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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3WnPcoNAmG 2018/04/21 15:29:09 ID : jfU2E640oL8
아주 머나먼 과거에, 어느 지성에 굶주린 선지자가 예견하기를, 자신도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지의 세상에서 큰 위험이 넘어와 미리 방비하지 않으면 많은 고통과 슬픔이 생겨날 것이라 했습니다. 그래서 선지자는 탐구와 사색의 꿈을 저버리고 예견된 위험으로부터 세상을 지키기 위해 평생을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로 선지자는 이후 사람들이 고대 마법이라고 이름붙인, 신비한 비전 에너지를 다루는 법을 체득했고, 그것으로 이 세상과 다른 세상을 분리하는 반영구적인 힘을 만들었습니다. 그 힘은 세상과 다른 세상의 경계에서 반발력을 만들어 앞으로 오랜 시간 세상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항상 뛰어난 능력을 지닌 누군가가 경계에 남아 힘의 원천을 지키고, 경계를 허물고자 하는 도전을 물리쳐야 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선지자는 자신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선지자는 인간들을 찾아갔습니다. 인간들은 선지자를 스승으로 많은 것을 배웠고, 그 대가로 대를 이어 의무를 이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들은 세상의 끝에 최후의 요새를 세웠고, 그 시대의 가장 걸출한 투사가 최후의 성주가 되어 경계를 수호하기로 했습니다. 선지자의 가르침 이후 인간들은 국가와 사회를 이룩하고, 농경, 야금, 제지, 마법 등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강성해진 인간의 문명은 언젠가 선지자의 노고로도 더 이상 막을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올 때까지 최후의 요새를 수호합니다. 이것이 엘프의 추락, 오크의 전투 서약보다도 역사가 오래된 인간 문명의 시작입니다. 인간의 영역이 때로 수축되면서 최후의 요새는 고립과 위기도 여러 번 격었습니다. 최후의 성주들은 인간들이 자신을 필요로 할 때 세상사에 잠시 돌아와 명성을 떨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의무가 항상 철저하고도 완벽하게 이행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선지자의 의도를 벗어난 것도 아닙니다. 어쩌면 그것이 인간이란 종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는 점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수만 년의 역사를 안고 이 세상에서 가장 오래 된 요새에 새 성주가 부임했습니다. 바로... 당신입니다! *찍 싸지만 않고 가고 싶은데... 잘 될까요. *초반은 살짝 가볍게, 하지만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고 나서는 진지한 걸 원합니다.
◆o3WnPcoNAmG 2018/04/21 15:29:58 ID : jfU2E640oL8
당신은 이 시대 최고의 영웅, 혹은 최고의 악한, 혹은 최고의 기인, 확실하게 이 셋 중 하나입니다. 실력으로 당신을 꺾을 수 있는 인간은 단 하나도 없는 게 확실합니다. 최후의 요새의 부름을 받았다는 사실이 그 점을 증명합니다. 분명 당신의 실력은 개인의 용맹으로 적을 제압하거나 무언가를 지키는 데 탁월하다고 확신합니다. 사람을 이끄는 능력도 출중할지 모르지만 그게 장기는 아닐 겁니다. 최후의 성주란 다른 성주처럼 병력과 전술로 요새를 지키는 직업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어떻습니까? 당신의 장기는 뭔가요? 진지하니 어쩌니 얘기했지만 이건 좀 골계미가 들어가도 괜찮습니다, 누굴 죽이는 데 엄숙함이고 진지함이고 무슨 상관인가요.
이름없음 2018/04/21 15:32:20 ID : V83xu1cnCko
노래로 암살
◆o3WnPcoNAmG 2018/04/21 15:42:28 ID : jfU2E640oL8
음공, 사자후! 당신의 노래는 소리로 살아있는 것의 내부를 파괴하고 칠공분혈하게 만드는 비전의 기술...과는 조금 다른 능력입니다. 노래는 교감을 이끌어내고 감정선을 자극합니다. 한평생 음률을 파고든 당신은 선율 하나 하나에 마법과도 같은 힘이 깃들어 있음을 압니다. 당신은 그 파장을 완벽히 이해하고, 또한 타인과 자신이 어떤 파장을 받아들이는지도 압니다. 그래서, 당신은 가벼운 노래만으로도 누군가를 해할 수도, 치유할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해일과 같고 때로는 잔잔한 물결이 되는 당신의 목소리는 바다에 비유됩니다. 뭐, 음공도 하라면 할 수 있을 겁니다, 미학에는 맞지 않지만요.
◆o3WnPcoNAmG 2018/04/21 15:43:36 ID : jfU2E640oL8
그래서, 이제 부름에 응할 때군요. 당신은 속세를 떠나기 직전에 홀몸으로 가기는 조금 쓸쓸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기 말고 아무나 한 사람 더 데려가기로 합니다, 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진 몰라도 뭐 당신을 죽이기라도 하겠습니까? 이 정도는 마음대로 해야 최강의 이름이 어울리는 겁니다. 아무나 말하세요. 단, 인간이어야 합니다. 최후의 요새는 인간의 성역이니까요.
이름없음 2018/04/21 15:47:36 ID : V83xu1cnCko
유명 용병단에서 스카우트된 쌍검잡이 암살자
◆o3WnPcoNAmG 2018/04/21 15:57:15 ID : jfU2E640oL8
당신은 유명 용병단에 스카우트되어 한창 명성을 쌓고 있는 쌍수 암살자에 눈독을 들입니다. 걔가 누구냐고요? 알 바 아닙니다. 그냥 당신이 꼴리니까 끌고 가기로 했습니다. 하란다고 정말 쿨하게 모르는 친구를 선택한 당신은 모르긴 몰라도 강자다운 괴팍함이 넘치는군요. 사실 인정이 많은 걸지도요? 평생 세상의 끝에서 썩을 동반자로 친구를 고르지 않는 이타심의 발로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해둡시다. "당신 누구야? 감히 10년간 수행하며 눈 감고도 사람 목을 따는 나를..." 아주 자신있게 반항하려 하지만 무슨 소용입니까? 당신이 휘파람 좀 불어 주니까 눈이 탁 풀려서 당신을 따라옵니다. 우선 조금 친해지기 위해서 암살자 친구의 신상을 물어 봅시다. 이름은? , 나이는? , 성별은? , 뭐 취미라도 있나? , 나를 위해 최후의 요새에서 노예처렁 일할 준비가 되었나? 물론입니다!
이름없음 2018/04/21 15:58:31 ID : V83xu1cnCko
아낙수나문쓰 박문남쓰 최레인저 3세
이름없음 2018/04/21 15:58:32 ID : cFa4JO60ts4
15
이름없음 2018/04/21 16:05:11 ID : crbDz81a2oM
이름없음 2018/04/21 16:14:57 ID : V83xu1cnCko
꽃꽂이와 십자수
◆o3WnPcoNAmG 2018/04/21 16:21:21 ID : jfU2E640oL8
음, 이름은 아낙수나... 어쩌구. 정말 소름끼치게 비틱... 아니, 아니, 장황한 이름입니다. 간결하게 고칩시다. 하층민이 정체성을 부여받을 수 있는 이름보다도 숫자 이름이 선호될 때가 종종 있다는 점은 역사가 증명하는 바, 맨 뒤의 3세만 가져와서 셋째라고 부릅시다. 15세, 남자. 5살부터 암살 수행을 했나 봅니다. 태어나자 마자 킹코브라의 모가지를 뜯는 헤라클레스급 재능을 타고난 당신에게는 정말 부진해 보이는 수행성과입니다. 취미는 꽃꽂이와 십자수, 이해합니다. 양지에서 운동 등의 활동을 할 기회가 적은 직종의 어쩔 수 없는 선택 아니겠습니까?
◆o3WnPcoNAmG 2018/04/21 16:24:09 ID : jfU2E640oL8
그나저나, 이야기하는 동안에 암시가 풀린 것 같습니다. 퍼뜩 정신이 든 셋째가 당신을 경계합니다. 드디어 자랑하는 쌍수 암살을 보여주고 싶어 안날이 나 있고요. 이제 '노래'를 전투로 표현하기 위한 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자랑할 시간입니다. 일단 다이스를 굴립니다. Dice(1,3) value : 1
◆o3WnPcoNAmG 2018/04/21 16:26:58 ID : jfU2E640oL8
다이스 눈은 적을수록 좋습니다. 강적을 만나면 최대 눈 수가 오를지도 모르죠. 다이스 결과값만큼, 앵커를 걸어 키워드를 뽑을 겁니다. 꽃이나, 눈 같은 걸로요. 그러면 그 키워드를 넣어서 가사를 만드는 거지요. 적의 파장에 맞는 노래로 적을 제압하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키워드 1개가 필요합니다. 운치 있는 걸로 부탁합니다. 운치 있는 거...
이름없음 2018/04/21 16:28:56 ID : V83xu1cnCko
홍매화
◆o3WnPcoNAmG 2018/04/21 16:31:54 ID : jfU2E640oL8
키워드가 1개, 가사도 짧고 편하게... "즐거운 계절이 지나고 찬 바람이 다가오면, 홍매화가 떨어지듯이 내 마음 또한 지고 맙니다." 셋째는 다시 맛탱이가 갔습니다. 앞으로의 전투는 대충 이런 식입니다.
◆o3WnPcoNAmG 2018/04/21 16:32:24 ID : jfU2E640oL8
이제 정말... 별 미련 없을 것 같습니다. 당신은 평생 살아 온 사회와 대지를 돌아봅니다. 애정이든 증오든 어떤 감정이 올라오는 게 느껴지십니까? 이 속에는 당신의 지인, 은인, 가족, 원수, 라이벌, 악우, 적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제 다 관련없습니다. 당신은 초연하게 떠났습니다. 별 탈 없이 짧은 여정을 거친 끝에 도달했습니다. 이제 당신은 최후의 성주입니다.
◆o3WnPcoNAmG 2018/04/21 16:35:53 ID : jfU2E640oL8
이 세상의 운명이 당신에게 달렸습니다. 당신은 후문으로 진입합니다. 이 요새의 문은 2개입니다. 후문은 세상을 향해 열려 있고, 정문은 경계를 향해 열렸습니다. 막중한 의무를 안고 요새에 도착한 당신이지만 기실 낮선 것 투성이, 모르는 것 투성입니다. 성내에는 전 성주의 장례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정식 취임식은 조금 지연된다고 하네요. 기껏 부름에 응했지만 손이 노는 상황이군요. 뭔가 하셔도 좋습니다.
이름없음 2018/04/21 16:37:39 ID : V83xu1cnCko
셋째의 친구의 팔촌 막시무스와 셋째와 함께하는 공기놀이
◆o3WnPcoNAmG 2018/04/21 16:47:47 ID : jfU2E640oL8
"앗!" 셋째의 탄성에 당신은 그쪽을 확인합니다. 셋째가 기쁘게 반기는 상대는 셋째의 지인 막시무스로, 자원해서 세상의 끝으로 징집된 후 볼 수 없었다고 셋째는 말합니다. "새 성주께서 저 녀석을 데려오시다니, 정말 기막힌 우연이군요. 저는 최후의 요새에서 을 맡고 있는 막시무스입니다." 그렇게 공무용 대화를 나누면서 당신의 가슴에서는 긴장감이 다시 피어오릅니다. 이곳은 최후의 요새, 선지자와 인간 종족 사이의 맹약의 상징이자 세상을 지키는 보루이며, 앞으로는 내가 책임져야 할... "막시무스, 공, 공기놀이!" 셋째는 잔뜩 상기된 얼굴로 졸라대기 시작합니다. 갑자기 분위기가 그렇게 됩니다. 당신은 약간의 한심스러움을 느끼며 관전을 자처합니다. 당신의 신체능력과 반응속도는 빠요엔 꽃을 피우기에 충분하다는 점에 미루어, 현명한 판단이었습니다. 그렇게 구경 중이던 당신은 막시무스에게 몇 가지 궁금한 것을 묻기로 합니다.
이름없음 2018/04/21 16:55:24 ID : V83xu1cnCko
귀염둥이 겸 수비대장
이름없음 2018/04/21 16:57:48 ID : dDtbg2LcFdu
요새의 최대 수용 가능인원과 현재 수용인원
◆o3WnPcoNAmG 2018/04/21 17:14:36 ID : jfU2E640oL8
'귀염둥이 겸 수비대장'이 정식 직급명임을 막시무스는 강조합니다. 전대 성주가 분위기 일신을 위해 그랬다나? 하여간에 막시무스는 앞으로 볼 일이 많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질문에 대해서는 이렇게 답합니다. "최후의 요새의 임무는 애초에 병력이 큰 의미가 없습니다. 보통 10명 정도가 나가고, 중요한 일에도 수백을 넘기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후문 제독이라면 알 겁니다." 후문 쪽의 일, 그러니까 타 종족에 의한 최후의 요새 침공에는 병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가문에 콩 나듯 일어나는 그런 돌발사태에 대비해 수용 가능 인구를 항시 파악하는 사람은 후문제독이라는 겁니다. 막시무스의 나사 빠진 답을 들으며 당신은 약간의 특이함을 느낍니다. 주변 사람들의 파장이 느껴집니다, 느긋함, 평이함, 세상의 최전선과는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운명론적인 낙심도 느껴집니다. 선지자는 자신의 힘도 언젠가는 유지되지 못하리라 말했습니다. 경계를 수호하는 일은 위험을 무한히 늦출 수는 있어도 해결하지는 못한다고 했습니다. 최후의 요새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이곳에서 개인의 무력함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선지자와 성주에게 운명을 맡기고 무력하게 추이를 지켜볼 뿐입니다. 언젠가 무너질 수호 앞에서 그들이 무얼 할 수 있을까요?
◆o3WnPcoNAmG 2018/04/21 17:18:17 ID : jfU2E640oL8
그렇게 느긋하게 시간을 때우던 중, 돌연 종이 울립니다. 막시무스는 사색이 되어 일어났습니다. "이것은... 위험을 알리는 타종입니다. 정문으로 가 봐야 합니다!" 그리고 막시무스는 먼저 달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당신은 최후의 성주로서 위기 앞에 선두로 나설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당신도 그 뒤를 따라 달리기 시작합니다. 혼자 남은 셋째는... *오늘은 이만...
이름없음 2018/04/22 04:37:41 ID : WmGrfbvhbBd
ㄱㅅ
이름없음 2018/04/22 04:42:04 ID : V83xu1cnCko
자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혹독한 훈련
이름없음 2018/04/22 05:29:21 ID : hth9eIHA2Hw
오오오오
이름없음 2018/04/23 19:28:56 ID : k2mk4ILala8
ㄱ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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