랐어. 그 애가 네 악몽에 중심에 서 있는 동시에 유일하게 숨쉴 수 있게 만드는 애란 걸.

13 이름없음 2023/02/19 00:14:02 ID : 2oHA2Lf84Gp
그걸 왜 여기다 적는거임...

14 이름없음 2023/02/19 00:15:35 ID : sqphvwlclcn
그 남자애는 초등학교에서 인기가 많았다고 해. 너는 그 애랑 사귀고 나서부터 괴롭힘을 당했고. 남자애는 괴롭힘 당하는 너를 지켜보느니 차라리 헤어지는 게 났다고, 너한테 첫 번째로 헤어지자는 말을 했다고 했지.

15 이름없음 2023/02/19 00:16:51 ID : sqphvwlclcn
너무 순수했지. 그렇게 사라질 괴롭힘이었으면 시작도 안 했을 거였어. 재회 후부턴 서로가 서로에게 지쳐가는 시기였나봐. 다시 헤어지고 세 번째. 다시 또 갈라서고.

16 이름없음 2023/02/19 00:17:59 ID : sqphvwlclcn
너는 그 애를 많이 좋아했어. 아마 지금도 못 잊고 있을거야.

17 이름없음 2023/02/19 00:20:56 ID : sqphvwlclcn
너는 내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어. 난 있다고 했어. 너는 눈이 반짝이며 캐묻기 시작했어. 나는 내가 좋다고 답했지. 너는 아쉬워하며 연애 좀 해, 라며 투덜댔어. 나는 사람한테 빨리 질리는 편이라 그런 거 못해. 라고 대꾸했어. 너는 잠시 생각하다 그럼 나는 안 질려? 라고 물었어.

18 이름없음 2023/02/19 00:22:46 ID : sqphvwlclcn
나는 조금 충격받았어. 사실 나는 죽고 못 살던, 6학년때의 친구와 여전히 좋은 사이였지만 질려가고 있었거든. 나는 어릴 적부터 그 흔한 애착인형, 애착 이불이 없었어. 정은 많았지만 오래가지 못했고. 뭘 해도 금방 질리는 사람이었어.

19 이름없음 2023/02/19 00:24:44 ID : sqphvwlclcn
너는 안 질려. 라고 짧게 대답한 후 생각을 좀 했어. 너는 왜 질리지 않을까. 답은 금방 나왔어. 너는 내게 많은 걸 요구하지 않았어. 마치 아무런 기대도 없다는 듯.

20 이름없음 2023/02/19 00:26:11 ID : sqphvwlclcn
>>13 음...기억해야 해서? 문제될것 같으면 삭제할게. 미안.

21 이름없음 2023/02/19 01:08:47 ID : lBf9a5Wi006
자기 얘기 적을 수도 있지!! 커뮤가 그러라고 있는 건데!!! 계속해 궁금해!!!

22 이름없음 2023/02/19 01:12:25 ID : sqphvwlclcn
너는 그 남자애한테 고백했지만 좋은 결과는 아니라고 했어. 네가 처음으로 울먹였던 것 같아. 너는 내게 말했어. 자기 반에는 초등학교에서 같이 온 애들이 많다고. 그래서 숨이 막힌다고. 나는 네 등을 토닥이거나 꽉 안아주는 거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었어.

23 이름없음 2023/02/19 01:14:28 ID : sqphvwlclcn
여름방학, 겨울방학이 지나고 우리는 2학년이 됐어. 시험을 치는 학년이었지만 난 첫번째 시험을 완벽하게 말아먹었지. 눈이 안 떠질 정도로 우는데 솔직히 후회 좀 했어. 작작 울걸...

24 이름없음 2023/02/19 01:16:57 ID : sqphvwlclcn
너는 시험지를 보지도 않고 엎드려 자서 역사 선생님을 경악하게 만들었어. 나는 공부 좀 해, 라며 네게 말했어. 그러나 멘탈이 아작난 채로 중학교 1년을 날린 애가 어떻게 2학년 과정을 따라가겠어. 나는 너를 붙잡고 수학 공부를 시켰어. 네가 그나마 좋아하는 과목이었거든.

25 이름없음 2023/02/19 01:20:16 ID : sqphvwlclcn
수학은 내가 제일 싫어하는 과목이야. 근데 그때는 자신있는 단원이기도 하고 네가 열심히 해서 그런지 재밌더라고. 2학기 기말에서 나는 한 문제를 실수해서 5점을 날려먹었지만 A를 맞았고 너는 81점을 맞았어. 매일 10점, 20점대던 네가 시험을 치고 애처럼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잠깐동안 교대를 갈까 고민도 했지.

26 이름없음 2023/02/19 01:27:18 ID : sqphvwlclcn
나는 시험 친 이후로 이렇게 계속 맞춰나가면 되겠다고 생각했어. 내 착각이었어. 너는 생각보다 많이 아팠어. 수면 유도제를 먹으면 죽는 줄 알았던 열세 살이 2알씩 먹어도 약을 견딜 수 있는 열네 살이 될 때까지 얼마나 아파야 했는지 나는 몰랐어.

27 이름없음 2023/02/19 01:31:17 ID : sqphvwlclcn
너는 농구 교내대회 때 내 체육복 겉옷을 빌렸어. 그날은 유일하게 네가 반팔을 입은 날이었고, 네 체육복은 없었고, 네 손목의 상처는 너무 정직했거든. 나는 후시딘을 발라 본 적이 앖어서 치료할 때 후시딘 튜브를 너무 세게 눌러 엄청나게 많이 나왔던 기억이 나.

28 이름없음 2023/02/19 03:35:19 ID : amla3vip9a3
다음부터는 혼자 적을 거면 일기판 추천해!

29 이름없음 2023/02/19 08:46:32 ID : sqphvwlclcn
>>28 앗 고마워! 곧 판 옮길게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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