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저는 어느 날 만년필을 들었습니다 (7)
2.지금 구상하고 있는 소설이 (1)
3.고딩이 인터넷에서 사람 만나고 세상 참 말세다 (27)
4.잠시 뭐가 좋을지 투표 좀 해줘! (4)
5.. (1)
6.인간은 섞일 수도, 인정될 수도 없다.(한개씩 릴레이 (9)
7.글 연습할 곳 (1)
8.휴지통.txt (5)
9.끄적끄적 (3)
10.릴레이 소설 (32)
11.단편소설 주제 (6)
12.마노바 스트리트 (소설 쓴다!) (42)
13.아무나 무엇이든 쓰는 스레 (5)
14.- (4)
15.이렇게 소설같은거 쓰면 다들 보통 어디다 올려? (2)
16.생각날때마다 문장쓰는 스레 (3)
17.소설 맞리퀘 (16)
18.릴레이 소설! (2)
19.꿈 꿨는데 신기해서 소설로씀. (3)
20.쓰고싶은 이야기만 끈기 없게 써보겠습니다. (11)
만년필의 질감을 유독 좋아했습니다. 서걱서걱과 사각사각 그 어딘가의 교차점을 걷는 듯한 소리도 좋아했습니다. 재능은 없지만 글쓰기를 좋아했습니다. 지금은 어째서인지 모든 것이 새롭고 무섭기만 합니다. 자기소개를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입니다. 무명의 학생. 저를 부르는 호칭은 다양합니다. 야, 너, 거기... 기타 등등. 이 글은 어디까지가 공상인지 알 수 없습니다. 누군가가 이 글은 글자 덩어리에 불과하다고 말한다면 되받아 칠 수 있을까요? 분명히 아무 말도 못 하겠지요. 어차피 이런 대본도 전부 망상입니다. 문체가 딱딱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부드러운 글을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결과물은 이도 저도 아닌 의미 없는 흑백의 그림들이었습니다. 종결어미가 문제였을까요? 제 뒤틀린 인간상이 문제였을까요? 정답을 알지 못한 채로 시간이 흘렀습니다. 사회라는 퍼즐에 맞춰지지 않는 작은 조각은 만년필을 들고 부서져가고 있습니다. 지금도 만년필의 질감을 좋아합니다. 알약의 목넘김을 싫어합니다. 정신병자의 헛소리를 싫어합니다.
결국 또 꿈을 반복합니다. 몇 번이고 꿈에서 보았던 풍경, 그 상황, 심지어 느낌까지도. 꿈에서 저는 항상 바스러져 버렸습니다. 땀에 젖은 잠옷의 기분 나쁜 감각이 등에 가득합니다. 멍하니 책상 위 만년필을 봤습니다. 꿈에서 나와 함께 부서졌을 터지만 여기는 현실. 잔인한 현실. 침대에서 일어나 손가락으로 손때묻은 만년필을 톡 건드렸습니다. 저 멀리 책상의 끝을 향해 굴러갑니다. 어쩐지 나와 닮아서 조금은 서글퍼집니다.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시간은 새벽 6시 32분, 해가 반은 떴을 시간입니다.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적막한 아침과 새벽의 경계에서 아침을 준비하는 소리만이 울립니다. 토스트는 꽤 좋아합니다. 간단하고, 맛있고, 또... 나머지 한 이유는 잊어버렸습니다. 한 사람이 떠오를 듯 말 듯 합니다. 쓸모없는 생각을 하다가 빵을 태울 뻔했습니다. 달걀을 마저 굽고, 그 위에 소스와 좋아하는 재료를 양껏 넣으면 완성입니다. 완성된 토스트를 조심스럽게 이제는 쓸모 없어진 원고지 위에 올려 예쁘게 포장합니다. 한 입 베어 물고 쓴 맛이 나는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깊고 깊은 쓴 맛. 후추를 많이 넣은 것도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어쩌면 잉크의 맛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커피포트가 부산스럽게 울어댑니다. 뜨거운 물을 따른 컵에 인스턴트 믹스커피를 붓고 휘휘 저으며 창 밖의 풍경을 구경했습니다. 주말 오전은 언제나 조용하고 차분해서 보고 있자면 글감들이 하나 둘 떠오릅니다. 토스트 포장지로 쓰이는 글이 있다면 누군가가 읽어주는 글도 있겠지 하고 멋대로 생각하며 커피를 입에 머금었습니다.
아이디 바뀌었으니까 인증코드 달아놔야지. 언젠가는 다 쓰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어. 난입 괜찮아. 나중에 다시 올게
목으로 넘긴 커피의 뒷맛이 입에서 맴돕니다. 시간은 7시 13분. 일어난 지 41분째. 타인과의 교류나 소통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전무합니다. 일어나고 나서 입 밖으로 목소리를 낸 적도 없다는 걸 방금 깨달았습니다. 목이 메어와 한마디 툭 뱉어봅니다.
"좋은 아침이네."
스스로를 향한 오늘의 첫 인사에 유쾌하지 못한 목소리로 저는 간신히 대답합니다.
"그러네, 좋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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