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저는 어느 날 만년필을 들었습니다 (7)
2.지금 구상하고 있는 소설이 (1)
3.고딩이 인터넷에서 사람 만나고 세상 참 말세다 (27)
4.잠시 뭐가 좋을지 투표 좀 해줘! (4)
5.. (1)
6.인간은 섞일 수도, 인정될 수도 없다.(한개씩 릴레이 (9)
7.글 연습할 곳 (1)
8.휴지통.txt (5)
9.끄적끄적 (3)
10.릴레이 소설 (32)
11.단편소설 주제 (6)
12.마노바 스트리트 (소설 쓴다!) (42)
13.아무나 무엇이든 쓰는 스레 (5)
14.- (4)
15.이렇게 소설같은거 쓰면 다들 보통 어디다 올려? (2)
16.생각날때마다 문장쓰는 스레 (3)
17.소설 맞리퀘 (16)
18.릴레이 소설! (2)
19.꿈 꿨는데 신기해서 소설로씀. (3)
20.쓰고싶은 이야기만 끈기 없게 써보겠습니다. (11)
그냥 간간히 생각나는 것들을 써보려고 해.
딱히 형식 같은 건 없고 그냥 쓰고 버리고 할거야! 깔깔
신랄한 피드백도 좋고 무언가 버리고 싶어지면 가차없이 난입해줘...!
*
그 날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었고 내리쬐는 뙤약볕은 유리 파편처럼 잔악하게 부서져 내렸다. 여름의 상공 아래 하나같이 얼빠진 표정을 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체육 선생은 어김없이 피구 경기를 시키고는 항상 목에 멋처럼 걸고 다니는 커다란 은색 호루라기를 삐익 불었다. “저 ―놈이 오늘은 강당에서 하자니까.” 삼삼오오 여럿이 모인 무리 사이에서 드문드문 그를 향한 욕지거리가 터져 나오더니, 개 중 한 명이 집어든 공이 누군가의 옆구리를 가차없이 강타하면서 날카롭게 신호탄을 쏘았다.
하얀 석회 가루로 그려진 한정된 공간에서 몸을 부대끼니 불쾌지수 그래프는 더없이 높게 치솟았다. 공은 하릴없이 서로를 겨냥하고 손에 손을 거쳐 떠나갔으며 그들 또한 그랬다. 아지랑이가 이는 땅은 마치 달구어진 후라이팬 같았다. 그럼 나는 뭘까. 코트 구석에 멍청히 서있다가 게슴츠레 눈을 껌벅거린다. 리본 잘 동여 맨 가지런한 흰색 운동화 그리고 다섯 명 남짓의 현란한 발놀림. 동떨어져서 혼자만 역동적이지 못한다. 신발이 때가 잘 타는 색상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그런 애라. 노른자 흰자 궤도 밖에 머무른 그저 잔류하는 껍데기에 불과한지라. 그렇게 버릇처럼 자괴감에 빠져있었던가.
“피해!”
복부로 꽂히는 공이 먼저였을까, 아니면 목소리가 먼저였을까. 둘 중 하나든 말든 흙바닥에 미끄러지는 소리가 까드득 울렸고 일순 경직된 몸이 땅으로 쿵 처박혔다. 떨어지는 순간 발모가지가 뿌득 꺾였던 것 같기도 하고. 찧은 엉덩이는 얼얼하고 자잘한 돌이 손바닥에 다닥다닥 박혀서 따갑기 그지없다. 그것보다 더 짜증나는 건 우스꽝스럽게 넘어진 것도 모자라 어디선가 낄낄대는 뭣같은 비웃음이 귀를 스쳤기 때문이다. 악··· ···! 지금 내 표정은 밟아 부서진 크래커처럼 볼품없이 바스라지어 있을 것이다. 주춤주춤 몸을 일으키려다가 털썩 주저앉으니 곳곳에서 다시 웃음이 터졌다. 뭘 쪼개는거야. 한 줌의 연민도 없니, 망할 것들아. 말해도 듣지 않을테고 애초에 말할 깡도 못된다. 그래서 비겁하게 속으로나 실컷 읊조리던 찰나였다.
“괜찮니.”
난데없는 그늘이 몸을 덮쳐오자 나는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본다. 아니, 하늘이 아니라··· ···
“움직일 수 있겠어?”
그렇게 여겨도 상관 없을까. 단지 누군가의 얼굴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었다면 그렇게 빤히 보지도 않았다. 팔 걸쳐. 둥둥 떠다니던 하얀 얼굴에 얹힌 선홍빛 입술이 무감하게 달싹였다. 나는 명령을 받드는 종처럼 등신같이 어쩔 줄 몰라하다가 급히 그 여린 어깨에 팔을 걸쳤다. 일순 번쩍 벌어지는 무릎에 화들짝 놀라며 숨을 삼킨다.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힘은 언밸런스하다. 꿈틀거리며 움직이는 목 근육이 내 무방비한 살갗에 닿아있음을 깨닫자 순간 파르르 떨리는 시야를 주체할 수가 없었다. 이게 무슨··· 생경한 감각에 의문하는 나를 그 애가 바투 끌어당긴다. “보건실 좀 다녀올게요.” 대답이 채 떨어지기도 전에 걸음을 딛는, 일방적인 통보를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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