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평가 2019/09/04 00:20:20 ID : Wjio1xBgryZ 10
네 주제에 무슨 평가 싶겠지만 심사 꼬인 스레주라서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거 좋아해. 마음 약한 애들은 미리 말해 줘 수위 조절할겡 5년 전부터 글 쓰기 시작해 왔고 거진 3년 동안은 꾸준히 썼었으니까 나름의 문체도 있고 문장력에서 크게 달리진 않는다고 생각해. 인터넷에 올릴 때도 내용보다는 필력 좋다고 칭찬을 많이 들었으니까.
2 이름없음 2019/09/04 22:48:55 ID : HxCo2E7cKZb 0
오 진짜 나 글 못쓰는데 괜찮겠지...? 사실 대차게 까이고 싶었어 잡솔 길어서 미안 이제 쓸게!! 사뿐거리는 발걸음 하나 하나가 나비같았다. 발레라는 춤의 특성인지 아니면 그녀가 가진 우아함 때문인지 흰 오데트의 옷을 입은 모습이 천사같았다. 그 누가 보아도 저 애는 오데트구나, 하고 알아챌 정도로. 나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새까만 갈까마귀같은 옷에 어디까지나 오데트의 그림자일 뿐인 오딜인 나는 우아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았다. 그녀처럼 사뿐거리는 발걸음은 걸을 수 없었고 그녀처럼 완벽한 회전을 도는건 불가능했으며 분위기조차도 억지로 따라하다 실패한듯 경박할 뿐이었다. 완벽한 나의 패배였다. 이제 나는 오딜이고 그녀는 오데트였다. 악역과 여주인공이라는 격차가 새삼스래 숨통을 틀어쥐었다.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3 이름없음 2019/09/04 23:55:48 ID : Wjio1xBgryZ 0
새까만 갈까마귀같은 옷에 어디까지나 오데트의 그림자일 뿐인 오딜인 나는 우아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았다. 한 문장에 넣고 싶은 정보를 다 넣어 버리니까 길어지고 읽기 어려워져서 몰입이 끊겨. 수식어구들을 쪼개거나 뒤로 보내자. => 반면, 나는 그녀와 전혀 달랐다. 옷은 새까만 갈까마귀의 가죽 같았으며, 발걸음은 무거웠다. 엉거주춤 회전을 돌 때에도 미련한 돼지 모양새를 스스로 연상하곤 했다. 일말의 분위기라도 흉내내고자 욕심을 부리지만 매번 경박한 실패로 돌아올 뿐이었다. (그렇기에, 이렇듯) 나는 그녀에게 오데트의 그림자에 불과했다. 오딜의 입지이자 숙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무슨 내용인지 구체적으로 잘 모르겠어서 내가 첨삭해 본 걸로 얄팍한 조언을 좀 더 해 주자면 직접적인 어휘를 쓰는 것도 좋지만 초반부엔 독자에게서 공감을 얻어야 하니까 비슷한 느낌으로 화자의 경험을 넣어 줘도 좋을 것 같아. 완벽한 나의 패배였다. 이제 나는 오딜이고 그녀는 오데트였다. => 이따금 무대가 끝난 대기실에서 그녀가 흘린 땀을 볼 때면 속에서 붉게 끓어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한낱 그림자로서 걸리적거리는 것이 전부인 내겐 찾아 볼 수 없는 노력의 증표였다. 열등감에 사로잡힌 나머지 그녀에게 보내는 시선이 잦아지고, 기어코 눈을 마주치고 나서야 고개를 돌리곤 했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항상 싱그러운 미소를 만개했다. 기분 나쁜 내색 따위 없는 것처럼 굴었다. 이로써 나는 완벽히 패배한 악인이 되었고, 그녀는 승리를 쟁취하는 주인공이 되어 갔다.
4 이름없음 2019/09/05 00:06:56 ID : Wjio1xBgryZ 0
나머지까지 총정리하자면 1.문장마다 정보량이 천차만별. 길어지는 문장들은 쪼개거나 과감히 삭제할 것. 2.시점이 1인칭인 만큼 독자에게 화자의 정서와 상황에 공감하도록 만들어야 함. 그래서 직접적인 어휘로 단순 진술하기보단 화자의 경험을 제시하거나 문장을 풍부하게 만들기를 추천. 그런 의미에서 '열등감'으로 요약할 수 있는 화자의 심정을 '악역과 여주인공이라는 격차가 새삼스래 숨통을 틀어쥐었다.'로 바꿔 표현한 건 아주 잘한 듯. 3.별로 큰 문제는 아닌데 띄어쓰기 주의. 나비같았다 => 나비 같았다 실패한듯 => 실패한 듯 솔직히 내용면으로는 평가하고 싶어도 양이 너무 적어서 잘 모르겠어. 수고해
5 이름없음 2019/09/05 00:26:01 ID : HxCo2E7cKZb 0
오우 세상에 그냥 쓴거라 스토리도 없는데 문제점이 뭔지 딱딱 집어주네 고마워...!!
6 이름없음 2019/09/06 03:03:38 ID : koGtwILgqru 0
오 이 스레주 찐이네. 괜히 못썼다고 어줍잖은 비난하는 사람들 많이 봤는데 테크닉적인 요소 지적해주고 직접 첨삭까지 해주네 ㅈㄴ 친절힌듯?
7 이름없음 2019/09/06 08:42:58 ID : 3Vammmq1u9v 0
거친 밧줄에 친친 감긴 몸이 내팽겨지고 무릎이 아려온다. 먼지바람이 매캐하게 휘날리고 온갖 이물질이 피부에 쓸려 따끔거린다. 흙먼지의 텁텁한 맛이 갈라지고 터진 입술사이로 찝찝하게 느껴진다. 매섭게 벼린 칼날로 현한 늦가을의 찬바람은 바투묶여 찢어진 손목 살갖을 뚫고 핏물고인 환부를 헤쳐놓아 그 쓰라림을 더했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 보지 못해도 귓볼에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것이 이미 추위에 벌겋게 달아올랐을게 눈앞에 선했다. "죄인은 들어라. 에르도 레안드란드와 외 레안드란드가(家) 는 폭리를 취하고 소작민들의 재산을 부당하게 착취한 죄로 뇌물죄, 사기죄, 폭행죄, 상해치사죄, 절도죄 등을 인정받아 사형및 징역에 처한다." 하 그러게 작작하라할때 말 좀 들을 것이지. 나는 눈을 옆으로 굴려 분노한 영주민들의 폭행으로 얼굴이 퍼렇고 검붉은 색들로 물들어 엉망이된 에르도 드 레안드란드 (Erdo De Reandrande)를 흘끗 쳐다보았다. 언제나 권위로 오만하게 굳어있던 얼굴이 핏덩이와 오물로 뒤덮힌채 하얗게 질린것이 진풍경이였다. 아 아파라. 차갑게 얼은 땅바닥에 무자비하게 짓이겨진 무릎의 통증이 또다시 몰려온다. 정말 짜증나기 이를데가 그지없다. "그리고 에일렌샤 드 레안드란드는 ..." 아 그래 그게 내 이름이야. 나도 알고 있으니까 말하면서 머리좀 잡아당기지마 빌어먹을 개자식아. 이미 많이 잡아당겨져서 탄성한계을 넘은지 오래니까. 시발 생각하면 할수록 개같네 내 머리가 무슨 공공재야 공공재냐고! "레안드란드의 장녀이지만 서녀이기에 범죄행위에 직접적으로 가담하지 않았음을 고려하여 그 죄를 감안한다." 그럼 그렇지 내가 저들에게 받은게 있다면 그건 생존본능일거다. 머리채를 잡은 우악스런 손으로 울리는 둔중한 통증과 빠져나온 머리카락 몇올이 날카로운 바람에 따귀를 성가시게 때리는 것에도 절로 비소가 지어졌다. 영주성 부터 장원의 중앙 광장까지 끌려올며 눈먼 돌에 맞아서 터진 입가에 뜨거운것이 흘러 턱까지 비스듬히 줄을 그리는것이 느껴졌다. 평소와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지만 이번엔 이 꼬라지를 한것이 나 하나가 아니라는 것에 핏방울이 송글송글 흐르는데도 기분이 좋아졌다. 입가를 비집고 나오는 실소에 왼쪽에 마찬가지로 만신창이가 된채 무릎을 꿇고 끙끙거리던 이 집안 첫째 아들내미가 미친년 보듯 기겁하는 것이 흐릿한 시야로 보였다. 이왕 이렇게 된거 더 미친년 흉내를 내볼까? 나는 비릿한 쇠맛을 삼키며 피범벅이 된 턱을 머리를 잡고 있는 놈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최대한 들어 그 병신천치를 향해 이를 들어내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맹수처럼 붉게 물든 이를 활짝 벌리자 엔쟈킬 레안드란드, 그 천치가 마구 몸을 흔들며 그렇게나 강조하던 체통도 잊고 욕설을 내뱉는것이 귀에 아리게 들려온다. 하. 반응이 뻔하기도 하지. 보잘것없는 실력이지만 부탁할께 스레주!
8 이름없음 2019/09/06 23:13:47 ID : 9g0lcrhxPdD 0
오늘 이 동네에서 마지막 길고양이가 죽었다. 겨울이었다. 그 고양이의 이름은 포포였다. 회색 줄무늬를 가진 귀여운 고양이. 포포의 주인은 만화가였다. 포포가 아직 아기였을 때, 그러니까 길에서 태어난 지 1개월이 막 지났을 때 포포의 주인은 어미에게 버림받은 포포를 데려왔다. 포포는 너무 약해서 포포의 엄마는 포포가 따라오지 못하는 속도로 달렸다. 포포의 자매들도 잠시 머뭇거리다가 엄마를 따랐다. 포포는 쫓아가지 않았다. 자신이 모두에게 민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엄마와 자매들의 영역과 떨어진 곳으로 향했다. 포포의 엄마는 미처 차를 피하지 못하고 죽었다. 차의 주인은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남성이었다. 포포의 엄마는 차도 옆 가로수 밑에 묻혔다. 그 위로 불법 투기한 쓰레기들이 쌓였고 그 쓰레기를 포포의 자매들이 파헤쳤다가 돌을 맞아 한 마리가 죽었다. 포포는 행복했다. 포포의 주인은 포포를 사랑해주었고 포포도 주인을 좋아했다. 주인은 포포에게 맛있는 간식과 신선한 사료를 주었고 가끔씩 영양제도 챙겨주었다. 포포는 행복했다. 주인의 임금이 떼이기 전까지만. 사실 주인이 일하고 있던 회사는 이상했다. 작가들이 원고를 늦게 주면 시간에 상관없이 지각비라는 명목으로 수익의 3%가 떼였고, 부당한 대우에 항의하거나 불만을 말하고 다니면 블랙리스트에 올라 회사 내에서 갖은 차별을 당했다. 해당 작가의 작품만 광고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담당자 조차 배치해주지 않았다. 포포의 주인은 진보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현실에 순응하는 사람이었다. 웹소설을 연재하던 친구에게 아무런 통보도 보상도 없이 웹소설 폼을 없애버렸을 때에도, 열정적이던 후배의 만화가 일부 사람들의 항의만으로 조기 완결되었을 때에도 포포의 주인은 가만히 있었다. 그래도 월급은 꼬박꼬박 나오잖아, 직원들의 의자까지 신경 쓰는 세심한 회사잖아, 포포의 주인은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계속 남았다. 그래서 포포의 주인은 갑자기 해고를 당했다. 아직 그 달 월급이 나오지 않은 날이었다. 억울해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계약서를 들고 따질 수도 없었다. 거기에는 한 작품이 끝나면 계약을 연장할지 해지할지 회사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말이 빙빙 돌려서 적혀 있었다. 포포의 주인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포포와 놀아주는 것도, 포포의 엉덩이를 토닥이며 예쁘다고 해주는 것도, 포포의 건강검진을 가는 것도, 할 수가 없었다. 주인이 해 줄 수 있는 것은 다른 좋은 사람에게 포포를 맡기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미 6개월이 넘어버린 포포를 입양한다는 사람이 없었고 보호소를 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포포는 다시 길로 돌아갔다. 주인이 내보낸 것이 아니라 보란 듯이 열어놓은 현관으로 포포가 스스로 나간 것이었다. 포포의 주인은 멍하니 포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기적인 생각인 것을 알면서도 포포가 행복하게 지내는 상상을 했다. 사실 포포는 차에 치이거나 술 취한 아저씨의 발에 차이거나 이상한 음식을 먹고 이상한 병에 걸려 죽을 확률이 행복하게 지낼 확률보다 훨씬 높았지만 포포의 주인은 포포가 행복할 거라고 확신했다. 끝까지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이 고양이는 더 이상 포포가 아니었다. 아무도 포포라고 불러주지 않았다. 재수 없는 쾡이, 냄새나는 세균 덩어리, 도둑고양이. 고양이는 갑자기 늘어난 자신의 이름에 적응할 수 없어서 누군가 자신을 불러주면 도망가기 바빴다. 그러다 보니 아무도 자신을 불러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불렸던 이름은 술 냄새나는 아저씨에게 들었던 '기생충'이었다. 어쩌면 이 이름은 고양이 자신이 아니라 자신의 몸에 살고 있는 벌레를 불렀던 걸지도 모른다. 이름에 대해 생각하면 고양이는 슬퍼졌다. 언젠가 자신을 나비라고 부르며 먹을 것을 주던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에게는 다른 고양이 냄새가 났다. 처음에는 그 냄새가 낯설었지만 점차 나비라는 이름과 함께 익숙해졌다. 그 사람은 거의 매일 나비를 찾아왔었다. 나비는 그 사람 덕분에 배가 아프지 않았다. 버려진 김치찌개를 먹고 토하지 않는 날이 늘어났다. 그 사람은 나비를 억지로 안으려 하지 않았다. 그저 비어져 있는 그릇에 사료를 붓고 한 발 짝 물러서서 나비가 먹는 모습을 보다 웅얼웅얼하며 물을 부어주고 사라졌다. 나비는 그 사람이 꽤 마음에 들었고 주인 다음으로 보고 싶은 사람이 되었다. 그 사람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늙은 남자들이 모여서 그 사람에게 이상한 소리를 낸 뒤로 그 사람은 '나비야~'하고 말해주지 않았다. 나비는 그 사람과 멀어졌고, 나비라는 이름은 점차 '못된 고양이', '골칫덩어리'로 바뀌어갔다. 그 고양이는 제법 오래 살았다. 사실 다른 고양이가 일찍 죽은 것이지만 사람들은 그 고양이가 오래 살았다고 생각했다. 동네에는 점차 길고양이들이 사라졌다. 깨끗한 동네 만들기 캠페인 덕분이었다. 많은 고양이들이 중성화 수술을 당했고 많은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보호소로 보내졌다. 거리는 깨끗해졌다. 사실 더러웠다. 골목에는 사람의 토사물이 있었고 하나뿐인 개천에는 쓰레기들이 떠다녔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기뻐했다. 시끄러운 야옹 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흙먼지가 묻은 털북숭이들이 돌아다니지 않았다. 보호소로 보내진 털북숭이들은 대부분 죽었다. 그 고양이는 다행히도 잡히지 않았다. 그 고양이는 개천에서 쥐를 잡아먹었다. 쓰레기 틈새에서 잠을 잤고 운이 좋으면 꼬마들이 먹다 남긴 닭꼬치를 먹었다. 겨울에는 지하주차장 구석에서 잠을 청했는데 같이 자던 고양이가 자동차 엔진 위에서 화상을 입은 이후로는 나무 밑이나 천장이 있는 계단에서 잠을 잤다. 그렇게 조용히 살았는데 그 고양이는 죽었다. 겨울이었다. 그 고양이는 겨울에 죽었다. 달리던 차가 갑자기 미끄러지는 바람에 깔려 죽었다. 이제 이 동네에 길고양이는 없었다. 직장을 잃었던 만화가는 반지하로 이사를 갔고 잠을 잘 수가 없다며 사료를 주는 그 사람을 몰아세우던 중년 가장은 이번에 과장으로 승진했다. 그 사람은 길고양이에 대한 에세이를 썼고 그게 어중간하게 히트를 쳐서 길고양이 급식소를 운영했다. 가끔씩 만화가는 포포를 떠올렸고, 그때마다 울었다. 그 사람은 나비가 좋아했던 간식을 들고 나비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자 포기했다. 중년 가장은 깔려 죽은 그 고양이를 쓰레기 더미 위에 대충 던져놓고 재수가 없다며 손을 씻었다. 오늘 이 동네에 마지막 길고양이가 죽었다. 깨끗한 동네 만들기 캠페인은 시장이 지원금을 빼돌리는 바람에 흐지부지 돼버렸다.
9 이름없음 2019/09/07 03:13:20 ID : Wjio1xBgryZ 0
문장력은 확실히 좋은 것 같아. 쓸데없는 미사여구로 분량을 늘리기보단 화자가 겪고 있는 감각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으니까. 집행장(?)에게 공고문(?)을 들을 때 엉망진창이 되어 있는 주인공과 그의 무리들의 모습이 충분히 연상되었어. 근데 화자 자신의 몰골 묘사에만 치중하기보단 상대의 단호하거나 허위스런 모습도 같이 묘사해 줬으면 몰입이 더 잘 됐을 듯. ~이미 추위에 벌겋게 달아올랐을게 눈앞에 선했다. "죄인은~" => ~이미 추위에 벌겋게 달아올랐을게 눈앞에 선했다. 의미없이 코를 훌쩍였다. 그 사이 연신 목을 풀던 집행장이 두루마기를 펼쳤다. 격식 따위를 차린 글자덩어리가 햇빛에 비쳤다. 중구난방의 필체였다. 집행장은 대단한 선언이라도 하는 것 마냥 글자와 거리를 벌리고 눈을 게슴츠레 아래로 깔았다. "죄인은~" 암만 1인칭이더라도 이기적인 서술보단 친절한 게 좋겠지?
10 이름없음 2019/09/07 03:44:18 ID : Wjio1xBgryZ 0
그리고 이건 기본적인 건데, 웹상으로 소설을 쓸 땐 단락과 대화 사이를 한 줄씩 무조건 띄워 주는 게 가독성이 좋아. 말줄임표로 인물의 말이 끝났다고 해서 바로 옆에 서술을 붙여 버리면 독자 입장에선 부자연스러워. 인물의 대사에 따른 화자의 반응과 의식을 매끄럽게 연결시키려고 했던 모양인 것 같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 같아. "그리고 에일렌샤 드 레안드란드는 ..." 아 그래 그게 내 이름이야. 나도 알고 있으니까 말하면서 머리좀 잡아당기지마 빌어먹을 개자식아. => "그리고 에일렌샤 드 레안드란드는...." 아, 그래, 그게 내 이름이야. 나도 알고 있으니까 머리 좀 잡아당기지 마, 빌어먹을 개자식아. 너 때문에 머리가죽이 너덜너덜해졌어. 시발, 생각하면 할수록 개같네. 내 머리가 무슨 공공재야, 공공재냐고! 추가로 감탄사나 인물 호명 앞뒤로는 반점 좀 찍어 주라. 누가 봐도 밑이 훨씬 깔끔해 보일걸. 그리고 상황으로 보아 고전물인 것 같은데, 탄성한계 같은 어휘는 좀 배치된다고 생각해. 그래서 비슷한 의미지만 좀 더 투박한 문장으로 바꿔 봤어. 공공재도 좀 안 맞지 않나 싶어. 내 머리가 무슨 공공재야, 공공재냐고! => 내 머리가 무슨 잡초냐고! or 내 머리가 무슨 떨이 물건이냐고! 큰 건 잡은 너희들 기분 치켜세우라고 있는 것도 아닌데. 그리고 이전 스레한테도 말해 준 건데, 정보량이 많아져서 읽기 부담스러운 길이의 문장이 간혹 있어. 나는 눈을 옆으로 굴려 분노한 영주민들의 폭행으로 얼굴이 퍼렇고 검붉은 색들로 물들어 엉망이된 에르도 드 레안드란드 (Erdo De Reandrande)를 흘끗 쳐다보았다. 언제나 권위로 오만하게 굳어있던 얼굴이 핏덩이와 오물로 뒤덮힌채 하얗게 질린것이 진풍경이였다. => 눈을 옆으로 굴리자 에르도 드 레안드란드의 얼굴이 보였다. 파랗고 검붉은 멍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는 영주민에게 퍼맞던 기억이 떠오른 듯 어깨를 가늘게 떨었다. 평상시의 무표정 속에 담겨 있던 권위와 오만함은 핏물과 오물에 씻겨내려간 지 오래였다. 초라한 행색에 걸맞게 하얗게 질려 버린 그의 얼굴이 진풍경이었다. 뭐 이 정도면 나름 찾는다고 찾은 것 같아. 더 이상은 잠 와서 못 하겠어 쏘리 수고
11 이름없음 2019/09/07 09:20:58 ID : wleJSGpSK6k 0
나도 나도 평가해줘! 옥상에서 떨어졌다. 대체 왜 그랬던 걸까. 내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그는 먼저 세상을 떠나버렸다. 내가 못 미더웠던 걸까. 아니면 내게는 상담할 수 없던 걸까. 어제까지 웃고 있던 그의 모습이 눈 앞에 선명해서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학교도 전화도 무시한 채 조용히 집에 틀어박혔다. 구석에서 무릎을 끌어안은 채 죽은 친구를 그리워했다. 부모님이 매우 걱정하는 모습을 몇 번 봤지만 나는 방 문을 닫고 웅크렸다. "편지가 왔는데." 엄마가 노크를 하며 조심스레 그런 말을 꺼낸 건 다음 날이었다. 나는 조용히 움직여 편지를 받아 들었다. 보낸 사람은 그였다. 나는 머리를 얻어맞은 것처럼 정신을 차리고 봉투를 뜯어 편지를 읽어나갔다. "k에게 갑작스레 사라져서 놀랐으려나. 나도 미안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적어도 너에게 미리 말하고 떠날 수도 있었을 텐데. 아마 무의식 중에 너랑 얘기하면 흔들릴 거란 걸 알았던 거겠지. 혹시나 싶어 적는데 너 틀어박혀 있는 건 아니겠지? 미안해. 언젠가 다시 만났을 땐 기운 차렸기를 바랄게." 편지를 든 손이 떨렸다. 종이에는 내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로 글자들이 번져가고 있었다. 그 날은 그 편지만 읽으면서 하루 종일 울었다. 친구를 그리워하면서.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아침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나자 편지가 떨어졌다. 여전히 슬프지만 어제보단 괜찮았다. 그래서일까. 편지의 이상한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언젠가 다시 만났을 땐 기운 차렸기를 바랄게.' 무슨 뜻이지. 죽어서 다시 만나자는 걸까. 어째선지 생각할수록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제야 눈치챘다. 또한 이게 의미하는 게 뭔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편지에는 어디에도 자신의 죽음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문구는 존재하지 않았다.
12 이름없음 2019/09/07 11:09:52 ID : TRxveJO5SMm 0
글 자체의 직접적인 평가라기 보다... 내가 문체?라 하나가 되게 자주 바뀌는데 혹시 그중 제일 자주 쓰는 세개로 간단하게 짧은 문단을 쓰면 어떤게 제일 가독성이 좋은지 만이라도 봐줄수 있어? 물론 평가까지 해주면 더 좋긴 한데 아마 짧게 쓸것 같아서! 글을 잘쓰는 편이 아니라 오히려 못쓰는 편에 속해서... 내가 쓴건 내가 읽어도 가독성이라던가 이런게 어떤지 잘 모르겠더라.... 그래서 레주가 봐주고 냉정히 평가해줬으면 하는데... 가능할까?
13 이름없음 2019/09/07 13:24:05 ID : Wjio1xBgryZ 0
솔직히 말할게. 소설이라기보단 그냥 일기나 수필에 가까워 보여. 문장력도 따질 거리가 없는 게 너무 단조롭고 사실 기술 형식이야. 아마 짧은 분량으로 기승전결을 채우기 위해서 회상 방식으로 전개한 것 같은데, 단편 이외의 소설을 쓸 땐 지양하자. 이런 문체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소설 읽는 독자 입장에서 좋아하는 경우는 드물걸? 겨울이었다. 그 고양이는 겨울에 죽었다. 달리던 차가 갑자기 미끄러지는 바람에 깔려 죽었다. 이제 이 동네에 길고양이는 없었다. => 겨울이었다. 고양이를 만나러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이따금 시린 바람이 몸을 쪼아댈 때면 자연스레 고양이에 대한 걱정이 들었다. 사소한 걱정에서 시작한 것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부풀어오르기 시작했다. 추위를 못 이기고 벌벌 떨고 있는 건 아니겠지. 얼어붙은 지붕 위를 뛰넘다가 다리를 삐끗하진 않았을까. 자연히 발걸음은 빨라져 있었다. (중략) 고양이는 차가 쌩쌩 지다다니는 도로 위에서 몸을 늘어뜨리고 있었다. 갈비 부근이 터져서 흘러내리는 핏물이 털과 함께 떡져 있었다. 청소복을 입은 늙은 중년이 혀를 찼다. 귀찮은 소일거리가 생긴 것에 대한 싫증으로 보였다. 그의 빗자루질이 바닥을 휩쓸었다. 고양이의 사체는 일말의 미련도 없이 쓰레받이로 들어갔다. 이 동네의 마지막 고양이의 삶은 그렇게 추모랄 것도 없이 끝이 났다. 솔직히 수필 => 소설로 각색한 수준이지 않아? 더 평가할 것도 없고, 그냥 소설책 아무거나 사서 읽어 봐. 내용이 그다지 특별하지도 않고 시사점도 없고 마냥 절망적인 세계관으로 승부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물도 아니다 보니까 재미가 없어 그냥. 그렇다고 문장력에서 뽑아낼 만한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야. 내용과 필력 모두 신경써야 할 것 같아. 혼자 재밌는 소설은 작가 습작 공책에나 있어야겠지? 마음 상했다면 미안 아침인 만큼 저혈압이라서 그래
14 이름없음 2019/09/07 13:40:01 ID : Wjio1xBgryZ 0
어...음...번호 매겨서 할게. 1.단락 구분이 시처럼 되어 있음. 대화 부분 빼면 영락없는 시임. 2.'나는~' 등의 불필요한 서술이 있음. 1인칭에서는 문장마다 주어를 붙일 필요는 없어. 3.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음. 특히 충분한 시공간 묘사가 안 되어 있음. 4.화자 혼자 슬퍼하고 있어서 독자는 공감이 안 됨. 이건 앞뒤 맥락 보고 결정할 일이긴 하지만, 적어도 저기서 화자가 묘사하고 있는 화자의 심정에는 공감이 가지 않음. 비유적인 감각적 표현이나 상징적인 배경 묘사를 많이 하는 걸 추천할게. Ex) 나는 슬펐다. => 시야가 깜깜해졌다. 일순간 멎은 숨을 억지로 터뜨렸다. 답답해진 가슴을 두드릴수록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머리를 쥐어뜯었다. 불에 달군 바늘에 콕콕 찔리듯 따가웠지만 더 아픈 것은 바뀌지 않는 현실이었다. 주위를 둘러봤다. 시계가 보였다. 매정한 시곗바늘은 기계처럼 원판 위를 달리는 중이었다. 현실이었기에 꿈처럼 아팠다. 지금까지 달린 스레들 중에 나이가 제일 어릴 것 같아서 구체적인 비판은 뺐어. 아직은 다독다작 중에서 '다독'을 실천해야 할 시기인 것 같아. 수고해
15 이름없음 2019/09/07 13:42:31 ID : Wjio1xBgryZ 0
나 글쓰면서 필체 연구 엄청 많이 해! 1인칭 3인칭 가릴 것 없이 '이렇게 쓰면 더 읽기 편할까? 독자 입장에서 이해가 갈까? 공감이 될까? 호흡이 맞을까?' 등등. 그러니까 빨리 올려 주기나 해죠
16 이름없음 2019/09/07 14:05:40 ID : TRxveJO5SMm 0
앗 되는구나 고마워! 째깍째깍하는 시계초침 소리만이 방안을 가득 메운다. 한참동안 다른 소리는 들리지도 않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부스럭 거리는 소리와 웅얼거리는 듯한 여성의 목소리가 섞여 나와 시계소리를 묻어버린다. 소리의 주인공이 무거운 몸을 힘겹게 일으키더니 제 머리를 부여잡곤 졸음을 떨쳐내려는듯, 고개를 몇번인가 내젓는다. "졸려." 그녀가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을 툭 내뱉더니 별수 없다는 듯이 침대에서 일어난다. 오늘은 조금 특별한 날이었다. 평소와 다를바 없었지만 평소와 다른 분위기의. 그런 말로는 차마 설명하기 힘든 날이었던 것이다. 불과 몇십분 전만 해도 부스스하던 차림의 여성이 어느샌가 단정한 차림으로 집을 나서 제 발을 자연스럽게 옮긴다. 그녀의 두 다리가 그녀를 데려간 곳은 바로 교회였다. 종교도 없는 사람이 어째서? 라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그녀가 건물 내부로 발을 들이곤 제일 구석진 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아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는다. 너는 네가 믿던 하나님의 곁으로 갔니? 네가 말해주던 천국이란 곳에 가서 근심걱정 없이 지내고 있니? ... 그렇게 믿고 싶었다. "부디 제 믿음이 헛되지 않게 해주세요." 아-멘. * 째깍째깍하고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알리는 소리가 소녀의 방안을 가득 메웁니다. 새액새액하고 숨소리만을 내뱉던 소녀는 어느순간 스르르 눈을 뜨곤 자리에서 일어나 제 머리를 부여잡죠. 졸음을 내쫓으려는듯, 고개를 몇번인가 내저은 소녀가 쩍쩍 갈라지는 듯한 가라앉은 목소리로 졸리다고 불평하네요. 바로 얼마전에 불평을 내뱉던 소녀는 이젠 자리에서 일어나 부스스한 모습에서 벗어나 단정한 차림으로 밖에 나갈 준비를 끝매칩니다. 소녀는 제 앞머리를 불안한듯이 매만지며 서둘러 발걸음을 옮깁니다. 평소와 분위기가 달라서였을까요. 목적지에 가까워지면 질수록 언제나 여유가 넘치던 평소와는 다르게, 소녀의 주변에 알수 없는 긴장감이 맴돌기 시작합니다. 소녀가 향한곳은 과연 어디였을까요. 소녀는 어느순간 우뚝 멈춰서더니 제 눈앞의 건물을 슬쩍 올려다보곤 안으로 향합니다. 그곳은 성가대의 찬양소리와 창문을 통해 새어들어오는 빛이 자리를 꿰차고 있었죠. 소녀는 제일 구석진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두손을 모으고 눈을 꼭 감았습니다. 무교인 사람치고는 꽤나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네요. 당신은 과연 본인이 말하던 천국이란 곳에 가서 잘 지내고 있을까요? 당신이 말하던 하나님의 곁에 있는 걸까요? 그딴건 존재하지 않는다 믿어온 소녀였지만 당신에 한해서 믿어보고 싶었습니다. 신과 천국의 유무를 말이죠. "부디 제 믿음이 헛되지 않게 해주세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를 올리나니, 아멘. 기도를 끝매친 소녀가 자리에서 일어나 유유히 건물 밖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합니다. // * 으로 나눠서 같은 이야기로 서로 다른 필체인데... ㅠ 사실 레주한테 평가받으려고 지금 막 써낸거라 깊게 생각해둔 스토리나 그런건 따로 없어...! 그냥 필체를 좀 봐줬으면 하다 보니 스토리에 그다지 치중하지 못해서...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한지는 좀 됐는데 쓰다말다 쓰다말다 해서... 필체도 좀 자주 바뀌고 필력이 좀 많이 딸리는 거 같아서... 무작정 욕하거나 비난하는게 아니라면 그 어떠한 비판도 달게 받을수 있으니까 솔직하게 평가해줬으면 해! 필체가 두개로 나뉘어서 다른 레더들처럼 일일이 집어주지 못해도 괜찮으니까 두 필체의 비교와(주로 가독성 면에서) 간단한 평가를 부탁할수 있을까? ㅠ 으... 너무 못써서 부끄럽긴 한데 평가를 받고 안 좋은 부분을 고쳐야 뭐가 늘던지 말던지 하는 거니까... 진짜 그냥 이상하거나 한 부분은 팍팍 다 꺼리지 않고 알려줘! ㅠ
17 이름없음 2019/09/07 23:32:29 ID : HA3QsmIHDs7 0
신아가 출근하러 아파트를 나서자 모든 사람이 그녀를 보고 수군거렸다. 모여든 사람 중에서 그녀와 똑같이 정장을 입은 여자들은 경악하며 고개를 돌렸다. 더러운 쓰레기를 보는 듯한 시선이 신아의 풀어헤쳐진 셔츠 앞섶과 드러난 쇄골에 내리꽂혔다. 개중에는 심하게 달라붙은 치마를 보는 사람도 있었다. 점잖은 사람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말을 모두가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도 그녀가 정상적인 회사에 간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삿대질을 하고 시비를 걸어도 신아는 멈추지 않고 걸어갔다. 얼굴에 기름기가 흐르는 그들과 신아 사이에는 기본적으로 정적이 깔려 있었으므로, 사소하고도 일방적인 공격이 수그러들면 신아의 고장난 손목시계가 째깍이는 소리만 들렸다. 그녀가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갈 때까지 그런 상태가 유지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경민아, 너 거기서 뭐하는 거야!" 신아에게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군중 속에서 여자 한 명이 튀어나왔다. 그녀의 얼굴은 땀으로 젖어 머리카락이 달라붙어 있었고 숨은 다급했다. 아마도 갓 마흔이 되었을 법한 젊은 엄마는 신아의 손을 잡고 있는 아이에게 이리 오라며 소리를 질러댔다. 신아에게 다가오지는 못하고 어정쩡하게 서 있었다. 아이는 그녀의 손을 힘주어 잡았고, 신아는 살짝 웃었다. "빨리 가요." 아이가 낮게 중얼거렸다. 신아는, 아마도 처음으로, 출근길에 입을 열었다. 마치 노래하는 듯한 부드러운 목소리가 젊은 엄마의 고함을 덮었다. 군중은 무의식 중에 숨을 죽였다. "더 천천히 걸어. 그래야 아무도 우리를 잡지 못하니까." 아이는 도무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지만 신아를 따라 천천히, 그러나 힘겨워 보이지 않게 발을 내딛었다. 만약 그것이 마법이었다면, 그들이 한 일은 그것뿐이었다. 하지만 신아에게 달려들려고 하던 아이의 엄마는 굳어버렸다. 모두가 정신이 반쯤 나간 것처럼 보였다. 신아와 아이는 더 이상 살아있는 사람 같지 않았고 누군가는 이 상황을 꿈이라고 생각했다. 신아와 아이가 멀어져 갈 때, 아이의 엄마는 비척이며 그들의 뒤를 따라갔다. 걸음 속도가 차이나서 금방 따라잡았지만 그녀가 아이의 고급스러운 셔츠 자락을 쥐었을 때 아이는 몇 걸음 앞서 있었다. "경민아, 어디 가는 거야? 왜 그런 사람을 따라가는 거야?" 젊은 엄마는 순식간에 늙어버린 듯 목소리가 쉬어 있었다. “엄마가 낯선 사람은 따라가지 말라고 했잖아.” 아이는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고 계속 걸었다. 신아의 손을 놓고도 앞만 바라보았다. 젊은 엄마가 주름진 손에 눈물방울을 떨어뜨렸다. “다시 돌아오는 거지? 엄마 기다릴 거니까, 응? 이번 한 번만 허락해줄게. 돌아와, 돌아와야 돼 경민아….” 군중 속에서 누군가가, 이번의 '동행인'이 당신 아이가 될 줄 예상했겠냐며 젊은 엄마를 다독였다. 젊은 엄마는 앞으로 고꾸라져 소리도 내지 못하고 울었다. 땅바닥을 치고 있건만 힘이 없어 주먹이 자꾸만 풀렸다. 군중은 그녀를 동그랗게 에워싸고 그 앞에 작은 동전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자신의 집, 일터, 학교로 향했다. 젊은 엄마의 곁에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고, 그녀의 마지막 애원은 기억해줄 사람도 없었다. 그리고, 아이에게 울음섞인 엄마의 말은 독백으로 들렸다.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오며 아이는 신아를 보고 웃었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신아는 가볍게 고개를 내저었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작은 티켓을 하나 꺼내주었다. 살짝 구겨져 있었고 오른쪽 하단에 성인용이라고 적혀 있었다. “‘반대로 가는 버스’에 타려면 필요해. 이웃나라에 도착할 거야.” “‘내리는 역은 네 마음이야.’” 아이는 어제 신아에게 들었던 말을 따라했다. 그리고 열띤 눈빛으로 받아든 티켓을 구석구석 훑어보았다. 신아는 아이의 뻣뻣한 머리카락을 한 번 쓰다듬고 작별인사를 건넸다. “어떤 어른이 되어있을지 궁금하다.” “절대 그 아파트에 있는 사람들처럼은 안 될 거예요. 역에서 내리면 옷부터 사야지. 이런 불편한 옷 같은 건 쓰레기통에 버릴 거라구요.” 아이는 목에 매인 나비 넥타이를 잡아당기는 시늉을 했다. 신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 구두는 안 신을 거면 다른 사람 줘. 비싼 브랜드잖아.” 넌시시 얘기하자 아이가 인상을 찡그렸다. “흙탕물에 담가버릴 거예요!” 단호하게 말하는 모습에 신아가 처음으로 만면에 미소를 띄웠다. 그녀는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게 아이에게 어떤 말을 속삭였다. 아이는 그 말을 듣고 신아를 꼭 끌어안았다. 신아가 부드럽게 팔을 풀고 돌아서자, 아이는 오랫동안 손을 흔들어주었다. - 네 인생은 네 거야. 그 말은 오래도록 아이의 마음에 남아있었다. * 즉석에서 쓴 거라 전달하려는 이야기가 말끔하지 않다고 생각해. 조언해주는 걸 반영해서 퇴고하고 싶어. 가감없이 부탁할게.
18 이름없음 2019/09/08 06:45:27 ID : TRAZirunyMn 0
스레주 고생많다!!! 난 귀찮아서 하다가 그만둘거 같은데
19 이름없음 2019/09/08 20:34:26 ID : Wjio1xBgryZ 0
ㅎㅎ 분량 지적했더니 다들 길게 썼어 ㅠㅠ 그래서 더 고생할 듯
20 이름없음 2019/09/12 00:45:19 ID : Wjio1xBgryZ 0
둘이 시점이랑 서술 방식이 너무 바뀐 것 같은데? 1은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작가가 설명해 주듯이 3인칭을 썼고, 2는 현장감이나 친근감이 두드러지도록 이야기하듯이 말했잖아. 문제는 둘이 뒤바뀌어 있다는 것. 1은 읽기 편한데 재미가 없어. 사건 전개가 극적이지 않은 이상 진입장벽이 좀 있을 것 같아. 차라리 2에서 써먹은 '쩍쩍 갈라지는 듯한 가라앉은 목소리로 졸리다고 불평하네요' 등의 표현을 1의 서술 방식으로 바꿔서 쓰는 게 나을 것 같아. 졸려. 그녀가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을 툭 내뱉더니 별수 없다는 듯이 침대에서 일어난다. or 그녀가 쩍쩍 갈라지는 듯한 가라앉은 목소리로 졸리다고 불평하네요. => 그녀가 눈을 부비며 기지개를 폈다. 자연스레 입을 벌리면서 하품이 나왔다. 잔잔해진 입가의 주위로 쩍쩍 갈라진 목소리의 불평이 새어나왔다. 그녀는 잔가지에 듬성듬성 돋은 나뭇잎을 떼어낼 때처럼 잦은 불평을 입에 담았다. 기어코 싫증을 내며 머리를 털었지만 발걸음은 여전히 화장실로 향하고 있었다. 한 마디로 1의 방식을 쓸 때 표현은 2처럼 보다 더 풍성하고 생동감 있게 하란 소리야. 요약적인 서술이 필요할 땐 1처럼 객관적이고 짧게 쓰되, 시제는 과거형으로 쓰자. 작가 입장에서는 상상하면서 써야 하기 때문에 현재형이 더 자연스러워 보이겠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반대거든! 2는 솔직히...이미 필체부터 진입장벽이 쌓이는 느낌이랄까? 2의 서술 방식을 쓰기 가장 좋은 시점이 있는데, 그게 1인칭 관찰자 시점이야. 특히 관찰자가 남의 연애사를 참견하듯 두 주인공을 관찰하고 주관적인 평가를 남기는 그런 류의 소설에 안성맞춤이야. 한 마디로 분위기가 가벼워야 된다는 거지. 저건 딱 봐도 주인공이 지인을 추모하면서 시작하는데 분위기가 무겁잖아. 안 어울려. 3인칭인데 굳이 2의 방식으로 꾸역꾸역 쓰겠다면 @동화: 행복한 세상@ 이런 프로그램이 그나마 어울리겠다. 내가 써 놓고 반은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귀찮아서 그래 양해 좀 ㅠ 결론: 시점이나 필체는 1. 표현(묘사, 서술)은 2. 따라서 1을 채택
21 이름없음 2019/09/12 12:21:06 ID : TRxveJO5SMm 0
헉 이제 봤다... 나 인데 진짜 고마워!ㅠ 읽어보면서 막 "헉 그렇구나. 오옹." 이러면서 혼자 열심히 고개 끄덕였어. 무슨 말인지 알기도 쉽고 내가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포인트라던가 이런걸 딱딱 잘 잡아줘서 너무 좋다! ㅠ 다음부터 글쓸때 참고할게. 귀찮을텐데도 여러가지 지적?해주고 알려줘서 너무 고마워!
22 이름없음 2019/09/12 17:49:13 ID : a8mE5U6i4Nt 0
스레주는 아니지만 잘 읽고 가 ㅠㅠ 즉석에서 썼다니 아이디어가 너무 좋은데!? 잘 다듬어서 더 좋아지면 소설로 써도 될 것 같아 재미있게 읽었어 뒷이야기나 앞이야기가 보고 싶어진다
23 이름없음 2019/09/12 18:07:39 ID : lbfO4Ny5bA3 0
스레주는 아닌데 쭉 읽어봤는데 몇몇 레더들 너무 피동적인 문장이 많아 ㅎㅅㅎ... 번역투도 좀 보이구. 스레주 조언도 괜찮지만 다들 느낌있게 잘 쓰는 편이니 자기들 감각대로 적어도 괜찮을거같아.
24 이름없음 2019/09/12 19:41:28 ID : HA3QsmIHDs7 0
이야. 예상치도 못한 칭찬을 들어서 기쁘다ㅎㅎ 이야기 앞쪽은 생각해둔 게 있긴 해. 네 말대로 좋아지면 소설로 써볼게. 고마워!
25 이름없음 2019/09/13 05:40:47 ID : wK1wtAqmLam 0
/
26 이름없음 2019/09/13 11:11:09 ID : BzaoL81gZh9 0
나보다 잘 써서 딱히 할 말 없어. 쓰는 스타일도 다른 것 같음. 나는 묘사 70 서술 20 요약 10이라면 스레는 묘사 50 서술 50인 것 같아. 트집이긴 한데, 대화 부분에는 큰따옴표 쓰는 게 정석이야.
27 이름없음 2019/09/13 14:44:11 ID : lcq2K1DvzO3 0
“선생님, 좋아해요.” 그 언어는 진심이었고, 그럴 수는 없었다. 저 애는 지금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할까. 농담처럼 받아치기에 나는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심장을 득득 긁어내는 듯한 저 목소리. 그걸 견딜 수가 없어서 고개를 떨궜다. 치기 어린 사랑은 많았다. 맡은 바 교사 직을 충실히 수행하면 드문 일도 아니었다. 다들 으레 그러니까. 어른을 동경하고, 또 저도 모르게 마음을 품고, 숨기지 못해 토해내고. 그럴 수 있다. 한순간임을 모르지 않기 때문이다. 불같은 짝사랑, 다가오는 이별. 그러나 너는 그게 아니라서. “동경이잖아. 가벼운 마음이잖아. 원래 네 또래 아이들은 그래. 어른을 동경하고, 그걸 그냥, 그냥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거야. 네 주위에 어른은 나니까. 제일 자주 마주하는 게 나잖아.” 이렇게 당황해야 할 이유가 있던가. 자꾸만 꼬이는 발음에 이를 콱 악물었다. 네가 농담이라고 말하기를 바라며, 나는 차라리 그게 나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학생의 장난 고백과 거기에 속아넘어간 순진한 선생. “아시잖아요, 진심인 거.” 문득 올려다 본 네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항상 명랑히 머금던 웃음은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였다. 네게 어울리지 않는 눈빛, 네 것이 아닌 듯 보였다. “선생님 평온을 깨뜨리려고 구는 건 아니에요. 저도 알고 있어요, 선생님 곧 결혼하시는 걸요.” 너는 무심하게 탁자 위로 손을 뻗었다. 액자 속의 드라이플라워. 은은히 풍기는 인조 향을 비웃던 네가 액자를 뒤집었다. 대강 붙여놓은 꽃잎이 단숨에 흩날린다. “결혼 축하드려요.” “너, 너.” “행복하세요, 선생님.” 여느 때처럼 내보인다, 티 없이 맑은 웃음. 한 줌의 오차도 없이. 이제 나는 그것이 계산된 어느 표정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너는 느슨한 손짓으로 작은 상자를 내밀었다. 무언지 물을 새도 없이 네가 웃는다. 그리고, 안녕. / 장편 제일 첫 부분이야 이걸로 부족하다면 말해 줘 더 추가할게
28 이름없음 2019/09/13 17:36:37 ID : Wjio1xBgryZ 0
그 언어는 진심이었고, 그럴 수는 없었다. 저 애는 지금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할까. 농담처럼 받아치기에 나는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심장을 득득 긁어내는 듯한 저 목소리. 그걸 견딜 수가 없어서 고개를 떨궜다. 이건 나도 자주 경계하는 부분이긴 한데, 대개 아마추어 작가들이 글을 다채롭게 쓰기 위해 어휘를 문맥상 맞지 않는 걸 써. 저기서 '그 언어'가 그 예인 것 같아. 언어보다 더 자세하면서 독자에게 일말의 공감이라도 안겨 줄 어휘도 있을 거야. 예를 들자면 => 너의 단말마는 나의 불안감을 터뜨리고야 말았다. 너는 진심이었다. 그럴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눈빛은 한없이 진지했다. 첫 장면이라는 거 보니까 역방향 전개? 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과거회상식으로 전개가 시작될 것 같은데, 사실 이럴 땐 직접적인 내면 표현은 줄이는 게 좋긴 해. 독자 입장에서는 자기들끼리만 알고 얘기하고 슬퍼하는 게 딱히 공감이 되질 않거든. 그러니까 첫 장면이더라도 좀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하되, 잔잔하게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아니면 정말 현대시처럼 문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면 되는데, 그 정도 문장력이었으면 첨삭도 필요없었을 것 같아. 내용면에서도 좀 까고 싶어지는 게 있어. 주 독자층의 연령대를 어디로 잡아뒀는지는 몰라도 내용은 솔직히 진부하고 구식이야. 사제지간의 (짝)사랑과 여운은 옛날 드라마 소재로 쓰였잖아. 뼈대만 보자면 요즘 드라마랑 다를 게 있겠냐 싶지만, 오글거림 때문에 진입장벽이 생겨서 읽기 꺼려질 것 같아. 그럼에도 내용을 그대로 고수하고 싶다면 첫 장면을 엄청 신경써야겠지? 신촌문예전도 첫 페이지가 제일 중요하잖아. 한 마디 더 하자면 장면의 극적 연출을 위해 '이를 콱 악물었다'를 쓴 것 같은데 이것도 현실이랑 비교해 보면 너무 안 어울리는 행동이라 몰입 방해 요소 중 하나일 것 같아. 자다 깨서 텐션이 떨어져서 그런지 좀 공격적으로 한 듯. 내 취향이 많이 반영된 거니까 너무 자신감 떨어뜨리진 마! 수고
29 이름없음 2019/09/14 16:52:56 ID : 879jzdSJQk3 0
아직 덜쓴 단편 습작 첫부분인데 스레주가 지적을 참 잘하는 것 같아서 올려봐. 내가 실력이 부족한 줄 잘 알기 때문에 상처도 잘 받지 않으니까 최대한 날카롭게 지적해줬으면 좋겠다. 나는 글을 쓸 때 어휘가 풍부하지 못하고 비유력이 떨어져서 문장력이 약하다고 생각하는데 이거 맞니? 좀 더 글을 꾸밀 필요가 있을까? 한자어도 공부하고? 그리고 문장과 문장, 맥락과 맥락을 자연스럽게 잇는 능력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데 해결방법이 있으면 공유해주면 고맙겠다. +) 그러고 보니 위에서 묘사n 서술n 요약n이라고 말한 부분이 보이는데, 나는 어떤 느낌인지 알고 싶다. ----- 엄마가 염색을 그만뒀다. 손때 묻은 달력 위에 꼬박꼬박 써가며, 환갑 되어서도 단 한 순간조차 염색을 게을리하지 않던 분이셨다. 거울에 비친 흰머리를 보며 엄마가 이리 고생을 한다고 농담하던 모습을 잊지 못한 나는 깎지 않고 방치한 손톱처럼 눈에 밟히는 엄마의 흰머리를 보며 차마 흉하다고 할 수 없었다. 엄마의 정수리가 희끄무레해지는 만큼이나 엄마는 차츰 그 사실에 익숙해지는 듯했고 이제는 전과 같지 않다는 사실을 나는 마음으로부터 체감하곤 한다. 어렸을 때부터 경로사상을 질리도록 들어온 탓일까, 점점 '노인'처럼 변해가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 차마 사춘기였던 시절처럼 마구 대할 수 없어지는지라, 그 대신 조금 더 맛있는 걸 드리고 싶고 더 잘해드리고픈 마음이 샘솟게 돼서 뒤늦은 효도가 이런 걸까 싶기도 하다. 엄마와 서로 몸을 기대 벤치에 앉아서 천진난만하게 왁자그르르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지켜보다가도, 나는 엄마가 언제부터 나보다 몸집이 작으셨던가 사념에 잠긴다. "쟤들은 뭐가 저렇게 재미있나." 나뭇가지를 흔들며 와아, 하고 좋아하는 꼬마를 보며 잠시 시간을 들이다가 대수롭지 않은 듯 대답했다. 어릴 땐 뭐든지 다 웃기고 재밌더라고. 내가 꼬마였을 시절만 해도, 냇가에 돌멩이를 떨어뜨리기만 해도 개미가 손등에 올라타서 피부를 깨물더라도, 무엇을 생각했는진 몰라도 까르르 함박웃음을 터트리며 그렇게 즐거워했다. 활력도 넘칠 대로 넘쳐서 친구와 서로를 쫓으며 술래잡기를 하기도 했고, 그러다 지팡이를 짚고 걸어가는 어르신을 보면 '안녕하세요!' 배꼽 인사를 하며 지나쳐 뛰어갔다. 그러고 보면 그분은 자신보다 앞서가는 어린아이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도 싶다. 세월의 장벽에 가로막혀 자유롭지 못한 자신과 다르게 세상 두려울 것 없이 자신 있게 달려가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봤을 때 느낄 수 있는 감정에는 무엇이 있을까. 젊은 시절에 대한 그리움? 젊은이에 대한 열등감? 상상은 자주 해보았지만 이해되는 정답을 얻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30 이름없음 2019/09/15 15:12:21 ID : wNz85Wo3TXx 0
지금 올려도 평가 해줘?? 그래도 해줄 거라 생각하고 올려볼래... _ 지난해보다 일찍 찾아온 한파였다. 여름의 뒤로 성큼 걸어와 줄에 합류한 겨울은 여름이 무대에서 내려가자마자 여름의 자리를 꿰찼다. 한순간 무대를 장악한 겨울에 가을은 어쩔 도리가 없었을 거다. 하나둘씩 여름의 잔향을 추억하며 떨어졌어야 할 나뭇잎은 겨울의 찬 입김 한 번에 우수수 쏟아졌다. 그렇게 순식간에 여름의 흔적이 사라졌다. 겨울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는 악스러운 한파가 몰려왔다. 제대로 겨울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추위는 길을 걸을 때마다 문득 봄을 그리워하게 했다. 떨어진 단풍잎으로 땅은 흥건했고, 겨울바람은 더 이상의 가을 향기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매서웠다. 나는 코트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몸을 움츠렸다. 그대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푹 숙인 얼굴을 반쯤 덮은 듯한 목도리가 볼을 살살 간질였다. 이 날씨에 목도리 없이 니트와 코트 하나만 걸치고 나왔더라면 이미 온몸이 얼어붙어 다리도 움직이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종종걸음으로 내리막길을 내려갔다. 그리고 불현듯 코끝을 훑고 지나가는 향긋한 향기에 빠르게 움직이던 다리를 멈췄다. 두꺼운 목도리를 뚫고 들어온 향기는 분명한 꽃향기였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코트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 목도리를 입 아래로 내리며 얼마 남지 않은 내리막길 아래쪽으로 시선을 꽂았다. 그 순간을 기회 삼아 손가락 사이사이를 파고드는 겨울은 지독히 날카로웠지만, 서서히 뚜렷해지는 안경 뒤로 보이는 모습은 그 아픔을 가리기에 충분히 영롱했다. 나는 멈췄던 다리를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까에 비하면 확연히 느려진 걸음이었다. 전혀 나아지지 않은 추위에도 발걸음을 빨리 할 생각이 없는 나의 표정은 아마 멍했을 거다. 멀지 않은 곳에서 풍겨오는 봄의 향기에 취하기라도 한 기분이었으니까. 그래, 뿌연 시야 너머로 보이는 것은 한 치의 의심도 없는 봄이었다. 나는 마침내 봄의 바로 앞에 섰을 때, 봄의 열기가 온몸을 휘감는 느낌을 받았다.
31 이름없음 2019/09/15 15:16:41 ID : Wjio1xBgryZ 0
하긴 할 건데 솔직히 말해서 지금은 귀찮앙...다음 주중으로 해 줄게
32 이름없음 2019/09/15 15:19:39 ID : HA3QsmIHDs7 0
레주 나 인데 평가 부탁해도 될까? 깜빡한 것 같아서 말해봤는데, 재촉하는 건 아니니까 내킬 때 부탁해
33 이름없음 2019/09/15 15:21:45 ID : wNz85Wo3TXx 0
종종 들어오면서 기다리구 있을게!! 하고 싶을 때 해줘!!
34 이름없음 2019/09/15 15:41:58 ID : Wjio1xBgryZ 0
사실 너무 길어서 미루는 중...ㅎ 먄
35 이름없음 2019/09/15 17:27:03 ID : HA3QsmIHDs7 0
아냐아냐 해주는 거로도 감사한 걸. 기다릴게!
36 이름없음 2019/09/15 18:32:07 ID : e7y0lcqZa7b 0
스레주는 아니지만 한번 해봐도 됨? 그냥 같이 글연습하는 사람으로서 심심해서 ㅎㅎ... 할일많지만 미루고있다 크큭 스레주나 중에 한 명이라도 불편하면 말해줘!
37 이름없음 2019/09/15 18:49:42 ID : Wjio1xBgryZ 0
평가? 스레준데 상관없어 ㅎㅅㅎ
38 이름없음 2019/09/15 19:50:08 ID : jbg7s9wE3DB 0
나두 상관 없엉
39 이름없음 2019/09/15 19:50:59 ID : jbg7s9wE3DB 0
이거 본인이야!! 아까는 독서실이었고 지금은 집이어서 아이디가 달라졌네..
40 이름없음 2019/09/15 23:41:56 ID : e7y0lcqZa7b 0
오랜만에 각잡고 해본 거라 엄청 길어졌넹 ㅋㅋ ㅠㅠ 미아내...그냥 편하게 보고 쓴 거니까 레스더도 그냥 독자 1의 의견이다 생각하고, 편하게 시간날때 읽어줘! 신랄하게 해달라고 해서 음슴체로 씀 (ㅎㅎ) 엄마가 염색을 그만뒀다. -> 첫문장은 좋다. 깔끔하게 뚝 떨어지면서 여지를 남기는 문장. 첫문장을 뭐라고 쓸지 많이 고민했거나 첫문장부터 정하고 이후 글을 쓴 것 같음. 후자라고 궁예해봄. 마즘. 나레더는 첫문장 읽고 이거 리뷰 너무 하고싶다고 생각했음 괘좋음 흑흑 손때 묻은 달력 위에 -> 손때 묻은<이거 쳐내셈. 이유는 1) 달력이 손때 묻었다는 건 달력을 오래 썼다/자주 썼다는 얘긴데, 좀만 생각해보면 달력은 1년 주기로 감. 손때 묻을 여유 없음. 2) 그렇다면 달력을 자주 썼다는 얘긴데 이 글의 엄마에게 그런 묘사가 필요한지? 이 문장을 쓴 이유는 엄마가 "염색 날짜"를 확인하려고 그 날짜를 열심히 표시하는 사람이었단 얘기고 핵심은 엄마가 "그렇게 열심히 하던 염색을 그만뒀어!"를 독자들에게 전하려는 거임. 그럼 엄마에 대한 얘기가 필요하지 달력에 손때가 묻었다는 얘기가 필요한 게 아님. 엄마는 달력을 아낀 게 아니고 본인 머리카락을 아낀 거자너. 이런 비슷한 애들이 다 소위 말하는 군더더기임. 모든 묘사는 말하려는 핵심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됨. 초록빛 나뭇잎이 꼭 수박 껍질 같다 (O) 우리 엄마는 꼭 수박 껍질 같은 초록빛 나뭇잎을 좋아했다 (X) 뭔 차인지 알겠음? 후자가 꼭 필요할 때는 엄마가 "수박 껍질 같은" 나뭇잎을 좋아할 때임. 후에 따라붙는 이유가 있거나, 다른 초록색 나뭇잎이 아니라 꼭 수박 껍질 같은 애여야 함. 거울에 비친 흰머리를 보며 엄마가 이리 고생을 한다고 농담하던 모습을 잊지 못한 나는 깎지 않고 방치한 손톱처럼 눈에 밟히는 엄마의 흰머리를 보며 차마 흉하다고 할 수 없었다. ->우선 짚을 사안인데 이후 문장들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문장들이 김. 그냥 길면 상관이 없는데 끊을 수 있는 문장은 끊어야함. 억지로 이어 붙여서도 안됨. 내가 무조건 장수를 늘리거나 문장길이를 늘려야 선생님이/교수님이 통과시켜준다 이럴 때면 늘려도됨 정당방위임 ㅎㅎ 아 점수는 책임못짐 여기서만 접속이 몇 번 됐는지 봅시다 문장이 몇개냐 안긴문장까지 세면 끝도 없어서 재량으로 끊음 엄마는 거울에 비친 휜머리를 봤다 (1) 엄마가 이렇게 고생을 한다고 농담했다 (2) 나는 그걸 잊지 못했다 (3) 깎지 않고 방치한 손톱처럼(<-사실 안 들어가도 되는 묘사지만 흰머리가 자꾸 신경쓰인다는 걸 말하고자 한 거고, 전달이 되기 때문에 그냥 놔둠. 비유 자체는 잘 다가왔음) 엄마의 흰머리가 눈에 밟힌다 (4) 그걸 봤다(5) 그런데 차마 흉하다곤 못하겠다(6) 무려 여섯개 문장이 한 문장이 되어있음. (5)-(6)을 하나로 묶어도 다섯 문장. 만약 이것이 본인이 추구하는 문학 세계인 사람은 방란장주인 한번 읽어보셈. 첫문장 읽고 꺄악 두근두근 하면서 봤는데 이거에서 며용 했음. 문장을 첫문장처럼 쓰는 연습을 하셈. 문장 자연스럽게 잇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했는데 문장을 굳이 이으려고 들지 마셈. 끊기면 끊기는 대로 써야함. 그래도 말해주자면 이거: 안 이어도 되는 문장을 억지로 이으면 문장이 부자연스럽게 이어짐. 거울에 비친<이것도 사실 필요 없음 엄마가 그럼 본인 흰머리를 거울로 보죠 무슨 뜻이나면 "독자가 연상할 수 있는 것"을 굳이 설명하지 마라는 거임. 후로도 비슷한 게 자주 나오는데 이건 그때그때 하겠음. 부연설명이 ㅇㅈ받는 경우 1) 이건 진짜 미쳐버린 특S급 참신함의 묘사라서 독자가 상상도 못할 것 같거나, 2) 남들한테 보여주고 한 명이라도 감 동 받는 경우. 엄마가 이리 고생을 한다고 농담하던 모습<대사로 처리할 수 있음. 대사 쓰는 걸 무서워하지 마셈. 독자들은 대사 읽는 걸 좋아함. 문학으로 가도 마찬가지. 예를 들어 엄마가 이렇게 고생을 한다, 야. 그 농담을 나는 잊을 수 없다. 문장이 끊기면서도 전달하는 바는 확실히 전해짐. 엄마의 모습이 필요하면 엄마의 모습을 서술하셈. 그 말을 하면서 엄마의 표정이 어땠는지, 분위기가 어땠는지를 말하셈. 그게 아니고 엄마가 "이런 말을 했다"가 필요하면 엄마의 말만 해도 충분히 독자는 알아들음. 그 말의 분위기가 필요하면 "농담을 했다" "말을 했다" "~라고 울먹였다" "중얼거렸다"...같은 어미를 쓰셈. 말인즉슨 엄마 말을 농담이라고 짚어준 건 잘햇음. 그래서 더 '나'의 안타까움이 강조됨. 엄마가 이리 고생을 한다고 농담하던 모습을 잊지 못한 나는 깎지 않고 방치한 손톱처럼 눈에 밟히는 엄마의 흰머리를 보며 차마 흉하다고 할 수 없었다. 엄마가 이렇게 고생을 했다, 거울 속의 휜머리를 보고 농담처럼 던지던 것을 아직 기억한다. 안 깎고 놔둔 손톱처럼 엄마의 흰머리가 눈에 밟히는데도, 그 말도 자꾸 마음에 밟혀, 차마 흉하다고 할 수가 없었다. 고쳐봄(물론 후가 잘썼다는 건 아님). 약간 느낌을 바꿨을 뿐임. 뭐가 달라졌을까? 달라진 게 없는데요? 그러게요. 그런데 뭔가 좀 다르지. 원래 거울에 비친 흰머리가 먼저 나왔음. 고친 거에서는 흰머리가 나중에 나오고 대사가 앞에 나옴. 엄마가 이렇게 고생을 한다야<이거에서 흰머리로 장면이 넘어가는 거임. 그리고 '나'는 바로 그 농담, 엄마가 흰머리를 보면서 한 '고생'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음. 그리고 뭣보다 "엄마의 말"에 중점을 두고 있음. 엄마 흰머리가 마음이 아파ㅠㅠ 라고 하는 게 아니라, 엄마가 흰머리를 보면서 "나 고생해"라고 한 말 때문에 마음이 아파 ㅠㅠ 가 되는 것임. 즉 '나'가 흰머리를 보고 느끼는 안타까움에 맥락이 부여됨. 엄마의 "내가 고생한다"는 말에 강조를 두는 것으로 달라지는 것임. 문장을 어쩔 수 없이 이어야 한다 <이으셈 문장에 쉼표를 넣어서 끊어야겠다 <끊으셈 그 잇기나 끊기가 문장의 갠지를 위한 거다?<하지마! 하지말라면 하지마 이게 내가 갖고 있는 구데기같은 습관인데 되게 안 좋음 자기만의 문체가 개발되는 레벨 전까진 위험함 겉멋듬 저 잇기와 끊기를 할 때는 문장의 "핵심"이 뭔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야함. 이거 잊어버리면 조짐. 문장이 진짜로 하고 싶은 말이 뭔지를 알고 문장을 다듬어야 함. 강조해야 하는 부분, 빠뜨리면 안 되는 부분을 알고 하라는 얘기임 의 요구 2에 관련해서 얘기하자면 이러함: 본인이 맥락을 모르고 문장을 손대면 당연히 맥락도 문장도 망가짐. 자기 이야기와 문장이 "하려는 말"을 최우선으로 두셈. 엄마의 정수리가 희끄무레해지는 만큼이나 엄마는 차츰 그 사실에 익숙해지는 듯했고 이제는 전과 같지 않다는 사실을 나는 마음으로부터 체감하곤 한다. -> 네? 뭐라고요? 바로 방금 전에 말한 맥락/핵심의 중요성이 안 지켜진 좋은 예시임 다행이다 예시가 있어서 처음 읽자마자 ?했음 뭔 소리인지 조금만 독해력 떨어져도 못알아먹는 문장임 가독성 ㅎㅌㅊ 우선 희끄무레<이런 의태어는 잘 써야함. 그냥 새하얗다 희다 이런 거 쓸 수 있는 상황에 이거 쓰면 말 그대로 쓸데없음 그리고 마음으로부터 체감한다<체감 자체가 "몸"으로 "느낀다"는 말임. 한자어의 뜻은 잘 알고 쓰셈. 직접 와닿는다는 뜻으로 쓰는 말인데 마음에서부터 직접 와닿는다<예? 이렇게 한자어 알고 보면 개 어색한 묘사들이 수두룩함 이 글이 그렇다는 게 아니고 많은 글들에서 그럼. 주의할 것. 아무거나 아는 단어 어감 좋다고 갖다붙이면 이 사단 나는 거임. 심지어 부사 사용도 어색함 "로부터"는 보통 "-로부터 나온다", "-로부터 얼마가 지났다" 즉 from의 뜻으로 쓰임. "마음으로부터 전해졌다"도 아니고 "마음으로부터 느껴졌다"? 당연히 이럴 때 쓰는 부사는 "~에서부터"임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마음에서부터 느껴졌다"로 고치면 훨씬 자연스러워짐. 이것도 맥락 때문임. "이 사건으로부터 내가 틀렸음을 체감한다" = "이 사건을 보니까 내가 틀린 걸 알겠다" 는 뜻일 때는 크게 문제 있지 않음 잘 쓰면 꽤 고오급져보이기도 함 혹은 "그 날로부터 20일이 지났다" 이것도 본래 용도임 그런데 이걸 보자 "마음으로부터 체감한다" = "마음 속에서 우러나옴을 깊이 느낀다" ??? 후자의 뜻이면 "~로부터"가 전혀 잘 맞지 않음. "감정"의 시작점이 "마음"이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거기서 시작이 된거지 마음이 감정을 "전해준"게 아님. 체감이라는 말도 마찬가지. "~로부터"를 꼭 쓰고 싶다면 이렇게 고칠 수 있다:"그 느낌이 마음으로부터 전해졌다." 그래서 조언은 문장이 어색하면 1) 다른 쉬운 말로 바꿔보자=즉 본인이 문맥을 아는지 모르는지 파악하자 2) 입으로 소리내서 읽어보자 <요거 효율 좋음. 입에 딱 붙거나 어색하지 않고 잘 흘러가면 좋은 문장, 아니면 나쁜 문장으로 금방 판단가능. 고치기도 쉬움. 그냥 말 가는 대로 고치면 되거든. 전 너무 소심해서 소리못내겠어요(는 나레더 본인) <그럼 그냥 속으로 소리내는 상상을 하면 됨 내장 보이스웨어 기동하셈 최애의 목소리여도 ㄱㅊ 말 길어졌는데 본론은 이제부터임 으악 희끄무레해지는 만큼이나 엄마는 그 사실에 차츰 익숙해지는 듯 했고<? 말하고자 하는 건 알겠음 엄마의 머리가 더 희어질수록 엄마는 그 사실(머리가 희어진다는 사실)에 더 익숙해져 갔다라는 것이죠 근데 왜 그렇게 안썼음 어렵게 쓰지 마셈. 자칫하면 가독성 떨어지는 번역투가 되어버림. 위 문장처럼. 굳이 만큼을 넣고 싶다? 그럼 이나를 빼셈 문장 길어지기만 함 대구로 바꾸는 방법도 있음. "엄마의 머리는 차츰 희끄무레해져 갔다. 그럴수록 엄마는 그것에 차츰 익숙해져 갔다 ." 문장이 끊기면서 가독성도 생기고, 대구도 들어가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여전히 같음. 간단하게 묶으면 "엄마는 정수리가 희어지면 희어질수록, 그 사실에 차츰 익숙해져 가는 듯했다."도 있음. 또는 "엄마의 정수리는 차츰 희끄무레해져 갔다. 그만큼 엄마는 그 사실에 익숙해진 듯했다." 도 있음. 원문에서 "엄마 정수리가 이젠 아주 희어져 가"에 초점을 맞춘 표현임. 원문은 지금 두 개에 초점을 잡고 있음 "엄마 정수리가 이젠 아주 희어" 와 "엄마는 점점 흰머리에 익숙해져 가". 초점은 하나로 집중. 그리고 잘 쓰이는 표현은 효율이 좋아서, 즉 이유가 있어서 잘 쓰이는 거임. 잘 쓰이는 표현, 쉬운 표현 쓰는 걸 무서워하지 마셈. 근데 젤 큰 문제는 이거임 이제는 전과 같지 않다는 사실을 나는(이하생략, 전술함) <-? 전이요? 무슨 전이요? 내가 이해한 "전"은 "엄마가 흰머리를 염색하던 시기"임. 그런데 광범위하게 "엄마의 젊은 시절"일 수도 있음. 혹은 더 구체적으로 "엄마가 늘어가는 흰머리를 안타까워하던 시기"이기도 함. 이런 중의적인 표현을 노린 거라면 철회하고 리스펙트 하겠음. 그런데 아니지? 본인이 생각하는 의미가 있고, 그걸 일정 단어에 부여했고, 그 의미를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다면 확실하게 짚으셈. 정확하게 설명하셈. 구체적으로 얘기하셈. 구구절절 늘어놓지 않아도 되고, 단순히 '암시'를 주는 것만으로 괜찮음. 이것도 문장을 잘못 엮어서 그 사이에 설명이 못 비집고 들어간 실수임. 만약 "전"이란 단어에 중의적인 표현을 주고 싶으면 앞문장과 끊어서 강조를 주셈. ~는 듯했다. 이제는 이전의 엄마와는... 혹은 ~는 듯했다. 이제 예전과는... 이럴 수도 있음. 이런 식으로. 그게 아니면 이 "전"이 뭘 뜻하는지 짚어주셈. 그리고 "사실"이 반복되는데, 궁예긴 하지만 노린 게 아닌 듯. 는 같은 단어 반복하는 걸 피하는 거 같음. 실수로 보임. 그냥 우리의 친구 대명사 "것"으로 바꿔버려도 될듯. 어렸을 때부터 경로사상을 질리도록 들어온 탓일까(이것도 이후 문장을 살펴보면 탓'인지'로 바꾸는 게 더 나음 함 바꿔서 읽어보셈), 점점 '노인'처럼 변해가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 차마 사춘기였던 시절처럼 마구 대할 수 없어지는지라, 그 대신 조금 더 맛있는 걸 드리고 싶고 더 잘해드리고픈 마음이 샘솟게 돼서 뒤늦은 효도가 이런 걸까 싶기도 하다. ->이것도 보고 되게 기묘했음. 첫째, 하고 싶은 말이 명확하지 않음. 첫문장은 경로사상을 질리게 들었어요로 시작하는데 끝은 엄마한테 뒤늦은 효심이 들었어로 끝남. ??? 문장은 막 가는 대로 써도 되지만 글은 막 가는 대로 쓰면 안 됨 그게 소설이라면 더더욱 경로사상이 엄마에게 가는 효심을 심어준 것임? 그게 아니면 마음에서 효심이 우러나오는 것임? 그도 아니면 사회에서 말하는 노인이 되어가는 엄마를 사회에서 말하는 경로사상에 따라 공경해야만 할 것 같게 된 것임? 가장 가까운 건 제일 마지막 같은데, 아닐 수도 있음. 효도는 부모님에 대한 것(으로 인식이 됨)임. 경로사상에서 나오는 공경은 일반적인 노인들에게 해당됨. 엄마에게 이중적인 생각, 즉 자식으로서의 효심과 경로사상에 물든 개인으로서의 예절의식 두 개를 다 갖고 있다는 걸 표현하려는 게 아니면 둘 중에 하나만 하셈. 엄마한테 주는 게 뭐임? 우리 엄마 잘해주고 싶은 효심임 아니면 사상에서 나온 의무적 예의임? 독자를 상상하게 하되 헷갈리게 하지 마라 <이거 중요함. 그만큼 어려움. 나도 어케하는지 아직 잘 모름. 그럼에도 가 유념했으면 좋겠음. 독자에게서 "뭐요?"라는 말이 나오게 하지 마셈. "오, 혹시 이런 거야?"라는 말이 나오게 하셈. 독자가 우선 이해를 갖추고, 네가 말하지 않은 것에 대해 상상하게끔 해야 함. 모든 소설가가 어려워하는 일이면서 동시에 실현해야만 하는 일임. 독자가 정보를 되묻게 하는 글은 소설이든 뭐든 실패한 글임. 둘째, 다시 말하지만 문장이 너무 김. 문장을 몇 개씩 엮지 말고 적당히 끊으셈. 이건 계속 말한 거고 쉬운 문제니까 넘어감. 셋째, 부연은 적당히, 동일 표현은 최소한으로. 조금 더 맛있는 걸 드리고 싶고 더 잘해드리고픈 마음이 샘솟게 돼서<이거 좀 이상하지 않음? 당연히 더 맛있는 거 주는 게 잘해드리는 거고 잘해드리는 게 맛있는 거 드리는 거지 뭐가 다름 다시 말해 말만 다른 똑같은 얘기 풀어쓰고 있음. 독자는 이미 '맛있는 거'에서 '나'가 엄마에게 '잘해드리고 싶어한다'는 걸 알아챘음 다섯 살 꼬맹이도 맛있는 거 주는 사람 좋은 사람인 거 암. 뒤에 잘해드리고픈 마음이 나올 필요가 없음. 굳이 리듬감을 주고 싶다? 그러면 "잘해드리는" 다른 행동을 서술하셈. 추상을 그대로 쓰는 건 지루하지만 그것을 행위나 다른 말으로 묘사하는 건 지루하지 않음. 후자가 되면 나열을 해도 될 정도로. ex)행복, 행복, 행복, 행복 ☞ 맛있는 것 먹기, 사랑하는 사람과 포옹, 귀여운 강아지랑 놀기, 친구와 놀기. 지금 의 문장은 이거 하려다 실패한 걸로 보임 바꿔봄 "조금 더 맛있는 걸로 드리고 싶고, 더 좋은 걸 입혀드리고픈 마음이 들어서, 뒤늦은 효도구나 싶다"<전혀 이상하지 않고 오히려 다채로움. 간접적으로 독자를 이해시키는 효과도 있음. 엄마한테 잘하고 싶어!를 직접 말하지 않아도 독자는 아 얘가 엄마한테 잘하고 싶구나!를 이해할거고, 뒤늦은 효도와도 자연스럽게 이어짐. 그럼에도 적나라하게 설명을 해야겠다 싶으면, '그러니까 ...' '다시 말해...' '말하자면...' 등등 쉬운 해결책들이 있음. 다른 말로 바꿔쓸 때는 끝까지 바꿔쓰셈. 말의 핵심을 이해하라는 것과도 일맥상통함.
41 이름없음 2019/09/15 23:44:13 ID : e7y0lcqZa7b 0
이어서 엄마와 서로 몸을 기대 벤치에 앉아서 천진난만하게 왁자그르르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지켜보다가도, 나는 엄마가 언제부터 나보다 몸집이 작으셨던가 사념에 잠긴다. ->ㅇㅋ 글 맥락 모른다는 거 이거 보고 이해함 아무리 개인 내면이라지만 배경이 갑자기 바뀌면 독자는 당황할 수밖에 없음. 물론 일부러 독자를 당황시키는 글도 있음. 그러나 이 글은 우리 엄마의 노화에 느끼는 것을 일상적으로 서술하는 글이니 그런 실험과는 관련이 없겠죠? 아까까지 우리 엄마 흰머리...거울..달력...하면서 방 안에 있다는 걸 내포적으로 말했는데, 갑자기 배경이 휙 바뀌어서 공원에 있음. 설마 집 안에 벤치가 있는 금수저집안은 아닐거 아니에오 이걸 해결하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 하나 있음. ... 뒤늦은 효도가 이런 걸까 싶기도 하다. 엄마와 서로 몸을 기대 벤치에 앉아서... 무엇이냐? 바로 위처럼 문단을 나누는 거임. 글에서 전체적으로 짚이는 문제가 뭐냐면 글의 문단을 안 나눔. 문단을 너무 자주 나누는 것도 역효과지만 아예 안 나누는 것도 나쁜 글임. 왜? 첫째, 읽다가 눈아파서 던짐. 둘째, 읽다가 질려서 던짐. 문단이 없는 글은 긴장감이 없는 글임. 소설은 특히 적절한 끊기신공이 없으면 개노잼이 됨. 비문학 책만 봐도 문단을 꼬박꼬박 나누고 있음. 강조, 분위기 전환, 가독성 상향 등등 수많은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게 문단 나누기임. 조미료. 그래서 부작용도 있음. 남용하면 불량식품 되는 수가 있음. 그럼 문단을 어떻게 나누나요?<위와 같은 상황에. 배경이 바뀔 때. 다른 이야기가 시작될 때. 상황이 전환될 때. 말하려는 핵심이 바뀔 때. 아무튼 뭔가 "전환"이 있을 때. 그 말인즉슨 글 쓰는 본인이 "전환"의 시점을 파악해야 함. 전환이 언제 되는지 모르고 줄줄이 쓰면 이 꼴 남. 이런 건 보통 퇴고할 때 보임. 강조를 주고 싶은 문장 하나만 떼버리는 것도 소설로선 재미있음.(이건 잘못 쓰면 겉멋들긴 함 ㅋㅋ) 그리고 다른 방법도 있음. 현재형이 아니라 ...마음이 샘솟게 돼서 뒤늦은 효도가 이런 걸까 싶기도 하다. 언제였나 엄마와 서로 몸을 기대 벤치에 앉아서 아이들을 보는데... ...마음이 샘솟게 돼서 뒤늦은 효도가 이런 걸까 싶기도 하다. 이따금 엄마와 서로 몸을 기대 벤치에 앉아서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을 때면(있자면)... ...마음이 샘솟게 돼서 뒤늦은 효도가 이런 걸까 싶기도 하다. 나는 공원에 가면 엄마와 서로 몸을 기대 벤치에 앉아서 아이들을 지켜본다(보고는 한다)... 이해했음? 시제를 바꾸는 거임. 시제를 바꾸면 배경의 전환이 자유로워짐. 개인의 내면은 현재에 앉아서 과거의 어느 시점으로 갈 수도 있고 미래로 갈 수도 있음. 그걸 응용하셈. 가만히 방 안에 앉아있는 인물이라면 1)그 인물이 회상을 하게 하든지, 2)그 인물을 밖으로 끌어내든지, 3)그 인물이 상상하게 해야지 인물은 가만히 두고 뒤의 배경을 필터 바꾸듯이 바꾼다<이러면 안됨. 말마따나 맥락이 사라지는 거임. 이걸 에베베 문학인데오 하고 ㅇㅈ하게 해주는 도구가 있는데 그 이름도 유명한 의식의 흐름 기법. 그러나 오해 금물인 것이 이것도 어디까지나 인물의 내면을 서술하는 데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주어가 인물이고 배경은 그 생각이며 쏟아내는 건 의식 자체인 걸 독자들에게 주입시킴. 뭣보다 인물을 둘러싼 현재의 배경이 바뀌면 그것도 얘기해줌. 버지니아 울프 작, 특히 댈러웨이 부인이나 박민규 소설(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은희경 새의 선물 읽어보면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을 듯. 천진난만하게 왁자그르르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지켜보다가도 <-? 천진난만하게 왁자그르르?? 왁자그르르 좋음 일부러 잘 안 쓰는 말 골라 쓴 것 좋음 그런데 이거 쓸 거면 천진난만하게는 왜 붙였음 혹은 천진난만하게가 있는데 왁자그르르는 왜 있음 물론 둘의 뜻은 엄연히 다름. 하지만 중요한 건 독자가 연상할 수 있다는 것임. "천진난만하게 뛰어다니는"을 보면 독자는 애들이 시끌벅적 꺄르르 끼요오오옷 헤헿ㅎ 뛰어다니는 걸 연상할 수 있음. "왁자그르르 뛰어다니는"을 보면 독자는 애들이 순수한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떠들썩하게, 귀엽게 뛰어다니는 걸 연상할 수 있음. 말하려는 것은 "신나게 뛰댕기는 순수한 애들"인데, 둘 중에 하나만 넣어도 이게 제대로 전달된다는 말임. 다섯 글자 더 넣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아니면 문장이 더 좋아졌다? 둘 중에 해당 안 되면 수식은 최소한으로 쳐내셈. 두 개 중에 하나만 쳐내도 훨씬 깨끗한 문장임. 이게 필수적인 서술이라면 허용되지만, 그게 아니라 불필요한 묘사라서 허용 안 되는 거임. 왜냐? 다시 읽어보면 알겠지만 두 개 다 지워도 향후 전개에 아무 문제 없음. 노 군더더기 노 부연설명. '나' 가 "아이들이 천진난만하고 왁자지껄하게 잘 뛰어댕기고 있는 모습이 너무너무 좋고 이걸 난 강조해서 반복하고 싶다? 이러면 ㅇㅋ. 허용범위임. 근데 이후 이야기가 이게 아니잖음. ... 몸집이 작으셨던가 사념에 잠긴다. 사념 네이버 국어사전에 쳐보셈 몇 가지 뜻이 나오는데 1)불교적인 느낌으로 여러 가지 잘못된 생각 나쁜 생각 미혹된 생각, 2) 근심하거나 염려하는 여러 생각임. 후자의 뜻으로 쓰였고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단순한 여러 생각, 즉 (2)의 뜻으로 설명하지만, (1)의 뜻도 꽤 대중적인 뜻임. 덕분에 어색하게 받아들이는 독자가 생길 수 있음. 그냥 생각이나 사색으로 바꿔도 괜찮았을 것 같지만 큰 오류는 아니니까 이 정도만 함. 그거보다 더 큰 문제는 또 맥락임 지켜보다가, 나는 엄마가 언제부터 나보다 몸집이 작으셨던가 사념에 잠긴다. <- 예? "애들 지켜보다가" 갑자기 "엄마 몸이 언제부터 작았나" 넘어감. 독자의 상식을 적용하면 "애들을 보고 있자니 내가 작았을 때가 떠오르는데, 엄마는 그 때는 컸는데 이제는 작아졌다"는 걸 알 수 있겠지만 굉 장 히 불친절한 서술임. 이런 걸 설명해줘야지 이런 걸 독자들에게 맡기면 어캄 서술의 맥락을 독자들이 상상하게 만들지 마셈. 생각과 의식의 흐름 사이에 있는 연결고리를 지워버리지 말라고. 단순한 의식의 흐름도 아 치킨먹고싶다☞치킨은 닭이지☞닭은 맛있어☞백숙도 맛있지 이런 식으로 "연결고리"가 존재하는 게 너무 당연함. 그걸 넣어서 이으셈. 독자들에게 이해를 강제하는 건 문제가 있는 거임. 천진난만하게 뛰노는 아이들은 딱 내 무릎만 하다. 저 키가 언제 이렇게 컸을까. 아이들을 보다가도 내 생각은 그 쪽으로 흘러간다. 엄마는 언제부터 나보다 작아졌을까. 언젠가는 내가 엄마 무릎에 닿을락말락 했는데. 바꿔봄. 무릎만했던 애들이 '이렇게', 그러니까 '나처럼' 컸고 그런 반면에 엄마는 언제 무릎만했던 나보다 작아졌는지, 의식의 흐름에 연결을 줬음. 나뭇가지를 흔들며 와아, 하고 좋아하는 꼬마를 보며 잠시 시간을 들이다가 대수롭지 않은 듯 대답했다. ->이것도 너무 김. 앞 문장 끊고 이어도 아무 문제 없음. 엄마가 묻는다. 꼬마 하나가 나뭇가지를 흔들며 와 웃고 있다. 잠깐 뜸을 들였다가 대수롭지 않은 듯 대답한다. 이런 식으로. "쟤들은.."은 엄마의 질문일 텐데, 원문에는 엄마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게 보이지? 꼬마를 보는 건 나와 엄마 둘일 텐데도(그래야 엄마가 '쟤들'을 언급할 수 있음) 원문에서 주체는 '나'밖에 없어버림. 가볍게 엄마가 묻는다, 아니면 엄마와 내가 뭘 본다, 를 넣어야 자연스러워짐. 그리고 꼬마가 하는 행위를 단순히 서술하기만 해도, '나'가 보고 있는 느낌을 줄 수 있음. "나는 보고 있다"고 말하지 말고 '나'가 "보는 것"을 보여줘서 독자가 "보게끔" 하셈. 기본임. 잠시 "시간을 들이다"는 표현도 어색함. 보통 시간을 들인다는 것은 막간을 둔다는 뜻이 아니라, 무언가를 하는 데 얼만큼의 시간을 쏟는다는 식으로 자주 쓰이자너. 관용구는 관용구인 만큼 시의적절하게 쓰는 게 중요함. 막간을 둔다, 간격을 둔다, 잠시 사이를 둔다는 느낌으로 "뜸을 들이다"는 쓸만한 표현이 있음. 참고하셈. 어릴 땐 뭐든지 다 웃기고 재밌더라고. ->문제 없지만 대사로 뺐어도 괜찮았음. 어차피 이 이후로는 젊음과 늙음에 대한 대비를 시작하기 때문에, 그랬으면 국면전환을 시키는 효과도 있었을 것임. 다시 말하는데 대사 쓰는 걸 꺼리지 마셈. 결국 독자의 마음에 남는 건 웬만해선 대사임. 내가 꼬마였을 시절만 해도, 냇가에 돌멩이를 떨어뜨리기만 해도 개미가 손등에 올라타서 피부를 깨물더라도, 무엇을 생각했는진 몰라도 까르르 함박웃음을 터트리며 그렇게 즐거워했다. ->또 너무 김.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문장 또 한 문장 안에 들어있음. 끊 으 셈 끊어도 아무 문제 없음 꼬마였을 시절도 좀 이상함. 나의 어린 시절, 소녀 시절, 소년 시절, 유년 시절, 심지어 꼬마 시절도 어색하지 않은데 왜인가? 구태여 '였을'을 추가해서 그럼. '시절'이라는 말에는 당연하지만 과거시제가 함축되어 있거든. "내가 꼬마였을 때", "내 꼬마 시절"으로 바꾸는 게 훨배 자연스러움. 냇가에...해도 개미가...에서 왜 해도 뒤에는 쉼표가 없음? 깨물더라도 뒤엔 제대로 들어가는데? 템포 쉬어주셈 일부러 안 넣은 것 같긴 한데 어차피 이어지는 게 아니라 '아예 다른 행위'의 나열이기 때문에 쉼표 있는 편이 나음. 냇가에 돌 던졌더니 개미가 띠용 하고 올라탄 게 아니잖음 무엇을 생각했는진 몰라도->뭘 생각했는진 몰라도 줄이셈 필요없음 어감이 필요하면 놔둬도 되지만 굳이? 싶음 까르르 함박웃음 <-아까도 말했던 거임. 중복묘사, 같은 느낌 다른 언어가 하나의 단어를 수식하는 거 웬만하면 지양하셈. 이미 함박웃음이라는 단어기 때문에 의성어가 안 들어가도 ㄱㅊ. 의성어를 살리고 싶으면 까르르 웃었다고 하면 될 거고. 활력도 넘칠 대로 넘쳐서 친구와 서로를 쫓으며 술래잡기를 하기도 했고, 그러다 지팡이를 짚고 걸어가는 어르신을 보면 '안녕하세요!' 배꼽 인사를 하며 지나쳐 뛰어갔다. <- 이것도 문제가 똑같음. 게다가 이건 모든 말이 전부 그럼. 활력이 넘치면 넘치는 거지 꼭 넘칠 대로 넘쳐야 함? 같은 말 또 하지 마셈. 와! 엄청 넘쳐!를 강조하고 싶으면 부사어가 수도 없이 많음. 서로를 쫓으면 그게 술래잡기지 술래잡기가 왜 또 있음? "서로 쫓고 쫓기도", 아니면 그냥 "술래잡기를 하기도" 라고 쓰셈 동심의 순수함을 묘사하고 싶으면 다른 묘사를 추가하셈. "상도 벌도 없는데 서로 쫓고 쫓겼고..." 이런 식으로 순수성을 강조하면 됨. 지팡이를 짚고 어르신이 걸어가지 그럼 뛰어가겠음? "지팡이를 짚은 어르신"이라고 해도 아무 문제 없음. 배꼽인사 하면 안녕하세요! 라고 말하지 노-하! 하겠음? 그런데도 활기찬 느낌을 주고 싶어서 넣었으면 그냥 대사처럼 따로 빼도 좋음. 했고, 그러다..로 잇는 이유도 불분명함. 그냥 "...하기도 했다. 그러다 ... 뛰어갔다."는 식으로 끊어도 괜찮음 아니면 어르신 지나쳐 뛰어간 건 "술래잡기 중이라" 그랬던 거잖음. 그렇게 연결하면 전혀 억지가 아님. "활력도 넘쳐선 친구와 하루종일 술래잡기를 하면서, 중간에 어르신을 마주치면 배꼽인사를 하고, 또 다시 냅다 뛰어다니기에 바빴다." 이런 식으로. 그러고 보면 그분은 자신보다 앞서가는 어린아이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도 싶다. 세월의 장벽에 가로막혀 자유롭지 못한 자신과 다르게 세상 두려울 것 없이 자신 있게 달려가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봤을 때 느낄 수 있는 감정에는 무엇이 있을까. 젊은 시절에 대한 그리움? 젊은이에 대한 열등감? 상상은 자주 해보았지만 이해되는 정답을 얻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해가 가면서도 이해가 안 감. 문장은 아주 깔끔하게 느껴지진 않지만 큰 문제도 없어 보여서 생략하겠음 사실 슬슬 끝이라 힘 빠진 거 같음 ㅎㅎ ㅈㅅ 그놈의 모습은 대체 왜 자꾸 나오는...아니 ㅈㅅ ㄹㅇ 하다 멘탈나간듯 큼큼 자신 있게 달려가고 있는 아이의 모습<본인이 다시 생각해보셈 여기서 '모습'이라는 단어가 꼭 필요함? 그냥 "자신 있게 달려가는 아이를 봤을 때..."라고 쓰면 말의 전달이 안 됨? 원하던 어감이 아님? 반드시 이렇게 써야만 독자가 알아먹음? 노인이 보는 아이가 아니라 모든 아이들의 뛰는 모양새를 말하고 싶음? 아니면 "~한 모습", "~한 것", "~한 말" 등등으로 끝나는 어미 쓰지 마셈 최대한 지양하는 게 좋음. 그 자체로 중복이고 군더더기임. 깔끔하지 않은 문장임. 보다 보면 은근히 "~한 모습"이라는 문장이 자주 나와서 말함. 다시 말하는데 독자에게 봤다는 걸 설명하지 말고 보여주셈. 기본임. 세월의 장벽에 가로막혀 자유롭지 못한 자신, 그리고 노인이 느낄 법한 감정들(추측이지만). <-이거 아주 모호함. 그래서 불편함. 노인이 "자신은 세월의 장벽에 가로막혀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는 "추측"인데 그러니까 글쓴이 본인 생각임? 아니면 단순히 '나'가 그렇게 느꼈다는 얘기임? 전자면 문제가 생김. 그 노인은 정말 그렇게만 생각했을까? 단순히 커여운놈들ㅎㅎ 이러고 말지 않았을까? 혹은 아이들을 보고 젊음에 그리움을 느끼면서도, 자신이 "부자유하다"고는 느끼지 않았을지도 모름. 또는 오히려 세상을 다 살고 편안히 있는 자신이 진정으로 "자유로운 나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름. '노년의 회한'에 대해 말하고 싶다면 그 회한을 간접적으로든 직접적으로든 느끼고 있는 사람, 혹은 그런 사람을 지켜보는 주변인을 쓰셈.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지 말고 사례를 들어. 방금까지 잘 하고 있었자너. 어머니와 '나'의 이야기로. 그런데 사고가 확장되는 과장에서, 약간 상스럽게 그리고 막 말하자면 관련 없는 타인들이 머리채를 잡혀버린 거임. 불특정 다수의 어떤 계층을 집어서 "이럴 것이다"라고 작가의 사견을 부여해 버리는 건 상당히 무서운 일임. 주의하셈. 이것이 독자에게 어떤 방면으로든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글이라는 걸 기억하셈. 누군가는 이걸 읽고 "모든 노인은 자신을 부자유하다고 느낄 것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음. 태클걸리기 쉬운 부분이기도 해서 조심해야 함. 뭣보다 작가는 누구보다 주관이 뚜렷하면서 편견이 없어야 함.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야만 좋은 글을 쓰고, 좋게 고칠 수 있음. 전자인 것 같아서 말해봤는데 아니라면 사과와 동시에 칭찬하겠음. 이유는 다음으로. 후자면 큰 문제 없음. 글 속의 '나'는 어머니의 노화를 지켜보며, '노화'라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 특히 부정적인 정서를 느끼고 있는 상태임. 글 전체로 독자가 알 수 있고 그래서 '나'가 그렇게 느낀다면 독자는 무리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음. 당시 노인의 생각은 이랬을 것이라고 '나'가 부정적으로 생각해도 문제삼지 않을 것임. 간접적으로 인물을 드러내는 아주아주 좋은 방법임. 후자라면 좀 더 확실하게 밝혀줘도 좋은데, 아니어도 재량임. 오히려 확실히 밝히지 않으면 정말 이런 인물이 현실에서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 좋은 임팩트를 남길 때도 있음. 이를테면 롤리타처럼. 후자였다면 깊은 사과를 하겠음...그리고 리스펙트 하겠음. 훌륭한 묘사임. 마지막 문장은 문제 없음. 좋음. 마지막으로 글 쭉 읽으면서 가 생각해볼 것을 세 가지로 정리했음 1 문장 끊어라 2 문단 나눠라 3 대사를 써라 종합하면 글을 더 가볍게 만들라는 말임. 간단하게, 단순하게 쓰셈. 부피가 큰 글은 그만큼 부담스러워지고 쓰는 자신한테도 어려워짐. 부피가 크면 독자들도 무겁게 받아들임. 잘 쓴 글은 크고 무거운 내용인데도 독자들한테 아주 편하고 흥미롭게 다가옴. 토지, 안나 카레니나 읽어보면 알 수 있음. 짧게는 동물농장이나 1984도 좋음. 레이먼드 카버 단편도 추천. 난쏘공도 넣을까 했는데 이거도 진짜 갓띵작이긴 하지만 필력 기르는 소설과는 약간 궤가 다르긴 함. 그래도 내 최애작이니까 걍 추천함 ㅎㅋ 토지는 진지하게 각 잡고 필사...해도 좋음 나는 필사 안 좋아하지만 필사 좋아하면 추천 위 책들은 내가 글 쓰는 사람이 읽어볼 소설로 강추하지만 부작용은 있음. 자존감 올려놓고 읽으셈. 자존감 낮을 때 읽으면 영영 글 그만두게 됨. 세상에 이런 인간들이 있는데 내가 글을...이라는 자괴감이 듬 낄낄 하지만 그럼에도 추천하는 이유는, 이 소설들은 소설은 도대체 무엇을 해내는가, 나아가서 언어는 무엇을 해내는가 진짜 무서울 정도로 강하게 알려주는 작품들임. 글이 가지는 힘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서 강한 동기부여 시켜줌. 내가 바라는 효과는 물론 이거임 ㅎㅎ 문체에는 조지 오웰, 김훈(칼의 노래나 수필집인 라면을 끓이며도 ㄱㅊ을듯 문장은 개쩌는데 내용이 영 뭐한 소설이 가끔가다 있어서 걸러 읽으셈), 박경리, 김영하 소설 추천함. 이청준이나 이동하 소설도 잘 어울릴 것 같음. 이동하 연작 괜찮을듯. 윤흥길도 좋겠다. 건조하고 절제된 묘사를 좋아하는 것 같아서 추천한 목록들인데 아닌데 알못아 난 좀 더 따뜻한 글이 쓰고 싶어 ->박완서 읽어봐도 좋음.
42 이름없음 2019/09/15 23:50:53 ID : e7y0lcqZa7b 0
지금까지 해도 되냐고 물어보고 리뷰 작성한 쓰레기 이었습느다... 흑흑 미안해...앵커를 헷갈렸어 ㅠㅠㅠ 혹시나 기대했다면(아니겠지만) 정말로 미안해 ㅠㅠㅠㅠ 아주 거짓말은 아니었음 글도 좋아서 리뷰해보고 싶긴 했는데 시간이 늦어서 오늘은 못할듯 ㅎㅎ...그리고 스레를 침범하는 것도 좋은 건 아니구 나중에라도 발견하면 마음대로 리뷰해서 우선 미안합니다..용서해주세요..ㅠㅠㅠ 근데 글이 너무 좋아서(변명) 그래서 막 쓰고 싶더라고... 요새 내가 고민하고 있던 거기도 해서 홀린 듯이 봤어 우리 엄마도 염색 그만뒀거든 흑흑흑 감성충전 만땅하고 봤다 재미있게 읽었고 재미있게 리뷰했어! 좋은 글 고맙고 리뷰 허락해준 스레주도 고마워!
43 이름없음 2019/09/15 23:55:40 ID : E6Za1js4E7b 0
혹시 지금도..평가를 받는지 모르지만...예에에전에 쓴 조각글 함 올리고 갈게! 툭, 툭, 투둑, 툭. '장마를 알리는 가벼운 발걸음. 널 듣기 위해 공기는 며칠이나 무거웠나보다.' 남자는 저장버튼을 누른 뒤 달달거리던 컴퓨터 본체를 발로 한 번 차보았다. 소리가 잦아들자 남자는 일어나 기지개를 펴 제 무릎만큼도 닿지 않을 미니냉장고에서 에너지 음료를 꺼내 연신 들이켰다. 본체는 또 다시 달달거리며 죽어가는 소리를 냈다. 남자는 옅게 한숨을 쉬었다. 중고로 싸게 업어왔더니 이래선 아까운 피시방 값만 날린 셈이었다. 에어컨은 틀고 싶었지만 틀지 못했다, 자취방을 얻을 때 옵션에 포함되어 있었건만 조금만 틀어도 요금폭탄을 맞기 마련이라 희멀건한 장식이 된지 오래. 선풍기는 작년에 고장나서 버렸으나 남자는 그것을 살 돈에서 조금 더 보태 컴퓨터를 장만한 것이다. "저녁은 굶고 피시방에서 마감할까." 남자는 마치 누군가에게 물어보기라도 하는듯 격양된, 그리고 위선적인 투로 말을 뱉었다. 툭툭하며 비가 오는 소리가 들렸다. 남자는 본체를 끄고 유에스비를 챙겨들었다. 젖는 것은 싫었으나 이대로 끈적이다 못해 얽어들어가는 파리지옥 같은 집구석에서 마감한다는 것은 더욱 싫다는 게 남자의 결론이었다. 결국 2주전에 산 컴퓨터는 자리만 차지하는 고물이 되었다. 남자가 옷 매무새를 다듬는 도중 전화벨이 울렸다. "어, 응. 당연히 마감중이지요? 안 한다니까, 응, 그래. 내일 10시까지 가능, 알았어." 남자는 낯빛이 어두워지더니, 이내 정신을 차린 사람마냥 눈이 휘어지도록 웃었다. 마치 억지로 무언가를 피하듯, 남자는 콧노래를 흥얼이며 우산을 찾았다. 낡아빠진 우산은 녹도 슬고, 우산살도 하나 부러졌지만 어쨌거나 비를 피할 용도로는 충분했다. 남자는 깜빡했다며 서랍을 뒤지더니 작은금고에서 만원을 꺼내 주머니에 대충 쑤셔넣었다. 돈을 챙겨 길을 나왔지만 막상 남자는 할 마감도, 쓸 리뷰글도, 하다못해 감성글을 쓸만한 조각 감정도 없었다. 오후 3시에 엔조이를 할 미친놈은 찾으라면 찾을 수 있겠지만 그런 놈들과 텔비를 더치페이 할 만큼 여유롭지 않았다. 남자는 10분여를 걸어 평소 들락거리던 피시방 금연실에 자리를 잡았다. 담배냄새 맡아봐야 담배만 고프지, 남자는 생각없이 컴퓨터를 켰다. 초등학생 무리가 욕하는 소리가 들려 남자는 헤드셋을 낀 채 어제 보다 만 동영상을 마저 틀어놓았다. '안 들리네, 빗소리.' 눅눅함도, 툭툭하던 소리도, 물기도 이 곳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비는 내리지 않는걸까. 남자는 생각하지 않기로 하며 동영상에 집중했다.
44 이름없음 2019/09/16 00:06:27 ID : IIHwnA5fcE3 0
ㅋㅋㅋㅋㅋ 29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괜차나 내 거는 하고 싶으면 원할 때 해줘도 돼!!! 물론 하고 싶다면.. 각 잡고 쓴 것도 아니고 즉석에서 막 썼지만 평가받는다고 생각하니까 기분 묘하게 긴잔되구 나도 모르게 기대되면서 떨리네(?
45 이름없음 2019/09/16 00:25:20 ID : Wjio1xBgryZ 0
평가 전에 일단 한 마디만 해둘게 하트 이모티콘 지워
46 이름없음 2019/09/16 00:26:28 ID : Wjio1xBgryZ 0
나머진 내일 할게. 다른 사람이 넘 자세하게 평가해 줘서 딱히 할 말 없을 듯! 첨삭도 하다 보면 결국 한 길로 통하니까
47 이름없음 2019/09/16 00:30:01 ID : Wjio1xBgryZ 0
박완서 문장력이나 표현력 아주 쩔지 국어 공부하는 수험생들도 웬만하면 다 알겠지만. 내 모토도 박완서 작가야. 비유 하나하나가 전부 화자의 상황에 공감 가게끔 쓰거든
48 이름없음 2019/09/16 00:40:03 ID : e7y0lcqZa7b 0
ㅋㅋㅋㅋ 고마워 ㅠㅠ내가 아니어도 스레주가 잘 해줄거야 그치만 그렇게 말하니까 또 막 손이 근질근질하네 ㅋㅋㅋ 그래도 늦었으니까 잘 자고 일주일도 잘 보내 레더야 스레주도 박완서 작가 좋아하는구나! 사실 대표 장편은 부끄럽지만 못 읽었는데 다른 소설들이나 단편집을 이거저거 읽었거든 ㅎㅎ 싱아도 시간내서 읽어봐야지 하는데 못읽고있네 처음 읽었을 때 진짜 깜짝 놀랐어...아직도 여운 남는 글들이 많아 난 아직 글적으로 닮고 싶은 작가는 못 찾았어ㅠㅠ 잘 쓰는 프로들은 모두 각자의 문체가 매력적이어서...내 개성을 살린다는 건 어려운 일인 것 같아 스레주에겐 좋은 롤모델이 있구나 앞으로도 건필하자
49 이름없음 2019/09/16 00:41:57 ID : 879jzdSJQk3 0
개신랄하네 내가 이걸 원했어. 고맙다. 일단 문장 끊고 핵심에 집중하는 연습해보기로 한다.
50 이름없음 2019/09/16 00:52:24 ID : e7y0lcqZa7b 0
아 그리고 스레주가 넘긴다기에 조금 사족을 붙일게 물어본 것에 대해 답은 해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 1. 어휘는 뭐 모두의 고민이지 ㅋㅋ ㅠ 죽었다 깨나도 모르는 단어는 한참 많을거야...결국 자기가 아는 한에서 최대한 다채롭게 쓰는 게 중요한 거고.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범위 안의 어휘 뜻을 잘 알고 정확하게 섭렵해야겠징 그래도 어휘력 자체를 늘리고 싶다 하면 책을 열심히 읽을 수밖에 ㅋㅋ ㅠㅠ 다른 방법이라면 국어사전을 애용하는 게 있겠지 나도 자주 쓰는 방법인데 특정 어휘의 동의어를 사전으로 찾아봐도 좋아 범위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거야 2. 비유력은 나쁘지 않지만 오히려 남용하거나 문장을 길게 만들어서 맥락을 잊어버리는 걸 주의하면 될 듯. 글을 꾸미는 것이 문장력의 향상을 의미하지는 않아 리뷰에서도 계속 말한 부분이고! 한자어를 공부하는 건 좋아. 다만 자주 쓰기보다는 잘 썼으면 좋겠어. 뜻을 잘 알고 쓴다든지. 의외로 안 쓰는 게 좋을 때도 많아 ㅎㅎ +는...스레주의 판단 기준이니까 난 패스할게 ㅎㅋ 이젠 정말 다시 관전자 1로 돌아갈게 오랜만이라 넘 신냈다...다시 한번 기회 줘서 고마워 스레주~
51 이름없음 2019/09/17 00:12:56 ID : tunDs1ijgZb 0
헐 레주 뭐야... 안그래도 글 쓰고 있는데 지인한테 평가받기 뭐해서 미뤄뒀는데 나중에 글 제대로 쓰면 여기부터 찾아올게 나도 평가 받고싶어
52 이름없음 2019/09/17 13:45:13 ID : 9hgrAlCksnP 0
“다녀왔습니다” 1층에서부터 향기로운 벚꽃냄새가 풍겨왔다. 미리 말하지만, 난 이때 이변을 알아챘어야 했다. 나는 그만 그 냄새가 한창 벚꽃을 활용한 베이킹에 빠져있던 엄마가 낸 향이라고 생각하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오히려 로맨틱한 기분으로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고,한 칸씩 오를 때마다 봄바람의 부드러운 향기가 내 볼을 스쳤다. 그리고, 맹렬히 덜컹거리는 둔탁한 소리가 2층 전체에 울려퍼졌다. 봄의 분위기에 취해있던 내가 퍼뜩 정신을 차리기까지 걸린시간 체감상 0.01초. 소리의 근원지는 내 방이 확실하다. 추종할 수 없는 스피드로 남은 계단을 두 칸씩 단숨에 뛰어올라 오른쪽 맨 끝에 위치한 내 방까지 전력질주한다. 나무무늬 시트지를 붙인 낡은 방문이 심하게 덜컹거리고 있었고, 내 심장도 때아닌 운동에 덜컥거리고 있었다. 난 달려오던 스피드 그대로 동그란 문손잡이를 돌리고 어깨로 문을 밀치며 허겁지겁 방의 용태를 살피려했다. 그러나 그 순간 맞은편에 위치한 밸런스가 나쁜 커다란 들창을 통해 들어온 눈부신 빛이 내 동공을 관통했다. 반사적으로 찡그린 두 눈을 천천히 뜨자 공중에 벚꽃잎이 무더기로 날리고 있었다. 이건 무슨 연출이지..? 이윽고 내 눈에는 그 들창의 창틀에.. 누군가가 “생각할 수 있는 최대한 멋진 포즈로 앉아봤어” 라는 느낌을 팍팍 풍기며 앉아있는 모습이 비쳤다. 내가 올 시간도 모르면서 이런 연출을 준비하고 있었을 그녀가 떠올라 속으로 폭소했다. 근데.. 뭐야? 나랑 얼굴이 똑같잖아?! 혹시.. 숨겨진 쌍둥이…? 머리에 엄마와 아빠의 웃는 얼굴이 순간적으로 스쳐지나간다. 그런 무심코 떠오른 생각에 대답이라도 하듯, 그녀는 나를 멋지게 돌아보며 스스로 멋지다고 생각했을 대사를 남겼다. “안녕, 또 다른 나. 널 만나기 위해서 시공을 뛰어넘어왔어.” 나와 똑같은 얼굴을 한 그녀가 그곳에 앉아있었다. 안녕 스레주,, 미안해 일감추가해서,, 쏘리,,
53 이름없음 2019/09/17 22:32:49 ID : ktzbvdxwtxU 0
스레주 대단해 존경스럽다.. 가끔 와서 읽어보고 갈게 고마워
54 이름없음 2019/09/17 22:54:17 ID : a8rwHzTUZiq 0
예전에 써 놓았던 글인데 올려봐. 날카롭게 지적해줘도 돼. 시간이 지나도 글실력은 그대로고 열심히 쓰려고 하지도 않고 혼남이 필요해.... -- 삭제
55 이름없음 2019/09/17 23:26:58 ID : Wjio1xBgryZ 0
다들 미안 주말까지만 기다려 줘 아니면 불금 때 꼭 평가 남길게 하루 자유 시간이 2시간뿐인 고시 인생이라 읽을 시간도 없어...☆
56 이름없음 2019/09/19 01:18:47 ID : JVeY01beNBt 0
오 레주 글 보는 눈이 좋은 것 같아...나도 2차 창작이긴 하지만 남기고 가볼게! a와 a의 복제에 대한 이야기고, 화자는 a의 복제야. A가 방에 없어서 안도했다. 그는 나를 미워하면서도 굳이 같은 방을 쓰겠다고 주장했고, 실험실에서 태어난 쥐 신세인 내게는 뭔가를 말할 권리 따위가 없었다. 나는 창을 열고 하늘을 올려보았다. 하늘도 그다지 정상적이지는 않았다. 내 기억, 정확히는 남의 기억을 공유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어쨌건 기억 속의 새파랗고 깨끗한 하늘색은 조금도 없고 내가 태어나 처음으로 본 그 희고 검고 어두운 하늘이 밤낮없이 이어졌다. 시간이 흐르는지조차 알 수 없는 무채색의 황량한 풍경이었다. 내게도 취미라 부를 수 있는 게 있다면 멍하니 하늘이나 바라보며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는 시간을 즐기는 것이다. 그다지 취미같지도 않은 취미지만, 꼭 필요하지 않은 일인데도 일부러 한다면 그게 취미 아닐까. 내 작은 취미에조차 a는 탈출시도라도 하고 싶냐며 악담을 했다. 여기에서 나가봤자 갈 곳도 없는데 뭔 놈의 탈출을 하나. 그도 그걸 알면서 악담을 하는 것이다. 하여간 정말 성격 나쁜 사람이다. 때때로 기억은 나를 a라고 착각하게 할 만큼 생생했다. 그러나 내 곁에 있는 진짜 a, 기억 속의 그라고는 상상도 못할 만한 증오 속에서 망가져가는 그를 보면 오히려 나는 모조품이고 진짜는 저렇게 부서져가는구나, 라는 걸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그건 가짜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절망적이고 생생한 추락이라서 그를 더 진짜로 만들었다. 하지만 그 기억들은, 내가 한 번도 겪은 적 없고 겪을 일도 없는 기억들은 때로 내 것이었으면 싶을 정도로, 떠올릴 때마다 웃음짓게 하거나 그리움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생생했다. 다 훔쳐온 주제에, 내 거라곤 하나도 없는 주제에 그 기억이 욕심났다. 내 존재 때문에 a가 서서히 부서져간다는 걸 알면서도 뻔뻔하게 더 가지고 싶어 욕심을 부렸다. "어이." 언제 온걸까, 소리를 못들었는데. 점점 감각이 무뎌져갔다. 내게 감각이나 마음이란 건 있어봐야 괴롭기만 한 것일 뿐이라, 본능이 하나씩 차단하는듯 둔해졌다. 나는 돌아보았다. 불길하고 고귀한 보석처럼 반짝이는 붉은 눈이 도드라졌다. 그 이외에는 내 얼굴을 거울로 확인하는 것처럼 구별할 수가 없었다. 나도 내가 누군지 알 수 없었다. 그가 빙그레 웃으며 내게 말했다. "안녕, a." "…그런 장난은 혼자 하지." 그 이름이 너무나 내 것 같아서 대답이 나올 뻔했다. A는 내가 그의 기억과 가짜라는 내 정체성 사이에서 고통받는다는 걸 알기에 악의적인 장난을 치는 것이고, 만일 내가 그에 대답하기라도 했다간 나를 고통스럽게 할 말들을 끄집어내 조롱삼아 던졌을 것이다. "거기에 그러고 있는 꼴이 나보다 더 진짜같아서 불러봤어. 나도 착각할 지경이더군." 대꾸하기 싫어 고개를 돌리자, 그 쪽에서 다가왔다. "상처받은 얼굴 하지 마. 네 쪽이 뺏어가놓고, 그렇게 포기해버리면 안돼잖아?" "…마음은 어찌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 "그래, 빌어먹을 네 녀석이 훔쳐간 내 마음 말이지." 이 순간 그가 나를 미워하고 있다는 것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태어나자마자 주위 환경이 이따위라니, 운도 없지. 나를 만든 두 창조자는 나를 증오하고, 그 외의 사람들은 나를 실험쥐 취급한다. 바람직한 양육환경이라고는 농담으로도 못하겠다. 차가운 증오로 가득찬 양수 속에서 자란 나는 그 이외의 감정이 있다는 걸 a의 기억으로만 겨우 인식했다. 사실 전부 가짜 아닐까. 온통 모조품들. 내게 주어진 기억마저 모조품이고, 내가 태어난 세상은 온통 증오로 가득찬 지옥일지도 모르겠다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내 곁에 서서 내가 바라보는 하늘을 함께 올려보는 그는 잃어버린 형제처럼, 내 태어나지도 못한 형제처럼 느껴졌다. 그런 그에게 미움밖에 받지 못하는 내가 미워, 나는 문득 물었다. "너는 왜 그렇게 나를 미워하는 거지." "네가 증오를 제외한 감정은 다 훔쳐가버렸잖아. 줄 감정이라곤 그것밖에 없어." A는 조롱하듯 흥얼거리며 나른하게 웃었다. 흰 머리카락 사이로 끊임없이 붉은 빛을 흘리는 두 눈동자가 어쩐지 기괴했다. 상처에서 끊임없이 피가 흘러나오는 것처럼, 깨진 마음에서 새어나오는 악의를 세상을 향해 흘려보내는 것만 같다. 마치 한 가지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기계처럼 규칙적인 굉음을 내며 파멸해가는 것이다. 나는 괴롭게 눈을 감았다. 보고 있자니 마치 자학이라도 하는 기분이었다. "미안하다고.... 해야 하나." "그런 말 들어봤자 화만 더 나니 집어치우지." 나는 그저 태어난 것뿐이라고, 어떤 죄도 짓지 않았다고 외치고 싶었다. 나 역시 누구의 삶도 빼앗고 싶지 않았고, 부서져버린 반쪽짜리 마음과 영혼만으로 구성되고 싶지 않았다. 원해서 이런 기이한 과정으로 태어나지도 않았다고 그렇게 변명하고 싶었다. 하지만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몰랐어? 넌 태어난 것 자체가 죄악이야' 라는 잔인한 대답을 들을 것이 두려웠다. 눈을 뜨니 바로 앞에 a의 얼굴이 다가와있었다. 시선이 마주쳤다. A의 붉은 눈동자에 비치는 내 얼굴은 마치 피에 잠긴 것 같았다. 그 얼굴이 a와 꼭 같으니 더 기괴했다. 똑같은 얼굴을 마주댄 두 사람은 잘못 오려놓은 사진처럼 이질적이었다. 불쾌할 정도로 인공적인 모습이었다. A가 손을 뻗어 내 뺨을 어루만졌다. 나와 같이 길고 가늘게 뻗은 손가락. 마법사 특유의 손가락이었다. "괜찮아. 어차피 이렇게 된 것, 함께 나락으로 추락해가는 것도 괜찮겠지. 문득 나는 망가진 것이 a만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것도 괜찮겠지, 라고 동조하는 자신의 마음 어딘가도 서서히 부서져가고 있었다. 알 수 없는 것이, 아마 A가 아주 소중하게 여겼을 무언가가 그 부서진 곳으로 새어나가는 것 같았다. 괜찮아, 괜찮아. 어차피 a는 이제 없으니까. 남은 건 갈라진 빛과 어둠을 뿌리로 둔 반쪽짜리 생명체 둘일 뿐이니까. 마주친 둘의 눈동자가 서로에게 속삭였다. 이대로도 괜찮아, 지옥으로 가는 길은 평온한 타락일 테니까.
57 이름없음 2019/09/19 01:22:46 ID : JVeY01beNBt 0
좀 길지만 이어서.. 이건 a쪽에서 자신의 복제를 바라보는 시점이야. 같은 상황을 분위기를 달리해서 써보고 싶었는데, 어떻게 느껴지는지 솔직하게 말해줫음 좋겠어 그는 망연하게 자신이 닿을 수 없는 하늘만 올려다보고 있었다. 탈출이라도 하고 싶은 걸까. 나가봐야 얼마 못가 잡혀올텐데 말이지. 애초에 내보내주지도 않을 거지만. 이 순간 나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이전의 나라면 어떻게 생각했을까, 떠올렸지만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악의나 증오 같은 뒤틀린 마음을 제외한 것은 모조리 저 녀석이 훔쳐가버렸으니까. 나는 이전에 내가 무엇을 소중하게 여겼고 무엇을 좋아했고 꿈은 무엇이었는지 떠올릴 수가 없었다. 아마 그런 건 전부 저 녀석에게 가있을 것이다. 가짜 주제에 내게 없는 것을 가져서, 나보다도 더 진짜 나처럼 보이는 것이 그였다. 그런 그를 바라보는 기분은… 진짜로 거지같았다. 문득 나는 내가 더 이상 a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의 영혼을 갈라 둘이 나눠가졌다는 것은, 더 이상 a는 없고 가짜만 둘 남았다는 것 아닐까. 그리고 그렇다해도 상관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가짜든 진짜든 무언가를 증오하는 것에는 하등 문제가 되지 않는다. "괜찮아, 이 세상은 이미 지옥이고 우리는 태어났다는 죄로 이곳에서 형벌을 받고 있는 거니까. 다들 각기 불행한 이유 하나쯤 있어도 문제될 건 없겠지." 나는 노래처럼 흥얼거리며 그에게 다가갔다. 거울과 구분이 가지 않을 만큼 닮은 우리가 나란히 섰다. 그가 눈썹을 찡그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 뺨에 손을 얹었다. 조잡한 가짜라는 느낌은 전혀 없는, 부드럽고 온기있는 뺨이었다. 그는 내 손을 쳐낼 것처럼 어깨를 올렸다가 가만히 눈을 감았다. 그 파란 눈동자가 감춰지니 나와 그가 다른 점은 하나도 없었다. 나는 죽고 내 혼만이 빠져나와 몸을 바라보는 것 같은 기이한 기분이 들었다. "나락으로 떨어질 때 곁에 동료 하나쯤은 있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그것도 나쁘지 않지." 나와 같이 뒤틀린 목소리로 속삭이는 그를 보며, 결핍된 반쪽짜리 영혼에 고통받는 것이 나뿐이 아님을 알았다. 그렇다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뭐가 괜찮은지는 몰라도, 아무튼 뭐든지 괜찮다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58 이름없음 2019/09/19 01:51:50 ID : s7hyZhhupO2 0
스레주 대단해... 혹시 직업이 뭔지 물을 수 있을까?
59 이름없음 2019/09/25 02:20:40 ID : 86Y9s8rwMrz 0
갱신 ,,
60 이름없음 2019/09/25 20:55:19 ID : a8rwHzTUZiq 0
헉 고시인생... 천천히 해줘도 돼!!!
61 이름없음 2019/09/25 21:38:39 ID : Wjio1xBgryZ 0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말을 모두가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도 그녀가 정상적인 회사에 간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삿대질을 하고 시비를 걸어도 신아는 멈추지 않고 걸어갔다. 언제 나오나 했는데 드디어 나와 줬네. 중편 이상 분량을 쓰는 작가가 정말 경계하고 유의해야 할 점. 개연성과 문맥상 부적절한 묘사(내지는 서술). 분명 저 대목에서 사람들은 걸레짝과 다름없는 주인공을 보고도 험한 말을 면전에서 못 하고 머릿속에만 담아두고 있었는데, 갑자기 삿대질과 시비 걸기가 나왔어. 사람들은 생각만 해두고 있었는데 말이야. '그러나 삿대질을 하고 ~' 문장은 쓴이가 보기에도 툭하고 튀어나오기에는 개연성이 떨어지는 문장이지? 아마 쓴이는 이 둘 중 하나를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아 1.그녀를 고깝게 보던 관중이 생각에 그치지 않고 행동에 옮김. 그래서 그녀에게 삿대질하고 시비를 걸었던 것. 그럼에도 그녀는 제 갈 길을 간 것. 2.그녀를 고깝게 보던 관중의 생각을 '삿대질과 시비'라는 은유적 표현으로 구체화한 것. 그러니까 그녀가 관중들의 고까운 시선이나 태도를 신경쓰지 않고 제 갈 길을 간 것. 근데 쓴이가 쓴 대목에서는 두 내용 어디에도 어울리지 않아. 중의적인 해석만 가능할 뿐이지. 다음 문장들을 읽어도 마냥 1로만 해석하기엔 찝찝함이 들어. 작가의 명백한 실수지. 왜 이런 실수가 생기는지 이유를 말해 줄게. 작가는 일단 내용에 대해 모든 걸 알고 있잖아? 작가는 미리 생각해 둔 전체적인 줄거리를 여러 대목으로 쪼개서 하나씩 쓰기 시작하지? 그래서 첫장면을 쓸 때도 다음 장면을 생각하면서 쓰는 게 태반이잖아. 다음 장면으로 이어질 만한 건덕지를 미리 써 놓아야 내용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니까! 그러다 보니까 작가는 독자에게 설명해 주어야 할 부분을 놓치는 경우가 생겨. 작가의 입장에서는 짧은 몇 마디 문장으로도 충분히 장면이 상상되거든. 그래서 상황 이해를 돕는 필수적인 묘사나 서술을 '안 읽어도 알 수 있는 당연한 것'으로 치부하고 빼먹게 돼. 예를 들자면 철수가 밥 한 숟갈을 떠서 입에 넣었다. 영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는 젓가락으로 나물을 집어 입에 욱여 넣었다. 어때? 상황이 이해가 돼? 정확히는 안 되지? 영희가 왜 철수의 다음 행동을 만류했는지 정황이 드러나 있지 않잖아. 최소한의 단서라도 던져 주는 게 작가의 예의겠지? => 철수가 밥 한 숟갈을 떠서 입에 넣었다. 영희는 터질 듯한 그의 볼을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는 어제도 급히 먹다가 체한 적이 있었다. 참다 못해 내지른 영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는 젓가락으로 나물을 집어 입에 욱여 넣었다. or 철수가 밥 한 숟갈을 떠서 입에 넣었다. 영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는 젓가락으로 나물을 집어 입에 욱여 넣었다. "밥풀 묻은 젓가락으로 반찬 집지 말래도." 그녀는 나물 더미 위로 흩뿌려진 밥알들을 쳐다봤다. 떠나갈 듯한 한숨이 그녀의 입가에 맴돌았다. 어찌 보면 사소한 걸 트집잡은 거긴 한데, 쓴이의 경우엔 너무 빈번해서 중대하다고 볼 수도 있어. 글이 전체적으로 단조로워서 정보량이 한없이 부족한 느낌이야. 독자의 입장에선 읽는 내내 이해가 제대로 안 돼서 막히는 기분이 들걸. 딱히 시원하고 명쾌한 기분은 아니겠지? 하나 더. 본문 전체로만 따졌을 때 중요한 대목은 아이와의 대화 장면 같은데, 첫장면에 비해 서술이 너무 부실해. 첫장면은 지루한 서술과 묘사의 연속이라서 읽기 버겁고(솔직히 난 다 안 읽었어), 마지막 장면으로 갈수록 대화만 가득해서 빈약해 보여. 전자의 경우는 단락 구분을 자주 해 주면 될 것 같아. 아무래도 웹소설은 종이책에 비해 표면적으로 가독성을 높여 줘야 편하거든. 후자의 경우는 경험 부족이라고 생각해. 작가로서 갖춰야 할 끈기가 없는 거지. 저 짧은 내용을 쓰는데도 힘이 달려서 대충 쓰려고 한다면 작가로서는 글러먹었어. 요약 및 전체평 1.묘사 무난. 서술 무난. 대화 다소 지루하고 진부함. 2.써야 하는 내용을 빼먹지 말 것. 3.단락 구분으로 가독성 높일 것. 4.끈기를 기를 것. 본의 아니게 엄청 공격적으로 쓴 것 같아서 미안해지네...ㅜ 엿같은 현생이 스레주 인성에 반영된 거라고 생각해 줭
62 이름없음 2019/09/25 22:14:38 ID : Wjio1xBgryZ 0
뭐지 ㅋㅋㅋㅋㅋ 진짜 하트 이모티콘 지운 건가 아니면 내용을 다른 걸로 교체했어? 솔직히 말하자면 잘 써. 일상적인 내용을 다루는 대목에 맞게 묘사가 과하지도 않고, 호흡이 적절하고, 충분한 정보를 독자에게 제공해 줘. 표현이 조금 더 풍부했다면 어땠을까 싶지만 그건 작가의 스타일이니까 넘어갈게. 다만, 다 좋은데, 요즘 방식엔 맞지 않는 전개 방식인 것 같아. 읽을 때 든 느낌이 특히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을 읽는 듯했어. 한 마디로 복고풍 현대소설 느낌. 요즘 독자층에겐 씨알도 안 먹히는 스타일이지. 철학적 사유를 제고할 때나 쓸 법한 방식인데 누가 읽고 흥미를 느끼겠어. 작가의 개인적인 유희거리로나 쓸 법하지. 하나 더. 불필요한 대목을 길게 써 놨어. 결국엔 저 긴 내용들로 주인공의 무료한 일상을 드러내고 싶었던 거잖아. 딱히 주목할 만한 사건도 없고 재미있는 문장이 여러 번 나오지도 않아. 저기서 좀만 더 질질 끌었어도 독자의 입장에선 읽다가 금세 지쳤을걸? 전체적으로 따지자면 수필 + 70~80년대 현대소설 읽는 느낌. 두 단어만으로도 벌써 고지식하고 따분하지? 그러니 내용상으로 극적인 사건을 속전속결로 이끌어내거나, 그게 싫다면 독자의 이목을 끌 만큼 다채로운 표현력을 갖추는 등의 노력해야 할 것 같아. 정리하자면 1.전체적인 문장력은 준수함. 2.그러나 내용은 별로임. 작가의 문장 연습 공책에나 있을 법한 습작 수준. 3.작가가 쓰고 싶어하는 것과 독자가 읽고 싶어하는 것을 구분할 것.
63 이름없음 2019/09/25 22:16:50 ID : ttirzglvjum 0
이야. 기숙사에서 살다보니까 아이피가 자꾸 변하네. 써야 하는 내용을 빼먹는 건 자각 못하고 있는 문제였는데 고마워. 그리고 끈기의 부족은 제대로 짚어줬다고 생각해. 옛날부터 늘 그랬고 나도 어느정도 자각하고 있던 문제야. 일단은 그걸 극복하는 게 최우선 과제 같다고 느껴지네. 아무래도 많이 써봐야겠지? 앞으로는 글러먹었다는 평가 듣지 않도록 더 많이 노력할게! 좋은 조언들 고마워! +) 대화가 빈약한 점은 어떻게 하면 늘 수 있을지 고민이야. 다른 사람들 대화를 관찰하거나 대화문을 잘 쓴 소설을 읽으면 좋을까? 혹시 그런 소설이 있다면 추천 부탁해도 될까?
64 이름없음 2019/09/25 22:31:35 ID : Wjio1xBgryZ 0
ㅜㅜㅜㅜ 글러먹었다는 말 괜히 쓴 것 같아 다른 사람한테서 들으니까 내가 다 맘 아프네 솔직히 난 다작은 해도 다독은 안 하는 스타일이라 소설 추천은 못 해 주겠어... 그리고 내 말의 요지는 대화가 빈약하단 게 아니었어. 대화와 서술의 비중이 극단으로 치우쳐져 있다는 거지. 초반엔 서술만 주구장창. 끝엔 대화만 계속계속. 대화 중간중간 '그녀가 숨을 골랐다. 이윽고 다시 말을 이었다.' 같은 문장 한 줄이라도 최소한 껴 있으면 지루함이 덜했을 것 같아. 본인이 생각하기에 대화가 빈약하다고 느껴진다면, 그냥 묘사로 쓸 법한 문장을 인물의 대사에 집어넣어 버려. 아니면 재치있는 농담 따먹기를 시키든지. => "반대로 가는 버스에 타려면 필요해. 이웃나라에 도착할 거야.” 소년이 티켓을 미심쩍게 쳐다봤다. "버스 탄다고 갈 수 있는 데였어요? 엄마가 통일부터 되어야 가능하다고 했는데." "글쎄. 아쉽지만 북한은 아니야. 이웃나라는 그곳 말고도 또 있거든." "진짜요? 이 버스 타면 거기로 데려다 주는 거예요?" "응, 비행기로도 가지 못할 나라일 테니까 만반의 준비는 하고 가." 나름 재치있게 써 본다고 재주 부려 봤어
65 이름없음 2019/09/25 23:12:08 ID : cMqnSJWnQla 0
이야...하트 임티는 지우라는 글 보자마자 바로 지웠는데 언급하기 그래서 굳이 얘기 안 했어ㅜㅜ 내가 묘사하는거에 약해서 매번 지문 쓸때마다 이게 너무 짧은게 아닌가 했는데 오히려 적절했다니 다행이야 그리고 올드한 느낌은...내가 1960~1990년대쯤 쓰인 소설이 취향이었거든 학생때 읽은게 영향이 갔나봐ㅜㅜㅜ..,이제 편식하지 말고 최근 나온 소설도 읽어야한다는 뜻이겠지 이렇게 속시원하게 평가받는건 처음이라 좋았어!! 고마워 스레주!!~~😚😚
66 이름없음 2019/09/25 23:14:26 ID : ttirzglvjum 0
내가 잘못 이해했던 거였네. 서술 비중이 극단으로 치우쳐져 있는 것도 결국 어떻게 보면 끈기 문제인 것 같아. 더 노력해야겠다 진짜. 답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글러먹었단 표현 쓴 거 너무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자극이 많이 됐거든 +) '엄마가 통일부터 되어야 가능하다고 했는데'에서 웃음 나왔어ㅋㅋㅋ 재밌는 예시 고마워!
67 이름없음 2019/09/26 23:47:15 ID : pdTO4NwK3Pi 0
아름다운 참새여 고고하긴 신과 같은 아름다움을 간직하리
68 이름없음 2019/10/01 00:10:54 ID : umtButvva3y 0
다시 읽고 있는데 역시 스레주 쩐다..
69 이름없음 2019/10/01 17:09:39 ID : ktzbvdxwtxU 0
혹시 스레주 온다면 작가 편혜영님 책 한 번만 읽어줄 수 있을까? 나 그 분 책 좋아해서 대부분 다 읽고 또 문체도 그 분이랑 비슷해진 것 같은데 좋은 영향인지 잘 모르겠어서! 아 맞다 내용은 좀 그로테스크해 이런거 싫어하면 안 읽어줘도 돼!!!
70 이름없음 2019/10/01 20:59:24 ID : qrvyE02nzO0 0
앞전 평가 때 사족 달아 놓긴 했는데 난 다작만 했지 다독은 안 했어 ㅎㅎ 읽을 시간도 없고 ㅜㅜ 내용 그로테스크한 건 엄청 좋아해. 절망적인 것도 좋아하고. 보편적 관념을 깨부수는 게 작가로서 독자들에게 충격을 주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잖아.
71 이름없음 2019/10/01 21:00:47 ID : qrvyE02nzO0 0
그리고 앵간한 아마추어 작가들이 나보다 훨 잘 쓸 텐데 저 작가 분처럼 개인 팬층까지 달고 계신 분이라면 내가 감히 평가할 급은 안 될 걸...? 취향이 안 맞아서 뭐라고 하면 몰라도
72 이름없음 2019/10/01 21:29:11 ID : Wi2pU2HzUZe 0
응. 그렇구나! 이 작가님 문체가 짧고 간결한 편인데 나 고등학교 때 국어쌤한테 문체가 건조하단 지적을 받았었거든 물론 사람 취향이지만! 시간 나면 읽어줘! 처음부터 끝까지 희망 없는 글이 많아 단편소설이 대부분이라 끊어읽기도 좋고.. 강요는 아니야 기분 나빴다면 사과할게 답해줘서 고마워!!!
73 이름없음 2019/10/02 01:31:57 ID : tAjirs8kk2p 0
비행운이 봄 하늘을 가로지르며 쪽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하루하루가 잿빛이던 하늘은 오늘, 유난히도 푸르렀다. 하지만 이 하늘 아래는 여전히 잿빛 울음이 가득했다. 잿빛 공원의 벤치에 앉아 떨어지는 벚꽃잎들을 의미 없이 세어보았다. 하나, 둘, 셋, 넷. 그리고 다섯. 이제 거의 다 사그라든 불꽃 같은 벚꽃엔 무슨 의미가 있을까. 화려하게 분홍빛으로 피어나 사그라들며 죽어가는 몸뚱이처럼. 고동색으로 썩어들어 가는 몸뚱이엔 미련이 남아있는가? 내 죽어버린 마음은 지금 무슨 색일까. 그녀는 나를 떠났다. 벚꽃잎처럼 바스러진 이 슬픔 같은 미련은 어디로 떠나지도 못하고 머물기에는 너무 높았다. 한숨만이 가득한 하늘 아래 가슴에 남아 나를 괴롭힌다. 이 하늘 아래, 썩어가는 벚꽃처럼 감빛으로 물드는 내 심장은 무얼 바라고 남아있는 걸까. 나는 왜 미련하게 미련을 곱씹으며 사라지지 않는 껍데기처럼 멍하니 있는가. '나는 너를 내일보다 오늘 더 사랑해. 그게 이유야.' 떨어지는 벚꽃들 사이로, 그녀는 나에게 말했다. 슬픈 기색 하나 없이 입에서 나오는 잔인한 말은 내 슬픈 입을 다물게 했고, 무엇 하나 하지 못하게 나를 옭아맸다. 구질구질하게 붙잡지도 못했다. 그녀의 앞에 무릎이라도 꿇고 빌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다. 왜 나를 미워하게 됐는지,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었는지, 그래도 한 번은, 다시 한 번만이라도 사랑을 줄 수는 없었는지. 후회와 통한 속에 나는 그저 내 감정을 눈으로 쏟아낼 뿐이었다. 그녀는 다시 말했다. '그리고, 이제 너를 사랑하지 않아.'. 그렇게, 그녀는 나를 다시금 죽였다. 말하지 말았으면 했다. 너의 그 잔혹한 사랑이 내 심장에 박혀 흘려야 할 고통을, 내일부터는 네가 없는 하루를 살아야 하는 나를, 한 번만이라도 미안하다는 눈으로 나를 바라봐준다면 모든 것을 용서하고 안아줄 수 있었을 텐데. 내 자그마한 소망은 철저히 짓밟혀 짓이겨진다. 이제 나를 사랑했던 사람은 이제 이곳에 없다. 인어공주가 거품이 되듯 사라질 내 마지막 외침은 공허한 울음으로 퍼져나간다. 오롯이 이곳엔, 사랑 하나 남은 벚꽃잎이 서서히 썩어갈 뿐이었다. 잿빛 울음의 하늘이 칠흑으로 물들어간다.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는 슬픔은 남아있는 미련을 씻어내며 벚꽃잎을 떨어트려 쓸어내린다. 여전히 남아있는 미련처럼 가지를 붙잡는 벚꽃잎은, 결국 떨어지기 마련일 텐데. 슬픔이 더욱더 세차게 내린다. 바닥을 적시고 내 몸을 감싸는 슬픔의 찌꺼기들은 천천히 내 몸을 먹어 들어간다. 뜨거운 미련이 가득 찬 심장이 차갑게 식어간다. 고개를 들어, 내 투박한 두 손을 보았다. 굳은살이 박힌 볼품 없는 돌덩이 같은 이 두 손으로, 너를 안았고 너를 따스하게 만들었는데. 이젠, 아무것도 안을 수 없어. *제 3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듣고싶어. 내 주변 친구들과는 다른 완전히 다른 제 3자의 입장에서.
74 이름없음 2019/10/02 03:18:07 ID : 1zO9s9vBe1u 0
네가 태어났을 때, 나는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부드러운 너를 품에 안고는, 너무나도 작아서 어쩔줄을 몰랐지. 반짝이는 너의 두 눈을 보며 했단 말이, 아직도 기억나. "제가 이 아이의 엄마예요." 그 말을 하면서 나는 너로 인해 다시 태어나는 느낌을 받았어. '수인이'가 아닌 '엄마'로. 네가 내 젖을 무는 시간은 정말로 행복했어. 너의 조물거리는 그 작은 입술과 옅게 들려오는 숨소리가 날 안심시켰거든. 잠든 네가 내 품에 안긴 건 또 얼마나 행복했는지 아니? 내 심장소리를 들으면 너는 유독 빨리 잠에 들었어. 사실은 너와 함께한 모든 순간들이 찬란하고 행복했단다. 네 아빠는 퇴근하면 곧장 침대에 잠든 너에게로 향했어. 그리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너를 바라봤지. 온 세상을 너로 채울 듯이 말이야. 주말이면 네 아빠는 너를 배 위에 눕혀놓고 자강가를 불러주었어.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노래였지만, 네 할머니가 알려준 노래라고 하더라. 오후 햇살이 따뜻하게 내려앉은 거실에서, 네 아빠의 자장가를 함께 들으며 빨래를 개고 있던게 가장 평화로운 기억이야. 어느날은 네 고모가 모빌을 들고 집에 왔었어. 아기들은 색을 구분할 줄 모른다며, 흑과 백으로 된 모빌을 가져왔었지. 직접 만들었다며 천장에 달았는데, 얼굴이 붉어져 웃더라. 내가 쓴 글의 일부만 가지고 왔어. 직설적으로 까줘. 문제점을 찾고 싶어.
75 이름없음 2019/10/08 14:16:50 ID : 86Y9s8rwMrz 0
갱신 ,,
76 이름없음 2019/10/10 17:59:19 ID : sqi7dO7anyG 0
ㄱㅅ
77 이름없음 2019/10/13 12:38:31 ID : xO8pcMjilA6 0
허하고 무언가 가득 찬 공기가 숲을 에워싸고 있다. 습기 때문에 발은 계속 미끄러지고 왼쪽 팔목은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이다. "퉷-" 무거운 공기를 좀 가볍게 하고 싶어 무심결에 침을 뱉는다. 하지만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 입안에 가득 찬 피의 비릿함이 더욱 진해졌을 뿐이다. 상쾌하고 시원한 물을 한껏 들이켜서 입속의 비릿함을 지워버리고 싶었으나 지금은 물은커녕 붕대조차도 없어 지혈도 못한다. 어제저녁까지만 하더라도 이런 상황을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당연하다. 난, 이 나라 왕녀이며 곧 있으면 대관식을 거행하는 몸이니까. 즉, 왕이 될 사람이었다. 이 대제국 그뤤바흐의 제왕으로 말이다. 재수 없게도 지금은 비렁뱅이보다도 못한 신세지만. 어제 나에게 왕위를 탈환한 사람은 내 오랜 친구였던 진이었다. 예전부터 내가 많이 의지하고 참 좋아했던 친구였다. 하루 종일 일한 진을 내가 안아주면 그는 말없이 내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그가 하루 종일 입고 다닌 셔츠에서는 아침에 뿌리고 나간 버베나와 시트러스 향이 옅게 베여있었고 시큼하지만 포근한 그의 체취가 강하게 나곤 했다. 난 그 향기가 좋았다. 진의 체취와 옅은 향수내음새는 궁중에서 썩어가는 나를 들뜨게 하는 재주가 있었다. 진은 언제나 진중했고 조심스러웠으며, 행동 가지 하나하나마다 이유 없는 것들이 없었다. 반면 나는 내 본능대로 움직였으며, 왕녀라고 하기엔 좀 천박한 행동이나 말투를 사용했다. 궁중에서는 그런 나를 어떻게든 엘레강스한 여성으로 만들기 위해 진을 보냈지만, 진 또한 나에겐 궁중에서 의지할 즐거운 장난감 정도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난 그를 사랑하게 됐지만, 아쉽게도 그는 아니었나 보다. 지금 숲에서, 이렇게 뒹굴고 있으니 말이다. "진-!" 무심결에 튀어나온 그의 이름이 숲속 가득히 울려 퍼진다. 아니다. 무심결은 아니다. 좀 화가 났다. 이런 감정을 가지면 안 되는데, 그렇지만 한 나라의 왕녀를 지금 이 모양 이 꼴로 만든, 내가 사랑한 그에게 화가 치밀었다. 당연한 건가. 진은 이해타산적이었지만 나는 이익이고 뭐고 감정이 앞서는 사람이니까. 숲을 돌아다니며 내 딴에는 결판을 짓겠다고 그의 이름을 부르짖었으나, 아쉽게도 그 숲속에는 내 목소리만 가득 차 올랐다. 그래도 허튼짓은 아니었나 보다. 옅은 잠에 취해서 이끼 낀 바위 옆에 기대 있던 나에게 익숙한 버베나와 시트러스 향이 밴 짙은 적색 망토가 덮여졌다. 내 어깨에 그의 손이 닿을 직전, 나는 눈을 부릅 떠버렸다. 조금 놀랄 줄 알았지만 상대는 진이었다. 그는 전혀 놀라지 않고 나에게 말을 건넸다. "셰, 여기를 떠나도록 해. 곧 날이 개면 왕실 군대를 숲에 보내겠다고 내가 결재를 해 놓았으니까." 익숙한 향기와 무심한 말투지만 사람을 조금은 화나게 만드는 말이었다. 나는 참을 수 없었고, 비릿한 피맛이 다시 입안에 가득 올라왔다. "뭐 하자는 거야. 진. 네가 이 상황을 초래했어. 그런데도 뻔뻔하게 그런 말을 지껄인다니. 전부터 느꼈지만 나를 우아하게 만들긴커녕 나에게 사람 피도 거꾸로 솟을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 같네." 진은 아무 말 없이 내 말을 들어줬다. 그리곤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고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그래도, 셰. 난 네 곱슬머리 정말 좋아했어. 앞으로 만날 수 없겠지만 건강하게 잘 살아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는 나를 별 무리 없이 쳐다보고는 갈 채비를 하기 시작했다. 난 이성을 잃고 폭주해버렸다. 그가 말안장에 앉았을 무렵, 난 재빠르게 그의 등 뒤에서 단도를 꺼내어 진이 타고 있던 말의 동맥을 끊어버렸다. 진의 말은 곧이어 피가 솟구쳤고, 사지가 꺾이더니 쓰러져 버렸다. 진은 빠르게 안장에서 내렸지만 발을 빼는 도중 오른발 인대가 나간 것 같았다. "뭐 하는 거야?" "뭐 하는 거 같아? 내가 그냥 보낼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겠지, 진." "셰, 내가 항상 말하지만, 넌 너무 감정적이야." "하, 내가 누누이 얘기했지만 진, 네 그 이해타산적인 태도를 인간관계에까지 끌어들이면 언젠가는 자멸할 거라고 충고했을 텐데." "미안, 셰. 그 말 명심하도록 할게." 나는 평소와 같은 태도를 유지하는 진에게 진절머리가 났다. 왼쪽 팔목이 저릿하게 아파온다. 참을 수 없는 고통이다. "진. 아쉽지만 넌 왕실까지 타고 갈 말이 없지. 곧 30분 뒤엔 왕실 군대가 찾아올 거야. 자. 누구 시체가 먼저 군대에게 보일지 궁금하지 않아?" "셰, 아까도 말했지만-" 난 곧바로 아까 진의 단도로 진의 급소를 찌르려고 했다. 진의 말과 같은 방법으로 보내려고 했는데. 미스였다. 진은 아무렇지 않게 급소로 향하는 내 손을 쳐냈다. 나 또한 반동을 통해 차분하게 진의 또 다른 급소를 향했다. 진은 또 막았다. 우습다는 듯이 왼쪽 손에는 그의 또 다른 단도가 쥐어져있었고 생각을 끝마칠 시간도 없이 욱신거리는 내 왼쪽 팔목을 진은 아예 보내버렸다. 아팠지만 틈을 보여줘선 안된다.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해서는, 아니 죽이기 위해선 말이다. 경동맥을 끊어 아예 보내버리리라. 다시 진의 경동맥을 향해 칼날은 향한다. 진은 간과했다는 듯 경동맥을 내어주지 않는다. 우습다는 듯 그의 나이프는 나의 경동맥을 향한다. 빠르게 쳐내지만 곧이어 그 칼날이 허벅지에 박힌다. 차가운 칼날이 극렬한 근육을 스치는 듯한 고통에 조금은 흔들리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난 그의 나이프를 뽑아낸다. 그리고 그의 허리를 아까의 나이프로 깊숙이 담근다. 진의 따듯한 피가 내 손을 적신다. 진은 작게 신음한다. 곧이어 내 허리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 나와 진의 피가 무겁고 중후한 그 숲을 붉게 물들인다. 내가 칼을 뽑으려고 하자 진은 그 칼을 더욱 깊숙이 내 허리로 담근다. 다시 입 안 가득 피비린내가 올라온다. 질세라 나 또한 들고 있던 칼로 진의 아랫배를 그어버린다. 이제 그 누구도 살아나갈 수 없다. 진의 아랫배에선 붉은 선혈과 함께 내장이 조금씩 비겨 나온다. "셰, 너무 아프잖아. 아무리 그래도, 난-" "숲에서도 버베나와 시트러스 향기가 나니까 만족하도록 해. 진은 이제 죽어줘. 난 새로운 진을 찾은 것 같으니까." "셰, 그 말-" "진?" "..." "진, 이번 데스매치는 내가 이겼네. 하지만 이젠 축하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 걸-" 저 멀리서 왕실 군대의 행군 소리가 들린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조심스럽게 일어나 진을 바라본다. 저렇게 눈을 감고 있으니 조금은 미안해지기도 한다. 그의 가방을 뒤지니 가벼운 리볼버가 들어가 있다. 조심스럽게 4발의 탄환을 장전한다. 그리고 진의 시체를 향해, "하나-" 탕- "이건 우리 가족에 대한 복수." 탕- "이건 선대 왕들에 대한 복수." 탕- "이건 내가 하는 복수." 마지막 탄환이 남았다. 총소리를 들은 군대가 바삐 달려오고 있는 듯하다. 탕- "이건, 네가 하고 싶었던 나에 대한 복수." 총으로 죽는 건, 역시 아니다. 진. 이 개새끼. 다음번엔 리볼버 말고 한 방에 가는 샷건 같은 걸 가져오란 말이야. 조금씩 잔상이 흐려진다. 역시, 이 숲은 버베나 시트러스 향기가 진해. ------------------------------------------------------------- 이거 릴레이소설로 썼던건데ㅠ 그나마 열심히 쓴게 이거밖에 없어서ㅠ 처음 소설이란걸 써본거고 직설적으로 얘기해도 좋아! 잘 부탁해:D
78 이름없음 2019/10/13 21:28:23 ID : utAqruqZg47 0
뱃놀이를 갈까요. 여자는 흰 드레스 차림으로 그렇게 물었다. 흰 양산을 쥔 손이 살짝 움츠러드는 찰나 나는 수락했다. 노는 내가 저어 주마 하고. 여자는 눈에 띄게 안심했다. 곱게 내리깐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는 것이 보였다. 우리는 조용히 배가 있는 곳까지 걸었다. 여자는 양산을 쓰고 나는 쓰지 않고. 날씨는 선선했다. 고아하게 틀어 올렸지만, 그럼에도 몇 가닥 귀 밑으로 흘러내린 그의 잔머리가 바람에 살랑이는 것을 보며 나는 손을 뻗고 싶었지만 이내 참았다. 신사란 그런 것이다. 이윽고 배 근처에 다다르자, 나는 여자의 양산을 받아들 양으로 손을 내밀었다. 배에 타기 전 미리 받아두려는 심산이었다. 그러나 그는 다르게 받아들었는지 자신의 손을 내밀어진 내 손으로 살짝 얹었다. 흰 실크 장갑이 부드럽게 스치는 감각에 내가 놀라자 여자도 화들짝 눈이 동그래졌다. 그리고선 자신이 잘못 이해했다고 생각했는지, 급히 손을 빼려 했다. 만일 내가 잡지 않았다면 그것으로 우리의 신체적 접촉은 끝이었을 것이다. 알다시피, 곧 결혼을 앞둔 레이디 앞에선 몸가짐을 신중하게 해야 하니 말이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나는 여자와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내가 양산을 받아들려고 했든, 그를 부축해 배에 태우려 하려 했든 누가 알겠는가? 나는 여자의 작은 손을 꼭 쥐고 -마치 미리 그러려고 준비했던 것처럼- 배 위로 올라탈수 있도록 끌어당겨 주었다. 그는 조금 발그레해진 볼을 하고, 나무 배 위로 구두를 내딛었다. 그때까지도 펼쳐져 있던 양산을 곱게 접으면서. 여자가 완전히 자리를 잡자, 그때서야 나도 노를 잡고 천천히 호숫가로 배를 밀었다. 고요히 퍼지는 파문이 물고기들 위로 점점히 일렁이고 있었다. 조정 경기를 나가는 것이 아니었으므로, 나는 설렁설렁 노를 저으며 호숫가 어귀에 펼쳐진 나무들의 정경을 구경했다. 사이프러스 나무가 푸른 하늘 아래 청신하게 솟아 있었다. 여자도 그 모습을 보면서 나지막하게 감탄을 흘렸다. 난 계속 노를 저으면서, 맑은 날의 풍경 대신 여자의 옆얼굴을 바라봤다. 햇빛에 반짝거리는 흰 뺨 위로 머리카락이 살랑살랑 스쳤다. 그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난 줄곧 쳐다보고 있었다. 여자의 아름다운 눈동자와 그 위로 깜빡이는 속눈썹이 어떤지, 우아하게 솟은 이마와 코가 어떤 호선을 짓는지... 여자의 빰이 흥분과 설렘으로 달아오르기 시작할 때쯤 나는 눈을 떼는 것조차 잊고 그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분홍빛 입술이 무어라고 속삭이는지, 나를 바라보며 어떻게 웃음짓는지 하나하나를 전부 간직하고 싶다는 양. 여자가 조심스럽게 내 이름을 부를 때쯤에야 난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다. 내 시선을 눈치챘는지 볼이 발개져 있었다. 그 부끄러워하는 얼굴조차도 곱다고 바라보는 스스로에, 나는 순간 놀라 고개를 돌렸다. 언제 내 얼굴에도 열이 올랐는지, 머리칼 위로 솟은 귀 끝에 스치는 바람이 시원했다. 우리는 한동안 조용히 배를 저어 갔다. 이건 그냥 내가 떠오르는 장면을 쓱 써본 거긴 한데... 그래도 아직 스레주 여기 남아 있다면 냉정하게 평가 부탁해 글 평가를 지금껏 받아 본 적이 없어서 객관적인 제 3자의 시선이 너무 절실해ㅠㅠㅠ
79 이름없음 2019/10/13 22:17:52 ID : Wjio1xBgryZ 0
너무 밀렸네 쩝 전에 29인가 신랄하게 까 주던 쓴이 있어? 있으면 몇 개만 대신 해 주면 진짜 고마울 듯...스크롤도 길어서 오르내리기 힘들어
80 !-! 2019/10/15 01:41:43 ID : 9wL9ii08kpT 0
제대로 글을 쓰기 시작한 건 3달 정도.. 제대로 배운 것도 아니고 타앱에서 재미로 맛들렸다가 여기까지 오게 됐는데 한 번 전문인에게 평가 받고 싶었거든요ㅠㅠ 제발 제 글 지적 해주세요... 시작할게요! _______ [제목] 아지트 숨이 막혀왔다. 내 인생인데 내 마음대로 못하는 꽉 막혀있는 세상. 도망칠 수 없는 꽉 막힘이 약 올리 듯 올라와 벗어나고 싶은 내 마음을 억지로 삼키게 한다.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어 미칠 것 같은 때, 내 삶의 유일한 피난처라고 할 수 있는 곳, 아지트를 찾았다. 날이 밝을 때와 질 때. 밝음과 어둠의 차이가 확연한 숲 속. 어스름한 달빛이 천천히 내려앉는 호수 옆에는 각자 다른 모양이지만 같은 색을 가진 무수한 나무들이 주변을 지켜서고 있었고, 나는 그것들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나도 저런 든든한 나무가 있으면 좋을텐데. 내가 호수고, 그 옆에 나무가 있다면. ____ 언젠가부터 내 이상형은 든든한 사람이었다. 나무처럼 든든하면서도, 때로는 따끔한 회초리도 되어주고, 내 모든 것을 챙겨주는 나에 대해 모든 걸 아는 사람. 다들 내 이상형이 집착이라고 하지만 난 이상하게도 그게 좋았다. 나만을 위한 사람 같았으니까. 이런 나에게 네가 왔으니, 넌 내 이상형임이 틀림없는 든든하고 넓은 어깨를 가진 사람이었다. 널 처음 마주한 곳은 다름이 아닌 숲이었다. 내 유일한 휴식처라고 할 수 있는 학교 뒤 뜰에 숨어있는 숲. 우린 같은 이유로 우연한 만남을 가지게 되었고 그 숲을 아지트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 아지트에서 만나. - 그래.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부터, 우리의 대화 끝에는 항상 같은 단어가 붙어왔다. 아지트. 항상 아지트에서만 웃을 수 있었다 우린. 아지트라는 단어가 대화에 비중에서 많아질수록, 우린 서로를 더 사랑했지만 결과적으로 아지트가 필요하다는 건, 서로가 필요하다는 건. 무언가 괴롭다는 말이었다. - 따분해. - 어느 부분이. - 따분한데에 부분이 있나. 그냥 다 따분한거지 뭐... - ... 대화만 해도 마음속이 평온해졌다. 숲속에 있어서,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마음이 평온해지는 거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아지트가 유일한 휴식처였던 나는 너를 만나고 난 후부터 네가 나의 유일한 휴식처였다. 나는 너가 필요했고, 너 또한 내가 필요했다. - 아지트 필요없는데. 맞지? - ... 그래도 가끔은... - 난 너만 있으면 돼. - 응, 나도. 그렇게 우린 아지트에게서 또 다른 위안을 받았다. _____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 가고, 학원 가고, 집. 그리고 다시 아침. 난 이런 세상 속에서 살아간다. 잠깐의 휴식도 없이, 영원한 과제를 주는 곳에서 꾸역꾸역 버텨간다. 17년동안. 하지만 내 아지트를 찾고 난 후, 내 위안을 찾은 이후 난 그 당연한 하루들이 따분하고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아지트에서 위로를 받는 대신, 또 다른 불행이 시작된 것이다. _____ 아지트를 찾았다고, 일상이 달라지거나 긍정적으로 변한 것은 없었다. 오히려 상황만 악화되갈 뿐, 세상에서 내 마지막 발악을 들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 살기 싫다고.!! - 그럼 죽어버려.    못 죽을 거 잖아, 어차피 살아 갈거면서.   다시 이 규칙적인 생활에 적응하게 될 거면서. - ... - 새삼스럽게 뭘 그래. 내 인생에, 내 하루에 불만을 갖게 되면서 부터 였을 것이다. 아지트의 저주가 시작된 게. 아지트만을 고집부렸을 때부터 내 관심은 오로지 아지트 뿐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내 마음 속 깊은 뿌리에는 세상 것들에 대한 경멸이 천천히 쌓아져 갔고 난 그것도 모르고, 잠깐의 휴식을 위해 썩어가는 내 마음을 방치했다. - 요즘 기분 좋아 보여. - ... 그래? 그런 나와는 달리, 내 유일한 휴식처인 그는 행복해 보였다. 오랫동안 눈동자를 쳐다보아도 뻥 뚫린 것 같기만 한 나와는 달리, 그의 눈동자엔 꿈들이 가득했다. 무언가를 놓치는 기분이 이렇게 사람을 옥죄어 올 줄도 모르고, 그 원인이 아지트인 줄도 모르고. 나는 매일 밤 그와 함께 아지트에 찾아갔다. 내 고통을 그에게 말할 수 없었다. 왠지 내 모든 것을 말해버리면 그 소중한 꿈들이 산산조각 나버릴 것 같아서. 그 꿈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들인 지, 어떻게 키운 것인지 잘 아는 나는 결국 눈 앞에 휴식처를 두고도 아무런 말도 뱉지 못 했다. _____ 아지트와 함께, 그와 함께 보낸 추억은 감히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것들이였다. 별 거 아니어도 하나하나 모으느라 바빴고, 그만큼 아지트와 그는 내가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원동력과 이유였다. 너무 소중해서, 그래서 나는 그것들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했다. 내 자유, 쌓아왔던 탑, 재산이라 칭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말이다. 내 모든 것을 버렸지만 돌아 온 것은 허무함과 후회 뿐. 조금의 보답조차도 없었다. _______ 더 고집했다. 더 더 더 파고들어서, 결국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직 그와 아지트를 위한 삶을 살았다. 학업을 위해 늘 일찍 자던 나는, 밤 하늘을 보며 그와 노래를 듣는 것이 힐링이 되고 난 후, 매일 밤 늦게 잠에 들었고, 같은 노래를 계속 듣는 것이 싫었던 나는, 그를 만나게 된 후 조금 더 깊숙이 노래에 파고드는 법을 배웠다. 어쩌면, 아지트를 위해 습관 조차 바껴버린, 이때부터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거일 수도 있다. - 요즘 너무 피곤해 보여. 무슨 일 있는거야? 나와 함께 절망에 빠지고, 나와 함께 서로 의지해오며 삶을 살아왔던 그가, 아직까지 절망에 빠져있는 나를 내려다 보며 말한다. 동정하는 건가, 너의 과거를 보는 것일 뿐인데. 과거의 일은 깨끗이 지웠는 지, 나를 쳐다보는 그의 표정이 미묘하다. 난 그를 위해 내 모든 것을 버렸고, 이제 내 이유인 그까지 나를 내려다 보니, 어느새 난 아무것도 갖지 못한 불쌍한 아이가 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그와 있을 때 세상은 무엇보다도 아름답고 평화로웠는데. 내가 이런 고요한 세상에서 상처를 받았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지트는 나에게 행복이었는데. 그치만 지금, 내 유일한 피난처에게, 그리고 나에 대해 제일 잘 아는 그에게 받은 상처는 여태 받았던 어느 상처보다도 지우기 어렵고 잊을 수 없었다. 그렇게 그는 나를 떠났다. _________ 아지트의 저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가 떠난 것 만으로도 나의 저주는 풀릴 기미가 안 보였다. 나는 더 절망스러운 인간이 되었다. - 제발 나 좀 놔줘요.    지긋지긋해. 따분한 감정도 안 느껴진다고!!!! - ... 아지트가 널 이렇게 만들었어. - ...! 나와 그만 아는 줄 알았던, 세상 사람들은 모를 줄 알았던 아지트를. 알고있는 사람이 있다. 더이상 피할 곳이 없었다. 세상에서 받은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내 아지트 마저, 빼앗아 갔으니. 더이상 의지할 곳도, 희망을 얻을 곳도 없었다. 관심을 많이 가질수록, 빨리 질리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에 아무도 모르던 아지트가 다시 돌아 올 줄 알았고, 난 세상 앞에서 더욱 떳떳이 고개를 들었다. 두려운 마음이 클 수록 들키고 싶지 않았다, 매일 밤 흐르는 내 눈물들을. 내 피들을. 어떻게서라도 내 마지막 끈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내 마지막 노력은, 떳떳함이었다. ______ 평소같이 공부를 하고, 밤 늦게 아지트에 있을 생각을 하니 그래도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그가 떠났지만, 그것 또한 아지트에서 만들어진 소중한 추억중 하나로 만들어버린 나는 그의 떠남이 슬프지 않았다. 하루 일과를 나름 성공적으로 마친 나는 아지트로 향했다. 어딘가 이상했다. 평소 아지트에 들어갈 때 보이지 않던 것이 나무 하나 하나에 새겨져있다. - ...! 순간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내 소중한 추억들에 새빨간 엑스자가, 지금 내 마음을 아는 것 마냥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 아악!!!!!! 나무 하나 하나, 심지어 작은 돌맹이까지도. 숲 전체는 엑스자로 물들여져 있었다. 온통 엑스자가 쳐진 새빨간 숲을 절망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봤다. 그와 함께 만들었던 모래성은 부셔진지 오래였고, 추억을 쌓았던 모든 것에는 엑스자가 쳐져있었다. 미친듯이 소리 질렀다. 현실 도피를 하려 발악을 하는 것 같이 저절로 나오는 눈물을 굳이 막지 않았고, 이젠 평화롭지 않은 숲 한가운데서 난 계속해서 소리를 질렀다. 목이 아파와도 괜찮았다. 내 목 보다, 내 목소리보다도 소중한 것들이 없어졌으니 더 잃을 것도 더 나빠질 것도 없었다. 그리고 내 숲을, 내 아지트를, 내 보금자리를, 그와의 추억에 엑스자를 친 사람들을 미친듯이 경멸했다. 죽일듯이 원망했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내 마지막 보금자리까지 없애는 건지. 난 더이상 세상에서 보이던 잠깐의 아름다움 조차도 느껴지지 않았다. 느껴지는 감정은 오직 경멸 뿐이었고, 경멸스러운 세상에서 살 의미는 없다고 느낀 나는 내가 아끼던 아지트에서 마지막을 보내기로 했다. 그에게 연락했다. - 숲을 왜 이렇게 만든거야...! -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가쁜 숨을 내쉬며 숲으로 달려 온 그는 내 탓을 한다. 그렇게 다정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그의 얼굴엔 차가운 시선만이 남아있었다. - 너가 했잖아. 너 몸을 봐! 그가 나를 향해 거울을 든다. 처음으로 아지트에서 보는 내 얼굴이였다. 아주 이상한 표정이다. 서늘하게 비틀려있는 삐딱한 시선. 그 눈빛이 너무 차갑게 내려앉아서, 나도 모르게 나오려던 숨을 삼켰다. 그리고 이어서 내 몸에 쳐져있는 엑스자가 보인다. 내 손에 가지런히 잡혀있는 스프레이 페인트도 보인다. - ... 너가 한 짓을 몰라? -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난 그저, 난... - 니 손에 잡혀있는 게 너가 했다는 증거야. 내 자신을 돌아보라며 그는 나에게 거울을 건내곤 나에게서 떠난다. 그의 말대로 난 내 자신을 돌아봤다. 아지트에선 웃고있을 줄 알았던 내 얼굴이, 저렇게 싸늘할 줄이야. 언제부터 이랬지. 분명히 아지트에 있었을 땐 행복했는데, 왜 이렇게 변한 것일까. 아지트에서 느낀 행복감도 이젠 따분해진 것일까. 그래서, 내 스스로 아지트에 엑스자를 친 것일까. 매일 매일 하나씩, 그리고 마지막엔 내 자신에게 까지도. - ... 역겨워. 병신같아. 내가 한 짓도 모르고 남 탓만 했다니. 결국 난 스스로 내 보금처를 더럽히고, 버렸다. 여태껏 피하기만 했었다. 하지만 내 자신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갈기갈기 찢어놓고 싶었다. 난 더 이상 살 자격도 이유도 없는 쓰잘데기 없는 것이 되었다. - ... 아지트, 새로운 아지트가 필요해. 아지트 외엔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난 버려진 아지트를 두고, 새로운 아지트를 찾아나선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계속 찾는다. 아지트의 저주가 끝날 때까지. 요즘은 아지트가 실존했는지도 의심이다. 내 환각이 아니였는지, 그도, 아지트도, 내 인생 모두 다. 꿈이 아니라면 이렇게 잔인하지 않을테니까.
81 이름없음 2019/10/19 22:45:00 ID : 9vxzU6jeLe4 0
창 밖은 어두웠다. 유리창 표면의 크고 작은 물방울들이 합쳐지고 갈라지기를 반복하면서 추상화처럼 이지러진 문양들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나는 물방울 하나를 응시했다. 삼십 분 전과 마찬가지의 생각이 계속되었다. ‘나는 정말로 이 곳에 존재하는 게 맞을까?’ ‘ 존재하는 게 맞긴 할까?’ 물방울에 오른손을 가져다댔다. 소리 없이 일그러진 물방울은 알파벳 z같은 모양을 잠시 유지하나 싶더니 이내 형체를 잃고 아래로 흘러내렸다. “늦게 걸린 중2병이 무섭다더니 얘는 또 왜 저래? 아니 이제 보니 중2병이 아니고 고2병이구만.” 언니가 비아냥거리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차갑게 젖은 왼손을 들어 귀를 틀어막았다. 귀에 샤워기를 대고 수압을 최대한 낮춘다면 꼭 이런 느낌일까? 차갑고,축축하고,귀의 상처에 물이 들어가니까 따가워. -이런 걸 느낀다는 건 내가 존재한다는 확실한 증거야.-하고 입속말로만 되뇌였다. 어쩌면 언니 말대로 단단히 고2병에 걸렸는지도 모르겠다. 끼익-소리와 함께 차가 멈췄다. 창문을 살짝 내리고 내다보니 구급차,랜턴,얼굴과 몸을 감싼 사람들,그리고 주홍색 계열의 불빛들이 어지럽게 도속도로를 밝히고 있었다. 사고가 났나 보다. 소방관 모자 같은 모양에 두꺼운 방수 재질로 된 야광 연두색 모자를 눌러써 얼굴이 보이지 않는 남자가 차창을 두드렸다. 모자와 옷이 남자의 온 몸을 가리고 있었다. 빠르고 공격적인 동작은 얼핏 보면 아빠에게 싸움을 거는 듯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자는 싸움을 거는 대신 아빠에게 손짓했다. 손짓만으로도 의사 전달이 된 건지, 아니면 운전자들만이 아는 비상 사태용 암호라도 있는 건지, 아빠는 차에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82 이름없음 2019/10/20 22:05:55 ID : a8rwHzTUZiq 0
.
83 이름없음 2019/11/08 23:08:24 ID : u8qi3wtwHyM 0
스레주 지금도 평가해주려나..
84 이름없음 2019/12/31 14:54:28 ID : Wjio1xBgryZ 0
창 밖은 어두웠다. 유리창 표면의 크고 작은 물방울들이 합쳐지고 갈라지기를 반복하면서 추상화처럼 이지러진 문양들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나는 물방울 하나를 응시했다. 삼십 분 전과 마찬가지의 생각이 계속되었다. ‘나는 정말로 이 곳에 존재하는 게 맞을까?’ ‘ 존재하는 게 맞긴 할까?’ 물방울에 오른손을 가져다댔다. 소리 없이 일그러진 물방울은 알파벳 z같은 모양을 잠시 유지하나 싶더니 이내 형체를 잃고 아래로 흘러내렸다. “늦게 걸린 중2병이 무섭다더니 얘는 또 왜 저래? 아니 이제 보니 중2병이 아니고 고2병이구만.” 언니가 비아냥거리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차갑게 젖은 왼손을 들어 귀를 틀어막았다. 귀에 샤워기를 대고 수압을 최대한 낮춘다면 꼭 이런 느낌일까? 차갑고,축축하고,귀의 상처에 물이 들어가니까 따가워. '이런 걸 느낀다는 건 내가 존재한다는 확실한 증거야.'하고 입속말로만 되뇌였다. 어쩌면 언니 말대로 단단히 고2병에 걸렸는지도 모르겠다. 끼익, 소리와 함께 차가 멈췄다. 창문을 살짝 내리고 내다보니 구급차,랜턴,얼굴과 몸을 감싼 사람들,그리고 주홍색 계열의 불빛들이 어지럽게 도속도로를 밝히고 있었다. 사고가 났나 보다. 소방관 모자 같은 모양에 두꺼운 방수 재질로 된 야광 연두색 모자를 눌러써 얼굴이 보이지 않는 남자가 차창을 두드렸다. 모자와 옷이 남자의 온 몸을 가리고 있었다. 빠르고 공격적인 동작은 얼핏 보면 아빠에게 싸움을 거는 듯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자는 싸움을 거는 대신 아빠에게 손짓했다. 손짓만으로도 의사 전달이 된 건지, 아니면 운전자들만이 아는 비상 사태용 암호라도 있는 건지, 아빠는 차에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좀 더 가시성을 살려 봤어. 내용은 그대로야. 수정 기준은 아래와 같아. 1. 각 문단의 첫칸을 띄어쓸 것. 2. 분량이 아닌 흐름을 기준으로 문단을 나눌 것. 3. 문단이나 대화들 사이에 한 줄씩 공백을 만들 것. 이건 인터넷 매체에서만 유용하니까 책을 집필할 때는 신경쓰지 않아도 됨. 내용은 역시 평가하기 어렵고, 다른 걸 평가해 보자면 대화가 비현실적인 연극체야. 또 상황 설명이 부족해. 흔히 작가 혼자만 몰입해서 써 놓고는 퇴고를 일절 안 해서 글 안에 정보가 턱없이 부족해진 경우지. 물방울에 오른손을 가져다댔다. 소리 없이 일그러진 물방울은 알파벳 z같은 모양을 잠시 유지하나 싶더니 이내 형체를 잃고 아래로 흘러내렸다. "늦게 걸린 중2병이 무섭다더니 얘는 또 왜 저래? 아니 이제 보니 중2병이 아니고 고2병이구만" => 물방울에 오른손을 가져다댔다. 짖궂은 손길에도 꿋꿋이 버티는가 싶더니 끝내 형체를 잃고 다른 물방울들을 일그러뜨리며 아래로 흘러내렸다. 단골 라디오 프로그램의 음악을 흥얼거리던 언니가 고개를 돌렸다. 옆시야로 비치는 언니는 의아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이윽고 고개를 저었다. "지가 철학가도 아니고 무슨. 중딩 땐 얌전하더니 뒤늦게 중2병이 돌았네. 돌았어." 언니는 핸드폰에 집중하며 차안이 떠나가라 곡을 불렀다. 나의 진중한 사유를 짓밟는 장송곡이었다. 위는 예시 하나만 들어 준 거니까 전체적으로 훑어 보면서 퇴고를 해봐. 독자의 입장에서 이 글이 읽기 편한지, 재밌는지 계속해서 생각해 보고. 수고해.
85 이름없음 2019/12/31 15:23:46 ID : Wjio1xBgryZ 0
날이 밝을 때와 질 때. 밝음과 어둠의 차이가 확연한 숲 속. => 광암의 일교차가 확실한 숲속. 이건 독자들도 딱히 신경 안 쓸 테니 그냥 매끄럽게 정리한 거라고 생각해. 위에는 쓸데없는 문장이 있어서 너저분해 보이잖아. 나무처럼 든든하면서도, 때로는 따끔한 회초리도 되어주고, 내 모든 것을 챙겨주는 나에 대해 모든 걸 아는 사람. 다들 내 이상형이 집착이라고 하지만 난 이상하게도 그게 좋았다. 나만을 위한 사람 같았으니까. => 나무처럼 든든하면서도, 때로는 따끔한 회초리도 되어주고, 내 모든 것을 챙겨주며 나에 대해 모든 걸 알아 주는 사람. 그게 나의 이상형이었다. 다들 과분한 이상에 대한 집착이라고 꾸짖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게 좋았다. 또 그런 사람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오로지 나만을 위한 사람 같을 테니까. 널 처음 마주한 곳은 다름이 아닌 숲이었다. 내 유일한 휴식처라고 할 수 있는 학교 뒤 뜰에 숨어있는 숲. => 널 처음 마주한 곳은 다름이 아닌 숲이었다. 학교 뒤뜰의 숲은 내게 휴양지와 같았고, 너라는 황금을 발견하면서 곧 보물섬이 되었다. 아지트 필요없는데. 맞지? - ... 그래도 가끔은... - 난 너만 있으면 돼. - 응, 나도. => "우리, 꼭 아지트에 얽매일 필요가 있을까." "가끔씩은 괜찮은 것 같은데." "그냥. 너랑 있으면 어디든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뭐야, 그게." 난 두근거리는 마음을 졸이며 너에게 단물 섞인 말을 뱉어냈다. "나쁘진 않네." 1. 수식어구가 길다. 수식어구를 따로 떼어내서 단일 문장으로 써 주는 게 차라리 나음. 2. 주술 호응이 어색하다. '내 이상형이 집착이라고...' 부분에서 확인 가능. 이건 책을 많이 읽어 봐야 고쳐질 듯. 내가 백날 뭐라고 해봤자 본인은 모를 가능성이 높아. 3.대화가 짧고 밋밋함. 짧으면서 속전속결 전개라 개연성이 떨어짐. 왜 둘이 갑자기 장소에 구애받지 않으려고 하는지, 왜 서로에게 호감을 가진 것인지 충분한 단서가 없음. 독자의 입장에선 이중인격자처럼 보임. 4.내용상으로도 개연성이 떨어짐. 기승전결보단 기결결결 같음. 5.추상적인 설명과 생략적인 서술이 독자의 이해를 방해함. 왜 등장인물이 이토록 위태롭게 굴고 화를 내는지 아무리 읽어봐도 모르겠음. 총평하자면 무독무작 수준의 글이야. 다독을 해서 안목을 기르든, 다작을 해서 문장력을 기르든 둘 중 하나는 완성해야 할 듯. 그렇다고 너무 상처받지는 마. 이야기의 구조, 즉 뼈대는 꿰차고 있는 느낌이니까. 거기서 고운 살덩이를 붙이냐 지방덩어리를 붙이냐에 따라 달라질 듯
86 이름없음 2019/12/31 15:40:02 ID : hzhy2Gtzanu 0
멍하니 수첩에 끄적이는 글자들이 더 삐뚤어지는 날. 마음이 공허하여 펼친 오래된 수첩에 익숙한 문장이 눈에 띈다. 오늘도 수고 많았어. 짧고 뭉툭한 글씨에 새겨진 착한 마음이 지친 내 마음을 더욱 적셔와 새로운 감정을 만들어낸다. 기댈 곳이란 어렸던 내가 순수한 마음으로 써내린 일기장 뿐. 처음으로 소리 없이 우는 법을 배운 나는 가슴 속으로 삼키는 눈물을 이해하게 되었다. 항상 철 없이 남에게 기대기만 하다 이젠 기댈 곳도 못 찾아 어린 꼬마의 일기장에 기대어 울기나 하다니. 어떻게 보면 웃기기도 하다. 역시 내 마음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나뿐이구나. 결국엔 스스로 버티고 일어서야 하는구나. 생각 없이 쓴 문장 하나가 먼 훗날 지금의 나에게 깊은 감정을 심어주다니. 그렇다면 이 일기도 훗날 나에게 또 다른 위로가 되겠구나. 정말 아무 생각 없는 문장들도. 내가 썼다는 이유로 시야가 흐려질 수 있겠다. 평가해달라기엔 너무 짧고 일기 수준이지만 꼭 평가 받아보고 싶어... 부탁해.!
87 이름없음 2020/01/27 17:55:08 ID : yJQslDAmFg2 0
88 이름없음 2020/01/28 01:18:05 ID : pe3O8o4Zck4 0
가로등이 듬성듬성 켜진 골목길에는 풀벌레 우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마치 그 어떤 살아 움직이는것도 존재하지 않는듯한 정적은 이러한 괴현상에 대해 문외한인 사람도 약간의 눈치만 있다면한눈에 이상함을 눈치챌만큼 이질적인 것이다. 그런만큼 이 골목을 지나고있는 한 여학생도 이미 옛적에 이상을 느꼈을터다. 본인의 발자국소리도 들리지 않으니. 하지만 학생은 겉으로는 마냥 태연해보였다. 휴대폰의 화면에 시선을 고정한채 기계적으로 걸음만 옮기는 모습은 얼핏 무방비해 보이기까지 하지만 실상 본인은 낮선 사람을 마주한 길고양이마냥 신경을 곤두세운채 필사적으로 주위를 무시하는중이었다. 물론 그녀의 그러한 행위에는 타당한 이유가 존재했다. 지금까지의 수많은 경험상으로 령들은 대개 자신의 존재를 알아채는 사람에게 집착하고 들러붙는다. 지금의 상황은 일반적으로 령을 마주했을때의 상황과는 상이한듯 하나 조심해 나쁠것은 없었다. 그리고 두번째의 이유는 자신의 뒤에서 느껴지는 기척과 반복되는 골목이었다. 분명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건만 자신을 뒤따라오는 무언가가 있다는 느낌만은 빌어먹게도 선명했으며 몇십분째 그녀와 그것은 같은 길목을 반복해서 걷고있었다. 그녀의 지금까지의 인생사와 괴현상을 통틀어볼때 저것이 인간일 확률은 영에 수렴했으며 그러한 판단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것은 그녀의 감이었다. 그녀는 일정한 속도로 계속해서 걸어갔다. 중간중간 속도를 조절하면서 걸어본 결과 뒤에서 쫓아오는 그것은 자신의 걸음걸이에 맞춰 속도를 조절한다는 결론에 다달았기 때문이다. 느리게는 말고 빠르게만. 그녀에게는 안타깝게도 저 망할것은 그녀가 속도를 높일때는 자신도 속도를 높였고 그녀가 속도를 줄일때는 그대로였다. 아주 높은 확률로 저것은 체력적 한계가 없거나 작을것이고 그녀는 일반인이었다. 결국 그녀가 빠르게 걸을수록 불리해지는것이다. 그녀의 표정은 점차 초코머핀인줄 알고 먹었는데 씹힌것은 흙인듯한 표정으로 변해갔다. 그녀는 고삼이었고 지금 매우 피곤했으며 침대가 절실했다. 머릿속으로는 쫓아오는 저것의 옥수수를 수백번은 더 털었으나 자신은 보이는것과 꼬이는것 말고는 평범한 사람이었으므로 굳이 나서서 명을 재촉하지는 않기로 했다. 그녀는 이러한 일이 익숙했다.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었는지 세계를 멸망시키기라도 했는지 평범한 사람이라면 인생에 한번쯤 겪어도 험난한 인생이었다 자부할만한 일들은 이미 그녀의 일상을 꽉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운이 좋았다고 할지 불행중 다행이라고 할지 그녀는 지금까지 수백번은 더 죽고도 남았을 상황을 어찌저찌 명줄이 잘 붙어서 살아가고 있었으니 다행이라고 할까. 불구가 되지도 않았고 미치지도 않았으니 대충 운이 좋은편에 가까운게 맞는듯 싶었다. 아니지 운이 좋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질 말아야지. 이쯤 그녀는 실없는 생각을 그만두었다. 길이 반복되고있으니 시작과 끝을 연결하는 경계선이 분명 존재할터였다. /// 이야기의 1화의 초고 일부! 피드백 부탁해!
89 이름없음 2022/04/16 20:30:33 ID : la5WjjBs1fQ 0
시우는 골똘히 생각했다. 몇 분 후, 시우는 현재 부모님이 계시지 않으므로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 그 창에 대해 의논해보기로 결정했다. 신호음이 들리고 얼마 안 돼 이런 소리가 들렸다. "시우 군이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이므로 전화 연결이 종료됩니다." 말이 끝나자마자 전화는 뚝 소리와 함께 끊겼다. 오늘따라 사람들의 소란스러움이 귀에 가시처럼 박혔다. 인공지능의 음성과 수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들을 곱씹으며 시우는 단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설마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일을 겪는걸까?' 시우는 설마 하는 마음으로 연락처가 저장된 모든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시우 군이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이므로..." 역시나 같은 메시지였다. 시우는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도 나에게 전화를 걸었을때 이렇게 뜰까?' 시우는 당장이라도 주변인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지만 어차피 전송이 되지 않는게 뻔하기에 그런 노력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진짜 미치겠네..." 시우는 머리를 쥐어짜다가 중간에 끊긴거 미안... 잼민이라 묘사가 어색하네 공모전 낼거라 답변 받거나 너무 오래 안 보면 펑할게!
레스 작성
소설 실시간
464레스☆☆창작소설판 잡담 스레 2☆☆new 48582 Hit
소설 이름없음 18시간 전 3
27레스청춘은 켜켜이 쌓인 하루하루의 잔상이라고 1718 Hit
소설 이름없음 26.06.03 6
724레스일상에서 문득 생각난 문구 써보는 스레 57374 Hit
소설 이름없음 26.05.30 7
487레스If you take these Pieces 43191 Hit
소설 ◆PfTQoNteNvA 26.05.20 13
61레스글 잘 안 쓰는 소재구걸주 794 Hit
소설 이름없음 26.05.18 4
214레스이름 남기고 가면 간단한 분위기 대답해주기 22875 Hit
소설 이름없음 26.05.10 1
103레스ㄱ부터 ㅎ까지 좋아하는 단어 적는 스레 6409 Hit
소설 이름없음 26.05.10 3
2레스생각난 소설의 개요만 쓰고 가는 스레 32 Hit
소설 이름없음 26.04.29 0
31레스나 로판식 제목짓기 잘함 8106 Hit
소설 이름없음 26.04.29 3
1레스요즘 글 쓰다가 문득 든 생각인데 232 Hit
소설 이름없음 26.04.28 0
705레스홀수스레가 단어 세 개를 제시하면 짝수가 글 써보자! 16377 Hit
소설 이름없음 26.04.28 3
219레스✨🌃통합✨ 질문스레(일회성 스레 말고 여기!!!!!!!)🌌 30258 Hit
소설 이름없음 26.04.27 2
208레스네 홍차에 독을 탔어 4383 Hit
소설 이름없음 26.04.27 4
89레스내가 작가가 된다면 쓰고 싶은 대사 혹은 문장 3315 Hit
소설 이름없음 26.04.27 3
4레스요즘 릴레이 소설이 너무 하고 싶은데 121 Hit
소설 이름없 26.04.27 0
4레스제일 쓰기 어려운 게 bl 빙의물인듯 163 Hit
소설 이름없음 26.04.27 0
33레스다들 캐릭터 이름 만들때 쓰는 방법있어? 6350 Hit
소설 이름없음 26.04.25 2
64레스:D 7621 Hit
소설 R 26.04.20 1
2레스다치거나 아픈 사람 묘사 109 Hit
소설 이름없음 26.04.10 0
1레스소설 써보고싶다 366 Hit
소설 이름없음 26.04.09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