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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9/02/09 15:04:15 ID : 067tdvikrht
ㅈㄱㄴ 종종 그 시기의 나와 내 주변상황에 대해 회상하고 정리해 볼 필요성을 느끼게 되더라. 아마 얼마전에 미술치료 관련해서 상담을 받을 때부터 그런 생각이 더욱 강해진 것 같아. 아직 스무살밖에 안된 내가 이렇게 말을 하니까 좀 애늙은이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언젠간 누군가에게 내 과거에 대해 이야기 하게 될 테니까. 나한테는 괴롭고 불편한 기억이었기에 쉽게 잊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시간이 지날수록 당시의 상황 및 내 행동과 감정에 대해 자신있게 말하기가 어렵고 애매해지더라. 지금도 생각이 들쑥날쑥 복잡할 때가 있어. 내가 겪은 따돌림이 정말 내가 치러야 할 정당한 대가였는지, 아니면 날 왕따시킨 아이들은 그저 화풀이 대상이 필요했던건지, 내가 과연 이 당시의 일에 대해 분노하고 속상해할 자격이 있는지... 전체적으로 봤을 때 나는 분명한 학교폭력 피해자이지만 익명의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내 이야기를 털어놓았을 때 어떤 반응이 나올지, 그리고 그들이 나와 내 주변 인물들을 어떻게 평가하고 누구에게 공감할 지 궁금해서 내 이야기를 털어놓아볼까 해.
이름없음 2019/02/09 15:10:15 ID : cmleNxSMqje
ㅂㄱㅇㅇ 스무살이면 스레주 나랑 한살차이 나는구나 나는 열아홉이야
이름없음 2019/02/09 15:11:33 ID : 067tdvikrht
이야기의 주요배경이 되는 때는 내가 대인관계에서 한창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 주로 초4~중3 때까지와 고2무렵이 될 것 같아. 물론 그 시기 외에 있었던 일들을 아예 안 쓰겠다는 건 아니고. 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를 진행하겠지만 질문이 들어오거나 내가 빠졌다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또 그에 대한 말을 하기 위해 서사 진행 중 훅 치고 들어올 수도 있어. 이로 인해 혹시나 몰입에 방해가 되거나 과거사를 ‘정리’해보겠다는 내 목적에 부합하게 되면 정말 미안하고. 이야기는 100% 솔직하게 털어놓을거야. 종종 내 기분이나 느낌에 따라 ‘내가 과연 이야기를 제대로 진행하고 있는 걸까? 진솔하게 잘 얘기하고 있는 게 맞나?’하는 의심과 불안이 떠오를 때도 있겠지만, 자기 마음은 자기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경험을 하니까 이해해 주라.
이름없음 2019/02/09 15:13:54 ID : 067tdvikrht
들어줘서 고맙군. 인문계라면 일단...화이팅해라 수능 요새 진짜;;;; 지금은 잠깐 어디 다녀올 거라서 조금 있다 다시 올게. 여전히 내가 두서없게 이야기를 진행하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드네... 그래도 최선을 다해볼게. 내 꿈들 중 하나가 소설을 쓰는 건데, 명색이 작가 지망생이라는 사람이 글을 잘 써야죠. ㅇㅈ?
이름없음 2019/02/09 17:06:44 ID : 3vg2HvbfRyG
나 신기가 좀 있는데 너 글 보고 네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작가가 되어보는 건 어떠냐고 말하려고 했는데 작가 지망생였구나. 문학하는 사람을은 인생의 기복이 크더라.
이름없음 2019/02/10 14:22:32 ID : 067tdvikrht
안그래도 과거의 나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가 주인공인 소설들을 기획하고 있는 중임. 사실상 이름만 다른 나야...ㅋㅋㅋㅋㅋㅋ;;; 쨌든 이런식으로 글 많이 써가면서 소설쓰기 훈련해야징~ 나는 무신론자이긴 한데 나도 내가 왜 이런 일을 겪어야만 했고 왜 이렇게 살아왔는지 합리적으로 납득이 안되니까(나랑 같은 환경에서 자란 동생은 대인관계에서 문제 겪은 적 거의 없으니까)...종교같이 과학적이지 않은 방법으로라도 이유를 알고 싶긴하다 난 진짜 평범한 사람이야. 외모도 단정하게 꾸미기만 하면 예쁘단 소리를 많이 듣고, 안정적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돈이 부족해서 하고 싶은 걸 못해본 적은 거의 없어. 또 나처럼 따돌림당하고 스트레스 많이 받아왔다는 사람들 사연 보면 꼭 가정환경이 안 좋은 사람들 많던데...부모님이 크게 싸운 적은 몇 번 있어도 불륜, 가정폭력 같은 막장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사건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원래 두 분이 대학교 친구로 만난 거다 보니 가부장적인 모습도 없었고, 가족 모두가 바빴지만 한 번씩 모일 때마다 여행도 자주 가곤 했지.
이름없음 2019/02/10 14:40:51 ID : 067tdvikrht
아기 때부터 5살 때까진 친가가 있는 P시(내 개인 정보를 굳이 다 밝히고 싶진 않아서 지역도 일단 익명으로 표시할게. 그래도 알 만한 사람은 내가 말하는 곳들이 어딘지 다 알 것 같지만)에 살았어. P시는 바닷가에 있는 중소도시인데, 거기서 꽤 행복하게 살았던 것 같다. 나야 무척 어리고 아무 생각 없을 나이였으니까. 그냥 재밌게 놀고 먹었던 기억밖에 없어. 내가 3살 때 남동생이 태어났고, 여느 아이들과 다름없이 동생을 질투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그만큼 은근히 아꼈다고 하더라고. 5살 때는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었는데, 그 때 내가 토끼를 무척 좋아했었지. 친가가 근처에 있다 보니 4살 많은 고종사촌오빠와 종종 만났는데, 나는 오빠를 무척 잘 따르고 좋아했어. 은근히 나와 동생을 잘 챙겨주고 놀아주니까 신뢰가 쌓였나 봐. 동생도 오빠를 몹시 좋아했지만, 오빠가 동생을 보자마자 기뻐하며 꼭 껴안고 한 바퀴 빙그르르 도는 것은 싫어했어. 그리고 10여 년이 흐른 지금은, 자기가 외갓집 동생들에게 그 짓을 하고 있어.
이름없음 2019/02/10 17:20:58 ID : 86Y3A589s3u
6살이 되었을 때 우리 집은 외갓집이 있는 D광역시로 이사했어. 이유는 기억이 안나는데, 부모님께 여쭤봐야겠어. 우리 집 근처에는 S라는 교회가 하나 있었는데, 이 S교회 안에는 어린이집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거기서 어린이집과 교회를 함께 다녔어. 신앙심 같은 건 없었어. 다만 어른들이 가자고 해서 생각없이 따라간 것일 뿐이고, 난 거기서 친구를 사귀고 어린아이들과 놀아주는 재미로 그 교회를 다녔어. 엄마는 그곳에서 엄마 또래의 교회 집사님을 만나 친해졌고, 나중에는 그 교회의 집사까지 되었어. 그 집사님의 자식은 삼남매(여1 남2)였는데, 딸은 나보다 두 살 많았고 아들들은 나와 동갑인 1란성 쌍둥이었어. 그 남매는 내 유년 시절 가장 친했던 친구들이었지만 난 그 쌍둥이들을 마지막으로 볼 때까지도 누가 누구인지 잘 구분하지 못했다;;; 하지만 가족처럼 정말 친하게 지냈지. 같이 놀러도 가고, 싸우기도 하고, 같이 공부도 하고...그 땐 깨닫지 못했지만 지금은 확실히 알고 있어. 그들 남매는 내 유년기 최고의 단짝친구였다는 것 말야. 언니는 날 친구 이상으로 아껴줬어. 자기가 배운 춤도 가르쳐주고, 심지어 친동생들보다도 날 아끼는 것 같더라. 아마 여동생이 없어서 내가 나타났을 때 그렇게 기뻐했나봐. 쌍둥이들은 무척 산만했지만 그 애들 중 하나는 내가 하느님과 가족들 다음으로 가장 좋다고 말했을 정도로 날 좋게 여겼어.
이름없음 2019/02/10 17:25:21 ID : 86Y3A589s3u
내가 중심적으로 다루려는 이야기와 이 세 명의 단짝친구들은 전혀 상관이 없어. 그런데 요즘 내가 청소년기에 대인 관계에서 겪었던 고통을 생각할수록 당시에는 곁에 있는게 당연했고 어떤 때는 성가시기만 했던 이 남매가 떠오르더라...다시 연락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그 친구들과의 우정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너무 늦게 깨달았어.
이름없음 2019/02/10 17:36:10 ID : 86Y3A589s3u
그 외에도 어린이집, 교회, 학교에서 같이 어울리거나 같이 노는 친구들이 따로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 셋만큼 친했던 친구들도 없었네 6, 7살이 되었을 무렵부터 엄마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우리 남매를 돌보기 시작했어. 아빠는 회사에 다녔고, 엄마는 초등학교 교사였는데 그때부터 복직을 하셨을거야. 엄마는 집에서 한참 멀리 있는 G시에 있는 학교에 근무했기 때문에 우릴 아침 일찍부터 저녁까지 돌보아주어야 할 누군가가 필요했지. 처음엔 교회의 나이 지긋하신 집사님이 우릴 봐주시기도 했어. 그분이 우리 남매를 친자식처럼 잘 챙겨주셨지. 그러다 나중에는 우리 외할머니께서 우릴 돌보시더라고.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외갓집 식구들과 같이 살고 있었어.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외삼촌, 막내 이모...사람은 많았지만 이상하게 딱히 불편함은 없었어. 오히려 한적하다는 느낌이 더 컸던 것 같아. 막내 이모는 또 어느 순간부터 독립해서 살게 되었고.
이름없음 2019/02/10 17:40:02 ID : 86Y3A589s3u
이거 이쯤 되면 그냥 대인관계사가 아니라 인생사로 제목을 바꿔야할 지도 모르겠다. 생각해보니 인생 전체를 이야기해야 너희들이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잘 이해하게 될 것 같고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도 평가하기 쉬울 것 같네....일단은 그냥 원래 목적에 맞게 쓰려고 노력하겠지만 하고 싶은 말도 다 써볼게.
이름없음 2019/02/10 17:46:13 ID : 86Y3A589s3u
외할아버지는 C군 Y읍 출신 농부이신데, 우리 집과 그곳 시골 집을 오가며 농사를 지으셨어. 당시 50 중후반이셨는데 아침 일찍 한 시간 넘는 거리를 달려 밭과 진돗개들, 농작물을 관리하셨지. 우리도 심심하면 가끔 시골에 내려가 개들과 놀고 농사일을 돕곤 했어. 외갓집 사촌동생들(큰 이모 아들들)과 위에서 말한 삼남매 친구들도 함께 한 적 있지. 외삼촌 역시 대학 교수여서 출근해야 했기 때문에 결국 우릴 아침부터 돌봐줄 수 있는 사람은 외할머니 뿐이었어.
이름없음 2019/02/10 17:48:51 ID : 86Y3A589s3u
그때 생각해보면 나와 동생새끼는 진짜 개...까진 아니고 쓸데없이 밝은 식충이 주제에 너무 싸가지를 밥말어먹은 아이들이었다. 스카이캐슬의 예서 유딩, 초딩 버전이라고 보면 될 듯;;; 이전에 우릴 돌봐주신 집사님께도 투정 많이 버렸지만 외할머니가 참 고생하셨어.
이름없음 2019/02/10 18:00:55 ID : 86Y3A589s3u
8살에 근처에 있는 초등학교에 입학했어. 쌍둥이 중 하나와 같은 반이 되었지만, 학교에서는 이 쌍둥이와 함께 다니는 일이 좀체 없었어. 담임선생님이 참 엄격하셨어. 학교 숙제로 써오는 일기장도 정말 극성이다 싶을 정도로 철저하게 지적을 해댔고, 무섭기도 무서웠어. 하루는 날 혼내다 자기가 들고 다니던 매로 내 책상을 퍽 쳤는데 그 매가 내 교과서로 떨어지는 바람에 표지가 찢어졌지. 그래도 학부모들에게 정중한 예의를 갖추는 분이였고 은근히 제자들에게 신경을 많이 써주셨어. 내 짝꿍이 착하고 순수하긴 했지만 여자애들에 대한 공감능력이 떨어져서 장난을 심하게 치곤 했는데, 선생님이 이 성가신 짝꿍에게 내가 여러 번 당하는 걸 눈치채셨는지 자리를 바꿔주셨어. 그러나 이분이 어떤 교사였든 초등학교 1학년 어린애들을 가르치기에 지나치게 엄한 교사인 건 사실이었고, 난 슬슬 엄마가 다니는 학교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결국 1학년 말에 G시에 있는 초등학교로 전학을 갔어.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내가 처음으로 만났던 그 무서운 담임선생님은 지병이 있으셨대. 내가 전학을 간 그 해를 마지막으로 선생님도 교단을 떠나셨고, 얼마 안 가 돌아가셨대. 내 첫번째 선생님에게는 내가 마지막 제자이기도 했던 거야. 조금 씁쓸하더라.
이름없음 2019/02/11 16:44:09 ID : eE8qmLdWpbu
.
이름없음 2019/02/11 16:44:22 ID : 46i061BcKZj
아직 별다른 레스는 안 달렸네. 하긴 프롤로그 격인 내용조차 완전히 끝나지 않았으니까. 너희 생각이나 느낌같은 건 많이 달아줘도 돼. 애초에 이 글을 쓴 목적 중 하나가 내 삶이나 과거에 했던 행동들의 원인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분석해보려는 것도 있으니까 내 삶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들어보면 좋을 것 같거든. 곧 돌아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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