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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y5fff89ta 2018/11/01 18:17:29 ID : dCkmnzWrxQn
그냥 내가 심심할 때마다 쓰는 조각글을 올릴거야. 자신의 글을 올리는 건 상관 없는데 너무 긴 장편글은 안올려줬으면 좋겠어.
◆yNy5fff89ta 2018/11/01 18:19:53 ID : dCkmnzWrxQn
인증코드도 안써줬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들도 같이 글 올리는 건데 까다롭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뭐가 어찌되었든 내 스레니까 이해해줬음해.
◆yNy5fff89ta 2018/11/01 18:20:19 ID : dCkmnzWrxQn
파도가 높게 솟았다. 짠내가 훅 풍겼다. [이 바다에는 바다신님이 살고 계신데.] 너는 천진난만한 얼굴로 웃으며 바다를 향해 손을 뻗었다. 난간 밖으로 반쯤 기운 몸이 시커맣게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바닷속으로 금방이라도 빠져들듯 아슬아슬해서, 혹여 새어 나올까 다물고 있던 입을 열었다. [위험해, A. 돌아와..] 물기를 머금은 목소리가 사정없이 떨렸다. 소매를 끌어당겨 눈가를 북북 문질렀다. 소매가 축축하게 늘어졌다. 목이 막히고 눈이 시렸다. [왜 울고 있는 거야.] 너는 살금 웃었다. 점점 네 몸이 바다 쪽으로 기울었다. 뜨는 해가 아프게 반짝여서 눈을 찡그렸더니 눈물로 네 모습이 흐려졌다. 하하.. 작게 웃음을 토한 너는 해를 등지고 울었다. 까만 머리카락이 바람에 춤을 추고, 너는 마지막까지 어찌 그리 아름다울 수 있었던 건지. 순식간에 형체가 아래로 사라졌다. 차마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한 비명을 목 뒤로 꿀꺽 삼키며 네가 있던 곳으로 달려가는데, 순간 돌에 부딪힌 파도가 커다란 고래와 같아서 네가 저 고래의 위에서 웃고 있구나,라고 바보 같은 생각을 했다. 멍청한 생각을 떨치고 바다를 보았을 때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너는 끝까지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 너의 다정함도, 체온도, 슬픔도, 너의 눈물까지도. 몸을 웅크리고 다리를 감쌌다. 이미 눈가가 다 짓무르고 숨 쉬기도 어려웠다. '괜찮아?' 네 목소리가 들린 듯했다. '울지 마, ' 네가 날 안아주는 것 같았다. '다 괜찮아...' 너는 안 괜찮았잖아... 죽음마저도 자상한 나의 구원자, 부디 이제는 아프지 않길 바라. 파도소리가 크게 울었다. 하늘 위로, 고래 한 마리가 헤엄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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