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문 2019/12/02 09:12:43 ID : z9beNtjvDs1 0
서문 ...이 이야기는 우주와 전혀 무관함을 미리 알립니다. 나는 글의 서문에 이렇게 적었다. 글의 서두가 글어지는 것은 선호하지 않았지만, 이 작업은 절대 생략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이것은 이 글을 읽을 불특정다수의 독자들을 위한 배려였다. 그들이 제목만 보고 이 글의 장르를 SF라고 착각하기라도 한다면, 나는 얼굴도 모르는 SF 마니아의 귀중한 시간을 빼앗는 셈이다. 이 글은, SF와는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 사이의 거리만큼이나 멀리 떨어져 있다. 하지만 분명히 해두자. 난 독자를 속이기 위해 이런 제목을 지은 것이 아니다. 나는 사기꾼도 아니고, 남을 속이는 것에는 놀라울 정도로 재능이 없는 사람이다. 거짓말이라곤 전혀 할 줄 몰라 오히려 따가운 시선을 받고는 하는 유형의 사람이 어딜 가든 꼭 한 두명 쯤은 있지 않은가. 그런 사람이 바로 나다. 이쯤 되면 궁금한 것은 단 한가지로 일축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 이야기의 제목을 우주라고 지었느냐하는 문제이다. 그것은 내가 이 서문을 적게 된 유일하다고 해도 좋을 이유다. 여기에서 한 가지 더 밝혀둬야 할 사실이 있다. 내가 우주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아니, 사실 나는 우주를 사랑한다. 그것은 누가 봐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겉보기에는 절대 눈치챌 수 없겠지만, 내 방에 한 발짝만 발을 들여놓는다면 말이다. 사실 한 발짝도 들일 필요 없이 그 비밀스러운 아지트의 문을 아주 조금만 열어젖히고 호기심 어린 눈을 틈새로 고정시킨다면 그는 어김없이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아, 이 녀석은 지독할 정도의 우주 마니아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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