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스레드
북마크
이름없음 2018/12/27 23:48:15 ID : dA1xu3yJPdz
안녕 요즘 예전에 썼던 소설 읽어보니 아무래도 맘에 안들어서 아예 새로운 걸 써봤어!! 판타지 장르소설인데 평가 좀 해줄 수 있니?
이름없음 2018/12/27 23:48:27 ID : dA1xu3yJPdz
[ 0.찾습니다, 그대를. ] -프롤로그- 드넓은 평원의 오후. "잊지 않을 거야." "나도." 풋풋한 느낌의 젊은 두 남녀가 서로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들이 주고받는 사랑스러운 눈빛에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충만한 기쁨과 행복이 담겨있었다. 서로에게 있어서, 그들은 운명으로 이어진 특별한 인연이었다.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르고, 무엇 하나 변하지 않은 광활한 평원에 늙은 두 남녀가 함께 서있었다. 해질녘에 피어오르는 노을이 비추는 남자의 눈빛에는 평생을 함께한 연륜과 용맹함이 깃들어 있었고, 여자의 눈빛에는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총명함과 자애로움이 넘쳐흘렀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요, 세리엘." "그러게요. 당신이 이렇게 강인한 전사가 될 지 그 누가 알고 있었을까요, 베릭." 베릭은 세리엘의 대답에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다 당신 덕분이지요." "그건 제가 할 말인걸요. 고마워요, 베릭." 세리엘은 베릭의 품에 안기며 이어 말했다. "제 옆에 함께 있어줘서." 잔뼈 굵은 전장의 영웅도, 세상의 현자라 불리우는 대마법사도, 지금만큼은 젊은 시절의 풋풋한 행복을 다시금 느끼고 있었다. 잠시 후 세리엘이 베릭의 품에서 벗어나자, 베릭은 결심한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세리엘." "말하지 말아요, 베릭." 세리엘은 입술에 손가락을 올리며 쉿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나도 알고 있어요." 베릭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지금 그들에게 다가오는 것은 초인조차 거스르지 못하는 죽음의 섭리라는 것을. 겉모습은 건강한 노년이지만, 그들은 얇은 생명의 가닥을 하나 잡고 겨우 생을 유지하고 있었다. 헤어지는 것은 분명 찢어질 듯이 아프겠지만, 그들은 다음 생에서도 만나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둘은 운명의 인연임과 더불어, 세계 자체에 안배된 기억의 축복이 있었으니까. "우리는 헤어지는 게 아니에요." "세리엘. 그대가 없는 삶을 어떻게 살아가란 말이요?" 세리엘은 베릭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오, 이런. 베릭. 저도 그 마음, 누구보다 잘 알아요. 안배된 기억을 찾게 되면, 저를 꼭 찾으러 와주세요." 베릭은 중후한 음성으로 세리엘에게 눈웃음을 지어 보이며 말했다. "내 꼭 그리할 거요." "고마워요, 베릭." 어느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단 것을 느낀 그들은, 이별과 재회를 기리는 인사를 나누었다. "베릭, 제 스승님이 세계 전체에 거셨던 기억의 축복에는 한 가지 비밀이 있어요." 베릭은 묵묵히 세리엘의 말을 경청했다. 다가오는 이별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을 터였다. "한 번의 인생에 한 마디, 그 한 마디만은 다음 생에도 기억하도록 영혼에 「각인」할 수 있어요." "그, 그게 정말이요?" 세리엘의 말에 베릭은 눈을 크게 뜨며 되물었다. "스승님께서 직접 말씀해주셨어요. 그 한 마디를 마력 속에 숨겨서, 다음 생에도 영혼이 그것을 잊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에요." "그럼, 당신을 찾기 위해서는 무엇을 기억하면 되는지요?" 세리엘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손등의 별. 마법사의 징표죠. 우리와 같은 세계이면서 다른 세계의 존재. 「황금빛이 감도는 하얀색 별이 손등에 있는 사람이 운명의 인연이에요.」" "전생의 증표. 그렇군요!" "스승님이 얘기해주셨나보네요. 저도 각인해야겠죠. 「거대한 칼이 팔을 타고 흐르는 그가, 당신의 운명이에요.」" "다... 된 거지요?" 세리엘은 베릭의 손을 잡으며 대답했다. "다 됐어요. 이제... 잠깐 헤어져야 할 시간이에요." "기억의 축복에 정말로 감사드리네요. 다시 볼 수 있다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견딜 수 있단 생각이 들어요." "저도 그래요. 다시 뵈어요, 베릭." "그래요. 나중에 다시 봐요, 세리엘." 그 말을 끝으로, 둘은 서로 손을 맞잡은채 평원에 등을 맞대며 누웠다. 그들은 마치 자는 것처럼 고요하고, 평온하게 마지막 삶을 끝마쳤다. 올라간 두 입꼬리와 함께.
이름없음 2018/12/29 18:02:58 ID : 4Nzf804JWlD
프롤로그보다는 짧은 단편 같다는 느낌이 들어. 다음 편과 이어질 연결요소를 넣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리고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르고,' 부분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소설의 분위기를 더 몰입감 있게 만들어 줄 것 같아. 내가 읽을 때는 청년기에서 노년기로 바로 넘어가는 과정이 어색하고 불연속적이라 느껴졌어. 그래도 소설 자체는 정말로 마음에 들어. 네 소설 속의 평화로운 분위기와 희망을 약속하는 결말이 음울한 소설밖에 못 쓰는 나로서는 꽤 부러운걸. 중간마다 등장하는 설정들도 참신해 보여. 분명히 좋은 판타지 소설이 될 거야. 나중에 꼭 이후 내용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이름없음 2018/12/30 15:56:18 ID : wq3WpfglDwK
음...프롤로그가 너무 앞으로 벌어질 이야기들을 다 알게끔 하는것 같아...그리고 무엇보다 Hook 이 없어. 프롤로그는 어쩌면 독자들이 이책을 더 읽을지 아니면 내려놓을지 결정하는 중요한 부분인데 말이지...하지만 (해질녘에 피어오르는 노을이 비추는 남자의 눈빛에는 평생을 함께한 연륜과 용맹함이 깃들어 있었고, 여자의 눈빛에는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총명함과 자애로움이 넘쳐흘렀다.) 이 문장에 너무 큰 감명을 받았어. 계속 보게되는 문장이야. 이런 글에 넌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는 것같아. 꼭 좋은 소설 만들길 바랄게. 아자아자!

레스 작성
227레스일상에서 문득 생각난 문구 써보는 스레new 31052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13시간 전
2레스소설 쓸 때 제일 먼저 구상해야 할 건 뭐야?new 298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19시간 전
22레스파워N인 스레주가 쓰는 이야기! 166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25
410레스If you take these Pieces 24758 Hit
창작소설 이름 : ◆PfTQoNteNvA 2024.04.25
31레스다들 캐릭터 이름 만들때 쓰는 방법있어? 5195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25
907레스소설 제목 기부하는 스레 39885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25
13레스읽는 사람들이 만드는 소설 1529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24
7레스너무 특이한 이름 별론가 1281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21
6레스로판에 등장인물 이름 고증 어떻게 해? 949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21
359레스☆☆창작소설판 잡담 스레 2☆☆ 33489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21
400레스첫문장/도입부 적고가는 스레 10955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21
348레스마음에 드는 문장 모으는 곳 37894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20
6레스이과와 문과의 고백법 1097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8
3레스웹소설에서 좋아하는 부분 각자 얘기하고 가자 2432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7
142레스'사랑'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해보자! 10045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7
171레스패러디 소설 창작자+독자 잡담판 17628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5
5레스과거의 흑역사 쪼가리들을 읽어보는 스레 1032 Hit
창작소설 이름 : 수치사하기직전 2024.04.14
3레스소설 주제 좀 추천해줄 사람..?ㅠㅠ 1035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4
1레스어른이 되고 깨달은 것은 1096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3
3레스이런 설정 흔한가?? 1243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