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1/04 15:42:23 ID : 2mnyHu3yJSI 1
3문장 최대 2번 연속 불가능 (다시 참여 가능) 눈을 뜨면 나는 끝없는 들판에 서있다. 내가 가장 그리워하고 원망하고 있는 곳. 네가 서 있던 곳.
2 이름없음 2020/01/04 16:51:12 ID : eLhxO063XAn 0
이 징글징글하고 외로운 꿈을 매일 꾸게 된 지도 벌써 몇 달이 되었다. 이제는 꿈 내용을 다 외울 지경이다. 너는 곧 내가 사랑하고 증오했던 그 처연한 얼굴로 다가와서, 할 말이 있다는 듯 소리 나지 않는 입술을 달싹이다, 언제나 그랬듯 도로 사라지고 말 것이다.
3 이름없음 2020/01/04 21:20:23 ID : 2mnyHu3yJSI 0
저벅, 저벅,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얼굴을 들 수 없다. 이번만큼은 네 얼굴을 보지 않을거다.
4 이름없음 2020/01/05 02:06:27 ID : snSL86Zjs3x 0
멈추었다. 고요하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그저 기다리고만 있다. 이번에는 너가 이 꿈에 나오는 이유를 찾고야 말것이다.
5 이름없음 2020/01/05 16:37:07 ID : 2mnyHu3yJSI 0
고개를 들었다. 이변이다. 네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6 이름없음 2020/01/05 17:13:28 ID : QoGk5TXta6Z 0
야 안나오냐라고 외쳐본다. 그러니 너는 오냐 어르신 나가신다 하며 나타났다.
7 이름없음 2020/01/05 18:46:06 ID : 8kskk1g0q7B 0
나는 자신을 어르신이라 하면서 나온 너를 이상하다는 듯이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자 너는 나에게로 다가왔다. 이제 나와 너의 거리는 손만 뻗으면 바로 닿을 정도로 가까워져 있었다.
8 이름없음 2020/01/05 21:00:46 ID : eLhxO063XAn 0
이상하다. 이번 꿈은 아무래도 정말로 이상하다. 첫 번째로, 무언가에 막히듯 목소리 내지 못했던 너는 오늘 영문 모를 내용이나마 분명히 내게 말하고 있다.
9 이름없음 2020/01/05 21:49:06 ID : nDs4NwFjs5X 0
사실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이건 내 꿈이 아니라 네 꿈이니까. 그리고 너는 죽었다.
10 이름없음 2020/01/05 21:58:13 ID : QoGk5TXta6Z 0
길고 단단한 무쇠덩어리 나와라 얍 이라 외치니까 원하던게 나왔다. 나는 침을 손바닥에 탁 탁 뱉으며 너를 향해 이리로 오라고 불렀다.
11 이름없음 2020/01/06 09:10:08 ID : 2mnyHu3yJSI 0
괜찮아, 너는 진짜가 아니니까. 내가 만든 허영뿐이니까. 이리와, 아프지 않을거야.
12 이름없음 2020/01/07 13:08:45 ID : E2lhfhxTQsn 0
너는 침투성이의 내 손바닥을 보더니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냈다.
13 노네임 2020/01/08 22:43:09 ID : ZjxXzcKZjvB 0
이젠 아무 의미없는 너의 친절함에 새어나가듯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작위적으로 찡그린 표정을 지으며 손을 휘휘 젓는 너의 익살스런 행동에 잔잔한 슬픔이 흘렀다. 꿈에서조차 너는 강하고 굳센 사람이었다.
14 이름없음 2020/01/09 03:11:33 ID : 4ZjxO1coJU5 0
차라리 죽은게 네가 아니라 나였다면 어떻게 됬을까 너는 밝고 굳센 사람이니 이런 슬픔 또한 금세 벗어났을까 울컥거리는 가슴을 꾸욱 누르며 오늘도 의미없는 가정만을 할 뿐이다.
15 이름없음 2020/01/09 09:10:39 ID : 9tg0srAjbjy 0
그러나 지금 너는 현실 어디에도 없고, 나는 너를 빼앗긴 채 홀로 세상에 내던져졌다. 엄마 손을 놓쳐버린 아이처럼 나는 길을 잃어버렸다. 네가 없는 세상을 살아가느니 나는 영원히 같은 꿈을 꾸고만 싶었다.
16 이름없음 2020/01/09 14:24:18 ID : o2IKZgY1inQ 0
영원히 억겁동안, 그동안 흘렸던 눈물진 회한보다도 긴 꿈 속에서 너는 그저 알듯말듯 어스푸레한 웃음을 짓는다. 곧 별들이 쏟아내리고 소낙비처럼 빛줄기가 내려꽂혀가는 망가진 나만의 낙원에서 너는 다시 사라지고 헛헛한 별리만이 남아 무심히 떠돌아내려갔다. 다시 깨어난 현실에서 졸린 눈을 깜박이니 그 침침한 눈으로 유한할 수 밖에 없었던 약속을 무한히 남기려했던 헛된시도를 비웃기라도 하듯 촛불이 날름거렸다.
17 이름없음 2020/01/10 01:36:25 ID : fe7s08nSNxQ 0
현실은 다시 시작되었다. 눈 앞에 풍경이 그저 무언가의 재현인듯한 부동의 폐색감과 그 감상이 사실이란 확신이 들었지만, 현실은 흐르고있는 중 이었다. 하늘이 지나가고 있었지만 사실 우주속 지구가 돌고있었고, 흘러가는 시간속 표류한 나는 손과 목, 눈에서 뇌까지 굳어 무생명체와 같이 그냥 있었다.
18 이름없음 2020/01/15 13:04:12 ID : 2mnyHu3yJSI 0
차라리 이대로, 아무런 고통없이 죽어버리면, 그러면, 정말 편할텐데
19 이름없음 2020/01/15 14:10:42 ID : jBvCjfTWnXz 0
빈칸을 메우지 못해 끝끝내 치기 어린 상처는 곪았으며, 모든 기력을 신음에 소진하여 전락의 연속으로 화수분같던 사랑마저 소실되어가는 상실의 시대. 사랑을 잃어 병중이 척박한 것이라면 지독한 병자가 될 내 처방은 오로지 무구할 혼란이다.
20 이름없음 2020/01/17 12:31:52 ID : 2mnyHu3yJSI 0
째각째각 시계가 움직이는 소리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21 이름없음 2020/01/23 00:24:14 ID : fe7s08nSNxQ 0
세상의 유통기한이 다 되어갔다. 세상은 부패하고 썩어들어가 그속에서 마왕이 생겨났고, 마침내 세상이 없어질려했다. 그래, 마왕성이있어 끝없이 넓었던 들판, 너는 시한부였던 세상의 꿈과 미래가 되어 흩뿌려졌고, 나는 남겨졌다.
22 이름없음 2020/02/28 14:53:00 ID : eHwrdPeJWnQ 0
남겨진 나는 너의 돈을 펑펑 쓰면서 돈만은 백수로 살리라 다짐했다
23 이름없음 2020/02/28 17:08:28 ID : h9jBtiqnQts 0
평생을 그렇게 살다 행복하게 죽었다. 깨꼬닥.
24 이름없음 2020/02/28 18:28:41 ID : yHBaq41wk3x 0
그렇게 죽은 줄 알았는데 거친 숨을 토해내며 눈을 번쩍 떴더니 주황색 옷의 소방대원이 눈앞에 있었다. 대충 내게 심정지가 와서 심폐소생술을 했다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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