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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9/04/25 04:11:40 ID : 8nO9upXAmNw
끝없이 펼쳐지는 화이트아웃, 눈앞이 하얗게 점멸했다가 묵직하게 눌려오기를 반복했다. 발작을 일으면서도 의식은 있다는게 참을 수 없이 괴로웠다. 그는 내 눈앞에서 빠르게 나타났다 사라졌다. 그는 어쩔때는 간호사였으며 조금 뒤에는 나의 어머니였고 또 다른 때에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조태환, 마지막에는 꼭 그가 나타나 내 눈앞에서 끔찍하게 갈기갈기 찢어져 죽어갔다. 그를 구하지 못 한것은 내 탓만이 아니었던 것도, 그를 몰아세운 것은 이 세상이라는 것도 알았지만 그럼에도 나는 그 특유의 죄악감을 지워버릴 수 없는 것이었다. 그는 아파트 옥상, 거센 바람에 나풀나풀 휘청거리면서도 나에게 마지막 말을 전하기 위해 다 쉰 목으로 소리쳤다. '내가 죽은 뒤에도 계속 날 기억하길 바래.' 그의 바램대로 나는 그를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끝없는 화이트아웃, 눈앞이 하얗게 점멸했다가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다. 뻑뻑한 눈을 간신히 뜨자 수분을 가득 머금은 가습기가 작은 안개를 피우는 것이 보였다. 그 물기가 제눈에 깜박 들어간 것인지 눈에 촉촉한 이슬이 머금어졌다. 새액 새액 숨을 쉬며 가만히 소리없는 울음을 하는중에 인기척이 들며 문이 열렸다. 그가 나의 무엇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눈을 뜬 냥을 보고 헉! 하고 숨을 집어삼키더니 황급히 밖으로 나가 의사를 불러왔다. 그리운 기분이었다. 하얀 천장도, 눈이 펑펑 내려 창문에 다닥다닥 달라붙는 모양도. 눈에서 자연스레 흐르는 것을 닦을 힘조차 없어 가만히 그가 불러온 의사를기다리자 곧 4명정도의 사람이 이 아무것도 없는 하얀 방에 들어와 제 앞에 서성거렸다. 도영호씨, 기분은 어떠신가요? 딱 봐도 의사로 보이는 사람이 제게 다가와 물었다. 내 침묵이 길어질수록 그의 표정은 초조해져만 갔다. 그 짧은 침묵을 견디지 못 하고 그가 다시 한번 물어보려는 찰나 한참동안이나 말을 하지 않아 굳어버린 목구멍을 열어 대답했다. "그리운 기분이네요." 대답을 듣자 의사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해지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그 뒤에 이어진 말에 그의 표정은 다시 싸늘하게 굳었다. "제가 왜 여기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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