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나 너무 질리는 타입이야 (19)
2.엄마가 우울하대 (4)
3.나쁜기억은 여기에 버리고가세요 (100)
4.오빠랑 아빠랑 같이 있으면 좋겠어 (1)
5.갱년기 엄마는 다 이래? (12)
6.이제 고1 올라왔어 (1)
7.여지 준 적도 없데 어장이래 (4)
8.아무렇지 않다가 갑자기 우울함 속에 파묻힌 기분이 들어 (2)
9.랜선연애 (8)
10.주변에 분노조절장애 있는 사람 있어? (17)
11.진로에 대해서 고민이 많아 (2)
12.남자가 여자옷에 집착하는거 어떻게 생각해? (13)
13.친구한테 사과하고 싶어 (2)
14.밑도 끝도 없이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 들 때 오는 스레 (2)
15.자꾸 심장이 떨어지고 가슴이 답답한 기분이 들어. (20)
16.동생에 대해 상담을 받고 싶어 (2)
17.교정기짜증나 (3)
18.진짜 내가 잘못한거야? (5)
19.정신과 상담을 받아보고 싶은데 (7)
20.엄마한테 미안해서 죽을 것 같아 (3)
이건 한 1년? 2년 전부터 그랬는데 아무래도 어딘가에 말하고 싶어서 스레 세웠어. 이 현상을 말하려면 내 자존감이 확 떨어졌었던 2년 전 이야기부터 해야 해. 밑에 또 올릴게.
2년 전에 지금이랑 다른 학원을 다녔었는데 그때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애였어. 그땐 내가 꽤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 웹툰이나 만화에서 나오는 뒷담화나 왕따같은건 창작물 속에서나 나오는 거라고 생각했거든. 내가 살도 찌고 말도 잘 못해서 소위 말하는 찐따같은 거였지. 한번 끊을게
그냥 같이 놀고 재밌게 있으면 친구라고 생각했지. 근데 그 학원에서 나랑 동갑이 두명이었거든? 언니가 셋, 동생이 둘 있었어. 어느 날, 언제나처럼 수업 동안 농담도 하고 웃고 있었어. 근데 나랑 웃고 있던 언니 한명이 다른 언니들 쪽으로 몸을 돌리고 웃는 얼굴은 유지한 채로 말했어. 하도 충격적이라 아직도 기억나.
"같이 웃어주니까 친한 줄 아나봐."
그 언니를 J라 둘게. J가 말한게 너무 충격이라서 그날부터 계속 생각했어. 내가 잘못 들은건가? 그러기엔 너무 잘 들렸는데? 나한테 말한 게 맞나? 그때까지 같이 웃고 있던 건 나밖에 없었잖아. 계속 생각해봤는데 나한테 그렇게 말했다는 결론밖에 안나오는거야. 너무 충격먹었어. 그 언니들은 나를 그렇게 생각했구나. 그 언니들 뿐일까? 사실 다른 애들도 그렇게 생각한 거 아닐까? 학교에서도 그런가? 사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말해왔고 지금까지 듣지 못한 게 아닐까? 그 생각들을 하는 동안 나는 그 언니들을 대하기 너무 어려워졌어.
결국 몇 개월 동안 더 다니다가 그만뒀어. 그 학원을 다니는 동안 내 성격은 눈에 띄게 어두워졌어. 웃지도 않고, 말도 없어지고. 어느 날은 한 번도 입을 열지 않은 적도 있었어. 그런데 그 몇개월동안 더 충격받을만한 일이 있었어. 전에 다니다가 그만둔 동생이 있었거든? 아까 언급한 동생이랑은 다른 동생이야. 걔를 ST, 동갑 여자애를 S라고 할게. 우리 셋은 학원에서 같이 다녔었어. 꽤 친하다고 생각했었지.
걔네 둘은 셔틀을 타고 나는 자전거로 다녔었거든? 그래서 둘이 같이 더 많이 있었고 나는 학원에서만 있었어. 근데 S가 말하길, ST가 내 뒷담을 했대. 내가 짜증난다고. 난 한번 더 경악했어. 이런 일이 더 있었을 줄은 몰랐거든. 그때부터 그 생각이 확신이 된 거야. 나만 모르고 있었다. 라는게. 그때부터 사람을 믿기가 어려워졌어. 쟤도 뒤에선 내 뒷담을 하는 게 아닐까, 심지어는 사실을 말해 준 S도 껄끄러워졌어.
난 너무 혼란스러워 하다가 그만뒀는데 그만둔 시기가 방학이라 학교는 안 가고 있었어. 그리고 개학을 했지. 학원에서처럼 말도 안하고 웃지도 않았어. 친한 애랑도 다 떨어졌었어. 그래서 더 혼자였어. 근데 또 혼자인 애가 한명 더 있었어.
걘 왕따야. 난 왕따도 잘 모르고 있었어. 당연히 걔가 왕따인 줄도 몰 랐지. 그래서 둘이 많이 얽혔어. 학교에서는 혼자 붕 뜨는 걸 안좋아하니까, 어떻게든 조별과제를 시키고, 혼자인 애들끼리 모이고, 그게 나랑 걔였지. 걔랑 어울리니까 애들은 더 안왔어. 난 조별과제 할 때도 거절당했어. 걔도 같이. 그런데 선생님은 자꾸 먼저 가야지 시켜준다는 거야. 이미 다 거절당했는데.
그렇게 1학기는 친구 없이 지냈어. 걔랑 친구라고까지 할 사이는 아니었거든. 그렇게 2학기가 다가왔을 때, 나는 변했어. 단순해, 그 애가 왕따인 걸 알았어. 그래서 거리를 뒀어. 근데 웃긴게 그제서야 애들이 오더라. 난 참 슬펐어. 이렇게 차이가 다르구나.
2학기는 갑자기 친구를 많이 사귀었어. 근데 그 애들이 전부 왕따, 그러니까 G를 싫어했어. 계속 뒷담을 하더라고. 그때 나는 이 뒷담화의 주인공이 나였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 그때 걔네들 중 한 명이 물어봤어. "너는 걔 어떻게 생각해?"
서론이 길었지만 이게 이 기분의 시초야. 그때 나는 분위기에 휩쓸려서 이렇게 말했어. "나도 걔 짜증나." 참 웃기지? 1년도 안 되서 피해자가 가해자로 이렇게 쉽게 바뀌다니. 그때부터 이 느낌이 들어. 그 애만 생각하면 심장이 떨어지고, 죄책감이 들어. 평범하게 웃고 이야기하더라도 그때 그 아이를 향한 말이. 자꾸 생각나고 답답해지는거야.
그때 이후로부터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는데 죄책감이 들어. 그때 그 행동이 잘못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평범하게 있을 때도 갑자기 그 애 생각이 난다는 말이야. 그 뿐만이 아니라 옛날에 내가 말했던 말들, 했던 행동들이 전부 기억나. 다 잊고 있었던 기억들인데.
아직도 기억나는 말들은 여러가지야.
"너 왜 내말 따라해?"
"그게 왜 궁금해?"
"내가 그래서 네가 싫었어."
"재수 없어."
"걔 짜증나."
"뚱뚱해."
반 아이들 전체의 야유.
"같이 웃어주니까 친한 줄 아나봐."
아주 가끔씩은 내가 왜 살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진지하게 자살 같은 걸 계획하는 건 아니고, 그냥 이렇게. 나는 왜 태어났을까. 내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걔네는 짜증나지 않았을까? 그 아이는 덜 슬펐을까?
사실 지금도 가슴이 답답해. 심한 날은 숨쉬기도 어려워. 극심한 우울감과 죄책감이 내 심장을 사슬처럼 옭아내. 가만히 있다가 눈물이 나오고 멈추지 않아.
G에게 미안해. 걔가 왕따당했고 지금도 당하는 이유가 뭔지 알아? 못생겨서야. 못생겨서 그 애는 왕따당하고 쓰레기보다 못하다는 비유의 대상이 되는 거야. 난 너무 미안해. 미쳐버릴거 같아. 그 해 이후로 그 아이는 1년을 더 고통받았을 텐데, 나는 친구나 만드려고 그 애를 욕했구나.
그 애에게 사과하고 싶어. 근데 말이 나오질 않아. 난 겁쟁이야. 비겁하고 치졸한 아이야. 그래서 지금도 내가 이렇게 힘들다고 하소연이나 하고 있지. 진짜 힘든 건 그 아일텐데.
재작년의 나와 지금의 나는 확연히 달라. 과거의 나는 겉으로도 웃지 않고 말도 하지 않아. 현재의 나는 별로 웃기지 않아도 비위를 맞추려 웃고 말하고 싶지 않은 것들도 입으로 꺼내.
G와 작년에는 반이 떨어졌었어. 그런데 올해 같은반이 됐어. 난 그 아이를 보고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이 죄책감이 없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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