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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9/08/21 18:58:53 ID : Pbg2HDta1fT
심심해서 글 쓰고 싶은데 내가 주로 쓰는 글이랑 전혀 상관 없는 글을 쓰고 싶어서 스레 새워봄. 누가 소재 좀 주라. 쓴 것- 청룡언월도, 피자, 연기, 설원의 잡초와 여우, 인어공주의 보물, 악녀, 죽음, 이별, 테일러급수, 구체관절인형, 시간, 신데렐라, 불쾌한 골짜기, 노트북, 만월, 이세계 트립, 붉은 보름달+홍월, 이발사 써야하는 것- 귀찮음+게임, 서울 # 제목이 검색어 쓰기 애매하길래 '소재 주면 글 쓰는 스레주가 있는 스레' 에서 '글 잘 안 쓰는 소재구걸주' 로 제목 변경
◆a9Bvu1a1coG 2019/08/21 18:59:53 ID : Pbg2HDta1fT
인증코드 남겨 놓고 가겠음.
이름없음 2019/08/21 19:48:25 ID : y46kldzRu3y
청룡언월도 ㅎㅎㅎ
◆a9Bvu1a1coG 2019/08/22 01:00:54 ID : dxzRu4E1fRz
뭔지 잘 모르지만 일단 해보겠음ㅋㅋㄱㅋ 청룡언월도. 그것은 어느 작은 마을의 흔히 있을 법한 전설으로 만월의 달빛 아래에서만 정제된 금속으로 이루어진 검으로 마을의 한 가운데에 박혀있는데, 그것을 뽑으면 청룡의 봉인이 풀린다는 이야기의 주인공이었다. 아주 당연하게도 마을 사람들은 그것을 믿지 않았다. 이토록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 청룡언월도의 전설은 너무나도 큰 불안 요소였고, 다들 외면하는 것을 택했기에 전설은 영영 잊혀지는 줄 알았으나... 도심에서 이사를 온 한 사람이 산 속 깊은 곳의 버려진 작은 신사를 발견하고 만것이다. 그 사람은 단 한번 밖에 눈에 담지 않은 그 신사가 매우 신경쓰였고, 꿈속에서마저 나오기 시작해 마을 사람들을 추궁해 보았으나 다들 모른다고 이야기 할 뿐 자세한 정보는 나오지 않았다. 결국 인터넷에 사연을 올려 신사의 사진을 찍어 올리자 영감이 있다는 사람들이 말하길, 이 사진은 진짜배기이며 신사 자체가 영험이 좋아 사진을 가지고 있는 것 만으로도 좋은 부적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 소리를 듣자 다들 마을이 어디인지 추적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마을에 드나드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마을의 이장은 원인이라 추정되는 신사를 복원시켜 마을의 관광지로 만들어 돈을 벌고자 했고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 부정탄다며 반대했으나 마을 사람들의 찬성으로 그 신사는 마을의 관광지가 되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마을의 이장은 청룡이 봉인되어있다는 이야기가 퍼지면 모여드는 사람들이 다시 찾아오지 않을 것을 걱정해 그 이야기를 제외하고 이 신사가 영험하다는 것만 홍보한 것이다. 신사는 차근차근 유명해지기 시작하여 신사를 관리하는 사람들이 필요로 해졌고, 신사가 정돈되자 TV에서도 취재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한 TV 프로그램에서 신사의 내부를 공개하게 되어 신사 정 가운대에 박혀있는 검 한자루가 전국적으로 방송되어 질문을 받은 관리자가 신사의 유래를 마을 이장에게 들은 것 말고는 몰라 얼버부리다보니 검을 뽑으면 엄청난 행운을 얻을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게 되었다. 거짓말이다. 돈을 벌려는 상술이다. 갖은 이야기가 나왔지만 관광지가 될 수 있었던 시초가 되는 게시글에서 이건 진짜라고 이야기 한 것과 실제 이 신사를 다녀와서 일이 좋게 풀렸다는 수 많은 후기글을 무시할 수 없었던 사람들은 이 소문 또한 믿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신사에 잠입해 검을 뽑아보려 했으나 실패하는 날의 연속이었다.
◆a9Bvu1a1coG 2019/08/22 01:42:47 ID : dxzRu4E1fRz
이어서 어느날이었다. 마을에 휠체어를 타고 온 소녀가 마을의 이장에게 정식으로 신사 안에 들어가, 검을 만질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곧 수술인데 가능성이 너무나도 낮아 수술이 끝나면 깨어날 수 있을지 없을지도 알 수 없다는 이야기에 이장이 회의를 열어 마을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소녀는 단 하루. 신사에 들어갈 수 있도록 허락 되었다. 소녀는 그것에 기뻐하고 감사히 여기며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의 절반을 온전히 신사를 위해 봉사하며 사용하였고, 사람들은 그것을 보며 소녀를 이상하게 여겼다. 그날 밤. 열심히 청소하여 깨끗해진 자신 신사에서 소녀는 잠을 청하려했다. 그러나 아무도 없을 신사에서 인기척이 느껴져 자신을 어딘가로 이끄는 것 같은 기분에 소녀는 두 팔로 자신의 몸을 끌고서 그것이 이끄는 대로 가기 시작했다. 도착 한 곳은 신사의 한 가운대로,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검 한자루가 달빛에 비쳐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소녀는 저도 모르게 움직일리 없는 다리로 일어나 그 검에 다가가고 있었다. 관리해주지 않은 칼날은 오늘만을 기다린 것 처럼 미친듯이 날카로워 소녀가 살짝 손을 가져다댄것 만으로도 피를 흐르게 만들었고, 은색 칼날에 맺힌 붉은 물방울은 흐르고 흘러 땅에 닿았다. 피를 봐서 그런 걸까? 소녀는 어지러움을 느꼈다. 왠지 땅이 흔들리는 것 같았고 눈 앞이 하얗고 검게 점멸했으며 제대로 설 수 없었다. 비틀거리며 자신의 옆에 있는 무언가를 붙든 소녀는 결국 넘어지긴 했지만 잡고 있는 무언가 덕분에 크게 다치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두 눈을 뜨고 확인 한 것은 박혀있어야 할 칼이었다. 칼은 뽑혀 소녀의 한쪽 손에 잘 붙들려 있었고 소녀는 이에 당황했다. 자신에게 신사에서 묵는 것을 허락해준 마을 사람들께 민폐를 끼칠 생각은 없었던 터라 칼을 뽑아보는 것은 생각치도 않았던 소녀는 다시 칼을 땅에 박아놓았다. 칼날은 처음보다 조금 더 깊숙히 들어가있었지만 당황해서 정신이 없는 소녀는 알 수 없었고 밤은 깊어 다음날이 찾아왔다. 잠에서 깬 소녀는 어젯밤의 일을 꿈이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것이 소녀는 여전히 두 다리로 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소녀는 자신이 꿈 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걷고 있었던 것을 기억했다. 마지막으로 다시한번 신사를 정리하고, 마을 사람들께 감사인사를 전한 뒤 마을을 떠났다.
◆a9Bvu1a1coG 2019/08/22 02:17:36 ID : dxzRu4E1fRz
이어지는 에필로그 소녀는 병원에서 눈을 떴다. 기나긴 꿈을 꾸었다. 소녀는 그 꿈 속에서 자신을 이끈 자에게 검에 얽힌 이야기와 청룡에 얽힌 이야기를 들었다. 그 자, 청룡은 소녀와 계약을 하길 바랬고 소녀는 거절했으나 수락할 때 까지 자신을 꿈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만든 청룡탓에 어쩔 수 없이 수락하게 되었다. 두 다리가 전해주는 감각은 너무 오랜만이라 생소하게 느껴졌지만 청룡의 덕분인지 걷는 것은 수월했다. 한걸음, 두걸음. 천천히 침대 밖을 벗어나자 손가락에 있던 무언가가 툭 하고 떨어져 늘어졌다. 그리고 들리는 시끄러운 기계음 소리가 사람들을 불러들였고, 소녀는 당황해하는 사람들을 맞이해야 했다. -잊지마. 이건 우리만의 비밀이야. 수술의 성공을 기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 사이에서 낮은 음의 목소리 하나가 소녀에게 말했다. 소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청룡언월도: 선택받은 소녀~
이름없음 2019/08/22 02:37:12 ID : y46kldzRu3y
ㅋㅋㅋ 좋은 글이 나왔다 ㅎㅎㅎ 그리고 글따옴표를 쓰는 게 좋겠어 마지막 말이야. ‘잊지마. 이건 우리만의 비밀이야.’
◆a9Bvu1a1coG 2019/08/22 02:41:00 ID : dxzRu4E1fRz
일부러 글따옴표 안 쓰고 작대기 넣은건데 좀 이상한가?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느껴지는 감각으로 쓴거거든. 확실히 보통은 따옴표 쓰니까 이상할수도 있겠다. 자동 암호 써서 수정은 못해ㅋㅋㅋㅋㅋ 조언 해줬는데 참고 못해서 미안
이름없음 2019/08/22 02:48:16 ID : IGpUY5Qso2K
소재라........ 뭔가 특이한 소재........ 피자
◆a9Bvu1a1coG 2019/08/22 22:02:02 ID : dxzRu4E1fRz
피자 맛있겠다.... 우리집은 피자가게를 한다. 건물 하나를 겨우 마련해 윗층은 생활공간, 아랫층은 가게로 쓰고 있다. 어렸을 적에는 이것이 좋은 것인줄만 알았다. 머리가 조금 더 크자 우리집을 아는 친구들은 점점 나와 멀어지기 시작했다. 나 또한 친구를 집에 초대하지 않게 되었다. 부모님은 이런 내게 미안하다고 말한다. 말하고 또 말하고... 이제는 지겹다. 남은 재료로 만들어주는 피자도 집안 가득 달큰한 피자냄새도 내게 미안하다 말하는 부모님의 목소리도. 그래서 모두와 인연을 끊고 미친 사람 처럼 공부를 했다. 선생님들은 효자라며 칭찬했고 동급생들은 필요할 때가 아니라면 날 무시하기 시작했다. 부모님은 뭐라고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또 미안하다고 했겠지. 그것이 몇년. 나는 등록금을 낼 돈이 없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장학금을 받기 위해 처음듣는 대학교에 입학하고 거기서도 미친듯이 공부만 했다. 협조성이 없다며 따돌려지거나 조별과제를 할 때 또한 꺼려지는 사람이 나였다. 차라리 그게 나았다. 적어도 작은 피잣집 아들이라고 무시당하는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학기말 어느날. 아버지가 대학교에 왔다. 바쁘다는 이유로 한번도 온적이 없었고 왜 왔는지 예상할수도 없어 당황했으나 아버지가 먼저 나의 눈을 피하고 외치는 소리에 깨달았다. 아버지는 이곳까지 배달을 온 것 이었다. 내가 자신들을 부끄러워한다는 것을 알고 먼저 배려하여 아는척도 하지 않았다. 그것이 다행이라 생각되면서도 너무나도 서운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 아버지는, 어머니는 이 기분을 얼마나 자주 느꼈을까? 나는 내가 아버지의 앞에서, 어머니의 앞에서 했던 행동과 말들을 기억했다. 나는 대놓고 피자가게을 하는 우리집을 싫어했고, 그것을 숨기지 않았다. 분명 기억나지 않는 행동들도 있겠지. 무의식적으로 해버려 기억에 스치지도 않은 말들도 있겠지. 분명 부모님은 그때마다 내게 미안하다 했을 것이다. 내가 이것을 확신하는 이유는 오늘 간만에 연락이 온 아버지가 내게 미안하다 말 했기 때문이다. 나는 무슨 짓을 저지른거지? 후회가 되었다. 지금까지 모든 행동들을, 모든 말들을 되돌리고 싶었다. 부모님은 내가 받은 유년시절의 상처에 대해 사과했고, 내 잘못의 결과물에 또다시 사과했다. 정작 그들이 잘못한 것은 하나도 없었는데 내가 뭐라고 했던지 그들은 받아들였다. 그리고 진심을 다해 미안해했다. 그에비해 나는 뭔가. 여전히 사과 한마디 건내지 못하고 있었다. 수화기 너머에서는 갑작스런 침묵에 당황한 아버지가 나를 걱정하며 어머니를 재촉하고 있었다. 나 정말 괜찮은데. 뭔가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잠깐의 소음이 지나고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괜찮니? 하고 물어오는 어머니의 목소리는 여전히 다정했고 조금은 세월이 묻어나왔다. 머뭇거리다 짧게 답한 목소리는 분명 떨리고 있었지만 어머니는 아무말 없이 다시 물어봤다. 뭐 먹고싶은 건 없고? 옆에서 그래, 뭐든 다 말하라며 걱정가득한 목소리로 대답을 재촉하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어머니. 아버지. 나 피자 먹고싶어. 아니, 파는 피자 말고 가끔 엄마가 해줬던거 있잖아. 응. 남은 재료 모아서 만든거. 아빠가 해준 피자도 먹고싶다. 그래, 그거 알아? 엄마가 해주는 피자랑 아빠가 해주는 피자 완전 극과 극인거? 어떻게 같은 가게에서 만드는데 그렇게 맛이 다른지... 내가 말 하는 동안 두분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가끔 멀리서 숨죽인 울음 소리가 들린것 같기도 했지만 나는 모르는 척 했다. 이걸로 내가 저질렀던 모든 행동이 용서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세 사람의 관계를 되돌리는 그 첫 걸음을 내딛었다고 생각하고 싶었다. 나 내일 집에 가도 돼? 하고 가볍게 묻자, 돌아오는 대답은 당연히 예스였다. ~피자: 피잣집 아들내미~
이름없음 2019/08/22 22:17:36 ID : y46kldzRu3y
너레주 때려주고 싶다..... 너무 슬프잖아 퓨 하지만 끝의 여운은 해피로 가는 길이네 ㅎㅎㅎ
이름없음 2019/08/22 22:19:48 ID : nSE1js3vije
글 진짜 잘쓴다! 재밌게 읽었어 나도 하나 두고간당ㅎㅎ 연기 (smoke 말고 performance)
◆a9Bvu1a1coG 2019/08/22 23:32:53 ID : dxzRu4E1fRz
피자하면 떠오르는 자연스럽고 안 슬픈 이야기가 없었어... 갑자기 피자나라의 치킨 공주가 옆나라인 콜라나라 코카 왕자에게 사랑에 빠지는 스토리를 쓰긴 좀 그렇잖아ㅋㅋㅋㅋㅋ
이름없음 2019/08/23 00:15:21 ID : lBe3SL9eK3R
설원 위의 잡초와 여우
◆a9Bvu1a1coG 2019/08/23 01:31:55 ID : dxzRu4E1fRz
연기.... 연기 하면 학교 문화제지. 미치겠네. 학생은 중얼거렸다. 저녁 노을이 물든 방과후의 텅 빈 교실. 학생은 모든 책상과 의자를 한쪽으로 밀어내며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다. 드문드문 욕설을 섞어가며 다양한 문장으로 이야기를 했지만 결론은 하나. 자신이 아파서 학교를 빠진 동안 그 누구도 원하지 않아 남아있던 학교 축제 연극의 엑스트라 중 한명이 되었다는 것이다. 보통이라면 지원자가 많아 이렇게 될 일은 없었겠지만 어느 미친놈이 축제 주제로 스승과 제자를 추천했고 학교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고 싶어했던 교장이 그대로 밀어붙여 그 배우중 한명으로 악평이 자자한 별명도 이름하야 안도덕쌤이 당첨되버려 그 배역의 연인인 배역이 텅 비어버린 것이다. 엑스트라라고 해도 학부모들에게 보여지는 것이기 때문에 의외로 시간과 노력을 많이 잡아먹는 연극은 지원자를 제외하곤 시간이 남는 사람들을 구했고, 문화제에서 무엇을 할지 정하는 날에 학교를 빠져 아무것도 하는 것이 없는 나에게 딱 맞는 말이었다.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난 그날 아파서 못 온거였는데! 학생은 또다시 마구잡이로 욕을 하며 교실을 정리했다. 사실 학생은 이것에 자신의 의지는 전혀 없었다고, 불공평 하다고, 다른 일을 하겠다고 하면 분명 들어줄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야기 하지 않는 것은 학생이 은연중에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짧은 등장이라고 하더라도 그 순간 만큼은 서로 사랑하며 가까이서 눈을 마주하고 대화하는 것이다. 학생은 그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왠지 얼굴이 새빨개진 것 같아 얼른 손부채질 하며 열을 식혔다. 그렇다. 학생은 악명 높은 도덕쌤을 짝사랑 하고 있었다. 진짜 미치겠네. 학생은 적어도 자신의 짝사랑 상대를 본인에게만 들키지 않았으면 하고 바랬다. 정리를 얼추 끝마치자 도덕쌤이 교실로 들어왔다. 말없이 한번 훑어보더니 대본을 건내주고 페이지 수를 알려주었다. 학생이 서둘러 대본을 펼치고 쌤을 바라보니 쌤은 학생을 바라보고 있었던듯 눈이 마주쳤다.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시선만 이리저리 굴리자 쌤이 먼저 대사를 말 하기 시작했다. 평소 이미지와는 다르게 오글거리는 문장들이 쌤의 목소리로 전달되자 학생은 정말 딱 죽고싶어졌다. 자신을 꼬시는 듯한 말투와 나긋해진 목소리가 소름끼치도록 좋았다. 씨발. 이걸 진짜 어떡하라고. 정신없는 상태로 더듬더듬 자신의 대사를 읊어나가는데 웃음 소리가 들렸다. 웃어? 지금 내가 가만히 있으니까 존나 만만해? 그래 만만하겠지 나라도 그렇겠다.. 라며 자조하고 있으려니 이번에는 말소리가 들려왔다. "연기 진짜 못한다." "아 뭐요. 난 이거 선택하지도 않았거든요?" "아니, 이거 말고." "네?" "너 지금 얼굴 새빨개." "예? 아니 그게 지금 무슨 소ㄹ" "학생 나 좋아하지?" 망했다. 인생의 막을 내리는 종이 방금 울렸던게 틀림없다고 학생은 생각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학생은 이제 저기 저 창문으로 뛰어내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쌤의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었지만, 그 목소리도 좋아서 환장하겠지만 그것보다 지금은 정말로 뛰어내리고 싶었다. 덤으로 누가 망치로 쌤 뒷통수 한번만 때려줬음 좋겠다. 그럼 아무도 모르게 될텐데. 학생은 자신의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해서 쌤이 자신의 별명에 걸맞게 도덕심을 버리고 학생에게 사귀자고 한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것을 나중에서야 알아챈 쌤은 어이없다는 듯이 짧게 웃었고, 이렇게 학생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짝사랑하는 쌤에게 평생 기억될 흑역사를 남겨주었다고 한다. ~연기: 도덕적이지 않은 도덕 선생님~
◆a9Bvu1a1coG 2019/08/23 02:02:20 ID : dxzRu4E1fRz
되게 어린왕자 떠오른다. 낭만적이라고 생각함. 좋은 소재 고마워! 여우야 기억하니? 너는 꼭 이렇게 추운 겨울날 나를 보러 왔었지. 내가 얼어붙지 않도록 나를 따스하게 감싸주었어. 그리고 내가 심심하다고 하니까 네가 여행 이야기를 해주었지. 나는 그걸 들으며 네가 보았을 또다른 세상을 꿈꿨어. 어느날 네가 나에게 왜 계속 여기 있냐고 물어봤을 때, 내가 너를 만나기 위해서 라고 했더니 네가 웃었잖아. 나는 정말 너의 그 미소를 보기 위해 이 곳에 뿌리를 내리게 된 것만 같았어. 여우야, 내가 사랑한다고 했더니 네 귀가 붉게 물들어서 나를 할퀴고 도망갔던 그날. 그날을 기억하니? 결국 너는 내게 돌아와 나도 사랑한다 이야기 해줬잖아. 그날 나는 네가 할퀴어서 생긴 상처가 하나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기뻤어. 여우야 기억하니? 여우야 기억하고 있니? 왜 더이상 웃어주지 않는거니? 이제는 할퀴는 것도 싫은거니? 왜 아무말도 하지 않아. 왜 이렇게 차갑니 여우야. 날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거니? 여우야, 여우야. 대답해주렴. ~설원의 잡초와 여우: 사랑하는 여우에게.~
이름없음 2019/08/24 22:22:28 ID : 5Pg1BfdV87a
인어공주의 보물
◆a9Bvu1a1coG 2019/08/25 15:54:32 ID : knDy2Fio7s9
인어공주 이야기 너무 옛날에 읽고 안 읽어서 잘 기억 안 난다ㅋㅋㅋㅋ 얘들아. 인어공주의 이야기를 기억하니?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왕자를 위해 물거품이 되어버린 가엾은 막내의 이야기. 사실 그 이야기에는 숨겨진 속 이야기가 있단다. 바로 인어공주의 보물에 관한 이야기지. 인어공주는 사실 살 수 있었어. 적어도 그 보물을 소중히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했더라면, 저 멀리 던저버렸다면 물거품이 되지는 않았을거야. 하지만 인어공주는 그럴 수 없었단다. 그것이 너무나도 소중하고 소중해서 물거품이 되는 것을 선택했지. 그렇게 되어버리면 그 보물은 변치않고 깨끗한 채로 남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인어공주의 바램대로, 보물은 저 깊은 바닷속 어딘가에서 변치않고 깨끗한 채로 깊은 잠에 들었지. 그 누구도 발견하지 못하는 곳에서. 영원히. 자, 너희는 인어공주의 보물이 뭐라고 생각되니? 보석? 왕관? 뭐일 것 같아? 너희들도 맞출 수 있어. 사실 이 보물은 엄청 흔하거든. 그래서 누군가에겐 인어공주의 보물이 그 어떤 가치도 없을지 몰라. 흔하지만 유일하고, 유일하지만 흔해빠진. 알 수 있겠니? 맞춰보지 않을래? 인어공주의 보물이자, 비극을 말야. ~인어공주의 보물: Lilium~
이름없음 2019/08/25 15:55:15 ID : PhbBbA3XAi6
악녀
◆a9Bvu1a1coG 2019/08/25 17:00:40 ID : knDy2Fio7s9
악녀 소재는 자주 봐서 템플릿 결과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네... 애인 있는 사람을 꼬시는 것도 악녀 맞지? 나는 글쟁이다. 정말 핵폐기물 같은 똥글만 써온 글쟁이다. 유행하는 것을 따라쓰고 질리면 완결을 내지 않고 버려버리는 그런 글쟁이란 말이다. 그러니까 이런 어이없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었나보다. "하지마! 계속 이러면 나도 정말 두고보지 않을거야!" "왜, 남주라도 부르게? 여주 넌 혼자서 아무것도 못 하지?" "그런..! 아냐, 그렇지 않아!" 학교에서 쓰레기 버리러 가는데 왜 얘네가 있는지 모르겠다. 쟤네 내가 쓴 일찐물 여주랑 엑스트라 아닌가? 쓰다가 계기가 된 글이 학폭미화 논란나서 터트린 바람에 있는 거라곤 약간의 설정과 플롯, 그리고 짧은 프롤로그 밖에 없는 글이었다. 여주랑 남주 이름도 안 정해둔 지금 내가 들고 있는 쓰레기 처럼 버린 글. 와, 진짜 귀찮다. 나는 그냥 무시하고 쓰레기나 버리고 교실로 돌아가려고 했다. "악녀?" "아. 때려쳐 시발." "뭐?" 내가 악녀였나보다. 갑자기 쓰레기통을 바닥에 던지니 엑스트라이자 이제는 내 따까리인 새끼들이 걱정하며 말을 걸어온다. 이때 도망가면 되는 것을 여주는 왜 안 도망가고 지랄이야? 여기까지 얌전히 따라온 것도 빡쳐 걍 안 따라오면 걔네도 못 건들일거 아냐 완전 호구에 멍청이 아냐? 너 때문에 내가 쓰레기도 제대로 못 버렸잖아 예쁘장하게 생긴 주제에 그것 하나 이용 못 하고 왕따나 당하고 있고. 등등... 따까리들에게 걱정받는 동안 온갖 생각을 다 했다. 그리고 결정했다. "야, 너 남주랑 사귀냐?" "...그러면 어쩔건데?" "사귀는구만. 존나 뻔한 새끼. 그런 똥차가 좋냐?" "읏..! 욕이나 하고 다니는 악녀 너보단 남주가 훨씬 나아!" "그래? 진짜 그런지 한번 확인 해볼래?" "뭐? 그게 무슨..." "나랑 사귀자고." 애들이 가만히 있는 사이에 여주의 손목을 잡아 끌어 얼굴을 가까이 하고 소곤거렸다. 여주는 잔뜩 새빨개진 얼굴로 더듬거리더니 장난치지 말라며 화내곤 휙 도망가버렸다. 역시 일찐물 여주들이란. 당황한 따까리들이 웅성이며 내게 뭐냐고 물어보길래 최근 너무 심심해서 새로운 방법의 장난을 쳐봤다고 둘러댔다. 쉽게 넘어가주는 걸 보니 얘네도 별 생각은 없나보다. 짜증나니까 매점이나 가야지. 아 그래, 내일은 어떻게 꼬시지? 어차피 소설 속이고, 얘네는 다 아무 생각도 없는 것 같으니까 날뛰어봐야지. 악녀의 즐거운 소설 속 생활의 시작이었다. ~악녀: 남주가 똥차라 여주가 아까운데 악녀인 내가 여주를 가지면 안되는 걸까?~
나도 사람입니다. 2019/08/25 17:02:47 ID : LgpdWmLfbCn
죽음
이름없음 2019/08/25 23:38:03 ID : 5hBAjg3Xula
이별
이름없음 2019/08/25 23:41:58 ID : rwGsknA5fe1
테일러급수
◆a9Bvu1a1coG 2019/08/26 22:09:54 ID : dxzRu4E1fRz
뭔가 철학책을 참고해야 할 것 같은 주제야.. 하지만 귀찮으니까 안 할래. 죽음이란 무엇인가. 각자가 말하는 죽음이란 다르기 마련이지만 최종적으로 이르는 곳은 기억의 소멸이다. 그것이 무엇이던지 그 누구도 떠올리지 못하는, 그래서 더이상 그 어떠한 상호작용을 이룰 수 없게되는 그 순간 그것은 죽음을 맞이한다. 그렇다면 존재한적 조차 없는 것의 죽음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무언가와 상호작용을 이루고, 그 결과 강한 기억으로 남았지만 사실 그것이 전부 거짓이었을 때, 그것은 망령을 쫒은 것인가 아님 망령이 된것인가. 혹은 또 다른 무언가인가. 무엇을 대답하더도 그것은 정답이자 오답일 것이다. 진실로 죽었다면 기억하지 못해 대답할 수 없었을 것이니 오답이고, 애초에 존재한 적 없어 죽을 수 없기 때문에 정답이며, 결국 모든 것은 뫼비우스의 띠와 같이 되풀이 될 것이다. ~죽음: 나도 내가 무슨 개소리를 지껄였는지 모르겠다.~
◆a9Bvu1a1coG 2019/08/26 22:44:11 ID : dxzRu4E1fRz
이별이 꼭 슬플 필요는 없지! 너와 헤어지는 것은 1초도 걸리지 않았다. 나는 담담하게 이건 아닌 것 같다 말했고 너는 고개를 끄덕였을 뿐 세상이 바뀌지도 않았고 땅이 무너지지도 않았다. 심지어 서로를 대하던 우리의 태도가 바뀌지도 않았다. 우리는 여전히 달콤한 디저트를 같이 먹고, 같은 지붕 아래서, 같은 이불 속에서 눈을 뜨고, 현관을 나서며 서로의 오늘을 축복한다. 모두가 이것을 사랑이라고 말했기에 우리는 이것이 사랑인 줄 알았다. 그래서 사귀었다. 모두가 틀렸다는 것을 우리는 언제 알아챘을까? 내가 네게 의무적으로 사랑한다 말한다는 것을 들켰을 때? 아니면 네가 내게 단 한번도 사랑한다 말한적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것도 아니면 우리가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서로를 탐구하려했을 때? 아마 이 모든 순간들이 그러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틀렸다 생각했고, 그들에게 맞춰주었다. 그것이 얼마나 미련한 행동이었는지 이제 우리는 안다. 그들과 우리는 달랐을 뿐 틀리지 않았다. 그렇기에 헤어졌고,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의무적인 사랑을 속삭이지 않아도 되고, 사랑의 말을 나누지 않는다며 뒷말을 듣지 않아도 되며, 서로를 얼마나 탐구하는지 물어보는 사람을 무례하다고 내쫒을 수 있게 되었다. 우리의 관계는, 우리는. 헤어짐으로써 평화로운 일상을 되찾았다. ~이별: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
이름없음 2019/08/26 22:45:57 ID : BcNuk7bu7gi
구체관절 인형
◆a9Bvu1a1coG 2019/08/26 23:38:32 ID : dxzRu4E1fRz
뭔지 몰라서 검색해보고 왔는데 내가 이해 못할게 뻔해서 그냥 자세히 파고들지는 않으려고... 소재 줬는데 못 살려서 미안해..... 참고로 난 이과 안 싫어해. 진짜야. 옆집 이과 개새끼가 또 지랄을 한다. 테일러 뭐시기가 어쩌구 저쩌구 급수가 어쩌고 저쩌고.... 좀 닥쳐줬으면 좋겠다. 방음이 안되는 집이라 어쩔 수 없이 그 지랄발광하는 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는데 처음에는 내가 모르는 외국어인 줄 알고 관심을 가졌었다. 시발 알고보니 수학이더라. 그날 나는 내 귀를 때밀이로 존나게 박박 문질렀다. 그리고 오늘도 그럴 예정이다. 슬슬 항의하지 않으면 내 귀가 먼저 닳아없어지는게 아닐지 걱정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나는 옆집의 문을 두드렸다. 뚝하고 멈춘 숫자로 점칠된 주술소리 대신 발소리가 현관을 향해 다가왔다.집 안이 숫자로 가득 차있는 건 아니겠지? 고민하는 사이 집 주인은 나왔고 나는 감탄했다. 기럭지 대박. 시발 와꾸 개쩌네. 목소리도 좋아. 간단하게 인사만 했을 뿐인데 이렇게 좋은 목소리라니. 저 얼굴에 목소리로 수학 공식이 아니라 한국 고전문학을 읽어줬음 좋았을텐데! 아니면 독일시! 그것도 아니면 미국 동화책이라도! "...무슨 일 있나요?" "혹시 문과쪽으로 전과하실 생각 없으세요?" "예?" "아뇨 말이 헛나왔네요. 시끄러우니까 조금만 조용히 해달라고요." "아. 네.... 주의하겠습니다..." 옆집 이과생은 나를 한번 슥 하고 이상하게 쳐다본 후 문을 닫았지만 나는 신경도 쓰지 않고 집에 돌아와 한탄했다. 저 새끼가 이과만 아니었어도 딱 내 취향인데! 진짜 문과로 올 생각 없나?! 내가 완전 잘해줄 수 있는데! 이것이 떡 줄 사람은 없는데 혼자 지랄발광하기 시작한 문과생의 민폐 옆집 후기였다. ~테일러급수: 옆집 이과생의 미쳐돌은 천상의 목소리~
◆a9Bvu1a1coG 2019/08/27 00:43:02 ID : dxzRu4E1fRz
그거 이쁜 애들 많지! 근데 나는 너무 고퀄인거 보면 가끔 무서워. 처음 그녀를 접한 것은 우연히 보게된 한장의 사진이었다. 화려한 옷을 입고 카메라를 응시하는 그 시리게 반짝이는 눈동자가 아름답다고 생각했었다. 다음에 만났을 때는 운명이라 생각했다. 비록 그녀는 다른 옷을 입고 있었지만 그때의 그 눈동자는 변치않았다. 나는 그녀의 불변에 한눈에 반했음이 틀림없었다. 그녀와 함께 하게된 첫날은 엉망진창이었다. 그녀는 내가 뭐를 하던지 침묵했고, 그 어떠한 반응도 보여주지 않았다. 무엇이 마음에 안든것인지 말이라도 해줘야 내가 뭔가 해줄텐데 그것조차 싫은건가 하고 생각했다. 하긴 이곳에 온 것에는 그녀의 의지가 한톨도 섞여있지 않았으니 불만이 쌓여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따라야 한다는 것을 그녀도 곧 깨달을 것이다. 다음날은 그래도 좀 나았다. 그녀는 밥을 먹지 않았지만 그래서 힘이 없는 것인지 내가 원하는 대로 잘 움직여주었다. 긴 머리카락을 침대에 흐트러놓은채 나를 응시하는 그녀를 바라보는 것은 하나의 작품을 보는 것만 같았다. 아, 역시 당신을 이곳으로 데려오길 잘했어. 셋째날에도 그녀는 밥을 먹지 않았다. 반항하는 걸까? 하지만 그래도 소용은 없을 것이다. 이제 그녀는 나의 것이니까. 나는 그것을 그녀에게 알려주기 위해 조금 강하게 나가기로 했다. 지금은 이렇게 화를 내고 있지만 나중에 설명해준다면 분명 그녀를 위한 일이었다는 것을 알고 이해해줄 것이다. 넷째날은 새 옷을 선물해주었다. 집 안에만 있을테니 다른 옷은 필요 없겠지만 같은 옷만 입으니 지루해졌기 때문이다. 분명 이 옷도 어울릴거야. 비싼 옷이 아니라 재질이 좋진 않지만 그녀라면 괜찮을 것이다. 그녀도 비싼것 보다는 아름다운 것을 좋아할거야. 자 봐봐. 그녀도 두 눈을 반짝이잖아. 다섯째날. 지금까지 미루고 있었지만 그녀를 위한 가구를 사야겠다. 오늘은 실수로 소파 위에 누워있던 그녀를 깔고 앉아버렸고, 그녀의 다리는 부러졌다. 전에 한번 침대에 있는 것을 모르고 뛰어들어갔다가 깔아뭉개는 바람에 부러트렸는데 그 이후로 자주 이러는 것 같다. 분명 치료비용이 만만치 않을텐데 어쩌지? 그래도 소리지르진 않아서 다행이야. 난 비명소리가 진짜 싫거든. 여섯째날, 일곱째날, 여덟째날이 지나고.... 마지막 날. 나는 그녀를 다른 사람에게 건내기로 결심했다. 여기저기 생긴 흉터는 그 사람이 치료하겠다고 했으니 나에겐 더이상 그녀를 관리해주어야 할 의무가 없었다. 그녀는 고분고분했으나 나에게 반항하였고 나를 무시했다. 옷을 바꿔입히는 것도 한두번이지. 그 시리도록 아름다웠던 불변의 눈동자도 이젠 별볼일 없는 것 처럼 느껴졌다. 이건 당신 탓이야. 나는 그녀를 어둠속에 가두며 말했다. 그녀도 자신의 잘못을 아는지 고개를 숙이고 꼼작않고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마지막 자비로 그녀의 앞날에 행복을 빌어주었다. 괜찮아. 내겐 당신이 더이상의 가치가 없을지 몰라도 당신이 곧 보게 될 사람에겐 당신이 가치있을거야. 그러니 안심해. 당신은 여전히 아름다우니까, 적어도 버려지진 않겠지. ~구체관절인형: 불변의 아름다움~
이름없음 2019/08/27 02:08:59 ID : fWqmLasnO9v
시간
◆a9Bvu1a1coG 2019/09/06 18:00:50 ID : dxzRu4E1fRz
요즘 바빠서 이제야 왔다. 늦어서 미안해ㅠ 나는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한다. 방금 막 파랗게 변한 신호등과 스쳐지나가는 오토바이. 붉은 빛으로 점점이 물들어가던 하얀 도로는 내 착각이라는 듯이 깨끗했다. 안가? 하고 물어오는 네게 작게 도리질 하곤 가볍게 길을 건넌다. 아. 삶이란 불꽃놀이와도 같아서. 최후의 순간은 누군가의 뇌리에 박히고, 잔해물은 땅에 떨어져 잊혀진다. 나는 몇번의 꽃을 피워내고 또 잊혀졌을까? 길을 가다가 보이는 모든 물체에서 내가 피워낸 꽃을 기억하게 되는 것이란 참으로 번거로운 일이었다. 어느날은 중고의 피아노에서, 또 어느날은 누군가의 사진에서, 또 어느날은 입학식이 한창인 학교에서, 그리고 오늘은 놀러가던 중 신호등 앞에서. 주워든 잔해물을 반항없이 삼켜내면 그만큼의 기억이 쌓인다. 또 한번의 삶이, 불꽃놀이가 뇌리에 박힌다. 이것으로 몇번의 삶을 되풀이 했는지 기억조차 하기 힘들었다. 이미 삼켜낸 잔해물 조차 시간에 의해 풍화되어 작은 편린만이 남아있는 것들 또한 존재했다. 되세김질 되는 추억은 스러지지 않은 것들 뿐이다. 가만히 신호등을 바라보자 너는 이미 저 멀리서 나를 재촉한다. 나는 서둘러 다가가 미안하다고 하자 괜찮다며 다시 잡담을 시작했다. "그러고보니 저 신호등 우리집 외가쪽 증조 할머니가 뺑소니 당했었대. 그래서 엄마가 여기로 이사오는거 엄청 싫어했는데 아빠가 밀어붙였다더라." 나는 너의 말을 듣고서 아까의 잔재를 떠올리며 그래? 하고 적당히 대꾸해 주었다. 오늘 난 나의 외손녀를 보게 되는 걸까? 다시 본 너의 얼굴은 새삼스레 낯이 익어 어색했다. 그러고보니 너는 머리카락이 곱슬거려 주기적으로 미용실을 가 스트레이트 펌인가 매직인가를 한다고 했었다. 나랑 닮았네. 그러니까, 전생의 나랑. 속으로 생각했다. 예전에, 곱슬 머리가 우성인가 뭔가 해서 유전되기 싶다고 들어서 정말일까 하고 궁금해 했었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 증명되었다. 결혼식 사진이 떡하니 걸려있는 거실에서 나는 나의 딸이 늙은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너의 어머니는 나의 외손녀가 맞았으며 곱슬머리였고 사진으로 본 너의 아버지는 직모였다. 나는 정말로 너의 외증조할머니였구나. 결국 그 사실을 받아들이자 이 집이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 오늘 처음 온 것일텐데 하나둘씩 눈에 익은 물건이 시야에 들어와 신경을 건들였다. "늦었네. 나 이제 집에 가야겠다." "그래? 알았어. 뭐 놓고가는건 없지?" "응, 없어." 평소라면 조금 더 놀고갔을 시간임에도 우리는 해산하기로 했다. 배려인지 모를 너의 무신경함이 오늘은 고마웠다. 현관문을 앞에두고 너는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를 했다. "내일 봐." "응, 안녕." 그 작별인사와 함께, 나는 나늘 덮쳐오는 과거의 기억에 손에 쥐고있던 지금의 시간을 놓아주기로 결심했다. 명쾌한 전자음 소리가 우리의 단절을 기뻐하듯 울려퍼졌다. ~시간: 안녕, 이번생의 나의 첫사랑아.~
이름없음 2019/09/06 18:37:55 ID : DxWpe0txRvj
신데렐라
이름없음 2019/09/07 14:30:39 ID : pbvheY01eK2
불쾌한 골짜기
◆a9Bvu1a1coG 2019/09/14 19:09:25 ID : knDy2Fio7s9
진짜 오랜만에 왔다 요즘 아무리 해도 글이 안 써져서 그동안 못 왔었어 신데렐라는 어릴적 헤어진 부모님을 기억하지 못했다. 계모와 언니들에게서 살아남기 바빠 그리워할 틈도 없었다. 그래서 신데렐라는 왕자의 상냥할 것이 분명한 그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 친부모를 찾아줄게, 라는 왕자의 말은 신데렐라에게 은근한 공포를 선사했지만, 신데렐라는 신분조차 모를 고아였고 왕자는 이 나라 미래의 왕이었다. 거역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그녀의 부모를 찾기 위한 파티를 열어주십시오. 왕자가 그리 말하자 왕은 어리석은 왕자를 탓하지 않고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이 일은 입이 가벼운 한 신하로 인해 널리퍼져, 왕궁의 사람들은 신데렐라를 파티를 위해 부모를 파는 여자라 흉보았고, 국민들은 겨우 그런것을 위해 자신들의 돈을 낭비한다며 욕하면서도 혹시 몰라 부랴부랴 파티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왕자는 그 사실을 몰랐으며, 신데렐라는 여전히 무서워했다. 그리고 파티 당일. 많은 남녀들이 화려한 파티장에 어울릴 옷을 갖춰입고 하나 둘 입장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모두가 있는 자리 앞에 가장 상석에 앉아있는 왕자와 그의 아내에게 예의바르게 인사한 후, 어째서 그녀가 자신의 딸인지 구구절절 말해야 했고, 그것이 거짓이라며 싸우기 시작한 사람들은 아얘 내쫒기기도 했다. 거짓말과 말다툼, 몸싸움으로 난장판이 된 파티장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그의 예상과는 달리 부모를 찾는 일은 아내를 찾아내는 것 보다 더욱 힘들었다. 수일이 지나도 그녀의 부모일법한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부인, 꼭 부모를 찾아야만 하겠소? 벌써 며칠이 지났소. 이 이상의 기대는 안 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소?" "...네, 그렇네요 왕자님. 부디 왕자님의 뜻대로 해주시옵소서." 왕자는 신데렐라의 말을 듣고 곧장 파티를 중단시켰다. 갑작스런 끝에 웅성거리는 사람들을 내버려두고 부모를 찾지 못해 슬퍼할 신데렐라를 위해 욍자는 개인실로 들어갔고 남아있던 신하가 그들을 정리해 집으로 돌려보냈다. 사람들은 이것이 전부 신데렐라 때문일 것이라며 그녀를 욕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왕궁 사람들 중 그 누구도 그것을 뭐라하지 않았다. 파티가 끝나고, 왕자에게 위로받던 신데렐라는 펑펑 울고야 말았다. 신데렐라는 파티가 끝나 기뻤지만 그런 자신을 달래주는 왕자가 너무나도 상냥했기에 자기 스스로가 이상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그것이 사실일지도 모른다고, 신데렐라는 생각했다. 그리하여 신데렐라가 울음을 그치지 않자 왕자는 하녀를 불러들이곤 잠시 자리를 비웠다. 왕자가 떠나고 발걸음 소리가 들리지 않자, 가만히 자리에 서있던 하녀는 신데렐라에게 말했다. "잿가루를 털어냈다고 해서 천한 것이 변할리 없지." "...." "아무말도 없는 것을 보니 염치는 있나보네? 그렇다면 조용히 하고 왕자님 옆에서 사근사근 웃으며 조신히 내조나 하렴. 넌 그러기 위해 이곳에 몸을 판거잖니. 안 그래?" 신데렐라는 그제야 자신을 향한 시선이 어떤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눈물이 나왔지만 소리내어 울 수 없었다. 신데렐라는 넘처흐르는 눈물을 닦을수도 없이 그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때였을까? 달칵하는 문소리가 들렸다. 하녀가 더듬거리며 왕자님이 왜 여기 있냐 물었으나 왕자는 그것을 무시하고 신데렐라에게 다가갔다 "그동안 행복해보이지 않는 이유는 이것이오?" 신데렐라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차마 부모가 그립지 않아 그렇다 말할 수 없었다. 왕자는 그녀가 울음을 참기위해 입을 굳게 다물었다 생각하고 모두를 물렸다. 신데렐라는 둘만 남은 방 안에서 따쓰한 보살핌을 받을 수 있었고, 다음날,신데렐라 주변의 사용인들은 전부 바뀌어있었다. 신데렐라는 자신의 앞에서는 아무말 없는 그들을 보고 왕자에게 감사하다 말했다. 오랜만에 미소를 보여주는 신데렐라에 왕자는 기뻐했다. 하나 둘, 왕궁 사람들이점차 사라져갔다. 신데렐라는 살아남았으며, 왕자는 행복했다. 그들은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 수 있었다. ~신데렐라: 해피엔딩의 속사정~
◆a9Bvu1a1coG 2019/09/14 22:30:24 ID : dxzRu4E1fRz
공포에 어울리려나? 야, 내가 중딩때 진짜 소름끼치는 일이 있었는데 딱 오늘처럼 늦여름 비오는 날이었다? 시작은 한 사람의 말이였어. 지금은 누가 말을 꺼냈는지 그때 모인 사람들 중 아무도 기억 못해. 물론 나도 기억 못하지! 어쨌든, 여름 다 가기전에 방학 때 하는 특강반끼리 여행을 가자는 이야기가 나온 거야. 그러다가 여름하면 담력시험이라고 누가 말해서 우리들 여름방학 마지막 여행은 심령스팟으로 유명한 골짜기 주변이 되었어. 왜 ○○지역에 있는, 검색하면 불쾌한 사진 많이 나오는 곳 있잖아. 항상 꼬리빗으로 앞머리 빗어대던 애, 어 맞아 걔가 신나서 조사해왔더라. 다행이 그 주변에 계곡도 있어서 부모님들도 쉽게 속였어. 사실 계곡에 간건 맞으니까 거짓말 한건 아니긴 한데 골짜기 간다는 이야기는 안 하기로 했으니까. 쨌든, 그중 한 친구 부모님이 평소 유난히 그 친구를 과보호하는 경향이 있었거든? 근데 우리가 마지막 여행이라고 설득하고 다른 한명이 보호자인 척 전화를 해서 겨우 같이 갈 수있었어. 그러고보니 그때 걔는 뭔가 이상하다고 차 타면서도 계속 뒤 돌아봤던 것 같다. 그래도 도착했을 땐 잘 놀았어. 난 바베큐 해먹다가 너무 많이 먹어서 토할뻔했쟈나ㅋㅋㅋㅋㅋ 아 김치 없어서 좀 아쉽더라. 그리고 밤 되서 담력체험 하려는데 어떤 새끼가 자기는 진짜 혼자서 못 가겠다고 거기 시체 나와서 뉴스도 떴었다고 호들갑 쩔더라. 꼬리빗 걔가 그런 뉴스 못 봤다고 존나 싸워서 그 자리에서 검색해봤는데 없더라. 그래서 애들이 그렇게 공포조장 하고싶었냐고 걔한테 엄청 뭐라하고 기분 잡쳐서 가지 말까 하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꼬리빗 여친이 그럼 꼬리빗은 괜히 조사한거 아니냐고, 여기까지 왔는데 다같이 가자고 하는거야. 꼬리빗은 당연히 동조하고 걔 뉴스 걔 혼자만 싫다 그러고 나머지 애들은 아무말 없어서 걍 걔만 냅두고 가려길래 난 도중에 돌아가서 걔랑 같이 있어줬지. 정작 갔다오고나선 지들이 공포조장 하더라. 나보고 너 우리들이랑 계속 같이있지 않았냐고 지랄을 하는데 분명 내가 난 걔 걱정되서 먼저 돌아간다고 했거든? 대답을 듣고 돌아갔단 말이야. 내가 빡쳐서 존나게 욕하고 먼저 자고 일어났어. 그리고 뉴스 걔랑 먼저 집에 돌아갔다? 그 다음날인가 애들이 학교에 아얘 안 온거야. 보니까 집에도 안 돌아갔다더라. 그래서 신고될 뻔 했는데 왜 앞에서 말한 과보호 걔가 돌아가는 차가 없어서 못 갔다고 전화를 한거야. 거짓말 하지 말라고 엄청 혼나고 보호자 없었던 것도 혼나서 걔 한동안 외출금지 였을걸? 어쨌든 다들 돌아왔는데 애들 상태가 이상해서 난리도 아니었어. 진짜 미친새끼들 처럼 넋나가있고... 우리들은 아무일도 없으니까 어른들이 우리들 한테 물어봤는데 그 골짜기 간거 실수로 말해버려서 나 포함해서 여행 갔던 애들 전부 무당집으로 끌려갔었어. 나랑 뉴스는 그 골짜기 안갔다고 그렇게 말 해도 끌고가더라. 그리고 가는 길 차 안에서 잠들었는데 과보호가 차 문 열어서 깨버린거야. 일어나보니까 걔랑 나랑 뉴스밖에 없더라. 그래서 뭔일이냐고 물어보니까 무당님이 이미 한번 보고가셨다고 우리는 밖에 나가있는게 더 좋을거라고 해서 여기 있는 거랬어. 뉴스 표정이 좀 미묘하긴 했는데 틀린말은 아니었나봐. 고개 끄덕이더라. 한번 잠 깨니까 잠이 안 와서 눈만 감고 있는데 장구소리랑 징소리 꽹과리 소리 진짜 시끄러웠어. 몇시간 지나고 나니까 이제 졸린데 그 소리 때문에 잠이 안 왔다니까? 과보호가 자꾸 부스럭거리는게 신경쓰인것도 있긴 한데 걔는 원래 차멀미 심하거든. 결국 밖에서 산책하고 온다더라. 그리고 노을 질때쯤인가? 애들이 완전 세탁기에 돌려진 것 같은 상태로 차에 탔어. 나랑 뉴스는 부적한장 써주더니 꼭 지니고 다니라고 하고 나머지 애들한테 뭔가 더 말하시다가 과보호가 돌아오니까 돌변해서는 걔한테 엄청 욕하더라. 솔직히 숙소에 있었을 때 걔네 아직 숙소에 있다고 안 것도 여기까지 운전해준것도 걔네 아줌마 덕분이라 좀 미안했어. 걔는 아무말도 안 하고 가만히 듣고 있다가 아줌마가 독한년 죽일년 넌 그 뱀새끼한테 잡아먹혀 죽을거라고 욕하고 차에서 떨어지니까 그제야 차에 탔어. 집 돌아가면서 진짜 어색해 죽는 줄 알았어. 아 웃지마 진짜 심각했으니까. 무당집 갈때는 다들 조금씩 이야기 하고 그랬는데 돌아가는 길에는 아무도 말 안 하는거 실화냐? 분위기 때문에 얼어죽는 줄;;; 그리고 한 1~2년 지났나? 곧 졸업할 때인데 엄마가 갑자기 부적 지금 어디있냐고 묻는거야. 나는 그거 휴대폰 고리로 만들어서 들고다녔거든? 그걸 가져오래서 가져왔는데 갑자기 부적 들어있는 보자기를 풀더니 그 안에 종이를 꺼내서 펼치더라. 그거보고 나 진짜 소름 돋았어. 난 그거 물에 담근적이나 실수로 물 흘린적 없는데 붉은색으로 쓴 글씨가 번진듯이 흐려져있더라. 엄마가 이거 태워서 물에 탄 후에 마셔야 한다는거야. 원래라면 무슨 헛소리냐고 뭐라 했을텐데 진짜 그대로 했어. 나중에 엄마한테 왜 지금이였냐고 물어보니까 나랑 걔네랑 멀리 떨어질 때까지 기다렸다더라. 그 개곡이랑 골짜기가 연결되있는거라 조금 영향이 있었댔나? 그래서 개곡에서 놀기만 했어도 그 골짜기 간 사람이 주변에 있으면 위험하대. 실제로 걔네랑은 고등학교 전부 떨어져서 그 이후로 연락도 안 닿아. 꼬리빗이랑 꼬리빗 여친은 고등학교 갈라져서 깨졌으니까 그 둘도 더이상 안 만날걸? 나랑 뉴스는 부적만 태우고 먹었으면 사실 만나도 괜찮댔는데 어차피 연락이 끊겨서 모르겠다. 걘 아얘 이사 갔을걸? 마지막으로 통화한 날 뭐랬지 자기 말이 맞았다고 내가 뭐랬냐고 지랄하다가 끊더라. 존나 어이없어서... 응? 왜? 아 넌 그걸 또 검색하고 앉았냐 내가 구라까는 것 같아? 진짜 있다니까? 봐봐.... 헐 대박. 그 기사 뭐야 진짜야? 시체가 나왔다고? 뉴스 걔는 이거 보고 지랄했던거고? 아니 근데 그거 우리가 간 날이랑 시간 엇갈리는데. 난 이 기사 뜨기 전에 갔어. 봐봐 걔는 9월 이잖아 여름방학이 8월까지였으니까 시기가 안 맞다니까? 아 뭐야 식겁했네. 너 내가 무서운 이야기 했다고 이렇게 엿먹이기 있냐? 개너무했네ㅋㅋㅋㅋㅋㅋ 몇명이서 갔었냐고? 5명. 나랑 뉴스랑 꼬리빗이랑 전여친. 아 아니다 한명 더 있었나? 근데 내 기억으론 5명 맞아 그도 그럴게 여행 간 사람 전부 모을 때 5명이었는걸. 온 부모님들도 딱 그정도였어. 그게 왜? 설명만 듣고 6명인 줄 알았다고? 그건 내가 설명을 존나게 못 해서 그렇고ㅋㅋㅋ 어, 야자 끝났다 시발 개좋아 야 집에 가자 가는길에 편의점 들릴래? 나 진짜 배고파! ~불쾌한 골짜기: 나폴리탄 쓰고 싶었는데 흔한 주작괴담 되버림~
◆a9Bvu1a1coG 2019/09/14 22:37:17 ID : dxzRu4E1fRz
엔딩 크레딧 -나온 장소 ○○지역 불쾌한 골짜기 계곡 무당집 학교 교실 -등장인물 나 내친구 꼬리빗 꼬리빗 (전)여친 뉴스 부모님들 무당아주머니 여행가자고 한 애 -특별출현 과보호(전작 청룡언월도)
이름없음 2019/09/14 23:01:50 ID : mpPhe3WlA0s
스레주 글 흥미롭게 잘 풀어낸다! 나도 소재 던져볼게 노트북
이름없음 2019/09/14 23:53:14 ID : cIKZbio7Bvy
어랏 나도 소재 주고픈데 이미 왔넹. 그치만 소재 던진다! 만월
이름없음 2019/09/24 04:35:54 ID : dxzRu4E1fRz
칭찬 고마웡!! 노트북은 진짜 어렵네 딱히 떠오르는 줄거리가 없어서 고생했어ㅋㅋㅋㅋㅋ "쌤." 울려퍼진 목소리는 두 사람을 제외하곤 텅 빈 진로 상담실을 가득 채웠다. 선생은 반바지로 되어있는 체육복을 입고 책상 위에 앉아 동당거리는 학생의 두 다리가 거슬렸지만 자신의 교사 생활을 위해, 겸사겸사 학생들의 수행평가를 위해 눈을 프린트 위에 고정시킨 채 체점을 계속했다.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은건지 계속 칭얼거리며 선생을 부르던 학생은 오히려 얼굴을 선생 쪽으로 향해 완전히 책상 위에 드러누워 선생을 빤히 바라보았고 결국 선생은 들고있던 붉은 펜을 내려놓았다. "계속 까불래?" "쌤이 먼저 저 계속 무시했잖아요!" "여기서 해도 좋다 이거야?" "쌤 진짜 어떻게 선생님 된거예요?" "잘." "아 진짜." "문 잠그고 올까?" 선생이 생긋 미소지으며 대답하자 학생은 투덜거리면서도 일어나 자세를 바르게 하여 앉았다. 그렇다고 해도 책상 위인 것은 변함없었지만, 선생은 나중을 위해 일단 넘어가기로 했다. "그래서 왜?" 짧은 잡담을 끝내고 본론으로 들어가자, 물어보기를 기다렸던 것인지 학생은 투덜거리던 것도 잊고서 밝은 목소리로 재잘거렸다. 이제 곧 자신의 생일이라는 것과 친한 친구들끼리 생일 파티를 하기로 했다는 것. 그래서 그 날은 일찍 하교해야 하며 집에도 빨리 돌아가야 한다는 것 등등 자신의 사정을 말하며 결론적으로 생일날 바쁘다는 이야기를 해왔다. 선생은 학생의 생일 정도야 서류를 보면 보기 싫어도 알 수 밖에 없으니 이미 알고 있었고 사귀고 있는 학생의 교우관계는 관심가는 주제일 수 밖에 없으니 잘 알고 있었다. 학생은 활발하고 가벼워 장난을 쳐도 쉽게 넘어가주거나 함께 장난을 치는 등 친구가 많은 타입이었다. 가끔 이야기가 나오는 가정내의 분위기도 양호. 그렇다면 당연히 생일에 데이트는 불가능하겠지. 하고 생각했던 것이 한달전 이었다. 그렇기에 선생은 태연하게 그럴줄알았다며 답하고 학생의 다음 이야기를 재촉했다. "그래서 그런데, 생일선물 미리 주면 안돼요?" "학생, 김칫국 안 짜니? 한 사발은 들이킨 것 같은데 물 안 필요해?" "아 쌤! 저 진짜 갖고 싶은거 있단 말이에요!" 다시 찡얼거리기 시작하려는 학생에 작게 한숨을 쉰 선생은 금방내 항복을 내보였다. 양 손을 위로 올린 것이다. 그것이 자신에게 이로운 제스쳐라는 것을 꽤 오랜 연애로 알고있던 학생의 울쌍짓던 얼굴은 밝은 표정으로 되돌아갔다. 선생은 그것을 보고 안심할 수 있었다. 저의 어린 연인이 어리광부리는 것은 하찮아서 귀엽지만 학교에서 수행평가를 체점해야 하고있는 지금은 빨리 해결해야 했다. 뭐가 가지고 싶길래 이러는거지? 아니면 장난치고 싶어서 이러나? 자신의 생각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선생은 작은 불안과 기대감. 그리고 궁금증을 담고서 학생에게 물었다. "뭔데." "노트북이요!" 물질욕구 가득한 대답이었다. 선생은 약간의 아쉬움을 가볍게 지워내곤 학생의 기대로 가득한 반짝이는 눈동자를 마주했다. 이걸 어쩌냐. 귀엽긴 하지만 한숨이 나왔다. 그래도 귀여워서 봐준다는게 벌써 10번을 넘겼으니 앞으로도 소용없을 것이 분명했다. 선생은 그것을 고려하여 일부러 더욱 단호하게 대답했다. "안돼. 노트북은 너무 비싸." "째째하다! 좀 사주지! 선생님이면 돈도 많이 받을거 아니에요!" "그게 문제지." "그게 왜요?" 역시 깊게 생각하지 않았는지 진실로 의문을 내비쳤다. 학생의 가벼운 사고방식 덕분에 사귈 수 있었지만 그래서 힘든점도 꽤 많았다. 사실상 좋게 말해서 가벼운 사고방식 인거지 그것은 대체로 바보, 호구라고 불리기 좋은 것이었다. 나쁘진 않지만, 이번은 조금 너무하다고 생각하는 선생이었다. "난 선생이자 어른이고 넌 학생이자 미성년자잖아. 사제연애라고 하면 언뜻 로멘틱해보이지만 결국 성년과 미성년자의 사귐이지. 만약 너네 부모님이 날 신고하면 직업을 잃는 건 물론이고 감옥갈 수 도 있을걸? 사회적으로 매장 당할지도 모르겠네. 그런데 여기서 금전적 문제가 끼면 원조교제니 뭐니 하면서 더 복잡해져. 어쩌면 너도 비난받을지도 모르지. 그건 안되잖아? 그러니까 비싸지 않거나 증거가 남지 않는건 상관 없지만 노트북은 비싼대다가 증거도 남으니까 안된다는 거야." "...쌤 은근히 그런거 다 신경 쓰네요." "학생하고 연애하는 건데 당연한거 아냐? 그러니까 얌전히 자리에 앉아라." "네-" 이후의 시간은 조용히 지나갔다. 대체 어디가 부끄럽거나 설레는 포인트인지 모르겠지만 학생이 의자에 앉아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가리려 엎드려있다 잠들어버린 탓이다. 선생은 학생을 깨워 집으로 돌려보낼까 잠깐 생각했지만 예상외로 학교에서 듣는 학생의 잠든 숨소리도 마음에 들었기에 그대로 내버려두었다. 체점이 끝나고 진로상담실의 정리를 끝낸 선생은 학생을 조심히 깨워 잠이 덜 깨 비틀거리는 것을 부축해가며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러나 그 계획이 깨진 것은 예상하지 못한 야근인원 덕분이었다. 진로 상담실에 들어갔을 때는 아무도 없길래 모두 퇴근한 줄 알았는데 잠시 자리를 비웠을 뿐인가 보다.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수학 선생이었다. 이번 숙제가 오답노트였다고 학생에게 들은 것 같았다. 하긴 그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선생은 납득했다. "퇴근 안 하세요?" "애들 수행평가 때문에요. 선생님은요?" "저도 애들 수행평가 때문에요." "힘드시겠어요." "저야 확인밖에 안 했는걸요. 선생님이야말로 수행평가에 학생 훈계하는 것까지 하느라 힘드셨겠어요." "...네? 훈계라뇨?" "아, 죄송해요. 의도치는 않았는데 밖에서 살짝 들렸거든요." "괜찮아요. 훈계가 아니라 책 이야기였으니까요." "그래요? 제가 착각했나보네요." 선생은 예전에 읽어둔 책의 줄거리를 읇어 추천하면서 수학 선생과의 대화를 끝마쳤다. 위험할뻔 했네. 자신이 문단속을 하겠다며 미소와 함께 수학 선생을 먼저 보낸 선생의 속마음은 아수라장이었다. 덕분에 추가로 일이 생긴 선생은 일을 끝마치는 동안 학생은 조금 더 자게 냅두자고, 다음에는 꼭 학교가 아닌 집에서 나머지 작업을 하자고 생각하며 하나 둘 차근히 정리하기 시작했다. ~노트북: 도덕적인척 하는 진로상담실~ 전작 연기의 후일담 혹은 다음편 입니다.
Yeong uh vyeelan 2019/09/24 15:50:44 ID : cmk8i5VdPcr
Lee sae gae Trip Jeaug doh?
◆a9Bvu1a1coG 2019/09/24 17:49:16 ID : dxzRu4E1fRz
만월은 예쁘지! 나 달 되게 좋아해! 맑은 밤하늘 아래, 네온사인이 가득한 길거리였다. 도심이라 그런지 별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지만 별의 대신이라는 듯 가득찬 달은 있는 힘껏 반짝이며 하늘 위를 혼자 빛내고 있었다. "달이 예쁘네." 문뜩 떠오른 말에 툭 하고 내뱉자 주변 친구들이 호들갑을 떨며 장난을 친다. 지난주에 헤어진 연인이자 친구인 너는 그저 웃고는 가볍게 대답했다. "지금 죽어도 좋을텐데." "그러게." 이 말들이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을거라 생각하는 무리들. 그러니까 호들갑을 떨고있는 친구들을 솔로부대라며 잔뜩 놀리고 난 뒤, 우리는 이제 각자 갈 길을 가기로 했다. 단 둘이 걷는 주택가는 네온사인 대신 간간히 위치한 가로등과 달빛이 앞길을 비추고 있었고 선선한 날씨와 찌르르 하고 맑게 우는 풀벌래 소리는 괜히 조금 더 밖에 있고싶어지게 만들었다. 결국 우리는 편의점에서 만원 한장을 팔랑이며 맥주 네캔을 사서 돌아왔고 집 앞 계단에 앉아 한 캔씩 비워나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건 뭐였어?" "어떤거?" "달." "말 그대로의 의미. 너는?" "걔네한테 하는 말이었어." "그럴 줄 알았어." 우리는 간신히 큰소리를 내지 않고 작게 키득이며 다시 이야기를 진행시켰다. 이렇게 친구들의 험담을 이어나가는 날은 어째서인지 술이 잘 넘어갔다. 기분탓일까? 혹은, 답답해서 그런걸까. 그들은 아직도 우리가 사귀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헤어졌다는 우리의 보고는 때아닌 만우절 장난으로 넘겨졌다. 우리가 기념일을 안 챙기는 타입인건 그들 또한 잘 알고있었음에도 말이다. 세상 참 좁게 사는 새끼들. 입 밖으로 튀어나올 뻔한 그 말을 두번째 캔의 첫 모금과 함께 속으로 삼겨내었다. 꿀꺽 꿀꺽 잘도 들어가는 것이 안주 대신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너는 이미 담배를 꺼내들고 있었다. 비흡연자 앞인데, 정말 피우려나? 이전, 새벽이라 위험하다고, 나는 괜찮다고 몇번을 말해도 꼭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그 냄새를 없애기 위해 혼자 산책을 한 뒤 탈취제를 잔뜩 뿌리고 들어온 너였다. 오늘 술을 얼마나 마셨더라. 꽤 아슬아슬하게 온전한 걸음걸이를 유지하던 너였으니 이것이 한계였을지도 몰랐다. 내일이 주말이라 다행이지. 계단 올라가는 건 괜찮으려나? 옆에서 피어오르는 커피향의 담배연기를 보며 담담히 고민했다. 달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만월: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2~
◆a9Bvu1a1coG 2019/09/24 19:53:11 ID : dxzRu4E1fRz
내가 영어를 못해서 한참동안 이건 뭐지하고 고민했어ㅋㅋㅋㅋㅋ 이세계 트립 인거지? 재미있는 레스 고마워! 지금까지의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이 거지같은 소설 속에 버려진 나는 이 소설의 창작자이다. 이 소설은 약간의 설정과 플롯, 프롤로그 밖에 없는 소설으로 등장인물의 이름조차 정하지 않은 일찐 학교폭력 미화물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 소설의 악녀에 빙의를 해버린 것 같다. 이거 완전 최근 로판에서 유행하는 빙의 트립물 템플렛 아니야? 라고 방 안에서 혼자 오그라들고 있으려니 꼬르륵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고보니 엄마의 밥 먹으라는 소리가 없다. ....에이 설마. 긴장으로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고 방에서 나와 집 안을 구석구석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절망했다. 그러고보니 악녀의 가정 설정을 정말 대충 해놓은 것이다! 평범하게 조금 부유한 가정에서 편하게 자랐다는 설정 뿐 부모님이나 자매, 형재 관계 등 사람 쪽으로는 딱히 생각해 둔 것이 전혀 없었다. 플롯대로라면 악녀는 교통사고로 죽는데, 나는 굶어죽는게 아닐까...? 시켜먹으려고 해도 나는 돈이 어디있는지도 모르는데?! 다시한번 절망하고 있으려니 띵동하고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어보니 이미 계산된 음식이 배달되었단다. 심지어 초밥이었다. 눈에 띈 우편함의 편지 봉투에는 5만원이 들어있었다. ...개이득? 악녀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걱정하지 말고 여주 꼬실 방법이나 고민해야지. 아, 초밥 맛있다. ~이세계트립: 악녀로 살기 이지모드~
이름없음 2019/09/24 20:11:02 ID : tzhyY4Mpf9j
붉은 보름달(?)!
이름없음 2019/09/25 00:29:12 ID : cIKZbio7Bvy
간단하게 홍월은 어때?
이름없음 2019/09/25 21:02:46 ID : 9hglyFhgry6
이발사
이름없음 2019/09/25 21:52:52 ID : tzhyY4Mpf9j
앗 고마워! 생각지도 못했어...!!! 역시 나란..☆
이름 없음 2019/09/26 20:42:50 ID : gi4L88pfhzh
귀찮음, 게임
◆a9Bvu1a1coG 2019/10/01 03:20:22 ID : asqknDz85TP
붉은 보름달=홍월 이라고 생각해서 두개가 같은 키워드라고 판단해도 되는거지? 아니라고 해도 이미 늦었다. 오늘이 스트로베리 문이라고 했던가? 학원이 끝난 10시. 소녀는 꽉 막힌 건물에서 빠져나와 문뜩 하늘을 올려다보고선 오늘따라 유독 붉어보이는 보름달에 지나가다 들은 어줍잖은 소식들이 떠올렸다. 흥미가 없었기에 그냥 넘겨들은 이야기였다. 소녀와 같이 다니는 애완뱀이 주워듣고는 조심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소녀는 일일이 신경쓰기 시작하면 조심하지 않아도 괜찮은 것은 하나도 없을거란 것을 알았기에 이 또한 넘겨들었다. 딸려오는 잔소리가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하여튼 땅에 처박혀 있었다고 티내기는. 완전 꼰대야 꼰대. 작게 한숨을 쉰 소녀는 어지러운 네온사인을 피해 보도블럭을 보며 걸어나갔다. 반정도 남았을 거리에서, 주머니에 넣어둔 휴대폰에서 진동이 들렸다. 짧게, 한번. 메세지인가? 부모님의 전화라면 모를까 이 시간에 소녀에게 메세지를 보낼만한 사람은 없었기에 소녀는 의아해 했다. 휴대폰을 확인해봤지만 오히려 더욱 혼란스러워진 상황에 소녀는 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휴대폰은 까맣게 점멸하여 켜지지 않고 있었다. 배터리라면 학원에세 실컷 충천해서 100%로 만들어 두었기에 이것이 이상현상이라고 판단 할 수 있었다. -내가 뭐랬어? 조심하랬잖아. 머릿속에서 들려온 남자의 목소리가 정적을 깨부셨다. 소녀는 그제야 길거리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혹시 몰라 두리번거려 봤지만 가로등 몇개를 제외하고는 주택가의 불빛도, 가게의 불도, 하다못해 편의점 조차 사람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기라도 한듯 켜져있는 곳이 없었다. 이로써 3번째인가... 소녀는 그대로 지난 일들을 회상 할 뻔 했지만 지금의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을 떠올리고 중얼거렸다. "어떻게 될 일이에요?" -홍월이 삿된 것들을 불러들이고 그것들이 모여 힘을 키웠어. 그보다 더 강해지기 위해 한명씩 이 곳으로 꼬여내고 있는 듯 하구나. "홍.. 아, 스트로베리 문 말씀하시는 거구나. 전에 비슷한게 얽혔을 때 저는 안전하지 않았어요? 이번에는 왜 얽힌거에요?" -내가 달의 기운을 담은 검에 봉인 당했던 청룡이기 때문이지. 내가 달과 관련된 검으로 봉인당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홍월이 아닌 일반적인 달이었다면 괜찮았을거야. "대충 알 것 같아요. 그러니까 복합적으로 꼬인 결과인거죠? 그래서,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제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 잡것들을 없애야겠지. "저는 아무것도 못하는 일반인이라는 걸 기억해주세요." -나의 기운이 묻어 미끼로는 적합하니 도움이 되지 않을까 걱정 할 필요는 없어. "내가 호이호이라니 이런 걸 원하진 않았는데." 궁금증을 해결한 뒤, 짧은 만담을 통해 긴장을 푼 소녀는 입맛을 다시는 목소리를 들으며 한숨을 쉬었다. 그렇게 불공정 거래를 해버린 소녀가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시각은 약 2시간 후인 12시가 넘는 시각이었다. ~붉은 보름달, 홍월: 목소리의 약점~ (전작 청룡언월도, 불쾌한 골짜기)
◆a9Bvu1a1coG 2019/10/01 03:23:47 ID : asqknDz85TP
ㅋㅋ선택받은 소녀 시리즈 괜히 쓸때마다 재미있다ㅋㅋㅋㅋㅋㅋ 이름조차 없는 애지만ㅋㅋㅋㅋㅋ
이름없음 2019/10/01 08:00:14 ID : FjBxRxDzcMk
서울
◆a9Bvu1a1coG 2020/01/14 12:06:33 ID : 4GoHzU7usrs
늦어서 ㅈㅅㅈㅅ 요즘 현생에 치여서 그만... 거기다 내가 최근 이발사 관련 공포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가 그쪽으로 밖에 안 떠오른다 2번 미안... xxxx년 xx월 xx일 x요일 날씨 모르겠다 오늘은 엄마랑 머리를 하러 갔다 나는 따라가기 싫었지만 엄마가 같이 가면 맛있는거 사준대서 같이 가기로 했다 엄마는 이상하게 항상 가던 미용실이 아니라 이발소로 갔다 나는 이상한 냄새가 나서 나가겠다고 했는데 안된다고 막았다 내가 울고 싫다고 해도 안 들어줘서 나는 구석에 앉아서 티비만 봤다 근데 엄마랑 할머니가 꼬불꼬불 파마를 하며 수다를 떠는데 엄마가 울어서 놀랐다 내가 우리 엄마 왜 때렸냐고 할머니를 막막 때리니까 엄마가 그런거 아니라고 혼냈다 근데 엄마는 아빠한테 맞을 때 우니까 분명 할머니도 엄마를 때렸을거다 내가 거짓말이라고 화내니까 할머니가 진짜로 때렸는지 안 때렸는지 확인해보랬다 그래서 자리에 앉으니까 차가운게 닿아서 깜짝 놀랐다 할머니는 가위를 들고 요리조리 휙 획 하고 움직였다 우수수수 떨어지는 머리카락이 재미있었다 계속 구경하고 있으니까 끝났댔다. 그래서 할머니한테 죄송하다 말하고 엄마는 계산을 했다 근데 엄마는 돈이 아니라 종이를 줬다 왜 그걸 주냐고 물어보니까 선불라고 했다 선불이 뭐냐고 물어보니까 일을 하기 전에 미리 주는 거랬다 머리는 다 잘랐는데 왜 필요하냐니까 아빠 머리가 남았댔다 그렇구나 하고 이발소를 나오고 엄마랑 나는 찜질방에 갔다 차가운 물에서 수영하고 놀고 돈까스도 먹었다 왜 아빠랑 안 왔는지 물어보니까 엄마가 아빠는 돌아갔다고 했다 언재 왔던건지 모르겠지만 아마여기는 술을 안 팔아서 일 것 같다 엄마가 오늘은 여기서 자고 가자고 해서 쪼그만 동굴에 엄마랑 같이 들어가 누웠다 따뜻하고 엄마랑만 있을 수 있어서 좋았다 안녕히 주무세요! ~이발사: 할머니, 머리 잘라주세요!~
◆a9Bvu1a1coG 2020/09/18 01:21:11 ID : cJO66qp88rw
사랑은 귀찮지만 게임은 즐거웠다. 그것이 너와 사귀기로 한 이유였고 즉,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았으며 네가 나를 사랑했는지 조차 나는 몰랐다. 하지만 그게 뭐 어떤가? 난 분명 네게 말했다.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으니 그래도 괜찮다면 네가 바라는 대로 해주겠다고, 그 댓가로 너는 나를 즐겁게 해주어야 한다고. 그래. 이것은 게임이다. 누가 먼저 질리는가. 누가 먼저 손을 놓을 것인가. 그리고 네게 아쉽게도 나는 게임을 무척이나 못했다. 필수 퀘스트를 깨야 한다며 잔소리하는 주변인들의 문제였을지 모르고, 메인 퀘스트의 스토리 진행이 더럽게 재미없어서 그랬을지 모른다. 결론만 말하자면 나는 너와 결별을 고했다. 너는 왜냐고 물었고 나는 재미없어서라고 답했다. 분명 사귀기 전에 합의를 본 사항이었음에도 너는 구질구질하게 소리지른다. 아, 짜증나게. 이래서 사랑은 귀찮았다. ~귀찮음, 게임: 치킨게임~
◆a9Bvu1a1coG 2020/09/18 01:22:51 ID : cJO66qp88rw
오랜만에 와서 쓰고 첫번째 글 수정하려고 했는데 글 수정이 안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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